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서스의 이론에 더 결정적인 타격은, 중세에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인해 발생한 잉여가 가난한 사람들의 출산율을 과도하게 높여서소진된 것이 아니라 화려한 사치품과 장식적인 대성당의 형태로 귀족과 교회에 의해 소진되었다는 점이다. 잉여의 일부는 런던 같은 큰 도시에서 비교적 높은 생활 수준을 지탱하는 데로도 들어갔다."맬서스의 덫" 논리를 강력하게 반박하는 증거는 중세 유럽뿐아니라 고대 그리스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아테네의 도시 국가들이 이끌던 기원전 9세기부터 기원전 4세기에 1인당 산출이 상당히 빠르게 증가했고 생활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 거의 500년 동안 꾸준히 가옥 규모가 커지고 설계가 개선되었다. 또한 가정에서 사용되는 물건이 크게 늘었고 1인당 소비가 증가했으며 그 밖에도 삶의 질에 대한 여러 지표들이 개선되었다. 인구가 증가했지만 맬서스의 동학이 작동했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 고대 그리스에서 경제 성장과 번영의 시기를 끝낸 것은 정치적 불안정과 외부의 침입이었다. - P175
최저임금제와 자동화
더 중요하게, 테크놀로지의 방향이 계속 자동화 쪽으로 기울어있는 상태에서라면 최저임금이 높아지는 것이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COVID-19때 보았듯이, 비교적 낮은 임금으로 노동자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음식숙박업과 서비스업 기업들은 자동화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갖게 되었다. 즉 자동화의 시대에는 더 폭넓은 테크놀로지 방향 전환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최저임금 인상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가져올 수 있다. - P594
이런 면에서 우리는 최저임금제가 테크놀로지의 방향을 자동화로부터 돌리기 위한 더 폭넓은 정책 패키지의 일부로서 존재할 때 가장 유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테크놀로지가 더 노동자 친화적이라면 기업들은 최저임금제로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높여 주어야 하게 되었을 때 자동화의 유혹을 덜 받을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는 고용주들이 기술적인 재조정이나 노동자의 재훈련을 통해 이제는 더 높은 임금을 주어야 하게 된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투자를 하기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이 책에서 우리가 개진하고자 한 전반적인 결론을 다시 한 번 말해준다. 테크놀로지 경로의 방향을 다시 잡는 것, 그리고 기업이 노동자를 소중한 자원으로 여기게 하는 것이 핵심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 말이다. 이것이 달성된다면 최저임금제는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고 역풍의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 P594
기본소득과 자동화
보편기본소득의 더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이 주는 심리적 이득과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현재의 테크놀로지 방향 때문에 처한 문제에 대해 잘못된 지침을 주는 내러티브와 관련이 있다. 보편기본소득이 우리가 처한 문제에 대해 잘못된, 그리고 생산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어려운 해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편기본소득은 우리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거리가 없고 첨단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개발하는 소수의 사람과 나머지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세계로 피할 수 없는 추세에 따라 나아가고 있다고 암시한다. 따라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치는 대대적인 재분배뿐이라고 말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때로 이 논리는 대중의 불만이 커지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으로서 보편기본소득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우리가 강조했듯이 이것은 잘못된 관점이다. 불평등과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누가 권력을 가져야 하는지와 테크놀로지의 방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못 내려진 선택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이것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다. 그런데 보편기본소득은 패배주의적으로 이 문제를 운명처럼 받아들인다.사실 보편기본소득은 기업계와 테크 지배층의 비전과 전적으로 부합한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나머지 사람들을 돈으로 너그럽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나머지 사람들을 순치시키고 지위의 차이를 증폭한다. 즉, 이는 우리 사회에서 강화되고 있는 이중 구조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이중 구조의 인위적인 분절을 재확인한다. - P590
노동 중심 과세와 자동화25% 대 5%
많은 산업화된 국가들에서 현재의 세제는 자동화를촉진한다. 8장에서 우리는 지난 40년 동안 미국이 평균적으로 노동에 대해 급여세와 연방 소득세의 형태로 25퍼센트 정도를 과세했는데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 자본에는 훨씬 낮은 수준의 과세(5%)를 했음을 살펴보았다. 게다가 자본 투자에 대한 과세는 2000년 이래로 꾸준히 더 낮아졌다. 법인세와 고소득자에 대한 연방 소득세가 꾸준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업이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투자할 때 조세 의무를 덜어주는 공제 항목도 더 너그러워졌다.오늘날 자동화 장비나 소프트웨어에 투자하는 기업은 세금을 5퍼센트 이하로 낸다. 동일한 업무를 노동자를 고용해서 할 경우보다 20퍼센트 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기업이 더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는데 연간 10만 달러를 지출하면 기업과 노동자는 도합 2만 5,000달러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새로운 장비를 10만 달러어치 들여와 동일한 업무를 할 경우에는 내야 하는 세금이 5,000달러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비대칭은 자동화를 한층 더 추동하며, 비슷한 형태로 (때로는 덜두드러지게이기는 하지만) 다른 서구 국가들의 세법에도 존재한다. - P575
조세 개혁은 이러한 비대칭을 제거할 수 있고, 따라서 자동화에과도하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없앨 수 있다. 이것을 달성하는 첫 ㄷ계는 급여세를 크게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가장하지 말아야 할 일은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더 비싸게 만드는 것이다.
형사재판의 대상이 된 사람은 피고인이라고 하면서, 민사재판에서 원고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대방은 피고라고 하여 서로 구분하는 것이 우리의 법률 용어다. -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윤재왕, 윤지영 - 밀리의 서재https://millie.page.link/gTdGZ766FANhNrJY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