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질과 사회성

아이들에게 숨은 인형을 찾게 하는 실험에서 어른이 뒤집힌 양동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면 아이들은 인형의 위치를 알려주는 신호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린다.18 이런 신호를 주고받을 줄 아는 능력이 사냥 같은 협력 활동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보지 않아도 훤하다. 손가락질과 눈짓은 사냥감의 위치를 알리는 신호나, 점찍은 사냥감에게 위치를 들키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자리 잡을 곳을 알리는 신호로 사용할 수 있다. 매우 흥미롭게도 이런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은 개가 침팬지보다 훨씬 뛰어나다. 개는 사람이 보내는 다양한 신호를 정보와 협력의 신호로 이해할 줄 안다. 늑대에게는 이런 능력이 없으니 개가 오랫동안 사람과 동반자로 지내는 동안 이런 사회인지 능력을 공진화한 듯하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4tewCthfdEMck2aF9

방향이 전혀 다른 이 모든 연구에서 나온 보편적 결론 중 하나는 다른 유인원들은 주로 ‘나’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는데, 사람은 ‘우리’라는 관점에서 생각한다는 것이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LHvSKxQeADgrjHW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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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밴드와 씨족공동체

인류 역사 대부분 동안 사람은 여러 가족이 함께 큰 집단을 이뤄 살았다. 침팬지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여러 수컷과 여러 암컷이 집단을 이루지만 사람과 달리 그 안에서 가족이 보금자리를 꾸리지는 않는다.
기존에는 “우리 수렵·채집인 조상들은 사실상 죽을 때까지 평생 돌아다니는 야영 생활을 했다.”라고 생각할 만큼 선조들이 단출하게 몇십 명으로 구성된, 경계가 뚜렷한 소규모 공동체 속에서 살았다고 보는 견해가 강했다.10 하지만 이제는 시대에 뒤처진 견해라는 것이 밝혀졌다. 조상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많은 가족 구성원과 허물없는 친구들 다수가 멀리 떨어져 사는 광범위한 사회관계망 속에서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침팬지 수컷이 평생 교류하는 수컷은 평균 스무 마리에 지나지 않지만 최근 추산에 따르면 수렵·채집인은 약 1,000명에 이르는 사회적 우주 속에 산다.11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AXNuwdvW91DWM3d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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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다섯 살 무렵까지 아이들은 남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지 못하며 신경도 쓰지 않기 때문에 평판을 쌓고 관리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자기 행동이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완전히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친사회적 행동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해석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여덟 살 무렵이다. 인간과 달리 침팬지는 전략적으로 평판을 관리하려 들지 않으며 남의 상냥한 행동 뒤에 숨은 동기를 추측할 생각도 전혀 하지 않는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nM99KzuLUJ3BpvM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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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제도의 한계와 진화

처벌 위협이 협력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로 보이긴 하지만, 실행된 처벌은 협력을 뒷받침한 만큼이나 쉽게 무너뜨리기도 한다.5
‘눈에는 눈’ 접근법이 일으킨 사소한 불화가 그칠 줄 모르는 반목으로 이어지면 모든 관련자에게 해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처벌 게임에서 참가자에게 서로 처벌할 권한을 주면 협력보다 앙갚음을 유발하기 일쑤다. 이런 상황에서는 처벌하는 사람과 처벌받는 사람 모두 대가를 치르므로 모든 참가자의 주머니가 가벼워지고 더 가난해진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6GmpR9r35XwmY6tC9

역사가 발전하는 동안 사회는 처벌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을 제한하는 규범과 장치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누가 누구를 무슨 이유로 얼마나 많이 처벌할 수 있는지를 제한했다. 처벌에 제약을 두면, 그리고 법원과 교도소 같이 처벌을 당국에 위탁하면 반목이 생기지 않게 막을 수 있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wf3FyQxUTRk1sU8RA

하지만 현대의 처벌 제도는 범법자를 제대로 교화하지 못하기 일쑤여서 넓은 의미에서는 협력도 촉진하지 못한다.* 범죄자를 교화하는 처벌 제도는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하고, 범죄자가 공동체에 재진입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런 목표는 교화보다 응징에 방점을 찍는 듯한 서구의 형벌 제도와 자주 충돌한다. 응징이 심리적으로는 만족스러울지 몰라도 사회가 얻는 편익은 설사 있다 한들 보잘것없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b9LXkB1RKTMwYFL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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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주의의 한계와 처벌 제도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할 만한 도구가 호혜주의뿐이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핵심 구성원이 가족과 중요한 친구 정도로 그치는, 훨씬 좁은 범위에서만 협력했을 것이다.
우리 인간이 협력의 범위를 넓힐 줄 아는 까닭은 다른 데 있다. 우리는 자연이 던진 게임에 새로운 규칙을, 새로운 제도를 고안할 줄 안다. 제도는 화룡점정과 같다. 사회적 딜레마에 제도를 얹으면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모습과 본질이 바뀐다. 제도는 규칙을 바꾸므로, 배신이 가장 이로운 상황을 개인이 협력해야 성공하는 상황으로 바꿀 수 있다.
사회적 딜레마에서 행위의 동기를 바꾸는 아주 중요한 제도 가운데 하나가 처벌이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Px9Ksqin7E3oN7Cx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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