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대개 염증 때문이다. 염증은 우리 몸이 손상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작동하는 일종의 방어 반응이다. 염증으로 답하는 신체 손상들로는 상처, 감염16, 일사17, 중독, 알레르기 증세, 정신적 스트레스18 등이 있다. 염증은 우리 몸에서 염증전달물질 생성 유전자가 활성화되도록 이끈다 - <공감하는 유전자>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289기술의 발전은 여기까지 왔다. 이른바 ‘위험 유전자 클럽’ 전체의 변화된 유전자 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 <공감하는 유전자>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289인간 내면의 기본 태도가 위험 유전자 클럽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논문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예상대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세계적 학술지 중 하나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 <공감하는 유전자>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289다른 사람에게 무언가 선한 일을 하라고 구체적으로 요청받은 집단의 경우 (잠재적으로 해로운) ‘위험 유전자 클럽’의 활동 패턴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세 집단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았다.36 정리하자면, 다른 사람에게 선한 일을 행하는 인류 고유의 인간성은 우리 몸을 만성 염증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유전자 패턴을 활성화시키며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 <공감하는 유전자>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8289
분업과 유기적 연대- 병적인 분업- 강요된 분업
연대를 사회과학의 주제이자사회통합의 핵심 원리로 끌어올린 이가 에밀 뒤르켐이다.그가 《노동분업론》을 통해 분업에서 연대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애덤 스미스는 ‘분업‘을 발견한 경제학자라는 평가를 받는데, 그가 쓴 《국부론》 첫머리에서 핀 생산 공정 중 분업의 효율성과 효과를 분석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에밀 뒤르켐은 분업이 경제학적 관점에서 앞서 규정되는 바람에 생산성과 효율이라는 측면만 부각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근대사회의 분업을 전근대의 기계적 연대를 근대의 유기적 연대로 바꿔놓는 핵심 고리로 보기 때문이다. 분업의 효율만 보다가 연대의 가치를 놓쳤다는 것이다. - P60
에밀 뒤르켐은 사회통합을 위해 강력한 국가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공동체주의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사회의 결속력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도덕을 형성하게 된다고 보았다. 그는 이를 ‘기계적 연대‘와 ‘유기적 연대‘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근대 이전 공동체가 강력한 사회결속력을 제공했지만, 그것은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회가 개인을 압도하는 ‘기계적인 연대‘였다. 반면 분업과 사회분화가 가속됨에 따라 성장한 자유로운 개인들이 상호의존성을 확인하고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것을 ‘유기적 연대‘라고 했다. 분업이 사회의 분화를 초래하지만 사회의 통합을 와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분화된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유기적 연대‘의 도덕을 요구한다고 본 것이다. - P61
그는 ‘유기적 연대‘를 사회구조의 보편적 조건에 대한 성찰을 매개로 사회에 참여하는 행위자 사이에서 저절로 우러나는 도덕성의 특정 유형으로 규정한다.그런데 행위자 사이에서 저절로 우러나는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에밀 뒤르켐은 사회구조의 분화(분업과 경제적 기능의 분화)의 진전에 발맞추어 그에 어울리는 도덕적 규범체계가 자리 잡지못할 경우 ‘병적인 분업‘의 상태가 된다고 말한다. 과도기적 상황에서 개인과 집단을 규제하는 새로운 도덕과 문화가 생겨나지 못했을 때 생기는 병적인 분업을 ‘아노미적 분업‘이라고 했다. 또 다른 병적인 분업으로 산업사회에 어울리는 새로운 규범이 없는 상태에서 특정 계급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타 계급에 임의로 강요해서 만든 특수한 지배관계를 ‘강요된 분업‘으로 규정했다. 무규범적 상황이 아노미적 분업이라면, 강압적 권력에 의한 일방적인 분업이 ‘강요된 분업‘인 것이다. - P62
잊힐 권리에 대해 많은 요청이 쇄도하는 사실은 누구를 기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와 관련이 있다. 신뢰와 종교 부분에서 다루었듯이 신뢰의 역사는 신뢰와 기피라는 상반되는 요소를 적절히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다. 따돌림으로 신뢰하지 못할 사람을 징벌했고 내집단 구성원(우리가 신뢰하는 사람)과 외집단 구성원(우리가 신뢰하지 않는 사람)을 구별했다. 인류에게는 외집단 사람을 따돌리려는 강한 생물학적 문화적 본능이 있다. 이런 본능을 억제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람들은 법률을 만들었다. - <트러스트>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
중국에서 “개인과 기업 간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사회신용점수제도를 도입하면서 우리는 이 질문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36 중국 당국은 단지 신용기록뿐 아니라 무단횡단부터 과태료 체납, 게임 이용시간 등을 포함한 모든 행동을 기반으로 사회신용점수를 산출한다. 일반적인 신용점수는 대출을 받는 데 이용되지만 사회신용점수는 기차나 비행기 탑승 가능 여부, 자녀의 특정 학교 입학 가능 여부,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 특정 직업 종사 가능 여부, 온라인 데이트사이트에서 만나는 이성까지 결정한다.37 이 점수는 앱을 통해 공개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아마도 커피숍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이 점수에 따라 당신을 달리 대접할 수 있다.공공 및 민간 부문의 신용점수를 합산해서 산출하는 이 제도는 미국과 서유럽 민주주의 국가들의 충격과 우려를 낳았지만 막상 중국에서는 꽤 인기가 좋다고 한다. 중국이 급격하게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신뢰를 측정하는 다른 제도가 자리 잡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 <트러스트>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우리는 왜 금융기관이 연령, 인종, 성별 또는 기타 주요 요인 때문에 소비자를 달리 취급해서는 안 되는지 잘 알고 있다. 또한 과거 행적이 우리에 대한 신용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은행이 대출 여부를 심사할 때 카드대금 연체 이력을 참조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무단횡단 기록이나 온라인 데이트사이트에 올린 내 프로필 또는 인터넷 쇼핑몰 구매 이력을 참조한다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것이다. - <트러스트>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우리는 사생활 보호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생활 보호에서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숨기는 게 아니라 어떤 정보를 누가 어떻게 이용하느냐다. 예를 들면 데이트사이트의 프로필은 비밀이 아니다. 집에 사람을 초대할 때 온라인이나 다른 곳에서 구입한 물품을 숨겨놓지 않는다. 데이트 상대를 구할 때나 집을 장식할 때의 취향 같은 것은 특정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제공된다. 사생활 보호 권리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 <트러스트>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성범죄자도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 기록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찬반양론이 갈린다. 신용점수와 마찬가지로 사생활 보호에 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다.어느 경우든 사생활 보호와 신뢰는 양립할 수 없다. 신뢰는 정보의 투명함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신뢰는 당신이 교류하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고 정보가 많을수록 믿음이 정확해진다. 그러나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할수록 사생활은 보호받지 못한다. 사생활과 신뢰의 갈등은 사람을 신분에 따라 달리 대접해서는 안 된다는 사상에 기반을 둔 인간의 존엄성으로부터 발생한다. 우리는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을 보호하기 위해 사생활 보호권을 소중하게 키워왔다. 그러나 이 권리가 신뢰할 사람을 결정할 때는 방해가 된다. - <트러스트>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
통계에 의하면 여성이 대출금을 보다 잘 상환한다.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는 그라민은행Grameen Bank를 설립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여성이 보다 신뢰할 만하다고 여겨 개발도상국의 여성만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었다. - <트러스트>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