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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1차 행사는 지난 토요일. 도련님네랑 다같이 모여서 식사하는데 큰조카 잠깐 자리 비운 사이, 얼른 일어나 작은 조카쪽으로 향했다. 가까이 가지 않았는데도 벌써 내미는 손. 큰엄마가 봉투 많이 안 줬는데, 몸소 체득한 지혜로운 손길이여. **야, 올해가 마지막 어린이날이네. 어린이날 축하해, 이걸로 스벅 초코케익 사 먹어~ 네~~

어버이날 2차 행사는 이번 주 화요일. 엄마, 아빠랑 식사하는 시간. 먹느라 이야기하느라 너무 바쁘다. 많이 먹었는데도 금방 소화되는 신기한 순간.

어버이날 3차 행사는 오늘 오후.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바로 친정에 들러서 주차해 놓고, 엄마가 좋아하는 초코케익 사서 전달해 드리고. 엄마가 바로 저녁 준비하신다 하기에 시켜드린다 하니, 아빠가 다 싫다고 하신다. 교회 앞, 아빠가 좋아하는 중국집에서 시켜드린다 하니 그제야 오케이. 아빠, 엄마, 이모까지 식사 주문해 드리고 집으로 고고싱.

어버이날 4차 행사는 센베이 과자 사러 가기. 차 많이 막히는 날이라 오늘은 안 갔으면 했는데, M1이 기어코 오늘 가야 한다고 해서 따라나섰다. 아빠 2봉, 시어머니 2봉, 내 꺼 2봉. 시댁 찍고, 아빠한테도 전달 완료.

늦게 일어나는 대학생 아침 메뉴는 팟타이였다. 유튜브 동영상도 아니고 쇼츠 보면서 차리는 밥상. 숙주 씻으면서 2번, 아빠, 엄마한테 2번 불러드렸으니까, 오늘치 노래는 다 불렀다.


나 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오늘은 어버이날 우리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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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아침 메뉴는 연어 스테이크였는데, 아롱이가 싫다고 했다. 요리 못하는데 나름 곤조 같은데 있어서 소금을 많이 뿌리지 않는다. 소금을 뿌리긴 했지만, 조금 뿌려서 그런지 맛이 없다고 했다. 내가 먹어보니 괜찮은데... 나를 통째로 샅샅이 닮은 내 아들은 입이 짧고, 양이 적고, 까다롭고. 까다롭고,는 나 닮은 것 아니다. 나는 안 그런다.

『Lucy by the sea』와 『Oh, William!』에 비슷한 부분이 나온다.

두 딸 모두 에스텔이 요리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말했고, 나는 그 말을 듣기만 해도 지겨웠다. 나는 요리를 좋아해 본 적이 결코 없었다. (『오, 윌리엄』, 85쪽)

"No offense taken," I assured him. I have never been interested in food. (『Lucy by the sea』, 39p)

나는 먹는 건 좋은데, 만드는 데는 관심이 없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서 내 요리 실력은 신혼 때의 그 실력 그대로다. 아이들에게 조금 미안하기는 한데,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고. 그래도 둘 다 나보다 더 크게 자랐으니, 여기서 뭘 바라나, 그런 마음도 있다. 소울 푸드, 영혼의 양식, 집밥이 유행하는 때가 되면 그래도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기는 한다. 나는 그런 엄마다. 맛있는 것을 해주지 않는 엄마, 먹고 싶은 맛있는 것을 만들어 주지 않는 엄마.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는 그런 엄마.


친구들의 책 선물이 도착할 때면 한 권씩, 때로는 두세 권씩 줄을 세워 사진을 찍어둔다. 곧 읽어버리리, 하는 결심은 국민의힘 단일화 과정처럼 이리저리 세파에 흔들려 새 책이 새 책에 밀리는 무색한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나는, 새로 생긴 집 앞 스벅에서 모닝 세트 먹을 때 행복한 사람이고, 그럴 때 <바닷가의 루시> 읽는 사람이다. 나는 나에 대해서 그만큼, 딱 그만큼 기대한다. 나 자신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나. 나는, 이런 나에 만족한다. 나는 한가로이 루시를, 윌리엄을, 루시와 윌리엄을 읽는 사람이다. 하지만, 책들 사이사이로 떠오르는 얼굴들을 생각하자면, 뭐랄까. 나에 대한 그들의 기대가 내 수준을 넘어설 때가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니깐, 한 친구는 이름도 처음 듣는 작가의 책을, 그것도 원서로 들이민다. 항상 안 어렵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한 친구는 여유로운 시간에 읽고픈 나의 최애 소설책을 들이민다. 급하게 읽을 필요는 없지만 급박하게 읽고 리뷰를 꼭 쓰라는 말을 더해서 말이다. 한 친구는 그 소설가의 책을 3권이나 읽고도 이름 외우기에 실패한 나를 다독이며 그의 단편집을 살포시 쥐여준다. 김애란의 새하얀 신작과 함께 말이다.


나는 한가하게, 여유롭게, 무상무념의 내가 되어, 루시를 따라다닌다. 챗지피티에게 윌리엄이 그렇게나 많이 바람피운 이유를 물어본다. 루시의 다른 이야기 중 뭐를 먼저 읽을까 고민한다. 하지만, 친구들이 보내준 예쁜 책들, 근사한 책들 앞에서 하염없이 흔들린다. 읽어야 하느니. 읽어야 하느니....


엄마로서의 기대를 짐짓 모른체하는 내가, 친구들의 기대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가능할 것인가, 이 일이. 나란한 책들 위를 깨끗한 손으로 천천히 쓰다듬는다. 할 수 있을 것인가. 잘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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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5-08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 have never been interested in food
이 표현 기억해 둬야겠어요. 저도 딱 그렇습니다!
요리는 그렇지만 책에 대해서는 저도 단발님께 기대합니다 으흐흐😘

다락방 2025-05-08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무드등은 언제나 어디에나 함께하네요?!

책읽는나무 2025-05-08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버이날 선물을 가득 받으신 것 같아요.ㅋㅋㅋ
무드있는 독서 시간 되시겠군요?
근데 갑자기 무드등 켜놓고 윌리엄이 바람 핀 이유를 집요하게 묻고 계신 단발 님을 상상하니…ㅋㅋ
왜냐면 어제 전 호러물 조예은의 소설을 종일 들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그런 쪽으로 상상이 되네요.ㅋㅋㅋ
그나저나 우리집에도 입 짧고 먹는 양도 적고 더군다나 자꾸 끼니를 거르려는 막내딸 때문에 먹이는 것 때문에 좀 고민이긴 합니다. 애들 성인이 되면 다 잘 먹을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더군요.
그래도 단발 님네 애들은 다들 키가 크다니 부럽네요. 저희 집 애들은 다들 작고 말라서 적게 먹여서 그런가? 늘 찜찜한 생각이 들게 만드는…
 














'무엇이 나다' 시리즈가 한참 유행했을 때가 있었다.

내가 먹는 것이 나다.

내가 사는 것이 나다.

내가 읽는 것이 나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곧, 나다.

문제의 핵심은 '어디까지가 나인가'에 있다. 어디까지 나인가. 나의 몸이 나인가. 나의 생각이 나인가. 나의 생각과 감정과 판단을 육체로서의 '나', 나의 몸과 구별할 수 있는가. 나의 생각과 감정, 판단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상태의 이 몸은 무엇인가. 시간과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 껍데기, 이 허울은 무엇인가. 그때, 나는 어디로 가는가. 남는 '나'는 무엇인가 혹은 누구인가.


'몸'을 가시적인 형태로 극도로 제한했던 1940년대 영국인들의 '몸'에 대한 생각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네 살까지 지극히 평범한 영국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던 토니 벨은 전쟁 통에 부모가 죽고, 고모에게 맡겨졌지만 고모의 무관심으로 방기되어 은데벨레 부족과 6년 동안 살게 된다. 빨리 달리는 법을 배우고 강에서 노는 법을 배웠던 토니는 동물처럼 그물에 잡혀 친척들에게 돌아온다. 영국인 아기에서 은데벨레 부족의 소년이 되었던 토니는 다시 영국의 사춘기 소년이 되어야 했다. 목욕, 침대, 식사까지 모든 것이 그에게는 어려운 일이었으나, 가장 곤욕스러운 일 중에 하나는 옷을 입는 일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토니는 바로 옷을 벗고 맨몸으로 생활했다. 그것이 그에게는 자연스러웠다.

그가 느끼는 부조화와 육체적 불편은 우리가 몸에 대해 정상적이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신체적 특징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작용했던 개인적 환경의 결과임을 보여준다.(72쪽)

토니에게 '몸'은 그 위에 적당한 옷을 걸어 자신이 누구인지를 나타내기 위한 매개체가 아니라, 그 자체로 자연 속에서 재빠르게 적응하여 생존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원재료 그 자체였다. 당시 영국 사회에서 옷은 사회적 계급과 역할의 표시였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도 복식이 그런 방식으로 기능하고 있고, 어찌 보면 훨씬 더 정교하고 억압적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당시에는 복식의 역할이 훨씬 더 직접적이었다. 사람들은 서로의 옷을 보고 상대방의 계급을 예상했는데,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계급에 맞춰 옷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때, 특정한 옷을 걸치는 '몸'은 신분과 계급을 나타내는 중요한 표식이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오히려 보여지는 몸 자체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강화되었다. 비싼 장신구와 모자, 겹겹의 속옷으로 옷 속 깊숙이 감추어졌던 몸은 이제 가벼운 운동화, 운동복, 일상복과 일체를 이루었다.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의 의상도 무언가를 가리기보다는 드러내기 위한 옷들이 다수를 이루게 되었다.

문제는 획일화에 있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반복되고 재생산되는 이미지는 완벽하다고 여겨지는 남성과 여성의 몸을 상정하고 그러한 몸의 아름다움에 과도하게 집착한다.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완벽한 신체는 단 하나의 표준만을 지향하는데, 이는 곧 백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신체를 의미한다. 특히 여성의 신체에 대한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왜곡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더 강한 힘으로 초등학생들을, 20대 여성들을, 중년 여성들을, 노년의 여성들을 압박하고 있다. 그래서 탈코르셋은 실천 자체가 혁명이다.











일상의 영역이라 여겨지는 꾸밈의 중지가 사회운동이 되는 까닭이다. 내가 꾸밈을 중지한 이후에 비로소 사회가 여성 개인에게 부여한 기본값을 인식하고 그것의 재조정을 개인적으로 경험했듯, 탈코르셋 운동은 여성의 얼굴에 부여된 기본값의 사회적 재조정을 꾀한다. (<탈코르셋>, 43쪽)

다만, 여기에 한 가지를 보태고 싶다. 꾸밈 중지는 중요한 선택이고, 사회운동의 하나로 이해되고 마땅히 실천되어야 하지만,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선택을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나는 19년을 전업주부로 살았다. 3년 전, 전에 내가 일하지 않았던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3년 전, 내 고용 여부를 결정한 사람은 나보다 5살이 어렸다. 2년 전 내 고용 여부를 결정한 사람은 나보다 3살이 어렸고, 올해 내 고용 여부를 결정한 사람은 나보다 10살 정도 어려 보였다. 그러니깐, 19년을 사회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말 그대로' 편한 밥 먹고살았던 나는, 새로운 조직에 '뽑힐 만한' 사람이 되어야만 했다. 경력 사항에 적을 것이 없어 2004년에 퇴사한 회사의 상호명과 내가 일했던 부서명을 적었다.

나는, 나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직무 연결성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퇴사했던 게 19년 전이니 그 서류는 나를 보여주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뻔했다. 내가 지원한 업종에서는 사교성과 친화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면접 상황에서 자신이 그러하다고 어필하지 않는 지원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고용될 만큼, 선택을 받을 만큼의 특정 요소가 내게는 필요했다. 서류로 보여질 수 없는 것, 경력조차 일천한 상황에서 나는, 내 몸을 넘어선 나 자신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며칠 새에 예뻐질 수는 없는 노릇이고(아시는 분 계시면, 좀 알려주시고요~) 며칠 만에 호감형의 인물이 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고용되기 위해서, 뽑히기 위해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책읽기 시간에 내가 고른 책은 마침 이 주제와 딱 맞는다. 자신의 몸에 대한 소중함을 깨우치려는 교훈적 목적이 눈에 띄는데, 그중에서도 나는 이 페이지가 좋았다. 이 페이지를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정하고,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찬찬히 소리 내어 읽었다.


슬플 때 나는 예전에 읽었던 재미있는 책을 다시 꺼내듭니다.



세상에, 얘들아. 선생님도 이렇게 하거든. 슬플 때, 우울할 때, 책을 읽거든. 좋아하는 책을 혼자 읽거든. 이걸, 이 사람도 알고 있네. 신기하다, 진짜. 이게 나를 바로 알고 있다는 뜻이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 내가 슬플 때 그 슬픔을 이길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 말이야.

그게 바로 나를 제대로 알고 있다는 뜻이야.

리쫄라띠와 갈레제의 발견에 따르면, 뇌의 관점에서는 관찰과 행동이 거의 같은 일이다. 뇌는 타고난 이입과 모방 능력을 갖고 있다. 뇌는 눈으로 본 것을 동일한 행동으로해석한다. 그럼으로써 아직 완전히 익히지 못한 활동을 서서히 흡수하고, 스스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간다. - P79

사람은 남들에게 비치는 제 몸과 마음을 보면서 자신이 정신적·육체적으로 누구인지를 배워간다. - P82

그들의 연구가 다양한 방식으로 암시한 내용을 이어받아, 과학자들은 지난 20여년간 신체접촉을 점점 더 중요시하게 되었다. 신체접촉은 이제 인간의 심리적 안녕에 핵심적인 요소로 인정된다. 신체접촉은 가장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경험이다. - P87

사람이 신체적 감각을 발달시키는 데는 어릴 때 경험한 신체접촉과 그 어머니가(혹은 다른 보호자가) 스스로 품었던 육체적 자의식이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몸은 DNA의 청사진이 충실히 이행된 결과 이상의 무엇이다. - P89

환자들과 상담하다보면, 들고양이 감각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는 느낌이 내 몸에 깃들 때가 있다. 나는 그 느낌에 꽤 익숙하다. 그것은 상담중인 환자가 스스로는 쉽게 느끼지 못하는 모종의 육체적 상태를 무의식중에 내게 전달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다. 모든 심리치료사들은 환자의 느낌을 읽어내는 능력을 활용한다. 그것은 환자의 경험 중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부분을 지목해주는 단서나 마찬가지인데, 치료사가 아닌 사람이 보기에는 기이할지도 모르는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뿐이다. - P107

이와 같이 우리 몸이 다뤄지는 방식에 대한 수많은 변수들이 양육의 물리적 환경으로서 우리 몸을 형성한다. 사전에 주어진 몸이란 없다. 그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생각이다. 모든 몸에는 그 가족의 몸 이야기가 남긴 은밀한 각인이 찍혀 있다. - P119

성형수술을 갈망하는사람들은 그저 허영기가 있는 것뿐일까? 그것은 너무 안일한 답이다. 나는 이처럼 다양한 몸의 표현방식들을 차라리 결여된 몸들의 위기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몸에 대한 욕망과 갈망을 보여주는 증거다. 감각들이 제멋대로 흐트러져서 반드시 관리해야만 하는 몸이 아니라 느낄 수 있는 몸, 만질 수 있고 만져지는 몸, 안정된 몸을 원한다는 증거다. - P145

이처럼 섹슈얼리티에 대한 시각적 대상화, 그리고 섹스를 개인적 자산이나 소모품처럼 여기는 현상은 몸을 어마어마한 무게로 짓누르고 있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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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5-05 1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드디어 완독하신 겁니까. 축하합니다! 이 책 참 좋았지요? 생각과 다른 내용이 나오는데(인용하신 토니의 이야기처럼요) 그 점도 참 좋았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탈코르셋 이야기를 할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보다 더 몸에 대한 확장된 생각들이라 좋았어요. 고생하셨습니다!!

단발머리 2025-05-06 09:01   좋아요 0 | URL
매달 이렇게 다음달로 넘어가네요. 이번달에는 야무지게 기한 맞춰보려 합니다ㅋㅋㅋㅋㅋ

저도 탈코르셋 예상했는데, 더 넓고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져서 참 좋았어요. 상담자와 치료자 사이의 역전이도 그랬고, 성장기 부모와 자녀 사이의 일이 자녀의 뇌에 미치는 영향도 흥미로웠구요.
이렇게 또 한 권을 마쳤네요. 축하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
 















제목과 표지에서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3쪽을 읽던 즈음에.



몸은 복장이나 태도를 통해 인식되고, 복장이나 태도는 그 사람의 출신집단 혹은 그 사람이 소속되기를 바라거나 동일시하는 집단에 따라 달라진다. 신체적 암호들과 행위들이 우리를 구성하는 것이다. (33쪽)

그래서 생각났던 책은 이렇게 두 권.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모임에서 같이 읽었던 책들이다.











인간은 언제나 이미 ‘타자’이고, 우리의 유일무이해 보이는 개별 ‘자아들’에 거주하고, ‘자아들’을 구성하는 외부인들, 즉 ‘이질적’ 생명 복합체들이라는 것이다. (<말, 살, 흙>, 376쪽)

서구인에게 고유하고 적절한 상태는 자아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 것이다. 마치 재산처럼, 핵심적인 정체성은 소유하는 것이다.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143쪽)

자아의 경계에 대한 고민을 깊이 있게 풀어 갈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을 가지고 읽어나간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점은, 복식으로 자신의 계급을 나타냈던 시대를 넘어서 이제는 숨김없이 자신의 '몸'으로 자신의 계급을 나타내는, 혹은 그러한 표현을 강요받는 시대에 대한 고찰이다. 어디까지가 내 몸인가. 이것이, 나의 이 외피가 '나'임이 확실한가,의 질문.



물론 전세계의 다채로운 몸짓언어들과 몸을 치장하는 풍습들을 둘러보노라면, 몸은 언제나 특정 시대, 지리, 성, 종교, 문화를 반영하는 수단이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목을 늘이고, 얼굴을 장식하고, 머리를 천으로 가리고, 발목을 드러내고, 정장을 입고, 머리를 염색하고, 팔에 문신을 새기고, 소녀의 발을 묶어 전족을 만들고, 금니를 끼우고, 정수리를 가리고, 할례를 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손톱을 칠하는 것은 모두 몸에 표지를 새김으로써 그 개인이 특정 집단에 속한다는 것을 직접 드러내는기호다. 몸은 복장이나 태도를 통해 인식되고, 복장이나 태도는 그 사람의 출신집단 혹은 그 사람이 소속되기를 바라거나 동일시하는 집단에 따라 달라진다. 신체적 암호들과 행위들이 우리를 구성하는 것이다. - P32

이런 맥락에서, 상징적 의미들이 개인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던 프로이트의 통찰은 여전히 유효하다. - P38

신체혐오는 서양의 은밀한 수출품이다. - P41

섹슈얼리티는 누구나 소유하고 생산해야 하는 필수품이다. 섹스에는 이제 아무런 도덕적 함의가 없다. 언제나 섹스를 원해야 하고 경험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을 뿐이다. 섹스는 모든 사람에게 인생의 전부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선동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섹스는 결코 갈등 없고 즐겁기만 한 경험이 아니다. - P63

또 한편으로, 사람들은 등산이나 마라톤처럼 육체적 지구력을 발휘하는 활동들에 도덕적 의미를 부여하고 아낌없이 칭찬한다. 그런 활동들의 목표는 살아있는 감각을 맛보는것이다. 그런 활동들은 사람들의 감탄과 존경을 끌어낸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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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4-29 1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제 생각보다 더 깊은 얘기를 이 책에서 하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님, 화이팅이요!!

단발머리 2025-04-29 19:14   좋아요 0 | URL
화이팅 잘 접어서, 제가 ㅋㅋㅋㅋㅋㅋ 주머니에 넣어 두었습니다. 감사감사 감사링, 다락방님!

독서괭 2025-05-01 1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책과 연계하는 단발님 솜씨는 언제나 훌륭합니다!!👍👍👍

단발머리 2025-05-02 17:14   좋아요 1 | URL
에구~~ 독서괭님 칭찬에 막춤을 추고 있습니다. 다음 페이퍼도 쓰고 있구요, 데헷!
 















알라딘 이웃님들 대부분 그러하겠지만 나도 우리 집에서 책 제일 많이 사는 사람이다. 우리집 식구들은 책도 안 읽고 책 사지도 않으면서 내 책에는 다들 관심이 많아서, 김치냉장고에 쌓아둔 내돈내산책, 도서관 책들을 그러게나 쳐다본다.

그제는 큰애가 김치냉장고 책에 쌓아둔 <Lucy by the sea>가 두 권인 걸 발견하고는, 엄마! 이 책 두 권인 거예요?라고 물었다. 응, 하고 얼른 대답해 버렸어야 했는데, 대답을 못 하고 우물쭈물 거렸더니, 에? 엄마, 이거 2권이야? 라고 다시 묻는 거다. 그래서, 2권 아니고, <바닷가의 루시>까지 3권이라고 말해버렸다.

거짓말이었다.









오디오북으로도 <Lucy by the sea>를 가지고 있다. 4권. 어제 이북 구입했으니까, 이제 5권이 되시겠다. 헐.













이 서비스를 이미 알고 사용하고 계시는 분들 많으시겠지만, 나는 처음에 그렇게나 신기하고 좋았다. 그러니깐, 최근에 내가 <The Love Hypothesis> 이북을 구입했더란다. 그랬더니, 책 오른쪽에 작게 '이어폰' 표시가 뜨는 거다.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킨들 밑에 플레이 버튼이 나오더니, 오디오북이란 연동되는 거다. 읽어주면서 책이 자동으로 넘어가는 시스템. 아, 이 놀라운 기술 발전이란. 귀로는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눈으로 따라 읽는 신세계. 이걸 내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핸드폰으로 할 수 있다니. 스마트폰의 진화는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가.

그래서, 어제는 혹시나 하고 아마존 들어가 봤더니, <Lucy by the sea> 이북이 3.29달러였다. 4,750원. 구매했더니 다운로드 되면서 바로 플레이 버튼이 나오고, 그렇게 가볍게 준비 완료.

이제 읽으면 되겠다. 읽기만 하면 되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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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5-04-26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식구들은 이제 관심도 없어요.
제가 무슨 책을 사든말든 읽든말든~~~^^
혼자 읽기 아까워 읽어보래도 시큰둥하구요.

단발머리 2025-04-29 09:10   좋아요 1 | URL
혼자 읽기 아까워 읽어보래도 시큰둥~~ 이라는 은하수님 말씀이 위로가 되네요. 물론 저희집도 그러하구요.
전 요즘에는 전략을 바꿔서 그렇게나 안 읽는 사람들이 가끔 읽는 책을 ㅋㅋㅋㅋ 제가 읽으려고 합니다.
겹치는 책 하나 나오는거지요^^

망고 2025-04-26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가 두권이나😲 영국판 미국판인가요? 저는 <Olive, again> cd 가 있는데 딱 한번 듣고 서랍속으로ㅋㅋㅋ

단발머리 2025-04-29 10:01   좋아요 1 | URL
둘 다 영국판이고요 ㅋㅋㅋㅋㅋ 둘 다 펭귄인데, 큰 차이점은 페이퍼백과 하드커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리브 어게인, 저도 오디오북 가지고 있는데, 그게 망고님 cd랑 같은 건지는 모르겠네요. 작품 속 화자가 나이든 여성이라서 그런지... 올드한 느낌이 있지요^^
이제 막 <Lucy by the sea> 듣고 있는데, 다른 오디오북에 비하면, 재미는... 조금.... (먼 산)

다락방 2025-04-29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도 킨들에 책 있는데요... 있습니다. 본 적은 없고요, 있기는 해요. 있다는 걸 제가 압니다. 제가 샀으니까요.. (먼 산)

단발머리 2025-04-29 19:15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 싱가폴 가면서 구입한 이북, 산드라 브라운 책 킨들에 잘 있습니다. 안녕, 산드라... (먼 산)

독서괭 2025-05-01 1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북 저렴하네요~ 거기다 오디오까지 있다니!!

단발머리 2025-05-02 17:14   좋아요 1 | URL
보통 10에서 13달러, 비싸면 16달러까지인데 특히 저렴하게 나왔네요. 저를 위한 것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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