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코워커
프리다 맥파든 지음, 최주원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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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나 최초 신고자는 언제나 강력한 용의자 후보로 꼽는다.

언젠가부터 소설 속에서는 물론이고 현실에서도 이런 법칙이 사실일 경우가 많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그런 이유로 범죄를 목격했거나 현장을 봐도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 더 코워커에서도 주인공 역시 같은 처지에 놓인다.

작가 프리다 맥파든은 최근에 몇몇 작품을 출간해 주목받고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이고 나 역시 작가의 작품 몇 권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어 더 기대를 하며 읽은 책이었다.

회사에서든 일상에서든 어디서나 인기가 많은 여자 내털리는 옆자리의 동료 돈이 어느 때와 달리 정시에 출근하지 않는 게 신경 쓰인다.

내털리가 아는 돈은 지각이란 있을 수 없는 일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와 달리 직장 안에서는 상사를 비롯해 아무도 돈의 부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없다.

이 부분만 봐도 돈이 직장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실 돈은 여느 평범한 사람과 조금 다른 사람이었고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었지만 내털리는 그런 돈을 언제나 챙겨주고 친절을 베풀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퇴근길에 돈의 집에 들르게 되지만 그곳에서 피가 낭자한 걸 발견하게 되면서 생각지도 못하게 최초 신고자라는 이유로 용의선상에 오르는 불운을 겪게 된다.

처음부터 돈의 부재에 신경을 쓰던 내털리가 그녀의 집을 찾아가서 현장을 목격하게 된 과정이 개연성 있게 물 흐르듯이 펼쳐지면서 점점 몰입하게 하다 반박하기 어려운 부분에서 하나 둘 증거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반전된다.

이렇게 최초 목격자에서 그녀가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는 과정이 그려지면서 엄청난 몰입감을 준다.

여기에 돈의 메일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앞에서의 모든 사실관계가 한 번에 바뀌어 버렸을 뿐 아니라 그녀의 진술에 커다란 허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점점 더 그녀에게 의혹의 집중되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저 정황상의 증거들 몇 개만 있을 뿐...

그녀는 정말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 모든 걸 치밀하게 계획한 잔인한 살인자인 걸까?

시작은 다소 평범하지만 조금씩 단서가 나오면서 전체의 판이 뒤집어지고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독자들의 의표를 치르는 치밀함까지...

뒤로 갈수록 몰입감이 점점 더 높아져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가독성 좋고 스토리 짜임새도 좋았고 구성까지 치밀해서 더 마음에 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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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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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생활은 내가 20대 때보다 휠씬 더 빠르게 돌아가는 것 같다.

날마다 기존의 것을 능가하는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새로운 제품이 출시된다.

그야말로 매일매일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조금만 멈칫거리면 남들보다 뒤처지거나 아예 도태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마음속 한편에 숨겨두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것도 있지만 반대로 피로감을 호소하거나 심할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적인 밸런스가 무너져 고통받는 사람들도 많다.

이 책 도쿄 하이드 어웨이에는 그런 일생의 스트레스와 극도의 긴장감을 지닌 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찾은 한그루의 오아시스 혹은 숨터이야기를 담고 있다.

겉으로 봐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오로지 본인만이 알고 있는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여섯 명의 이야기는 우리의 모습과 별다를 바가 없기에 별다를 것 없는 이야기임에도 가슴에 와닿는다.

여섯 편의 연작으로 되어있는 이 책의 배경은 한층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던 시기로 사람들의 쇼핑이나 생활이 급격히 이커머스로 옮겨가는 시점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이커머스 업체 중 하나인 파라웨이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업무에 피곤함을 느끼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을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아 숨 쉴 곳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이 책 도쿄 하이드어웨이다.

적극적이고 활발하며 자신의 주장을 어필할 수 있는 능력자인 동기생에 비해 요령 없는 성실함으로 동기의 비웃음을 사고 있는 남자는 사소한 것도 무시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늘 불면증에 시달린다.

그런 그의 눈에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한결같은 동료가 눈에 들어오고 어느 날 어딘가로 가는 그녀를 발견하고 그녀의 뒤를 쫓다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 이르게 된다.

그곳에는 네온사인과 빌딩 숲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도쿄의 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여주는 곳이었고 그렇게 그에게도 그곳은 늘 빽빽한 직장 생활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마음의 장소가 된다.더불어 늘 평온해 보이던 동료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상처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가 하면 중간 관리자의 자리에 있는 워킹맘은 회사에서 일하면서 보이지 않는 한계에 지치고 가정에서 그녀에게 요구하는 엄마로서의 역할에 피로하지만 어디에도 자신의 고민을 맘 편히 터놓을 수 없었다.

그런 그녀가 마침내 모든 걸 내려놓고 회사를 땡땡이치고 일탈을 한 날 우연히 들른 곳에서 마침내 은식처를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여섯 편의 연작에선 몸과 마음이 지쳐 쓰러지기 직전까지 몰렸던 사람들이 마음의 안식처에서 위안을 얻고 위로를 받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거창하거나 엄청난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님에도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어서인지 마음에 울림을 준다.

여섯 편의 이야기 중 가장 감동적으로 느껴진 건 남들보다 조금 왜소하거나 사교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이유 없는 폭력과 폭행에 시달리는 왕따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몸, 기술, 마음이었다.

자신이 괴롬힘을 당하고 있는 걸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던 사춘기 소년이 우연히 자신이 동경하던 게임 속 캐릭터 발키리를 닮은 한 여자를 따라가다 자신도 모르는 새 복싱을 배우게 된다.

매일매일 신체를 단련하는 그 훈련을 통해 위험이나 고난이 닥쳐도 더 이상 도망치거나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고 마주 보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그 교훈은 소년뿐이 아니라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태도를 보여주고 있어 특히 와닿았다.

책 속에는 이렇게 살아가다 보면 마주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직장 내 서열 다툼이나 왕따 문제 혹은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온갖 스트레스와 불면증 또는 우울증과 같은 여러 가지 문제를 세심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는 도쿄 하이드어웨이

읽으면서 작은 위로와 공감을 가질 수 있는 따뜻한 힐링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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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
샬럿 버터필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라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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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어린 나이에 누군가로부터 자신이 죽을 날짜를 듣는다면...?

그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예언 따윈 무시하고 그냥 살던 대로 살까 아니면 예언에 구속된 채 하루하루 숨죽이며 죽을 날을 기다리는 삶을 살게 될까

이 책은 그런 상황에 처했던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칫 무겁거나 엉뚱한 코미디로 흘러갈 수 있을 소재를 가지고 작가는 로맨스를 섞고 교훈을 담아 아름다운 이야기로 완성했다.

넬은 자신의 주변과 가지고 있는 물건을 하나하나 정리하다 한 남자를 만난다.

그리고 그와 뜨거운 경험을 하지만 다시 만날 생각 따윈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곧 죽을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남자친구와 갔던 여행에서 만난 예언가로 인해 자신의 삶이 앞으로 19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날 넬의 모든 것은 달라졌고 이 예언은 그녀의 삶 전체를 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지만 그토록 굳게 믿었던 예언은 실행되지 않았다.

이야기는 이렇게 죽을 날에 산 채로 눈을 뜬 넬과 그녀를 둘러싼 소동을 그리고 있다.

자신의 삶이 끝나는 날을 알고 있기에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재밌고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자신의 그런 태도가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벽을 쳐 상처를 주는 일이었음을 깨닫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더불어 예정된 삶에서 어떤 여한이 남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즐겁게 즐기며 살았던 넬의 삶의 방식은 그녀가 일상으로 돌아온 후 그녀 주변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계기로 작용한다.

자신의 옛 남자친구이자 자신과 함께 여행을 즐겼던 그렉은 그녀가 온 세계를 여행하며 사는 동안 다른 사람들처럼 양복을 입고 하루하루 똑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지만 우연히 넬과 재회하면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오래전 자신의 자유로웠던 모습을 그리워하며 뒤늦게 일탈하게 된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평범하면서도 안락한 주부의 삶을 살던 넬의 언니 역시 자신이 죽을 거라 믿었던 넬의 충격적인 고백으로 한순간에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된다.

우아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이 분명했던 노부인 주노 역시 넬과 만나면서 삶이 달라졌고 무엇보다 그녀로 인해 이제까지의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된 남자 톰 역시 그녀를 만나기 전과 후과 확연히 변해버린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넬은 그렇게 자신의 삶은 물론이고 그녀 주변의 삶을 변화시킨 일등 공신이지만 언제나 조금 복잡하거나 힘들어지면 도망치거나 외면함으로써 문제를 피하는 자신의 태도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는 이기적인 행동이었음을 깨닫고 변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이 사랑스럽게 펼쳐진다.

이 책에는 나오는 사람들마다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심지어 넬의 아빠와 바람이 났었던 여자조차도 밉다기 보다 오히려 이해하게 만들 정도로 등장인물 하나하나 모두를 애정이 넘치고 미운 구석이 하나 없는 이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만들어 놓은 게 오히려 이야기를 단점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마치 모두가 행복했습니다로 끝나는 동화 같달까...

이런 아쉬움을 빼면 주인공 넬이 밝은 웃음 뒤에 숨겼던 고민이나 자신에게 어필하는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부분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섬세하게 묘사해 한편의 멋진 드라마를 본 것 같았다.

적당히 유쾌하고 무겁지 않아 단숨에 읽게 만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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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여름 - 개정판
소메이 다메히토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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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복지제도의 형평성이다.

연금도 그렇고 저소득층 지원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다.

분명 사회안전망을 보충하기 위한 제도의 취지는 좋으나 그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부정수급하거나 연금의 고갈 문제로 정작 제대로 납부했던 사람이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공분을 사고 개선을 요구하지만 이런저런 이해관계로 인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 책 나쁜 여름에서 다루는 게 그런 문제 중 하나로 주인공인 26세의 사회복지과 생활보호대상자 관리 직원 마모루가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에 겪은 일을 다루고 있다.

그가 담당하는 복지 대상자 중에도 분명 가짜 수급자가 있지만 그들은 오히려 뻔뻔하게 눈앞에서 거짓말을 일삼으며 오히려 마모루와 같은 케이스워커를 비웃기까지 한다.

마모루 역시 이 일을 하면서 조금의 노력조차 하지 않은 채 그저 나라에서 주는 생활보조금을 타서 살아가는 수급자 그중에서도 부정수급자에 대한 시선이 고울 수가 없는 상태였지만 단 하나의 사건으로 그는 깊은 나락으로 추락해간다.

마모루가 어떻게 성실한 청년에서 제대로 된 판단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추락하게 된 건지 그 나락의 과정을 담고 있는 나쁜 여름은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의 우수상 수상작품으로 이번에 영화화되면서 새롭게 재출간된 작품이다.

입소문이 난 작품답게 가독성 좋고 무엇보다 우리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를 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현실감 있게 와닿는 작품이었다.

책 속에서도 나오지만 어디에서도 도움받을 길이 없어 도움을 청한 모자 가정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생활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장면에선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가 느껴졌다.

반면에 충분히 자신의 생활비를 벌 수 있는데도 아무런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마치 눈먼 돈처럼 생활보조금을 지원받는 걸로 모자라 더 받아내기 위해 범죄마저 망설임 없이 저지르는 다른 수급자들의 모습은 사회복지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재미를 위해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과장한 것도 있지만 현실에서도 번번이 부정 수급자의 실태를 고발하는 시사프로를 본 적이 있어 더 몰입하며 읽게 만든다.

이런저런 문제가 많지만 그럼에도 책 속에서 가장 나쁜 놈으로 나오는 야쿠자가 하는 말이 이 사회의 문제점을 가장 적확하게 찌르는 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중간까지도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긴장감이 흘렀다면 중간 이후부터 폭주하면서 궤도를 이탈해 너무 가버린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재미와 사회고발을 잘 살린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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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의 (양장본)
나카무라 히라쿠 지음, 이다인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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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일생을 그르칠 사고를 쳤다.

고의 건 아니건 중요한 건 그 한 번의 사고로 자식은 물론이고 가족 전체가 붕괴될 수도 있을만한 큰 사고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이런 딜레마를 소재로 한 작품이 제법 있었다.

내가 아이가 없었을 때에는 당연하게도 사고를 알리고 수습을 할 거라는 데 망설임이 없었고 내심으로 그런 나를 나름대로 양심적인 사람이라고 자평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이의 존재는 이런 내 양심이 얼마나 얄팍한 것이었나를 알려준다.

어쩌면 아이의 일생이 걸린 문제 앞에서 나도 작품 속의 부모들처럼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 무한 정의에 나오는 아빠 료이치도 그런 딜레마에서 결국 자식과 가족을 택했다.

어릴 적부터 한 번도 속 썩인 적 없었고 커서는 자랑거리였던 딸아이가 울면서 전화가 왔던 그 밤 그때를 기점으로 료이치의 가정은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신세가 된다.

클럽에 놀러 갔다 누군가가 탄 약에 취했고 강간의 위기를 벗어날려다 그만 사람을 죽였다는 딸의 이야기에 료이치 역시 정당방위라 생각해서 신고를 하려고 하지만 딸의 미래를 위해 이내 포기하고 딸의 범죄 증거를 지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금 도내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으로 위장하기로 결정하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 바로 료이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의 계획은 당연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저지되었을 뿐 만 아니라 오히려 약점이 잡혀 협박당하는 처지가 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선택이 불러온 파장은 눈덩이처럼 커져가기만 할 뿐이었다.

옳다고 생각했던 그의 선택은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직업적 자긍심은 물론이고 어쩌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가정의 붕괴마저 가져올 계기가 된다.

그제야 자신의 선택에 의문이 들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을 뿐만 아니라 이후부터 연쇄살인마는 더욱 폭주하고 료이치가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과정이 숨 막히게 전개된다.

진범을 찾는 것과 별개로 자신이 한 짓을 숨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료이치가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고 경찰로서 성실했던 마음가짐이 범죄자의 그것과 닮아가는 모습을 작가는 제대로 표현해 내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생각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읽으면서 내내 답답하기도 했고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가독성이 좋아 단숨에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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