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리미야 히로키가 대중과 언론에게 시달려 8년 동안 은둔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복귀작으로 떠들썩했던? 시리즈다. 나리미야의 마스크는 뭔가 꼭 히데의 얼굴 형태를 이어받은 일본 배우 같은 느낌이 있고, 연기도 좋아서 그런지 인기가 많았다.
내가 처음 본 것도 나카시마 미카 주연의 나나에서였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배역은 허니와 클로버에서 모리타 센바이었다. 허니와 클로버는 애니로는 한 열 번은 본 것 같다. 드라마 역시 재미있어서 두 번 정도 볼 만큼 좋아했다.
모리타 시노부라는 캐릭터는 정말 최애 캐릭터. 2006년에 한창 인서타에서 허니와 클로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댓글달기 놀았던 기억이 있다. 20년 전이라니.
나리미야 히로키는 여러 드라마, 영화에 나오더니 이런저런 일에 휘말리고 지치셔 어디? 하와이? 암튼 숨어 버려 절대 나오지 않을 것 같더니 미스터리 스릴러 물로 나왔다. 그냥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내 나이 들어가는 건 받아들일 수 있지만 8년 만에 나타난 나리미야 히로키의 얼굴은 잔뜩 바른 화장품을 뚫고 나이가 발산하고 있으며, 아저씨 살, 날씬했던 청춘이 결혼을 하고 아저씨가 되었을 때 살이 찌는 초기 버전처럼 옆구리, 등, 이런데 살이 쪄 버린 것을 어쩌지 못하고 시리즈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그놈의 그 입술 내밀기? 입을 약간 벌리고 아랫 턱을 내미는 그런 표정 연기, 입을 다물고 밑의 입술을 내미는 그런 표정 연기, 송승헌이 20년 가까이했던 그 죽일 놈의 마성의 표정연기 같은 그런 걸 하고 있다.
게다가 이 스릴러 시리즈는 주인공이 원래 폭력과 가스라이팅으로 죽으려고 했던 미오라는 여자가 주인공이어야 하는데, 일본에서는 나리미야를 복귀시키면서 사이코패스 살인마 마사토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미오가 죽으려고 할 때 마사토가 의도적으로 접근을 하여 꼬드겨서 생명보험을 들어 결혼해서 죽이려는 사이코로 나온다. 많은 여자들을 죽였고, 여자들은 마사토에게 전부 죽고 못 살 정도로 빠져든다. 여자들은 마사토를 사랑하거나 몸을 원하거나, 이게 말도 안 되고. 어디서 배웠는지 거대 조폭 따위는 단번에 해치운다.
사이코패스는 감정도 없고, 머리도 좋은데 싸움도 잘해, 기기들도 잘 다뤄, 밤에 남의 집에도 그냥 스르르륵 기어 들어가, 어깨도 뽑았다가 만화처럼 다시 탁탁 이어 붙이고, 어디서 구하기도 힘든 약물을 잘도 구한다. 이 모든 말도 안 되는 일이 사이코패스니까 그냥 괜찮아, 그런 분위기다.
그러나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오류는 주인공이어야 할 아내인 미오가 그냥 스테레오 타입, 너무나 아무것도 아닌 캐릭터로 나온다는 것. 고구마 중에서도 가장 목 막히는 고구마다.
이 세상의 답답한 캐릭터는 미오에게 다 입혀 놨다. 눈치 없고, 남자가 다가오면 일단은 그냥 다 받아서 이야기해 주고, 경주마처럼 오로지 한 길 만 가는 그런 서타일, 주위에서 니 남편은 이상하다고 해도 나를 살려줬으니 너의 말은 듣지 않아 같은.
남편이 매일 밤에 나가고, 이상한 행동을 해도 눈치라고는 1도 없는 그런 캐릭터다. 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만들어 죽이려고 감독이 작정하고 미오를 탄생시켰다.
그래서 기자가 비밀을 쫓고, 마사토의 과거와 이름 뒤바뀌고 하는 과정이 흥미 있을 법도 한데 몰두가 안 된다. 두 주인공 때문에 다른 캐릭터의 서사가 엉망이 되는 묘한 이야기 [죽을 만큼 사랑해서]였다. 라브 사스팬스인 만큼 야시시한 장면이 꽤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