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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금 - 호리에 다카후미 장편소설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김소영 옮김 / 네오픽션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난 ..악마와 계약했다...
현대사회에서 돈만큼 숭배받는 물질은 없을것이다..
그래서 이책에 이 제목만큼 어울리는 제목도 없을것 같다..`배금`..
세상에서 돈을 숭배하고 제일 중요시 여긴다는 배금주의자들이 넘치는 요즘...현대사회에서 그만큼 돈이 갖는 의미와 가치가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게다가 전세계를 떠들석하게 만든 `라이브 도어`사건을 바탕으로 주인공인 작가가 직접 소설로 각색을 해서인지 현장감도 있고 스피디한 전개로 독자의 눈을 확 사로 잡는다.현실에서 벌어진 사건들 면면히 너무나 기발하고 대담해서 오히려 더 소설스러웠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그 당시 온나라가 떠들석 할만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만화같은 일들이 현실의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니..그저 평범한 사람인 나로선 놀랍고 또 놀라울 따름이다.
무작정 도쿄로 상경해 게임센터나 다니며 아르바이트로 그날그날 살아가던 후지타 유사쿠...
특별히 욕심나는일도 하고 싶은 일도 없던 그에게 어느날 묘한 아저씨가 접근해온다.본능적으로 그가 자기를 길들이여한다는걸 눈치챈 유사쿠...그럼에도 그의 돈과 친절에 무너져 결국 그와 계약을 한다.
그때부터 그의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속도를 내기 시작하고.. 돈을 벌기 위해선 재고도 없고 이익도 높으면서 경쟁자가 적은 일을 찾던중 새로운 게임회사를 차리게 된다.그리고 어느새 정신 차려보니 연 매출이 수백억엔을 넘나드는 이른바 IT업계의 총아로 매스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주식을 상장하면서 돈방석에 앉은 젊은 부자가 되고 승승장구하는데..
이제부터 계획했던 대로 매스컴을 이용..각종 기업을 사냥하기 시작한다.
이 모든 일은 `미스터 치프 디자이너`라는 아저씨의 계획하에 철저하게 연출된 것들..일본에선 잘 알려지지않은 MSCB라는 전환사채의 일종으로 돈을 끌어모아 자신보다 몇배나 큰 방송국을 먹으려는 그들..과연 그 계획은 어떻게 될것이지...?
쉽지않은 경제용어를 너무나 쉽게..그리고 기업의 생리와 그 이면에 흐르는 기본 바탕을 마치 차근차근 일러주는듯한 아저씨의 설명으로 한층 책읽는 재미가 더해졌다.게다가 군더더기없는 필체와 스피디한 전개...하나하나 기업사냥을 해나가는 두 콤비의 모습에서 일면 통쾌한 감정도 느껴지고 마치 어딘선가 본 듯한 장면들 같은 데쟈뷰도 느꼈다.
적은 자본으로 일시에 기업을 확장하고 주식을 상장하여 번 돈으로 또 다시 기업을 매수..그리고 가진 주식을 액면분활하여 주식수를 늘리고 자본을 확충하고 전환사채와 같은 사채를 발행해서 또 다시 기업을 사냥하고...이렇게 몸집을 부풀려가는 과정...어디선가 본듯한 그림이지않은가...?성장을 멈추면 안된다는 위대한 `미스터 치프 디자이너`의 말마따나 성장이 멈추면 그땐 바로 추락하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던 주인공...이젠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지금 현실에서도 벌어지는 일들을 너무나 생생하게... 주식회사를 만들어 상장하고, 돈을 벌어가는 과정을 그려놓아 재미도 있었고..어렵게만 느껴지던 주식상장이나 회사인수 같은 일들을 흥미있게 만들었다...
악마와 계약을 했다는 유사쿠...하지만 그런 악마의 제의가 들어온다면...거부하거나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난...거부할수 없을것 같다..그만큼 그의 제안은 매력적이고 유혹적이다...
우리모두 너무나 알고 싶지만 잘 몰랐던 세계를 보여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