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의 아담 스미스, 한비자

한비자의 생각은 인간 각자가 이익 욕망에 충실히 한다면 그것으로 사회의 부가 증가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애덤 스미스가 한 말 같지요? 사실 놀랍게도 한비자는 고전적 자유주의자와 비슷한 말을 합니다.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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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가산을 축내가면서 좋은 음식을 먹이고 많은 품삯을 주는 것은 밖에서 데려온 머슴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그렇게 해야 머슴이 밭을 깊이 갈고 김을 알뜰하게 매기 때문이다. 머슴이 힘을 다해 열심히 김을 매고 공을 들여 고르게 밭갈이를 하는 것은 주인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그렇게 해야 좋은 음식을 대접받고 넉넉한 품삯을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 공을 들임이 부자 사이와 같으니 두루 이와 같이 하는 것은 각자 자신을 위하는 마음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세상일을 함에 이롭게 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멀리 월나라 사람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고, 해롭게 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부자 사이도 멀어지고 원망하게 된다.121 - 《한비자》 〈외저설좌상편〉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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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량이 말을 사랑하고 월왕 구천이 백성을 사랑한 것은 그들을 전쟁에 내몰고 말을 빨리 달리게 하기 위해서였다. 의원이 다른 사람의 종기를 빨거나 그 나쁜 피를 입에 머금는 것은 골육의 친애 때문이 아니라 이득을 얻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마를 만드는 사람은 가마를 만들면서 사람들이 부귀해지기를 바라고, 관을 만드는 사람은 관을 만들면서 사람들이 요절하기를 바란다. 가마 만드는 사람이 어질고 관 짜는 사람이 잔혹해서가 아니다. 사람이 귀해지지 않으면 가마가 팔리지 않고, 사람이 죽지 않으면 관이 안 팔린다. 정말 사람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죽는 데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119 - 《한비자》 〈비내편〉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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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대리인과 파당

의문 두 가지
모두 자신의 이익을 따른다면 모두 나쁜 대리인 아닐까?
모두 자신의 이익을 따른다면 파당을 위한 협동은 어떻게 가능할까?



한비자가 보기에 신하는 늘 나쁜 대리인일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었고, 이는 두 가지 구조적 문제로 극대화되었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파당의 논리입니다. 국가와 군주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파벌의 이익을 챙깁니다. 특히 자신을 밀어주고 벼슬길로 이끌어주며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파당의 이익을 먼저 생각합니다. 백성이고 군주고 안중에 없고 자기 세력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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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 협력 균형

금화조Taeniopygia guttata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척박한 오지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작고 강인한 새다. 겉보기에는 여느 새와 마찬가지로 금화조도 암수의 유대가 탄탄해, 아우성치는 새끼로 가득한 둥지에 암컷과 수컷이 쉴 새 없이 먹이를 나르는 듯하다. 하지만 실상은 당혹스럽다. 암수가 함께 애지중지하는 듯 보였던 새끼는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해 가볍고, 어미 혼자 키운 새끼는 더 잘 먹어 무겁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부모가 새끼를 보살피는 과정 곳곳에는 갈등이 도사린다. 설사 암컷과 수컷이 함께 새끼를 키우더라도 상대보다 조금 덜 투자하고 싶은, 상대가 새끼를 세 번 챙길 때 자신은 두 번만 챙기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실험에 따르면 금화조 암컷은 수컷이 믿음직할수록 게으름을 피워 육아에서 힘든 일을 수컷에게 더 많이 떠넘긴다. 암컷의 이런 전략이 위에서 말한 아주 얄궂은 결과로 이어져 어미만 있는 새끼보다 어미와 아비가 모두 있는 새끼가 더 부실하게 자라는 것이다.1 이러니 투자 축소 경쟁이 끝까지 치달으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는 훤하다. 암수 모두 상대보다 더 적게 육아에 참여하려 들면 가여운 새끼는 끝내 누구한테서도 먹이를 얻지 못한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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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우로비우스 페록스Amaurobius ferox거미는 세심하게 산란 둥지를 만들고 이파리로 가린 뒤 4주 동안 알을 품는다.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오면 어미는 수정되지 않은 알을 낳아 먹이로 제공한다. 그리고 이삼일 뒤, 새끼에게 제 몸을 산 채로 내준다. 어미 거미가 새끼인 포식자에게 속절없이 잡아먹히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는커녕 자신을 먹으라고 새끼들을 적극적으로 부추긴다.2 이 값진 식사를 마친 새끼들은 둥지를 떠날 때 몸집이 더 커져 더 많이 살아남는다. 어미 거미가 제 한 몸을 희생해 새끼들이 최상의 상태에서 삶을 시작하도록 돕는 것이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r8xTd6U55N18exg49

새끼를 기를 때 수컷에게 완전히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코뿔새가 모두 그렇듯 남방노란부리코뿔새 암컷도 나무 구멍 속에 둥지를 틀고 들어간 다음, 마치 자신을 가두듯 먹이를 받을 좁은 틈만 남기고 입구를 막은 채 알을 낳는다. 암컷과 둥지 속에서 부화한 어린 새끼들의 목숨을 살릴 생명줄은 수컷뿐이다. 암컷이 둥지에 자신을 가둔 채 알을 낳고 품는 약 40일 동안, 그리고 부화한 새끼들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수컷은 좁은 틈으로 암컷과 새끼들이 먹고살 먹이를 건넨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F14pHSF3yWt3wobu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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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세균과의 공생과 미토콘드리아

자궁 속 태아는 세균이 없는 환경에서 자란다. 그러다 태어날 때 처음으로 미생물과 마주한다. 엄마의 질을 통과하는 동안 엄마의 창자에서 나온 몇몇 세균이 태아의 창자로 옮겨가 아이의 면역계가 발달하도록 시동을 건다. 반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들은 미생물 군집에 노출되지 않아 장내 유익균을 거의 얻지 못한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와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의 장내 미생물의 양이 일곱 살이 될 때까지도 뚜렷하게 차이가 났다. 또 제왕절개로 태어나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적으면 천식, 알레르기, 습진 같은 여러 아토피 질환에 잘 걸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11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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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은 우리에게 중요한 협력자이긴 하지만 개체인 우리와 한 몸은 아니다.
그런데 개체와 한 몸으로 봐도 될 만한 세균이 하나 있다. 바로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다.12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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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다세포 생물과 협력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의 모든 세포 속에서 에너지를 만든다. 원핵세포가 이 자그마한 에너지 발전소를 얻은 사건이 진핵세포가 만들어지는 혁신의 열쇠가 되었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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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에서 비롯했지만 미토콘드리아는 다른 미생물 군집과 달리 개체의 일부다. 공생하는 생명체와 평생 운명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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