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휘발유 금지와 범죄율 하락
- 이 가설은 인간의 흑역사에서도 언급된다

1990년대 중반에 미국의 범죄율이 급격히 뚝 떨어진 것을 생각해보자. 그 원인을 분석한 가설 중 하나는, 자동차 휘발유를 유연에서 무연으로 바꾸게 한 ‘청정공기법’이라는 단 하나의 법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었다. 공기 중 납 함량이 줄어들기 시작한 지 23년 뒤 범죄율이 크게 떨어졌다. 알고 보니 공기 중 납 함량이 높으면 유아의 뇌 발달을 방해하기 때문에, 아이가 자랐을 때 충동적인 행동이 늘어나고 장기적인 사고가 힘들어진다. 납 함량과 범죄 사이의 상관관계가 우연의 일치일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여러 나라가 저마다 다른 시기에 무연 휘발유 사용을 의무화했다. 그리고 그 나라에서 모두 약 23년 뒤 범죄율이 떨어졌다. 납 함량이 줄어든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딱 그 무렵이었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yg8L82mfpG5t1hAR7

Stretesky PB, Lynch MJ (2004), The relationship between lead and crime, J Health Soc Behav 45(2): 214-229, Nevin R (2007), Understanding international crime trends: The legacy of preschool lead exposure, Environ Res 104(3): 315-336, Reyes JW (2007), Environmental policy as social policy? The impact of childhood lead exposure on crime, Contrib Econ Anal Pol 7(1).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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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뇌가 퇴화하지 않을 수 있나?
- 수녀의 뇌 연구

최근에는 수녀원에 사는 수녀 수백 명을 수십 년에 걸쳐 조사한 연구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18 이 수녀들은 모두 정기적으로 인지기능 검사를 받고, 병원 진료 기록을 공유하고, 사망 후 뇌를 기증하는 데 동의했다. 놀랍게도 일부 수녀들은 인지력이 전혀 저하되지 않아 계속 예리한 사고를 유지했는데도 사후 부검에서 알츠하이머병이 뇌를 잔뜩 헤집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해서, 그들의 신경망이 물리적으로 퇴화했는데도 그들의 기능은 저하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yHYoh41XS6krZMuG9

수녀원의 그 수녀들이 마지막 날까지 계속 머리를 사용해야 했다는 점이 열쇠였다. 그들은 각자 맡은 일이 있고, 서로 교류도 했다. 말다툼도 하고, 밤에 간단한 게임도 하고, 집단토론도 했다. 일반적인 팔순 노인들과 달리 그들은 은퇴해서 텔레비전 앞 소파에 털썩 앉아 시간을 보내는 생활을 하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계속 활발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들의 뇌는 일부 신경망이 물리적으로 무너지는 와중에도 계속 새로운 다리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병리 검사에서 알츠하이머병이 밝혀졌는데도 인지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수녀가 무려 전체의 3분의 1이나 되었다. 아주 나이가 많아도 정신적으로 활발한 생활을 계속하면 새로운 신경회로가 만들어질 수 있다.19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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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에너지 절약 원칙
- 내적 모델은 에너지를 줄인다
- 예측과 다르면 민감성을 높이고 내적 모델을 조정한다.


박테리아는 먹이(예를 들어 부엌 조리대에 떨어진 설탕)의 중심부를 찾아갈 때, 훌륭하고 단순한 규칙 세 개를 따른다.

1. 임의로 방향을 정해서 일직선으로 움직인다.
2. 상황이 좋아지면 계속 간다
3. 상황이 나빠지면 몸을 굴려 임의로 방향을 바꾼다.

다시 말해서, 상황이 점점 나아지면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효과가 없으면 그 방식을 버리는 전략이다. 박테리아는 이 단순한 방침을 이용해 먹잇감이 가장 조밀하게 모여 있는 곳으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찾아갈 수 있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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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빛을 향하고 박테리아가 설탕을 향하듯이, 뇌는 정보를 향한다. 그래서 세상에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뽑아내려고 신경회로를 끊임없이 바꾸려 한다. 바깥세상의 내적인 모델을 만들어 예측을 하기도 한다. 세상이 예상대로 흘러가면 뇌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축구선수들을 생각해보라. 아마추어 선수의 뇌는 크게 활성화되었지만, 프로 선수의 뇌에는 활동이 별로 없었다. 프로 선수의 신경회로에 경기 흐름에 대한 예측이 이미 직접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아마추어는 합리적인 예측을 위해 아직 허둥거리는 중이다.
뇌는 기본적으로 예측 기계다. 끊임없이 자기조정을 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뇌는 세상의 형상을 모델로 구축하고, 거기에 맞춰 자신을 조정해서 예측의 성능을 높인다. 그래야 뜻밖의 일에 최대한 민감해질 수 있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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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변화, 연습 그리고 아세틸콜린

쥐를 두 무리로 나눠 높고 좁은 틈을 통해 둥글게 뭉친 설탕을 잡는 어려운 임무를 훈련시키는 연구였다. 한 무리의 쥐들은 약물로 아세틸콜린의 방출을 막아놓은 상태였다. 정상적인 쥐들은 2주 동안 연습한 결과 속도와 재주가 향상되었으며, 뇌에서 앞발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영역도 그에 맞춰 크게 확장되었다. 그러나 아세틸콜린이 방출되지 않은 쥐들의 피질 영역은 넓어지지 않았고, 설탕을 잡는 정확도도 향상되지 않았다.24 단순히 반복적인 행동만으로는 임무를 수행하는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요성이 뇌에 새겨지려면 신경조절물질의 작용도 필요하다. 아세틸콜린이 없으면 1만 시간의 연습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8Q1XEsTctYdq5ALD8

‘혹시나’ 정보(혹시 필요해질 경우에 대비해서 여러 사실을 학습하는 것)와 ‘딱 맞는’ 정보(답을 원하는 순간에 정보를 받는 것)의 차이는 강력하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신경조절물질의 조합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후자의 경우뿐이다. 중국에 이런 말이 있다. “현자와 보내는 한 시간은 1000권의 책보다 귀하다.” 인터넷의 이점을 고대식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학습하는 사람이 (답을 원하는 질문을 현자에게 정확히 묻는 방식으로) 학습의 방향을 적극적으로 정할 수 있을 때 중요성과 보상을 알리는 신경조절물질 분자들이 뇌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덕분에 뇌의 재편이 이루어진다. 적극적이지 않은 학생에게 지식을 던져주는 것은 돌담에 흠집을 내려고 자갈을 던지는 것과 같다. 프레드 윌리엄스에게 테니스를 가르치는 것과 같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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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와 인공눈이 전달하는 전자신호를 어떻게 뇌는 처리하는가?


인공와우 수술이 그것이었다. 이 자그마한 장치는 망가진 내이를 우회해서 바로 그 너머의 정상적인 신경(데이터케이블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과 직접 소통한다. 인공와우는 내이에 직접 이식된 미니컴퓨터로, 바깥의 소리를 수신한 뒤 자그마한 전극을 통해 그 정보를 청각신경에 전달한다.
이렇게 망가진 내이를 우회할 수 있게 되었다 해도, 공짜로 청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이클은 청각 시스템으로 전달되는 전기신호를 외국어처럼 해석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수술 한 달 뒤 그 장치를 켰을 때 가장 먼저 들은 문장은 “즈즈즈즈즈 스즈즈 스즈비즈즈즈 어 브르프즈즈즈즈?”처럼 들렸다. 내 뇌는 이 낯선 신호를 해석하는 법을 차츰 터득해나갔다. 오래지 않아 “즈즈즈즈즈 스즈즈 스즈비즈즈즈 어 브르프즈즈즈즈?”는 “아침 식사로 뭘 먹었니?”라는 문장이 되었다. 몇 달 동안 연습한 끝에 나는 다시 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고, 심지어 시끄러운 술집과 카페테리아에서 대화도 할 수 있었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545c9729da0431e

과학계는 수십 년 전부터 귀와 눈에 인공 장치를 삽입하는 아이디어를 진지하게 고려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이 실제로 작동할 것이라고 낙관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사실 내이와 망막은 입력된 정보를 처리할 때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작업을 수행한다. 그러니 감각기관의 생체언어 대신 실리콘밸리의 언어를 쓰는 작은 전자칩을 뇌가 이해할 수 있을까? 칩이 발사하는 작은 전기신호 패턴이 신경망에 도달하면 그냥 횡설수설이 되는 게 아닐까? 이런 장치는 외국에 가면서 자기가 계속 소리쳐 말하기만 하면 모두 자신의 말을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하는 괴상한 여행자 꼴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촌스러운 전략이 뇌에는 효과가 있었다.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데이비드 이글먼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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