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이 들어가는 건

하나여야 할 것 같아

그런 게 없으면 어떡하지


가장이 들어가지 않고

조금, 그냥이어도 괜찮아


하나보다는 여러 가지가 좋지

그건 마음을 넓혀주고 깊어지게 해


조금이나 그냥도 없어도 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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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1-21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분야를 공부하든 자신이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보단 즐기는 자세로 임하는 게 바람직할 듯싶어요. 즐기다 보면 그것이 최고를 향해 가는 길이 되기도 하죠.^^

희선 2025-01-22 00:21   좋아요 0 | URL
즐기는 게 가장 좋다고 하는군요 저는 그런 생각해 본 적 없군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 저보다 잘 하는 사람이 아주 많아서... 그런 것도 생각 덜 하는 게 좋겠지요 자신은 자신이다 하는 게 낫겠습니다


희선
 
리시안셔스
연여름 지음 / 황금가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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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해 전에 우연히 알게 된 연여름 첫번째 소설집 《리시안셔스》를 이제야 만났어. 이 책 제목 ‘리시안셔스’는 꽃이름이야. 나만 몰랐을까. 예전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 꽃 장미를 많이 닮았더군. 첫번째 소설 <리시안셔스>에도 이 꽃이 나와. 책 맨 앞에 꽃 그림이 있군. 소설에 나오는 두 사람 규희와 진 모습도. 책을 읽고 나서야 책 겉에 실린 그림을 알아보는 것 같기도 해, 늘. 그래도 괜찮겠지. 책 맨 앞 그림이나 사진 같은 걸 보고 어떤 이야길지 상상하기도 하겠지만. 책을 읽고 나서 왜 이런 그림이었는지 아는 게 더 나은 것 같아. 이 소설집에는 단편소설이 모두 아홉 편 실렸어.


 첫번째 소설 <리시안셔스>에는 인간(사람)과 공생인 반려인이라는 게 나와. 누구나 인간은 아니야. 몸 속 장기를 바꾼 사람을 인간이라고 해. 화성으로 이주하려고 했는데, 아직 그걸 이루지는 못했어. 어쩐지 이 이야기에서는 화성이주에 도움을 줄 만한 사람만 쓸모 있다고 여기는 듯해. 규희가 그렇게 생각했나. 그런 이야기 보니 난 쓸모없어서 일찍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여기에서 말하는 반려인은 거의 반려동물에 가까워. 이것도 어쩐지 슬픈 일이군. 진은 규희가 자신을 좀 더 좋아하길 바랐는데. 규희는 나이가 121세야. 그때가 되어서야 자기 아이를 갖겠다고 하더군. 진을 다른 주인한테 보내려고 해. 그런 거 좀 씁쓸했어.


 다음 이야기 <시금치 소테>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사람이 죽지 못하면 생존자다 해. 이 세상은 기억을 잊게 해주기도 해. 기억 자체를 잊는 건 아니고 연결된 걸 끊는다고 하더군. 그렇게 하면 사는 게 훨씬 편할지도. 이런 이야기 나오면 기억이나 연관 있는 걸 끊는 게 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것 때문에 힘들고 자꾸 죽고 싶다 생각하면 그 방법을 써 보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미하는 그걸 하지 않을 것 같아. 자살 생존자는 보호사 정인을 만나고 좀 좋아졌거든. <표백>은 언젠가 실제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지. 일하는 사람이 줄고 거의 AI가 일을 하는 거. 사람은 한사람만 있으면 되는. 그런 곳 지금도 있으려나. 지금도 사람이 AI한테 밀려날지도. 근아는 AI가 사람과 달라서 그걸 못 참아. 난 그거 보면서 저런 곳 있으면 참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잠깐 했어. 난 사람하고 잘 사귀지 못해서. 모래는 AI지만 근아나 정신병동에 입원한 의진이 자기 이야기를 털어 놔. 여러 이야기를 듣는 AI가 있는 것도 괜찮겠군.


 언젠가 안드로이드가 승무원을 하는 일도 일어날까. 사람과는 좀 다른 모습이어야 할 텐데. AI도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게 나오면 옛날 건 없애겠군. 이시구로 가즈야 소설 《클라라와 태양》에서 클라라도 예전 모델이었지. <제 오류는 너무 심각한 것 같아요>에서 우주선 승무원인 미레이는 사람에 가까워지려 했어. 미레이는 오래되고 여러 오류가 생겨서 폐기가 결정됐어. 사람이 아니어도 이 별난 안드로이드 미레이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군. 미레이가 마지막 비행할 때 만난 테이야. <가빙 라이트>에는 왼손에 열이 나는 가빈이 나와. 그런 게 무슨 일에 도움이 될까 했는데, 지진이 일어나고 정전이 며칠 이어지자 가빈이 가진 힘이 도움이 돼. 지진이 일어나고 전기가 끊긴 건 겨울이었어. 한파가 찾아오고 여기저기 얼어 버렸어. 그때 가빈이 힘을 써.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어. 가빈이 갔던 집 물건이 사라졌어. 집주인은 가빈과 가빈이 함께 간 사람을 의심했어. 다행하게도 범인을 잡아. ‘가빙 라이트’에서는 지진으로 전기가 끊기고 여러 가지를 못 쓰게 돼. 지금도 그런 일이 일어나면 하루여도 사는 거 힘들겠어.


 좀비는 정말 바이러스 감염으로 되는 걸까. 이런 말을 본 게 처음은 아니군. <좀비 보호 구역>은 좀비 바이러스가 나타난 세상인데, 좀비한테 물려도 좀비증이 나타나지 않게 하는 백신뿐 아니라 좀비가 된 사람을 고치는 약도 개발했어.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지만. 좀비였다가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바이러스 감염만이라면 나아도 좀비는 사람을 공격하잖아. 좀비가 되었다가 정신을 되찾는다 해도 예전과 같은 사람은 아닐지도 모르겠어. 그렇다고 그런 사람을 차별하면 안 되겠군. <비아 패스파인더>는 평행세계를 오고 가는 이야기야. 어딘가에 정말 평행세계로 가는 틈이 있다면 어떨까. 그런 건 쉽게 보기 어렵겠어. <면도>에는 한사람이 식물인간이 되고 그 사람을 면도 시켜주면서 하는 생각이 담겼어. 누군가를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그 사람을 좋아하게 돼서겠지. 시운이 깨어나고 현기와 이야기 나누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일 일어났을지도 모르지. 그랬기를.


 마지막 이야기 <오프 더 레코드>도 <면도>처럼 쓸쓸하면서도 따듯한 느낌이 드는 거야. 여기 담긴 소설은 거의 그런 느낌이 들어. 리시안셔스는 아니군. SF소설이지만 과학을 잘 몰라도 읽기에 어렵지 않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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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만만치 않아

언제나 사람을 시험하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 부추기지


열심히 살면 뭐 하는데,

물어도

세상은 대답해주지 않아


어떻게 살지는

자신이 찾고

정해야 해


부러운 사람이 있다 해도,

자기 것이 아닌 것에 마음 빼앗기지 말고

자기대로 살아


답은 하나가 아니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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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생각하면

하늘을 날 것 같은 마음이지


누군가를 생각하면

화가 나고 우울해


누군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듯해지지


누군가를 생각하면

마음이 얼어버려


누군가를 생각하면

기분 좋아


누군가를 생각하면

기분 나빠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이

늘 따스하지는 않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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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영시경 - 배혜경의 스마트에세이 & 포토포에지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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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화영시경 花影時景》은 꽃그림자 드리운 시간풍경이다. 어쩐지 그림자 하면 아침보다 낮이나 해질무렵이 떠오른다. 책 겉색은 짙은 보라색일지 짙은 남색일지(컴퓨터 모니터로 보니 짙은 보라색에 가깝다). 이 색은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바로 뒤 색이 아닌가 싶다. 해가 진다고 바로 어둠이 내리지는 않는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건 아니지만. 책 겉에 담긴 꽃사진과 책 색깔 경계가 애매한데 그것도 멋지지 않나 싶다. 사진 잘 모르지만 멋지게 보인다. 글과 사진 잘 어울린다. 글을 쓴 배혜경과 사진작가 박유영은 부부다. 이렇게 함께 책을 만들어서 좋았을 것 같다. 이 책은 두 사람뿐 아니라 두 사람과 가까운 사람한테도 반가운 책이 아닌가 싶다.


 배혜경은 2015년에 첫 수필집 《앵두를 찾아라》를 내고 거의 두해마다 책을 냈다. 두 해가 긴 것 같아도 그렇게 길지는 않겠다. 배혜경은 평소에 글을 쓰고 시간이 흐르면 글을 고르고 다듬어 책으로 묶는 게 아닐까 싶다. 이건 언제나 세상에 마음을 열어두고 꾸준히 써야 하겠다. 글 쓰는 사람은 거의 그러겠구나. 책을 내는 작가라고 해야 할까. 책을 내고 싶어도 써둔 글이 없으면 안 될 거 아닌가. 책을 내려고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도 있겠다. 언젠가 책이 될 글을. 글이 꼭 책이 되지 않아도 쓰는 게 좀 낫지 않을까 싶다. 다른 사람이 자기 글을 안 읽는다 해도 자신 한사람은 언제나 읽지 않나.


 언젠가도 썼는데 배혜경은 시작장애인이 듣는 책 낭동복사를 한다. 이 책이 나왔을 때는 열세해째였다. 지금은 여섯해가 더 늘었구나(어느새 2025년). 그것도 꾸준히 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배혜경은 여전히 낭독봉사를 한다. 그뿐 아니라 시각장애인과 여러 주제로 문학수업도 한다. 시각장애인이라고 청각이 더 좋은 건 아닌가 보다. 시각장애인은 귀가 더 잘 들리고 냄새도 더 잘 맡을 것 같은데. 모두가 그런 건 아닐지도. 비장애인이 장애인이 되는 때도 있으니. 사람은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살아가기에 세상이 친절하지 않다는 걸 알 텐데. 장애인한테는 아주 낮은 턱도 큰 장애물이다.



 베리어 프리는 건축 분야에서 출발했다. 물리 장벽을 없애 고령자나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편안한 실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취지다. 우리가 단순히 물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는 정신과 마음의 작용이 담긴다. 내가 아닌 타인의 처지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다. 건축물도 예외가 아니다.  (112쪽)



 세상은 장애인보다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나도 장애인을 많이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조금은 생각해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어느 분야에서나 베리어 프리를 생각하면 좋을 텐데. 한손 한발만 못 써도 생활하는 데 문제가 많다. 시간이 흐르고 다친 게 낫는다면 괜찮지만 그렇게 안 될 때도 있겠지.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 들리게 되어도 힘들겠다.


 그동안 배혜경이 낭독봉사로 녹음한 책이 110여권이 된단다. 시간이 흘러서 그것도 늘었겠다. 낭독을 어떻게 하면 괜찮게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한단다. 그것도 열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 일에만 열정을 가진 건 아니구나. 배혜경은 글쓰기에도 열정을 가졌다. 둘레에서 보고 들은 걸 놓치지 않으려 한다. 많지 않아도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도 담겼다. 배혜경은 부모와 아이를 소중히 여긴다. 그런 마음은 많이 쓰지 안아도 느껴진다.


 앞에서 말을 조금 잘못한 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내는 시간이 두 해여도 꼭 두 해 동안 쓴 글은 아닐 거다. 그 기간에 쓴 글도 있고 그것보다 먼저 쓴 글도 있지 않을까 싶다. 사진에 쓴 시는 더 오래됐을지도. 사진작가인 박유영은 그 글 아주 좋아할 것 같다. 두 사람은 글과 사진으로 이야기하지 않을지. 별 생각을 다했다.




희선





☆―


 즉문즉설 스님은 ‘열심히’ 라는 말의 해석을 달리한다. 긍정의 태도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열심히 하지 말고 그냥 하라고 설파한다. 열심히 하는 것은 하기 싫고 힘든 걸 억지로 용을 써서 하는 것이니 그냥 즐거이 하라는 말씀. 너무 열심히 하려고 자책하는 건 자신이 특별하다는 심리를 깔고 있다. 나는 특별히 잘난 존재가 아니라 길가에 피어난 풀 같은 목숨이라는 걸 인식하는 순간, 열정이라는 이름의 과욕은 버리고, 미래의 기다림조차도 평안함이 된다. 매사 즐길 수 있는 자보다 더한 강자는 없으리.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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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1-17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의 책이죠? 두 해마다 책을 내시다니 존경스럽네요.
낭독봉사로 녹음한 책이 110여권이 되다니 멋지십니다.
열심히 하자, 에 대한 부정적 해석이 있더군요. 꼭 최고일 필요는 없다는 거죠. 실력이 예전보다 못할 땐 그냥 재미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재미로 하다 보면 실력이 향상될 수도 있으니 말이죠.^^

희선 2025-01-19 18:23   좋아요 0 | URL
한해에 여러 권 내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두 해마다 책을 한권 내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낭독봉사하신 책 지금은 더 늘었겠지요 그것도 꾸준히 하시다니 멋지죠

요즘은 열심히 안 해도 된다는 말을 하는군요 그것도 맞는 말이고 열심히 해도 괜찮겠지요 사람에 따라 자기한테 맞게 하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한 다음엔 잘 쉬면 좋겠네요 잘 쉬어야 다시 즐겁게 할 테니...


희선

2025-01-18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1-19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