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놀랍고 너무나 잘 만들었다. 첫 장면부터 압도적이다. 첫 장면은 흑인과 백인이 사용하는 수돗물이 다르다. 이 영화는 88년작으로 64년에 일어난 실종사건을 영화로 만들었다.

60년대의 미국, 거기서도 미시시피는 일명 KKK단이 엄청난 권력을 휘두르는 시기였다. 그들은 백인들을 제외한 모든 인종, 특히 흑인을 공산주의자, 반국가세력으로 몰아세우는 극우집단이다.

64년 민권협 세 명이 그 지역을 지나다가 KKK단에게 잡히는데 그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흑인이 세 명 중에 있다는 이유로, 민권 운동권 협회 세 명을 죽이고 어딘가에 버리고 만다.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두 명의 수사관이 파견된다.

한 명은 이 지역의 보안관 출신의 노련한 형사 진 해크만, 또 한 명은 나이가 어리지만 엘리트 출신 FBI 요원인 윌렘 대포다. 수사는 처음부터 막히고 만다. 식당에서는 흑인들의 자리가 따로 있고, 흑인에게 수사관이 다가가 말을 걸면 그 흑인은 그날 저녁에 극우집단에게 끌려가서 아작이 난다.

흑인을 탄압하고 괴롭히는데 지역의 극우집단, 마을 사람들, 그리고 보안관과 시장까지 전부 인종차별을 극심하게 한다.

극우집단은 마음에 들지 않는 흑인들의 집에 불을 지르고, 교회에서 나오는 흑인들에게 수사관과 접촉하지 말라며 여자고 남자고 전부 길거리로 질질 끌고 나와 밟고 차고 엉망으로 만든다. 심지어 흑인 아이도 얼굴을 그대로 발로 차버린다. 흑인에게 극우집단은 공포의 대상이라 수사가 쉽지 않다.

이 영화는 첫 장면부터 빨려 들어가서 끝날 때까지 집중하게 된다. 이 영화의 강점은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다. 윌렘 대포의 아주 젊은 모습이 나오지만 진정 연기는 진 헤크만이다. 노련한 형사의 모습과 그 지역 출신이라 흑인을 향한 마음을 동시에 보여준다.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아주 젊은 모습도 볼 수 있다. 모두가 연기를 끝내주게 하지만 연출을 한 앨런 파커 감독의 능력이 돋보인다. 극우집단의 행동대장으로는 단역이지만 마이클 루커가 맡았다.

폭도가 되고, 폭동을 일으키고 폭행을 일삼고 살인까지 극우집단은 저지르지만 지역 보안관과 시장은 묵인하기에 흑인들은 하루하루가 너무나 무섭고 두렵기만 하다. 그들은 황인종, 유태인까지 전부 공산주의자로 몬다. 두 수사관은 이 사건을 해결할까.

실제 이 사건은 2016년 52년 만에 법정에서 미제사건으로 종결을 선고한다. 이 시기에 범행에 가담한 생존자를 단죄할 강력한 증거가 없다며 종결짓지만, 새로운 정보가 나온다면 재수사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사건을 찾아보면 그 후의 이야기가 몹시 흥미롭다. 암매장한 백인우월주의 극우집단의 피의자들은 풀려난 이야기, 흑인은 인간이 아니라 그저 노예와 동물로 보는 극우집단의 광기들을 잘 볼 수 있다.

21세기 현재 대한민국에도 이런 극우집단들이 버젓이 얼굴을 가린 채 다니고 있다. 좀 더 체계적이고 좀 더 집단적으로 행동하고 사고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무서울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문점에서 파는 진짜 새우탕면 먹고 싶은 날 있지?

일교차는 심해서 밤은 춥지,

늦었지,

식당은 문 닫았지,

그런 날에는 새우깡을 사서

새우탕 컵라면을 따서 왕창 넣고,

고춧가루와 후추,

계란을 하나 넣은 다음

파 좀 썰어 넣어서 뜨거운 물을 부어주면

새우 맛이 아주 진한 맛있는 새우탕면이 된다.

추위에 떨 다 들어온 몸과 마음을 데워주는 건 컵라면.

인스턴트라 홀대받던 것들이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마음을 위로해 준다.

열정을 내보일 틈을 좀처럼 주지 않은 세상에서

구르고 굴러 닳은 몸을 끌고

자긍심마저 도망가려는 것을

붙잡아 끌어 집으로 와서 먹는 컵라면은

뜻하지 않은 친절이며 만찬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예전 노래 중에 박혜성의 도시의 삐에로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의 가사에 발목이 잠기게 되면 

쉽게 빼지 못하는 그런 이상한 마력이 있는데,

비에 젖은 가로등 되어 밤이 새도록 타오르는 이 마음이래, 

가로등은 비에 젖어 몹시 차가운데 그 빛을 밝혀주는 마음은 

밤새도록 타오를 정도로 뜨거워서, 

가지고 싶은데 가질 수 없는 나의 

이 처절하고 애절함을 가사로 말하나 봐. 

나중에 가면 사랑도 고독도 영원 속의 

잠자는 가녀린 불꽃이라 언젠가 모두 태워야 한데. 

윤시내의 노래 중에도 그런 노래가 있어. 

이 생명 다하도록 이 생명 다하도록 

뜨거운 마음속 불꽃을 피우리라고 

윤시내도 노래를 불렀지. 

박혜성의 노래는 피에로가 되어 춤을 추면 

추억이 낭만이 되어 기억 위로 흘러간데. 

피에로는 사실 처절함의 메타포인 거 같아. 

피에로는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분장을 하고 

사람들을 웃게 하지만 곡예사의 첫사랑에 나오는 것처럼 

피에로의 삶은 슬프고 서글프고 아파서 

고통스러운 은유의 대명사가 된 것 같아. 

다 태워서, 전부 태워 재가 되어도 그을음으로 남아서 

맴돌기 때문에 사랑은 쉽지 않은 거 같아. 

도시의 삐에로가 들어간 앨범 이름도 

언젠가 때가 오면 이야. 

앨범 이름도 참 좋은 것 같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엑스파일의 시리즈를 죽 보다 보니 지금까지 나온 모든 공포영화의 바이블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거의 모든 공포물은 전부 엑스파일에서 다뤘다. 마치 정치사회의 모든 일을 예측이라고 한 듯한 무한도전과 흡사하다.

시즌 1의 7화인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살인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 보면 도스 같은 화면의 컴퓨터지만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람을 죽이고, 전기감전을 통해서 사람을 태워버린다.

그러다가 바이러스를 멀더가 심으니까 도스로 막 욕을 하다가 죽는다. 9화인가? 에서는 북극연구실에서 바이러스에 걸려 인간의 모습을 한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죽이는데 이 내용은 80년대에 이미 존 카펜터가 ‘더 씽’을 먼저 만들어 냈으니까 어쩌면 엑스파일이 오마주 했을지 모른다.

어떤 이유로 몸에 불을 내는 인간의 이야기와 불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멀더의 이야기도 알 수 있었다. 또 인간 복제 이야기 등 지금까지 나온 공포물의 내용이 엑스파일 안에는 총망라되어 있다.

골자는 스컬리는 엑스 파일의 모든 사건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려 하고 해결이 가능하다고 수사하고, 멀더는 엑스 파일은 초자연적인 현상에 가깝다고 수사를 한다. 엑스 파일의 사건은 점점 초자연적인 현상에 가까워지면서 스컬리는 멀더에게 동화되어 간다.

초기 시즌을 보는 재미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이기에 좀 더 스릴이 넘치고 답답하기도 하며 일단 몸으로 수사를 하는 재미가 있다. 어떤 회차에서 판사가 개떡같이 선고를 하는 바람에 두 눈이 적출된 이야기를 멀더와 멀더 친구 형사가 하는 장면이 나온다.

요즘 판새들이 하는 꼴을 보면 우리나라는 사법친지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법이 정의로운 적이 없다는 건 판새들이 잘 알려주고 있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을 무시한다는 건 국민 알기를 개떡 같이 안다는 말이고, 지금까지 그만큼 판새들 세상이라며 기고만장하며 지냈다.

아무튼 엑스파일이 시즌 10을 넘기는 이유가 있었다. 시즌 10도 거의 10년 전에 나왔다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봄이라는 게 얼마간 밭은 숨을

내 쉬더니

오소소 떨어지더라

그 순간 수십 개의 봄눈이

치매 노모의 흐릿한 눈동자 속에서

수 만개의 추억으로 명멸할 거야.

눈앞에서 만개한 꽃과 같은

봄은 불꽃처럼 타올라 터져버려

너무 아름다와서 슬픈 이름이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