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엠이 묘사하는 사회에서는 부족원들이 너무 거만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내려 앉히기 위해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나탈리 앤지어Natalie Angier의 표현을 빌자면,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쿵 부시맨들은 수완 좋은 수렵인이라면 으스대는 성향을 보일 수 있기에, ‘고기 모욕하기’114라는 의례적인 놀이를 통해 동료들의 견제를 받도록 한다. ‘이 별 볼 일 없는 동물을 옮기는 걸 도와달라고 우리를 여기까지 나오게 한 거냐? 대체 이게 뭐냐? 토끼 나부랭이?’” - <선악의 기원>, 폴 블룸 - 밀리의 서재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46e26450a604419
분할정복법- 나는 백만번 회귀분석을 돌렸다예를 들어, 각각의 가정 환경에 대해 다섯 개의 척도를 적용하고 또 아동 지능에 대해 다섯 개의 척도를 적용한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스물다섯 개의 경우의 수를 얻게 될 것이고 스물다섯 가지 상관관계를 연구해야 한다. 어쩌다 그중 한두 가지가 겨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잠깐, 혹시 하나도 건질게 없다면? 걱정할 것 없다. 아직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앞서 보았던 브로콜리 연구에서와 같이 데이터를 다시 쪼개서 살펴보면 된다. 예컨대 아이의 성별로 나누기만 해도 경우의 수는 두 배가 되고, 성공할 여지도 25에서 50으로 늘어난다. 아버지에 의한 영향과 어머니에 의한 영향으로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나는 이런 방식을 “분할정복divide and conquer”이라고 부른다. 이런 연구는 마치 복권을 두 장 사면 당첨 확률이 두 배가 되듯, 다양한 경우를 시험해 볼수록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 <양육가설>, 주디스 리치 해리스 - 밀리의 서재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f6d7191ea8ee4106저명한 발달심리학자 두 사람은 사회화 연구 논문들을 오랜 기간 철저히 검토한 후에 이런 식의 연구가 빈발하자 이런 의문을 제기했다. “유의미한 상관관계의 수가 우연히 발생한 경우의 수보다 더 많은가?”5 어떤 연구에서 유의미하다고 나타난 상관관계가 사실 우연에 의한 것이었다면 다른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적다. 앞서 소개한 경우처럼 실험 결과의 패턴이 복잡하다면 그 결과는 대체로 다음 실험에서 반복되지는 않는다. - <양육가설>, 주디스 리치 해리스 - 밀리의 서재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f6d7191ea8ee4106
부모가 아이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은 매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후 세대 연구자들의 목표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녀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히는 것이 되었다. 연구 방법도 표준화되었는데, 부모의 양육방식을 관찰하고 아이의 행동을 관찰한 뒤 이러한 사례들을 적당히 모아 데이터를 분석하고 전반적인 경향성을 찾는 방식을 취하며, 대체로 아이의 성격에 있어 부모의 양육방식이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밝히려고 애쓰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부모의 행동과 아이의 성격 형성이 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statistically significant”—일반인의 언어로 풀어 쓰면 ‘논문으로 발표할 만하다’—는 결론이 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 <양육가설>, 주디스 리치 해리스 - 밀리의 서재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f6d7191ea8ee4106
그러한 연구자들 중 한 사람으로 오랫동안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 현재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은퇴한 엘리너 맥코비Eleanor Maccoby가 있다. 약 30년 후에 발표한 논문에서 맥코비는 당시의 연구 결과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이 모든 연구 결과는 여러 측면에서 매우 실망스럽다. 약 400가구의 가정을 조사한 결과, 자세한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 부모의 양육방식과 별도로 측정된 아이의 성격 특성 사이에는 거의 아무런 관련성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따라서 이 두 가지의 데이터를 관련짓는 논문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연구의 가장 큰 수확이라면 어머니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아이 양육의 실제에 관한 책 한 권뿐이었다. 이 책은 주로 상황 묘사가 대부분이며, 연구가 시작했을 때 가정한 이론들을 검증하는 데에는 매우 제한적이었다.13 Maccoby, E. E. (1992). The role of parents in the socialization of children: An historical overview. Developmental Psychology, 28, 1006-1017. - <양육가설>, 주디스 리치 해리스 - 밀리의 서재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f6d7191ea8ee4106우리가 부모의 양육방식과 자녀의 성격 형성 간에 “거의 관련성이 없다”고 하는 연구 결과가 있음을 알게 된 것도 맥코비 박사가 35년이 지난 뒤에서야 그 내용을 발표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 아닌가. - <양육가설>, 주디스 리치 해리스 - 밀리의 서재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f6d7191ea8ee4106
양육과 환경은 다르다- 환경은 중요하다- 양육은 환경의 부분집합이다 - 양육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심리학 교수들과 지금 마트 계산대에서 당신 앞에 줄 서 있는 사람 대부분은 본성과 양육이 지배적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자연은 부모에게 아이를 선물하며 그 최종적인 결과는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는가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것과, 아이를 잘 양육한다면 타고난 많은 결함을 보완할 수 있고 양육에 문제가 있다면 아무리 타고난 게 좋아도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나도 그렇게 믿어왔다. 생각을 바꾸기 전까지는.내가 생각을 바꾼 것은 양육에 대해서지 환경에 대해서가 아니다. 앞으로 모든 것이 유전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또 실제로도 그렇지 않다. 환경은 유전만큼 중요하게 작용하며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는 분명 아이의 선천적인 기질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만큼이나 중요하다. 내가 생각을 바꾼 것은 “양육”이 정말로 “환경”과 같은 단어인가 하는 점이다. 나는 지금까지 양육이라는 말을 아무 의심 없이 환경과 동의어로 사용하는 것도 섣부른 단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양육가설>, 주디스 리치 해리스 - 밀리의 서재https://millie.page.link/tvhYWRRMB1AVKrcp7“양육”을 “환경”과 동의어로 사용하는 것은 아이의 발달에 있어 유전적 요인을 제외한다면 부모가 아이들을 기르는 방식이 아이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에 기초한 것이다. 나는 이러한 가정을 이 책에서 양육가설the nurture assumption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 <양육가설>, 주디스 리치 해리스 - 밀리의 서재https://millie.page.link/zZZmCPP9MYy4MAbs7양육가설은 절대 진리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상식도 아니다. 우리 문화가 낳은 일종의 미신일 뿐이다. - <양육가설>, 주디스 리치 해리스 - 밀리의 서재https://millie.page.link/UiYx3U2cdVPSGdUt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