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생물학적 기능
- 경쟁하는 영역들 간의 자리 싸움과 지구 자전으로 인한 어둠의 조건

밤에 후두 피질이 활동하게 만든다.
시각 피질이 이웃 영역들에 자리를 빼앗기지 않게 하려고 꿈이 존재한다는 것이 우리의 가설이다. 사실 지구의 자전은 촉각, 청각, 미각, 후각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오로지 시각만이 어둠 속에서 고생한다. 그 결과로 시각 피질은 매일 밤 다른 감각들에 점령당할 위험에 처한다. 영역 변화가 얼마나 빨리 일어날 수 있는지(조금 전 40~60분이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자)를 감안하면, 이건 만만치 않은 위협이다. 따라서 꿈은 시각 피질이 점령당하지 않게 막아주는 수단이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545c9729da0431e

렘수면은 뇌간의 뇌교라는 곳에 있는 특정 뉴런들에 의해 촉발된다. 이 뉴런들의 활동 증가는 두 가지 결과를 낳는다. 첫째, 주요 근육들이 마비된다. 꿈을 꾸는 동안 정교한 신경회로가 몸을 마비된 상태로 유지하는데, 이 회로가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곧 꿈이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요소라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꿈의 기능이 중요하지 않았다면, 이 회로가 발전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근육의 활동이 정지된 사이 뇌는 실제로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직접 세상을 경험하는 듯한 흉내를 낼 수 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두 번째 결과다. 스파이크의 파동이 뇌간에서 후두 피질까지 전달되는 것.42 스파이크가 그곳에 도달하면, 뇌간의 활동은 시각적 경험이 된다. 눈으로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꿈이 개념적이거나 추상적이지 않고 그림이나 영화처럼 보이는 이유가 이것이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545c9729da0431e

시각 시스템은 다른 감각에게 영역을 점령당하지 않기 위해, 지구의 자전으로 사방이 어두워졌을 때에도 폭발적인 활동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싸우는 수밖에 없다.43 감각 영역의 영토를 두고 끊임없이 경쟁이 벌어지는 환경에서 후두엽의 자기방어가 진화했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545c9729da0431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는 임무 위주의 기계
- 감각별로 할당된 기계가 아니다.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의 뇌에서 글자에 관한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는 부위와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읽을 때 활성화하는 부위가 같다.21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의 뇌에서 움직임에 대한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는 주요 부위와 시각장애인이 촉각으로 동작을 감지할 때(예를 들어 손끝이나 혀를 스치고 지나가는 뭔가를 감지하는 것) 활성화하는 부위가 같은 것도 비슷하다.22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의 뇌에서 대상의 시각적 인식에 관여하는 주요 신경망이 시각장애인에게서는 촉각에 의해 활성화된다.23 이런 관찰 결과는 뇌가 감각별로 조직된 시스템이라기보다는 동작이나 물체를 감지하는 작업을 하는 ‘임무 위주의 기계’라는 가설로 이어졌다.24 다시 말해서 뇌의 영역들이 정보가 도달하는 감각 채널과는 상관없이 특정 유형의 임무를 해결하는 데 신경을 쓴다는 뜻이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545c9729da0431e

신경 재배치는 뇌의 영역들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과거의 생각을 더 유연한 모델로 바꿔놓았다. 뇌의 영역들은 다른 임무에 할당될 수 있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545c9729da0431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51년 신경외과 의사 와일더 펜필드는 수술 중인 남자의 뇌 속에 섬세한 전극 끝을 집어넣었다.1 그리고 헤드폰을 쓰는 자리 바로 아래의 뇌 조직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어느 특정 지점에 약한 전기 충격을 주면, 환자는 누가 손을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근처의 다른 지점을 자극하면, 환자는 몸통을 만지는 손길을 느꼈다. 또 다른 지점은 무릎이었다. 이런 식으로 환자 몸의 모든 부위에 해당하는 지점이 뇌에 있었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545c9729da0431

펜필드는 체성감각피질을 따라 이 지점 저 지점으로 천천히 옮겨 다닌 끝에 인간의 몸 전체를 거기서 찾아낼 수 있었다. 그가 찾아낸 지도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운동피질(체성감각피질 바로 앞쪽의 띠)에서도 그는 같은 결과를 얻었다. 전기를 약하게 흘리면 신체에서 특정 부위의 근육이 움찔거렸으며, 서로 인접한 지점들이 서로 인접한 부위를 담당했다. 펜필드는 이 결과도 깔끔하게 정리했다.
그는 이 신체 지도들을 ‘작은 사람’이라는 뜻의 호문쿨루스로 명명했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545c9729da0431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

첫째, 긴 대립유전자가 ‘좋은 유전자’라서 유년기의 나쁜 환경에 맞설 수 있는 저항력을 준다는 것(아래 표에서 왼쪽 하단). 둘째, 나쁜 씨앗을 갖고 있는 원숭이에게 어미와의 좋은 관계가 어떻게든 저항력을 준다는 것(오른쪽 상단). 이 두 가지 해석은 서로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서, 함께 중요한 교훈으로 이어진다. 유전과 환경의 조합이 최종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교훈이다.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WfsEC2wk8Ks16o3y7

카스피의 연구팀은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차이를 알기 위한 연구에서, 특정 유전자의 발현에 나타난 작은 변화로 아이들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23 그 유전자가 잘 발현되지 않은 아이들은 행동 장애를 일으켜 폭력적인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만약 어려서 학대를 당했다면, 이런 나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졌다. 반면 ‘나쁜’ 형태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으나 아동학대를 겪지 않았다면, 학대하는 어른으로 자랄 가능성이 낮았다. 그리고 ‘좋은’ 형태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면 어렸을 때 심한 학대를 당했어도 반드시 폭력을 이어가는 어른으로 자라지는 않았다.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iyZs3MJ6fFxr5zN48

심리학자 앤절라 스카파와 에이드리언 레인은 비슷한 맥락에서,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진단받은 사람들의 뇌기능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측정해보았다.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특징은 타인의 감정과 권리를 완전히 무시하는 행동을 보이며, 범죄자 집단에서 이 성격장애의 유병률이 높다. 연구팀은 과거의 불운한 환경 및 경험과 뇌 이상이 함께 존재할 때,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을 알아냈다.25 뇌에 문제가 있지만 좋은 가정에서 자란다면,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가정환경이 끔찍해도 뇌에 문제가 없다면, 역시 괜찮은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 그러나 뇌에 가벼운 이상이 있는 사람이 불행한 가정에서 자란다면, 몹시 불운한 시너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례들은 성격이라는 최종 산물을 결정하는 것은 생물학적 현상과 환경 중 어느 하나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o1su1jAyJU7kiUoC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과학은 사법 시스템을 바꿀 것이다

(형사법정에서) 잘못의 책임이라는 개념을 교정 가능성이라는 개념으로 대체해야 한다. 미래지향적인 이 용어는 이렇게 묻는다. 이제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재활이 가능한가? 그렇다면 다행이다. 그렇지 않다면 징역형으로 미래의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를 감옥으로 보낸다. 만약 처벌로 효과를 볼 수 없다면 응보가 아니라 자격정지를 위해 국가가 그를 관리한다.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GgP6Rq8LPXE1uncY6

뇌에 대한 지식 덕분에 선고 시스템을 더 계몽된 형태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앞 장에서 보았듯이, 잘못의 책임을 따지는 문제적 방법(이 사람의 잘못이 얼마나 되나?) 대신 미래지향적이고 실용적인 교정 시스템(이제부터 이 사람이 무엇을 할 가능성이 높은가?)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언젠가는 의학이 허파나 뼈의 문제를 연구하듯이 사법 시스템이 뇌와 행동 문제에 접근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생물학적 사실주의가 범죄자의 죄를 없애주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합리적인 선고와 개별화된 재활을 도입할 수 있게 해줄 것이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VbVHekLeDzY6n4G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