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경제사에서 양모 산업과 면직산업은 매우 중요하다. 양과 목화는 산업혁명과 자본주의를 만들었다.


무명은 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7세기 무렵 영국 동인도회사가 인도 무역을 시작하는 과정의 일이었다. 그즈음 영국 정부는 인도산 무명 수입 금지 조처를 내렸다. 품질이 뛰어난 인도산 무명의 영향으로 영국 모직물 산업이 타격을 입은 탓이었다. 그러나 인도산 무명의 인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고심하던 영국은 면직물 재료인 목화만 인도에서 수입하고 면직물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후 영국은 공장제 수공업(Manufacture)으로 면직물을 생산했다. 무명의 인기는 꾸준히 높아졌다. 급기야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부족한 상황이 벌어졌다. 수요와 비교해 늘 공급이 부족해지자 많은 이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무명을 짤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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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적 대 진단적 적합성

카톨릭의 면죄부를 무의미하게 만들려면 신교 입장에서 예정설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세의 독실함을 유도하려면 주술적 사고도 함께 필요했을 것이다.

칼뱅주의도 이런 종류의 주술적 사고의 예를 제공한다(3장), 일단 칼뱅주의자가 예정설을 믿게 되면, 모든 종류의 세속적 쾌락을 탐닉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지는 듯하다. 예정설에 따르면, 그런 쾌락들은 그의 사후 운명에 영향을 줄 수 없으니 말이다. 막스 베버의 주장에 따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뱅주의는 추종자들이 금욕적 생활양식을 택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그렇게 한 이유는 구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택받은 자에 속한다는 주관적 확실성을 얻기 위해서였다. 이런 베버의 주장은 칼뱅주의자들이 자기 행동의 인과적 적합성과 진단적 적합성을 혼동했음을 일러 준 것으로 읽을 수 있다.  - P247

사람들은 인과적 적합성과 진단적 적합성을 구별하지 못하는 듯하다. 한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자신의 팔을 아주 찬 물에 넣고 있을 수 있는 시간의 길이가 장수의 가장 좋은 지표라고 믿게 유도되었는데, 그들은 이런 (거짓) 정보를 받지 못한 사람들보다 더 오래 물속에 자신의 팔을 담그고 있었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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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맛의 중독성 메카니즘.


우리 몸이 캡사이신의 독성을 중화해서 배출하려고 다양한 기능을 총동원하면 순간적으로 혈액 순환이 빨라지고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갑작스러운 캡사이신의 침투로 몸에 이상이 생겼다고 판단한 뇌는 엔도르핀이라는 물질을 배출한다. 엔도르핀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마약 중 하나인 모르핀 같은 진통 작용을 하며 피로와 통증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캡사이신으로 통각 자극을 받은 뇌가 몸이 고통을 느끼는 것을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로 판단해 완화하려고 엔도르핀을 분비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매운맛 덕분에 도취감과 함께 잊을 수 없는 쾌감을 맛본다. 이렇게 사람들은 고추의 마성에 사로잡히게 되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혈관 수축이 일어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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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우리의 매운 김치가 얼마되지 않았던 것처럼 지중해의 토마토 요리 역시 역사가 짧다.


유럽인들은 18세기에 들어서야 토마토를 먹기 시작했다 -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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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은 겨울이 닥치기 전 최소한의 가축만 남기고 나머지 가축을 도살해 고기로 만들었다. 고기는 부패하기 쉬워 저장성이 떨어지지만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 고기로 버텨내야 했다. 그들은 고기의 부패를 막거나 지연시키기 위해 소금에 절이거나 말리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향신료도 그 다양한 방법의 하나였다. 향신료가 있다면 고기를 어느 정도 양호한 상태로 보존할 수 있었다. 조금 과장하면 향신료는 ‘언제나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해주고 풍요로운 식생활을 구현해주는 마법의 약이었다. -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중에서

부패방지 기능만으로 후추의 높은 가격을 설명할 수는 없다. 과시적 소비가 설명을 맡는다.

유럽인들은 왜 그토록 향신료에 열광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향신료가 음식 맛을 좋게 하고 향을 높여주며 육류의 누린내와 생선 비린내를 없애주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향신료는 어떻게 조합해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맛과 사용법이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중에서

아메리카로부터 감자가 등장하면서 부패 방지를 위한 향신료의 기능은 줄어들고 미식의 재료로서 가치를 부여받았다.

겨울이 오면 유럽인들은 적은 양의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였다가 먹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고기 섭취였다. 그러다가 감자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일 년 내내 돼지를 기르는 것이 가능해졌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특히 독일에서 감자 열풍이 분 이유는 보존성이 뛰어나고 수확량이 많은 감자를 돼지에게 먹이로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감자는 인간의 식량으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그때 사람들이 먹던 보리와 호밀 등의 잡곡을 소에게 먹이로 줄 수 있었다. 감자 보급 이후 유럽인들은 겨울 동안 신선한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섭취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감자가 들어온 후 다양한 고기 요리가 발달하면서 유럽의 많은 나라는 육식 문화 국가로 거듭났다. -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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