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묵시록을 보면서 이 정도의 영화를 촬영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저 시대에 사람들에게 터지는 포탄 장면은 도대체 뭐야? 모든 것이 수수께끼고 의문이고 말이 되지 않는다.

정말 전쟁터 속으로 들어가서 카메라만 들어댔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끔찍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풀메탈자켓을 뛰어넘는다.

특히 베트남 아이들이 뛰어노는 학교를 보여주고 다음 장면에서 전투기가 네이팜탄을 터트리는 장면은 엄청난 충격이다.

광기는 전쟁 중에서도 파도가 좋은 곳을 골라 거기서 서핑을 하려 하는 장면이다. 전쟁은 사람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코폴라 감독은 이 영화를 아주 긴 시간 담았다.

윌러드 대위는 대령을 암살하라는 임무를 받고 구불구불 정글 속을 헤쳐가지만 점점 군인들은 미쳐가고 마주한 대령은 인간의 범위를 벗어나 있다.

윌러드 대위는 마틴 쉰이 연기를 했는데 젊은 날의 얼굴이 아들 찰리 쉰과 너무나 닮았다. 아들이 아버지를 닮은 것이겠지만. 손에 총이 주어지고, 전쟁으로 인해 점점 광기에 사로잡히면 사람에게 총을 쏘는 건 그냥 밤 길에 소변을 보는 것과 비슷해진다.

그저 갈겨버린 총에 맞아 죽은 베트남 여자는 그냥 그렇게 버려지고 역사 속에서 깜쪽같이 사라진다. 이런 일들이 매일 일어난다.

서핑하는 바다를 점유하기 위해 일대의 베트남 마을에 공습 명령을 내리는 광기는 그냥 공포 그 자체다. 목을 자르고, 시체를 나무에 걸어 진열을 하고, 네이팜탄의 독한 냄새가 승리의 냄새와 같다는 대사는 인간만이 가지는 잔인한 폭력성을 잘 나타낸다.

말론 브란도가 미쳐가는 연기는 조명과 함께 기가 막히게 연출이 되는 것도 놀랍고, 드론이 없던 시대라 항공 촬영으로 잠연 장면도 놀랍고, 카메라의 위치가 바뀌면서 시선이 달라지는 지점도 놀랍고 온통 놀라움의 연속인 영화다.

코폴라 감독은 이 영화를 영화가 아니라고 했다. 이 영화는 베트남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그냥 베트남이라고 했다. 진짜 베트남, 미쳤어요.라고 했다.

모든 장면이 그래픽 없이 폭파시키고 터트려 만들어낸 장면이라 그저 영화적 감탄과 영화 속 충격이 동시에 항문을 때리는 영화 ‘지옥의 묵시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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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만화로 봤을 때 뭐야? 이 깜찍한 만화는? 하고 생각했는데 보다 보면 이게 또 재미가 있더란 말이지. 이게 영화로 나왔다.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이 하는 일들을 인간화로 표현한 세포들이 열심히 한다. 그게 어이없는데 보면 또 재미있다.

인간의 몸속에 들어온 폐렴구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상처가 나면 몸속에서 세포들이 제각각 열일을 한다. 거기에 두 주인공 나가노 메이와 사토 다케루의 액션이 마치 바람의 검심처럼 나온다.

아무튼 황당한데 담배를 피우는 순간 연기가 몸속의 폐에 어떤 식으로 들어오며 그걸 방어하는 모습을 세포들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재미있는 버전의 생로병사의 프로그램인 것이다.

헌혈을 하면 평온하던 세포들이 막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고. 아무튼 하루, 한시도 편할 날이 없는 세포들이다. 주인을 지키기 위해 쉬지 않고 일을 한다.

나이가 있는 아베 사다오 속의 세포들 역시 전부 나이가 들고 능청맞아서 그것 또한 웃기다. 특히 술과 고기를 막 처먹은 아베 사다오가 장거리 트럭 운전을 하고 가다가 배에서 꾸르륵 엄청난 신호가 온다.

설사를 표현한 장면은 뭐냐고 ㅋㅋ 이 엄청난 설사의 몰림을 표현한 엑스트라들의 연기와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지옥의 묵시록 사운드트랙은 그야말로 최고다.

균들이 쳐들어 왔을 때 균을 상대하기 위해 출동하는 세포들 말고 자연 발생적으로 치유를 하던 섹시한 NK세포는 독단적으로 움직인다.

아베 사다오는 신칸센 폭파에서는 퉁퉁하게 살이 쪄서 나오더니 여기서는 살을 쪽 빼서 나온다. 아베 사다오는 공포물에도, 그리고 날램 연기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배우다. 정말 만나보고 싶은 일본 연예인이 있다면 아베 사다오다.

그리고 그의 딸로 나오는 아시다 마나는 백혈병으로 나온다. 그래서 몸속에서 세포들이 항상 전투다. 그 모습을 바람의 검심에 빙의한 백혈구 사토 다케루가 액션을 펼친다.

혈소판 수치가 너무 떨어져 백혈구가 흑화 해서 균으로 변하는 장면도 설득력이 있다. 무시무시하게 변한 백혈구 꼬마와의 대결을 앞둔 세포들 어떻게 될까. 골수이식을 두고 펼쳐지는 막바지 세포들의 거대한 액션 두둥.

일본의 실사화는 바람의 검심과 몇몇 빼고는 다 실패다. 이 영화는 신파와 액션을 섞어서 만들었다. 판단은 직접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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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햄은 지질하게 나오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 아무리 지질하게 나와도 풍기는 이미지가 지질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그나마 살을 찌워서 등장해서 조금 지질함에 다가갔지만 그마저도 정장을 입고 있으면 지질함과는 멀어지는 이미지다. 존 햄이 거의 190인데 날씬하게 나왔던 베이비 드라이버나 탑건 매버릭에서 너무 멋진 거 아니야 할 정도였다.

정말 무서운 역할로 나온 건 파고 시리즈인데 거기서도 거구로 살을 찌워 나왔는데 정말 살벌한 연기를 보여줬다. 존 햄이 연기를 할 때 얼굴을 잘 보면 로버트 드니로의 얼굴도 보인다. 나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이 시리즈도 미국의 부촌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꽤 재미있다. 부촌에서 살고 있고 잘 나가는 해지펀드에 다니는 쿱은 신입 시절 멜과 만나 단칸방부터 시작해서 딸과 아들을 낳아서 점점 열심히 일해서 부촌으로 오게 되었다.

물론 대출이 잔뜩 있지만 꽤 괜찮은 중년의 중심에 올랐으나 어느 날 집에 일찍 와 보니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 멜이 은퇴한 농구선수와 자기 침대에서 붕가붕가를 하고 있는 장면을 본다. 이혼을 하고 홀로 살고 있는 쿱은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 때문에 술렁술렁 일을 할 수도 없는데 믿었던 회사의 동료에게 배신을 당해 해고를 당하게 된다.

아이들의 학비와 생활비를 보내줘야 하기 때문에 멜을 만나는데 멜을 만나면 어김없이 돈 타령에, 바람피우던 그때가 생각난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현재의 남편이 된 잘 나가는 은퇴한 농구 선수 놈과도 그럭저럭 지낸다. 보는 눈도 있어서 최고급 차를 바꿀 수도 없고 돈은 떨어지고 그러다 부촌의 친구들 집에 들어가 하나씩 물건을 훔치는데 그게 리처드 밀(24만 달러짜리 한정판)이나 파텍 필립 노틸러스 최고급이나, 에르메스 한정판 등(이런 물건을 내레이션으로 설명을 한다.

왜 이런 물건이 고급이고, 이런 고급을 사용하는 친구들은 하나 정도 없어져도 모른다며)을 훔치면서 점점 일이 커지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 쿱은 17세 딸이 20세 남자 친구와 만나 데이트하는 모습과 부모 몰래 둘이서 방에서 옷을 벗다가 쿱에게 들키는데, 미국 드라마를 보면 항상 아빠들은 이런 일에 화를 잔뜩 내고 엄마들은 관대하다.

엄마들은 이제 17세니까 마음대로 데이트하게 놔둬라, 그러나 아빠들은 항상 발끈해서 딸과 엄마에게 동시에 미움을 받고 멀어진다. 쿱은 지질하게 멜과 딸과 아들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잘 안 된다.

그러면서 훔친 물건을 팔려고 하니 받아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렇게 고가의 물건은 보증서가 있어야 하지만 그게 없어서 장물최급소에 가지만 거기도 보통이 아니다. 쿱은 그렇게 몰래 부촌의 친구 집들을 다니며 물건을 하나씩 훔치며 점점 희열을 느끼다가 누군가 뒤에서 총을 겨눈다.

그 집의 섹시한 가정부인데 같이 일을 하게 된다. 부촌의 비밀은 전부 각 집의 가정부들이 다 알고 있다. 세세하게 비밀을 알고 있어서 가정부 모임에서 모든 비밀들이 줄줄 물 흐르듯이 흘러나온다. 대체로 비밀이란 바람피우는 것을 말한다.

정말 그러지 않을 것 같은 부부가 집들이 워낙에 크고 주인들은 바쁘니까 몰래몰래 여기저기서 다른 남녀와 몸으로 대화를 나눈다. 그러나 대부분 호사스러운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마음은 점점 허전하고 사랑하던 사람과 멀어지는 것에 대해서 힘들어한다.

힘 좋고 잘 나가는 은퇴한 농구선수와 함께 살고 있는 멜 역시 몸의 대화는 만족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느끼면서 점점 알 수 없는 기분을 느낀다. 쿱과 가정부 엘레나는 훔치는 물건이 커지다가 결국 엄청난 그림을 훔치면서 일은 염병청병 크게 발전한다. 9부작인데 지금 6화까지 공개되었다.

재미있다. 이 부촌의 한 가족 중에 한국가족이 나온다. 이렇게 어눌한 한국말을 쓰는 한국가족은 이제 좀 안 나왔으면 한다. 존 햄의 지질하지만 지잘하게 보이지 않는 스릴러도 아닌 것이 스릴러 요소를 가진 드라마 ‘프렌즈 앤 네이버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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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호러가 될 뻔한 이야기지만 미스터리 로맨스로 재미있다. 강풀의 원작답게 인간적이고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마녀라 불리는 미정이는 너무 예뻐서 어릴 때부터 인기가 많지만, 남자들이 좋다고 다가오면 다치거나 죽어버린다. 그래서 점점 혼자가 되는 미정이를 구렁텅이에서 빼 내려, 목숨을 건 한 남자의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예뻐서 남자애들이 미정에게 선물을 주거나, 좋다고 말을 하면 어김없이 돌아가는 길에 남자애들이 포트 홀에 빠지거나 다치고 만다. 점점 미정이가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계속 죽는 남학생이 생겨나고 결국 미정이는 동네에서 쫓겨난다.

미정에게 마음을 내비친 남자들에게 죽음의 그림자는 마치 데스티네이션에서 죽음이 다가오는 것처럼 연출이 되었다. 엄청난 번개가 조짐을 보이더니 내리친다거나, 전봇대의 전기가 지릿지릿 움직이다가 남자에게 확 온다거나, 간판이 끼리리릭 하면서 죽음을 암시한다.

고등학교 동창인 동진은 그런 미정을 안타깝게 보지만 소문이 소문이라는 증거, 미정이는 마녀가 아니라는 증거를 수집한다. 통계학과 출신답게 증거를 근거로 접근하여 법칙을 알아낸다.

이 법칙은 데스노트처럼 아주 구체적으로 하나씩 드러난다. 미정이와의 거리가 10미터 안에서일 때, 10분을 같이 있을 때, 몇 마디를 이상이 되었을 때, 그리고 미정이가 남자의 이름을 알았을 때 등등 이런 규칙이 맞으면 남자는 죽거나 다치게 된다.

그럼 다치는 남자는 왜 그렇고, 죽는 남자들은 왜 그럴까. 동진은 그간 미정에게 다가갔다가 다쳤던 남자들을 죽 만나면서 하나씩 소거법 같은 것으로 규칙을 알아내서 직접 미정이 사는 집 근처로 가서 배달원으로 미정에게 매일 다가간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는 동진이가 대학교 때 미정이처럼 혼밥 하고, 말도 없고 혼자서 집에 가는 중혁이라는 친구를 보고 다가간다.

동진을 자꾸 밀어내는 중혁은 동진의 끈질긴 친화력에 결국 친구가 되고 두 사람은 대학을 나와 중혁은 형사가 되고, 동진은 통계학자? 같은 사람이 된다.

그리고 말미에 중혁의 비밀도 밝혀진다. 사람들이 죽어 나가기 때문에 미스터리 호러인가 할지도 모르지만 로맨스다. 이런 이야기가 재미있고 좋다. 노정의와 고윤정은 시크하게 나오면 인기가 치솟는다. 그런 매력을 잘 이끌어내는 것 같다.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고와 사건으로 불안할 때 누군가 그건 네가 잘못해서 일어나는 게 아니야, 너의 잘못이 아니니까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아, 라고 말해준다면 얼마나 힘이 될까.

후반부로 가면 미정에게 다가가서 규칙에 전부 속하는데 죽지 않은 남자가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살았을까. 동진은 그 이유를 밝히려고 목숨을 걸고 미정의 곁으로 다가간다.

원작에 비해서 못하다는 혹평이 많지만, 원작을 보지 않고 판타지 로맨스물을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자기 잘못도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낙인찍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으며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사랑의 힘으로 구원을 할 수 있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 ‘마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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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트리에의 작품으로 광기가 가득하고, 그의 영화가 늘 그렇듯이 예술과 외설 사이에서 고고한 분위기를 풍기는 공포영화다.

라스 폰트리에 감독은 이 영화를 촬영하기 직전 정신병원에 두 달 동안 입원해 있었다는 소문이 있다. 퇴원하고 영화를 촬영했다는데, 이 영화뿐 아니라 다른 영화도 정신에 담이 오고, 항문에 치질이 걸릴 것 같은 내용과 영상이 가득하다.

특히 이 감독이 보여주는 숲의 모습은 언제나 기기하고 괴괴하고 들어가기 싫을 정도로 짙 녹음과 그늘이 가득하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이 감독의 영화가 실인마 잭의 집이었는데, 그때 보고 인스타에 올렸을 때 강제 삭제되었다. 불과 몇 년 전인데 그때는 아톰이 팬티만 입고 날아가는 모습도 삭제가 되었다.

아무튼 라스 폰트리에 영화는 정신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이야기와 영상이 많다. 두 명의 주인공이 영화를 전부 끌고 간다. 그렇지만 꽉 차게 느껴진다.

무섭고, 스릴러 같으면서 드라마적이고, 종교적이면서도 자연주의 적인데 아주 야해서 외설스럽고 예술적으로 보이는 성교 장면들. 이어지는 충격적인 가학적인 장면들.

진정한 공포의 주체는 귀신이나 좀비가 아니라 인간이다 인간. 죽고 못 살아서 사랑한 상대방이 변심을 하고 무섭게 변하면 그보다 더 공포가 없는 현실도 그렇다.

이 영화를 아직 못 봤다면, 그래서 보고 싶다면 이래저래 정신을 바짝 부여잡고 봐야 한다. 성기는 너무 적나라하게 노출이 되고 가학 역시 적나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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