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75

오다 에이치로

集英社  2014년 09월 04일

 

 

 

이걸 보기 전인지 볼 때였는지, 어떤 것을 먼저 써야겠다 생각했는데 다 보고 나니 쓰려고 한 게 뭐였는지 잊어버렸다. 그런 건 생각났을 때 짧게라도 적어둬야 하는데. 그런 일 한두번이 아니기는 하다. 그래도 전에는 다시 떠오르기도 했는데 ‘그거였던가’하는 것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얼마전에 본 74권 빼고 앞에 네권은 쪽수가 같다. 74권은 좀 많고 이번 것은 다른 것보다 적다. 그래서인지 다른 때보다 보는 데 시간이 덜 걸렸다. 여기까지 쓰니 내가 뭘 쓰려고 했는지 생각났다. 책이 일본말이어도 머릿속에서는 우리말로 해석이 되는데, 아니 우리말로 해석되기보다 그냥 일본말 자체로 보는 것 같다. 일본말을 많이 들으면 어느 순간 우리말로 들릴 때가 있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겨우 일본말 하나밖에 모르는데, 누군가는 다른 나라 말이 우리말로 들릴지도). 일본말을 많이 듣다가 우리말로 하는 만화영화를 우연히 봤을 때 이상했다(라디오는 괜찮았다). 뭐가 이상했느냐 하면 말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게 들렸다. 그게 만화책 볼 때도 그랬다. <원피스> 앞에 것은 우리말로 나온 거 몇권 사두었는데 이거 보기 전에 한권 봤다. 그걸 보니 뭔가 느낌이 달랐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을 텐데. 우리말로 나온 만화책은 가끔 인쇄가 잘 안 될 때도 있다. 진할 때도 있고 반대로 연할 때도 있다. 번역 만화책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 원고(지금은 컴퓨터 파일 같은 것일 듯)에서 말만 바꿔서 인쇄할 것 같은데. 만화 많이 보는 것도 아니면서 아는 척을. 만화책도 우리나라에서 잘 만들겠지. 크기가 달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쓰니 아무래도 상관없는 말이구나. 보통 만화책과 종이가 다른 것은 인쇄 문제 없는 것 같다. 종이가 좋은 만화책도 있다.

 

앞에 몇권은 내용 모르고 봤는데, 지난번 것과 이번 것은 좀 알고 봤다. 올해 나온 78권은 거의 모르는 걸 텐데, 76권 77권 알아도 차례대로 봐야지. 지난번에 우솝은 도플라밍고 패밀리 간부 슈가를 엄청난 얼굴로 기절시켰다. 그전에 우솝이 달아나서 조금 실망했는데 다시 돌아와서 다행이었다(다음 권이나 다다음 권에서는 우솝이 가진 다른 힘이 깨어난다. 이건 나오면). 칠무해면서 드레스로자 왕인 돈키호테 도플라밍고는 밀짚모자 일당과 로가 뭘할 수 있겠어 한 듯하다. 드레스로자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루피와 동료와 로만이 아니었는데. 루피와 동료는 외다리 장난감 병정과 아주 작은 사람 그리고 레베카와 비올라를 만났다. 늘 이런 식이었던 듯하다. 무엇인가를 하려는 사람과 루피와 동료가 만나고 도와주는. 외다리 병정 아주 작은 사람 레베카 비올라가 없었다면 처음에 하려한 일 스마일 공장만 부수었을지도. 도플라밍고는 드레스로자에 자신한테 대들 사람이 없다 생각했을까. 슈가가 기절하고 장난감이 되었던 사람은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장난감이 된 사람을 잊은 사람은 기억을 되찾았다. 도플라밍고는 이런저런 일을 보고받으면서 조금씩 화를 냈는데, 슈가가 기절했을 때는 엄청나게 화냈다. 도플라밍고는 드레스로자 안에 있는 사람 모두를 죽이려고 드레스로자에서 아무도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드레스로자를 새장속처럼 만들었다. 도플라밍고가 쓴 기술 이름도 새장이다), 연락도 못하게 했다. 도플라밍고는 사람들한테 자신을 잡을 것인지 드레스로자를 어지럽힌 열두 사람을 잡을 것인지 고르라고 했다. 루피와 로를 합쳐 열두 사람 목에 현상금을 걸었다. 가장 많은 돈을 건건 우솝이다.

 

 

 

 

 

드레스로자를 새장속처럼 만들고 도플라밍고는 실로 사람들을 조종했다(실로 움직이게 하는 인형과 같다). 조종당하는 사람과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십년전에 리쿠 왕과 리쿠 왕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깨달았다. 그렇다 해도 지금 리쿠 왕과 여러 사람을 잡지 않으면 자신들은 죽는다 생각하고 현상금이 걸린 사람을 잡으려고 한다. 거기에는 장난감에서 사람으로 돌아온 사람도 있었다. 우솝이 슈가를 기절시키려고 했을 때 가까운 곳에는 장난감이 많았다. 그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우솝을 응원했다.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는 우솝을 신이라고까지 말했다(이 부분 웃기는데 이렇게밖에 말 못하다니). 그런데 현상금이 걸리자 몇몇 사람은 태도가 바뀌었다. 모두 다 그런 건 아니다. 우솝한테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한 사람도 있다. 거의 루피와 콜로세움에서 싸운 사람이다. 서로 도플라밍고를 쓰러뜨리겠다고 하면서 루피 뒤를 따랐다. 루피는 로를 한쪽 어깨에 짊어지고(한팔로 사람을 들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여기에 나오는 사람은 거의 힘이 세다. 그런 모습이 자주 나와서 그런가 보다 한다. 로는 해루석 수갑 때문에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해루석은 악마의 열매 힘을 가진 사람 힘을 빼앗는다. 바닷물을 굳힌 것과 같다고. 로도 악마의 열매 힘을 가졌다) 도플라밍고가 있는 곳으로 가려 한다. 지난번에 루피와 조로 긴에몬이 비올라와 함께 왕궁에 갔다고 했는데 다시 도플라밍고를 찾아간다니. 바위와 하나가 되는 피카가 왕궁하고 스마일 공장을 들어서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런 모습도 처음이 아니다. 루피는 쓰러뜨릴 상대한테 한번 지거나 놓친 다음에 상대가 있는 곳에 가서 싸운다. 로는 루피와 다시 만났을 때 도플라밍고를 지금 쓰러뜨리면 사황 가운데 하나인 카이도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루피와 왕궁에 가면서 로는 마음을 정했다. 로가 도플라밍고를 쓰러뜨리려는 까닭은 열세해 전 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도플라밍고가 죽였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돈키호테 패밀리 최고간부 코라손으로 로한테 목숨을 준 은인이고 도플라밍고 동생이었다. 이건 이렇게 자세하게 말하다니.

 

콜로세움에서 악마의 열매를 두고 결승전이 열렸는데, 콜로세움에서 싸움을 보던 장난감도 본래대로 돌아와서 소동이 일어났다. 장난감으로 만든 건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있었다. 루피 대신 루시로 나온 사람 정체가 드디어 드러났다. 사보라는 건 알았구나. 사보는 혁명군 참모총장이다. 예전에 루피 아빠 드래곤이 구했으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지도. 아니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생각하고 해적이 아닌 혁명가가 된 건지도. 사보가 에이스 힘 활활 열매를 손에 넣어서 먹고 바로 그 힘을 썼다. 레베카와 바르톨로메오와 콜로세움 지하에서 로빈과 우솝을 만난다. 혁명군이 드레스로자에 온 건, 이 나라에서 나가는 무기가 세계 여러 곳에서 전쟁을 일으켜서 다른 나라로 무기가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같은 때 이곳에 루피가 있었던 거다. 사보가 혁명군이지만 자신은 루피 형으로 해군을 막겠다고 했다. 새로 해군 대장이 된 후지토라는 어떤 사람일까. 지금까지 본 사람과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해군은 좋고 해적은 나쁘다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해적한테 도움받는 사람도 있고, 해군한테 괴롭힘 당하는 사람도 있다. ‘절대’라는 건 없다고 얼마전에 생각했는데 해적과 해군도 그렇다. 리쿠 왕 딸 비올라는 루피와 로한테 걸었다. 드레스로자의 거짓평화를 깨부숴주리라고. 아주 작은 사람도 우솝과 밀짚모자 일당이 해적이어도 끝까지 믿겠다고 했다.

 

도플라밍고한테 가는 루피와 로 그리고 조로에서 조로는 피카와 싸우려 멈추고, 프랑키는 스마일 공장 앞에서 도플라밍고 부하 세뇨르 핑크와 싸웠다. 거기에 아주 작은 사람(톤타타 족)이 와서 공장 문 열 방법이 있다면서 세뇨르를 막아달라고 했다. 사보는 해군과 대장 후지토라가 루피와 루피를 돕는 사람들을 쫓지 못하게 막았다. 비올라는 루피가 떨어뜨린 수갑 열쇠를 찾고 그것을 레베카와 바르톨로메오와 로빈이 전하러 왕궁이 있는 꽃밭으로 떠난다. 드레스로자 사람과 장난감에서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해적은 현상금 걸린 사람을 잡으려 했다. 한사람 잊었다. 무사 긴에몬이다. 긴에몬은 자기 동료 칸주로를 찾으러 갔다. <원피스>가 만화여서 다행이다. 사람이 엄청나게 나오니 말이다. 만화여서 알기 어려운 건 피카(돈키호테 패밀리 최고간부) 목소리다. 피카는 커다란 몸집과 달리 목소리는 가늘고 높다고 나온다. 피카 목소리를 처음 들은 사람은 모두 웃었다. 도플라밍고는 그런 사람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다. 패밀리 간부는 자신과 오랜 시간 함께 해서 식구와 같다고. 자신한테 소중한 게 있다면 남한테도 소중한 게 있다는 걸 알아야 할 텐데, 도플라밍고는 모르는 듯하다. 식구 같다는 말만 하고 실제는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건지도. 도플라밍고와 처음 만난 어린 로는 모든 것을 부수겠다고 했다. 자기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로가 왜 그런지 다음에 나오겠지.

 

밀린 거 한권 봐서 좋다. 앞으로 세권만 보면 지금까지 나온 거 다 본다. 상디와 서니호에 탄 사람을 못 봐서 조금 아쉽구나. 드레스로자 편 끝나고 나올까. 루피 동료가 둘로 나뉘어서 루피와 동료를 아주 좋아하는 바르톨로메오가 나온 건가 했는데, 루피를 돕는 건 바르톨로메오 하나가 아니다. 루피는 사람을 끌어들인다. 그것도 힘이겠다.

 

 

 

*더하는 말

 

또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앞으로 세권 남았다. 조금만 참으면 된다(보는 사람 얼마 없겠지만). 다음달에 79권 나오지만, 바로 볼지 나중에 볼지 나도 알 수 없다. 다시 만화책 보고 쓰는 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까지 <원피스> 안 봤다 해도 드레스로자 편은 알 수 있게 쓰려고 했는데 내가 쓴 거 봐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피스가 무슨무슨 편으로 나뉘기는 하지만, 루피와 동료는 죽 나왔으니까. 루피나 동료가 어떤지 모르면 뭐가 뭔지 모를지도 모르겠다. 드레스로자 사람들만 생각해도 괜찮기는 한데. 백성한테 존경과 신뢰를 받던 왕을 도플라밍고가 덫에 빠뜨려서 쫓아내고 드레스로자를 자기 좋을대로 이용하는, 그런 것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곳이었다. 이제는 장난감이 되었던 사람이 다시 본래대로 돌아와서 알게 됐다. 도플라밍고는 드레스로자에서 자신이 한 일이 바깥에 흘러나가지 못하게 하려고 그곳에 있는 사람 모두 죽이려고 한다. 루피와 로 그리고 콜로세움에서 싸운 몇몇 사람과 외다리 병정이었던 퀴로스와 톤타타 족은 거기에 맞서 싸운다. 백성은 힘이 없으니 맞서려 하지 못하고. 대충 이런 거다.

 

 

 

희선

 

 

 

 

 

 

루피와 동료가 타는 배 이름은 사우전드 서니호다. 이건 워터세븐 시장인 아이스버그가 지어줬다. 험한 천개 바다를 해처럼 밝게 넘는 배라는 뜻으로. 배 바로 앞에 보이는 건 해도 해바라기도 아닌 사자다. 그래도 사우전드 서니호로 하기로 했다. 이런 것을 실제로 만들다니. 저 안은 정말 만화에 나온 것과 같을까. 저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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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74

오다 에이치로

集英社  2014년 06월 04일

 

 

 

다른 책 볼 때는 어쩌다 졸려도 <원피스> 볼 때는 졸린 적 없었는데, 지난번과 이번에는 좀 졸렸다. 요새 잠을 잘 못 자서 그렇게 된 거기는 하다. 잠 자는 걸 어떻게 해야 할 텐데. 앞으로는 나아지기를 바라야겠다. 다른 것을 보다 어떤 생각을 했다. 그것은 한동안 서니호 쪽에 있는 사람은 나오지 않겠다는 거다. 지금은 드레스로자에서 도플라밍고와 싸워야 하니까. 밀짚모자 일당, 동료는 저마다 한사람과 싸운다. 힘이 비슷한 상대를 만난다. 예전에는 보면서 괜찮을까 했는데, 동료와 루피가 이기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했다. 드레스로자에서는 서니호에 몇 사람이 있어서 어떻게 될까 했는데, 다른 사람이 나타났다. 서니호는 다음 섬으로 가고, 상디는 빅맘 배로 가는 건가. 상디가 빅맘 배에 갔다가 돌아오기를 서니호는 기다리는 걸까. 빅맘하고 바로 크게 싸울 것 같지 않은데 어떻게 될지. 나중에 다르게 나올 수 있는데 이런 말을 했구나(처음이 아니다).

 

우솝과 로빈 그리고 프랑키 쪽은 장난감 병정과 아주 작은 사람과 움직인다. 이쪽에서 하려는 일은 사람을 장난감으로 만드는 도플라밍고 부하 슈가를 기절시키는 거다. 슈가가 정신을 잃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장난감이 모두 사람으로 돌아오고, 장난감이 된 사람을 잊은 사람은 그 사람을 기억해낸다. 그 일이 일어나면 도플라밍고가 나쁘다는 걸 사람들이 깨닫고 무슨 일이든 하지 않을까 장난감 병정은 생각했다. 드레스로자는 겉만 좋고 보이지 않는 곳은 어두웠다. 보이지 않는 곳이 드러나면 사람들은 그것을 제대로 바라보겠지. 도플라밍고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로와 밀짚모자 일당이 하려는 일이 스마일을 만드는 공장을 부수는 걸로만 알았으니까. 루피가 왕궁에 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도플라밍고가 조금 놀랐다. 루피는 루시로 콜로세움에서 싸우고 있어야 하는데. 콜로세움에 있는 건 누구냐 했다. 이 말을 하니 콜로세움 이야기를 먼저 할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루피는 에이스 힘인 활활(다시 이렇게 썼다) 열매가 상품으로 나온 싸움에 나가고, 지난번에는 도플라밍고한테 끌려간 로를 구하기 위해 콜로세움에서 나왔다. 콜로세움에서 루시 모습으로 싸우는 건 루피가 어렸을 때 죽었다고 여긴 사보로 만화에는 사보라는 이름 아직 나오지 않았다. 나오지 않아도 다들 알겠지. 장난감 병정 딸로 예전 왕 손녀 레베카는 D조에서 결승에 나간다(잠시 어떤 일이 일어났다). 콜로세움에서는 곧 결승전이 벌어졌다. 루피와 조로 그리고 긴에몬이 왕궁에 들어가려고 할 때 비올라(도플라밍고 부하였던 바이올렛)가 나타나서 왕궁에 들어가게 해주겠다고 했다. 비올라가 비밀통로를 가르쳐주니 긴에몬이 비올라한테 닌자냐고 했다. 왕궁에는 왕 식구만 아는 비밀통로가 있기도 하다. 우솝 쪽이 간 지하 교역항과 프랑키가 간 장난감 집과 루피 쪽이 간 왕궁은 층만 다르고 한 곳에 있었다. 콜로세움하고도 이어진 듯하다(이번 싸움에서 진 사람 모두 장난감이 되어서 일했다). 장난감 집은 땅 위에 있어서 알지만, 장난감이 밤에 그 밑에서 일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몰랐다. 장난감은 도플라밍고 부하가 말하는 것을 거스를 수 없는 계약을 했다(이건 억지로 맺게 되는 거다). 생각은 해도 마음대로 움직이고 말할 수 없었다. 장난감 병정은 슈가가 계약 맺는 것을 잊어서 마음대로 움직이고 아주 작은 사람과 싸움을 준비한 거였다.

 

루피, 조로, 긴에몬 그리고 비올라는 따로따로 움직인다. 루피와 비올라는 도플라밍고가 있는 왕궁으로 조로는 도플라밍고 부하 피카와 싸우고 긴에몬은 자기 동료를 구하러 간다. 루피와 비올라는 왕궁으로 가면서 장난감 병정을 구해서 함께 간다. 프랑키는 몸이 커서 땅속 길로 가지 못하고 장난감 집에서 땅밑으로 가려고 했는데, 자신이 거기에 가면 아주 작은 사람이 일을 못한다 생각하고 거기에서 도플라밍고 부하와 해군과 싸웠다. 해군은 먼저 도플라밍고를 돕기로 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우솝과 로빈 그리고 아주 작은 사람은 슈가가 있는 곳에서 기회를 엿보았다. 슈가는 포도를 아주 좋아했다. 아주 작은 사람은 무척 매운 조미료 타타바바스코를 포도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누군가한테 무엇인가를 먹이는 건 쉬울 수도 있지만 어렵기도 하다. 몰래 그것을 포도 바구니에 넣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슈가 옆에는 슈가를 지키는 사람이 있었다(트레볼). 아주 작은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 우솝은 겁을 먹고 거기에서 달아났다. 우솝 좀 달라진 거 아니었나 했는데. 우솝이 한번 달아났지만 아주 작은 사람이 모두 ‘우소랜드’를 외치자 다시 돌아왔다. 타타바바스코는 슈가한테 먹이지 못하고 우솝이 먹어야 했다. 움직이지 못하는 우솝한테 슈가가 먹였다. 타타바바스코를 삼킨 우솝 모습은 아주 놀라웠다. 슈가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기절했다. 나중에 우솝은 그 일이 계획한 거였다 할 것 같다.

 

정신을 차린 로한테 도플라밍고는 무슨 일을 꾸몄느냐고 물어봤다. 로는 밀짚모자 일당과 맺은 동맹은 끝났다고 말했다. 로는 아주 작은 사람이나 장난감 일은 모른다. 장난감 병정은 퀴로스로 어렸을 때 사람을 죽이고 콜로세움에서 검투사를 했다. 백번 이기면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다. 처음에는 사람을 죽인 일을 뉘우치지 않았는데(복수였다), 콜로세움에서 늘 이기면서 그 일을 뉘우쳤다. 사람들이 퀴로스를 살인자로 보고 미워해서. 퀴로스가 삼천번 싸우고 삼천번 이기자 사람들 반응은 달라졌다. 퀴로스라는 이름은 페르시아 전사라는 말을 봤는데(다시 찾으니 이게 안 나온다), 원피스에는 신화에 나오는 이름 나오기도 한다. 퀴로스는 리쿠 왕군 군대장이 되고 리쿠 왕 딸 스칼렛과 결혼한다. 그 뒤 레베카가 태어난다. 십년 전 장난감 병정이 된 퀴로스는 스칼렛을 구하지 못했지만 어린 레베카 곁에 있었다. 이런 이야기 하나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한테도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그런 사람이 본래 모습이 되고 그 사람을 아는 사람은 기억을 되찾겠지.

 

악마의 열매 만드는 공장이라고 해서 그게 만들어져서 나오는 건가 했는데 키우는 거였다. 아주 작은 사람 톤타타 족은 키울 수 없는 식물이 없었다. 톤타타 족은 잘 속았다. 잘 속는다기보다 어떤 말이든 그대로 믿는다고 해야겠다. 톤타타 족 오백명은 공주 만셸리가 병에 걸리고 스마일이 그 병을 낫게 한다는 말을 듣고 스마일을 길렀다. 스마일은 나무에서 땄다. 이 말을 이제야 하는데 톤타타 족은 사람보다 아주 작아도 힘은 사람보다 세고 움직임은 빠르다. 도플라밍고는 어둠의 세계에서 조커라는 이름으로 여러 나라에 무기를 팔았다. 그것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만화여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우리 세상을 나타내는 듯한 느낌도 든다.

 

 

 

*더하는 말

 

책 볼 때 졸렸다고 했는데, 이것은 자고 일어나서 보기를 여러번 했다. 이런 창피한 말을. 가끔 자도자도 잠이 올 때가 있다. 잠을 안 자고 버틸 때도 있지만, 버티지 못할 때가 더 많다. 그럴 때는 잠깐 자고 일어나는 게 몸도 머리도 가볍다. 이날은 다른 때보다 심했지만. 기분이 별로여서 그랬을지도. 쓰기는 했는데 다시 보니 왜 이렇게 썼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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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73

오다 에이치로

集英社  2014년 03월 04일

 

 

 

루피한테는 어렸을 때 형제가 된 사람이 둘이었다. 하나는 두해 전에 해군본부에서 목숨을 잃은 에이스고, 다른 하나는 루피가 에이스와 지낼 때 만난 사보다. 그때 사보는 부모가 없다고 했는데, 그건 거짓말로 사보는 귀족이었다. 부모가 있다 해도 사보는 좋지 않았다. 사보 부모는 사보를 신분상승을 위한 연장으로 여겼으니까. 에이스, 사보 그리고 루피 셋은 해적이 되어서 자유롭게 살자고 한다. 얼마 뒤 사보는 아버지한테 끌려간다. 루피는 사보를 데리고 오고 싶어했지만, 에이스는 사보가 돌아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사보는 즐겁지 않았다. 감시 받고 하기 싫은 공부를 해야 했다. 셋이 사는 나라에 세계귀족 천룡인이 온다고 해서 그 나라 왕은 그곳에서 안 좋은 것을 모두 태웠다. 거기에는 사람도 들어갔다. 그런 일을 귀족들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다. 사보는 그 일을 알고 자신이 왜 거기 있어야 하나 했다. 천룡인이 오는 날 집이 비어서 사보는 작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사보가 탄 배에 천룡인이 대포를 쏘아서 가라앉혔다. 그 소식을 들은 에이스와 루피는 사보가 죽었다고 믿었다. 사보가 죽은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는 죽지 않았다. 루피 아빠인 혁명가 드래곤이 사보를 구했다. 그것을 보고 언젠가 사보가 나오겠지 했는데, 얼마전에 드레스로자 편에 사보가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보다보면 사보가 왜 연락하지 않았는지 알 수 있겠지.

 

 

                     

 

 

 

돈키호테 도플라밍고가 드레스로자 왕이 되기 전에 본래 왕이 있었다. 도플라밍고가 나쁜 짓을 해서 그 왕을 쫓아낸 게 아닌가 했는데 정말 그랬다. 드레스로자를 처음 다스린 왕은 돈키호테 집안이었다. 그게 구백년 전이고, 팔백년 전부터 리쿠 집안이 드레스로자 왕이 되었다. 십년 전 도플라밍고가 리쿠 왕을 찾아와서 자기 이름을 말하고 엄청 많은 돈을 주면 물러나겠다고 했다. 리쿠 왕은 백성들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돈을 모았는데, 리쿠 왕이 백성을 공격했다. 리쿠 왕은 사람들한테 달아나라 했는데, 그 말을 제대로 들은 사람은 없었다. 리쿠 왕이 백성을 공격하도록 조종한 건 도플라밍고였다. 지금까지 도플라밍고가 어떤 힘을 가졌는지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알았다(그건 로가 말했다). 도플라밍고는 실로 다른 사람을 조종하거나 구름에 실을 걸어서 여기저기 다녔다. 루피와 동료가 하늘섬에 갈 때 도플라밍고가 잠깐 나와서 다른 사람을 조종했는데, 그것을 보고 루피가 도플라밍고와 싸우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때 루피와 지금 루피는 다르니 괜찮겠지. 리쿠 왕과 가까운 사람은 리쿠 왕이 나쁘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백성은 리쿠 왕이 자신들을 배신했다 여겼다. 상디가 만난 바이올렛은 리쿠 왕 딸 비올라였다. 도플라밍고가 비올라 힘을 알고 자기 옆에 두었다. ‘왕을 살려두는 대신’이라는 말을 했겠지.

 

하트 해적단 선장 트라팔가 로가 루피와 동맹을 맺은 건 신세계를 다스리는 사황 가운데 한사람인 카이도를 거기에서 끌어내리기 위해서였다. 그전에 인조 악마의 열매를 카이도와 뒤에서 거래하는 조커 도플라밍고를 끌어냈다. 스마일(인조 악마의 열매)을 만드는 공장을 부수려고 로와 루피와 동료들은 드레스로자에 찾아왔다. 지난번까지는 이렇게만 알았는데, 로가 하려는 일은 도플라밍고를 쓰러뜨리는 거였다. 로가 도플라밍고를 없애는 건 아니고, 스마일을 만들지 못하는 도플라밍고를 카이도가 가만두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로와 도플라밍고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중에 나오겠지. 두해 전(이건 만화속 시간)에 본 로 모습에서는 그런 낌새 거의 없었는데, 오다 에이치로는 로 어린시절을 언제 생각했을까. 로가 밀짚모자 일당을 이용했다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 않았다. 루피와 동료가 드레스로자에 간 건 우연이지만 그건 일어날 일이었는지도(드레스로자보다 펑크해저드에 우연히 가고 거기에서 로를 만났구나). 드레스로자에는 아주 작은 사람 톤타타 족도 산다. 구백년 전까지 돈키호테가 왕이었을 때 톤타타 족은 살기 힘들었다. 공백의 백년이 지난 팔백년 전에 나타나 리쿠 왕은 톤타타 족한테 미안하다고 하고, 요정으로 그곳에서 살아가게 했다. 그런데 십년 전 도플라밍고가 나타나고 공주를 끌고 갔다(스마일 공장에서 일하는 아주 작은 사람도 많다). 본래는 사람이었던 장난감 병정은 톤타타 족과 힘을 합쳐 리쿠 왕 명예와 자유를 되찾기 위해 싸우려고 한다. 도플라밍고 부하가 사람들을 장난감으로 만들었다. 장난감이 된 사람 식구는 그 사람을 잊어버렸다. 거기에 여자 검투사 레베카도 들어간다. 장난감 병정은 레베카 아빠였다. 사람들을 장난감으로 만든 슈가 정신을 잃게 하면 모두 본래대로 돌아가는가보다.

 

어인섬에서 루피는 사황 가운데 한사람인 빅맘한테 싸움을 걸었다(신세계에서 만나자고). 그 빅맘 배가 드레스로자 그린비트에 나타나고 서니호에 있던 상디는 싸우러 간다. 서니호를 지키다 이상한 모습이 된 나미, 브룩, 쵸파, 모모노스케는 브룩 때문에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시저를 데리고 다음 섬(조)으로 가려고 한다. 콜로세움에서 싸움에 나간 루피는 로가 도플라밍고와 싸우다 도플라밍고한테 끌려간 것을 보고 악마의 열매보다 동료가 중요하다 여기고 그곳에서 나오려고 한다. 루피를 선배라고 하면서 좋아하는 바르톨로메오는 그 일을 알고 악마의 열매는 자신한테 맡기라고 했다. 그때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활활(이글이글이 나을까) 열매는 루피한테 넘길 수 없다고 말한다. 만화에는 그 사람 모습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데, 원피스 잘 아는 사람은 그게 누군지 바로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만화 보기 전에 다른 데서 봐서 그게 사보인지 알았다. 루피는 조로와 긴에몬과 함께 로를 구하러 가면서 울었다. 죽은 줄 알았는데 하면서, 이글이글 열매는 이제 괜찮다 했다. 죽었다고 한 사람이 살아있다는 걸 알면 무척 기쁘겠지. 사보가 죽었다는 걸 알았을 때는 루피 옆에 에이스가 있었는데, 에이스가 죽었을 때는 루피 바로 옆에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고 없는 건 아니었다. 징베는 루피한테 아직 동료가 있다는 걸 깨닫게 했다.

 

몇달 기다리지 않아도 다음권 볼 수 있어서 좋구나. 밀려서 그렇게 된 거지만. 로한테 있었던 일, 사보한테 있었던 일 나오겠지. 루피는 동료한테 사보를 뭐라고 소개할까(형이라고 한다. 사보 스스로도 루피 형이라고 한다), 모두와 만날까. 오래전에 태양 해적단 선장 피셔 타이거가 천룡인 노예였던 여자아이 코알라를 고향에 데려다줬는데 그 코알라도 나왔다. 그 애 많이 컸겠구나 하는 생각을 바로 얼마전에 했는데. 잠깐, 잠깐이라고 하기에는 긴 시간 <원피스> 안 봤는데 다시 보니 재미있다. 로 아니면 사보 때문일까. 언제가 루피 동료가 여기에서 더 생길까 했는데 더 생기려나보다(루피가 바다로 나왔을 때 동료가 열사람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중에 검은수염 해적단과 싸우기 위해서. 그건 언제쯤이 될까. 그전에 여러 곳을 다니고 여러 사람을 만나겠지. 그 시간을 나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나중보다 지금 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잘 봐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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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2 00: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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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3 0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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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무를 보다 - 전 국립수목원장 신준환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화두
신준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그리 넓지 않은 땅과

햇빛과 적당한 물이 있다면

넌 잘 자랄 테지

 

씨앗에서 싹을 틔우고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가지를 키워가는 네 모습은 씩씩해

 

비와 눈 바람 맞고

새와 벌레와 곰팡이와 함께

사는 너를 보고 배워야겠다

 

 

 

눈을 감고 생각해볼까(이렇게 말만 하고 눈 안 감았어). 어떤 생각이냐면 자신이 숲속에 있는 거지. 숲이라 했지만 산속 숲이야. 이 말 맞는 걸까. 산이 아닌 곳에도 숲이 있을 테지만, 내가 그런 곳에는 가 본 적 없어. 산에는 가 봤지만. 그것도 오래전이네. 가깝지 않지만 멀다고 할 수 없는 곳에 산이 있지만 볼 일이 없으면 가지 않아(이젠 볼 일도 없군). 이건 처음 말하는 건 아닌데 몇해 전까지 다닌 도서관이 거의 산에 가까운 곳에 있었어. 산속은 아니고 산으로 이어지는 곳이야. 몇해 동안 그곳에 다니면서 산길을 걸었는데. 지금은 평평한 길만 걸어. 산길을 걸을 때 만나는 나무와 길을 걸을 때 만나는 나무는 달라. 산에는 나무뿐 아니라 풀이랑 새 벌레 작은 동물(우리나라 동물 아닌 청솔모)도 있군. 길에는 차와 사람이 있지. 사람은 산에도 있군. 그때 다닌 도서관을 중심으로 보면 산길이 여기저기로 이어져 있어. 지금은 길이 걷기에 좋아서 운동하는 사람 많이 다녀. 어느 때는 유치원생을 보기도 했어. 내가 가 본 곳은 공원뿐이야. 도서관에서 공원까지 가는 길은 좀 먼데 한번이라도 걸어봐서 이렇게 말하는군. 공원이 산에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겠는데, 맞아. 산으로 가는 거 말고 길을 걸어서 갈 수도 있어. 도서관이 있는 곳 산 이름은 모르고 공원이 있는 산 이름은 알아. 산이 이어져 있어서 산에서 산으로 갈 수 있는 거군. 혹시 산이 하날까. 나도 잘 모르지만 도서관과 공원 다른 산에 있을 거야. 이것은 두 곳 거리가 꽤 멀다고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

 

옛날에는 산 다니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산 다니는 거 그렇게 어렵지 않지. 산에는 사람이 많이 다녀서 만들어진 길도 있고 사람이 편하게 다니기 위해 만든 길도 있잖아. 내가 간 산은 사람이 많이 다녀서 만들어진 길도 있고 사람이 편하게 다니려고 만든 길도 있어. 도서관에서 공원까지 산길을 걸어갈 수도 있고 차를 타고 갈 수도 있어. 큰 차는 어렵고 작은 차로. 산길 다니다 보면 사람뿐 아니라 가끔 차도 지나갔어. 앞에서 산길에는 차 없다고 했는데. 가끔 봐서 잊어버린 거였군. 거기 차는 다니면 안 될지도 모르는데. 어떤 산은 차로 어느 높이쯤 올라가는 길을 닦기도 했지. 사람은 높은 산에도 편하게 가려고 하는군. 아니 몸이 편하지 않은 사람은 그렇게라도 산에 갈 수 있겠군. 움직이는 게 그렇게 힘들지 않다면 산은 자기 다리로 걸어서 오르는 게 좋다고 봐. 차나 다른 것을 타면 놓치는 게 많으니까. 산을 오르고 내리면 몸뿐 아니라 마음도 좋지. 이렇게 말하니까 내가 산에 오르는 거 좋아하는 것 같군. 도서관이 있는 산은 그리 높지 않고 거기에서 더 오른 적은 없어(집에 와서 책을 볼 생각 때문이었을지도). 그곳이 아닌 다른 산은 오래전에 오른 적 있어. 아주 높지 않았지만 끝까지 오르니 기분 좋더군. 지금 생각하니 그때 둘레를 보기보다 산을 올라야 한다는 생각만 한 것 같아. 좀더 둘레를 봤다면 좋았을 텐데(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잘 본대. 그런 시도 있지). 도서관으로 가는 산길에서는 둘레를 둘러봤어. 몇해 동안 가지 않았는데 지금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라. 차이는 뭘까. 산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한번 오르고, 산길은 나 혼자 여러번 걸었군. 여러번이어서 기억에 남았나봐. 추억은 그렇게도 생기는 건지도.

 

 

                         

 

                         

 

 

 

책 제목이 《다시, 나무를 보다》인데 산 이야기를 늘어놓았군. 산과 걷기라고 해야 할까. 몇달 전에 걷기가 나온 책을 보고 나도 자주 걸으면 좀더 자유로울까 했어. 책을 본 다음에 그전보다 자주 오래 걸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다지 자주 걷지 못했어. 걷기도 볼 일이 없으면 안 해서 말이야. 한 백년 전만 해도 사람은 거의 걸어다녔는데. 일백년 좀 오래전인가. 기분이 안 좋을 때 걸으면 기분이 괜찮아지기도 하지. 내가 기분을 푸는 방법은 걷기보다 책 보기야. 책 보기보다 삼십분이나 한시간 걷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를 텐데. 어떤 책이든 보면 안 좋은 기분이 풀리는데, 다 보고 나면 다시 안 좋아. 그때는 ‘뭐라고 쓰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생각 늘 해도 어떻게든 쓰기 시작하면 끝이 나. 가끔 내 안 좋은 마음을 드러내는 말을 해서 그런 말 왜 썼을까 하고, 다음부터는 그런 건 안 써야지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또 쓰더군. 안 좋은 걸 되풀이하다니. 이번에도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다니. 어쩌면 안 좋은 마음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일지도. 안 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닌데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기도 해. 생각하려면 좀 좋은 걸 해야 할 텐데. 요즘 사람은 휴대전화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구. 나는 컴퓨터는 써도 휴대전화기는 없어서 생각할 시간 아주 많아. 휴대전화기 처음부터 아예 안 썼다면 모를까 한번 쓰기 시작하면 없애기 힘들겠지. 거기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애쓸 수밖에 없겠어. 휴대전화기 써도 생각 안 하는 건 아니겠네. 다른 때는 쓸데없는 생각하고 책 읽을 때 좀 나은 생각을 하더라구. 휴대전화기로 좋은 걸 보면 좋은 생각하겠지.

 

휴대전화기 인터넷(컴퓨터)은 없애기 좀 어려워도 텔레비전은 안 보고 살 수 있어. 예전에는 나도 텔레비전 좀 봤는데 지금은 안 봐.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보는 건 아니지만. 나무는 서로 의존하고 산다는 말을 보니, 얼마전에 본 <원피스>에서 루피가 한 말이 떠올랐어. 나미가 사는 마을에서 사람을 지배한 어인 아론이 루피한테 네가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하니, 자신은 아무것도 못해서 다른 사람한테 도움받는다고 했어. 루피는 자신이 검도 못 쓰고, 항해술도 모르고, 요리고 못하고, 거짓말도 못해서 도움받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고 아주 크게 말했어. 이런 말을 예전에 했다니. 루피는 누군가한테 도움받는 걸 그리 부끄럽게(미안하게) 여기지 않는군. 자신이 못하는 건 인정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쉬운 것 같지만 어려운 일이야. 나무는 여러가지와 관계를 잘 맺고 살아가더군. 그게 서로한테 도움이 되기 때문이겠지. 사람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일 어려워. 내가 어렵게 여겨서 이런 말을 했군.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건 알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일 없을지도. 이건 잘못 생각할 수도 있겠군. 자신이 그 사람이 되기보다 자신한테 어떤 일이 있으면 어떨까 하니까. 이런 생각이 안 좋은 건 아니겠지. 남을 생각하는 거니까. 사람은 남이 될 수 없다는 말도 있더군. 다른 사람 마음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이런 생각이 들어. 다른 사람 마음을 알려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나무가 있는 산에 가면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데.

 

맨 처음에 숲속에 있는 것을 생각해보자 했는데, 그 말은 하나도 안 했군. 산속 조용한 듯하지만 나무와 풀 새와 벌레가 활발하게 움직이겠지. 귀 기울이면 잘 들릴지도. 새가 노래하는 건 잘 들리겠군. 나무도 조용히 둘레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는대. 나무는 말하지 않고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것 같군. 나도 그러고 싶어. 말은 잘 안 하지만, 아니 거의 안 해. 생각의 가지를 뻗기보다 가지치기를 하면 훨씬 편안할 텐데. 나무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나무는 우리와 가까이 있는 것 가운데 하나야. 진짜 나무도 있고, 책과 종이와 책장. 나는 나무가 모인 숲보다 책숲을 더 거닐어. 산에는 가지 못해도 길을 걸으면서 나무를 만나야겠어.

 

 

 

 

산길

 

 

 

산길을 걷다보면

바람소리 새소리 들린다

 

산길을 걷다보면

나무랑 꽃이 인사한다

 

산길을 걷다보면

무거운 마음이 가벼워진다

 

산길을 걷다보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산길을 걷다보면

너에게 이를지도

 

산길을 걷다보면……

 

 

 

희선

 

 

 

 

☆―

 

책이란 남의 지식을 받아들이는 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기 내면을 읽는 것이기도 하다. 글자는 없지만 사람들은 숲을 보고 하늘이 만든 책無子天書이라고 한다. 숲을 읽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읽는 것이기도 하다.  (22쪽)

 

 

숲에서는 아는 체하지 말자. 내가 모르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숲이다.  (171쪽)

 

 

나무는 오래될수록 자기 속을 비운다. (……)

 

속은 비우지만 뜻을 비운 것은 아니다. 그래서 고목은 영험하다. 숲속 큰 고목에는 전설에 나옴직한 곰도 겨울잠 잔다. 마을 어귀 커다란 고목 속이 빈 곳에는 마을 아이들도 와서 놀았다. 아무런 실속이 없고 덧없을 때는 오래된 나무를 보자. 나는 누구한테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지? 나는 누구한테 내 속을 내어줄 수 있는지? 그런 지혜를 키울 수 없는지? 덧없다고 생각할 때는 고목이 구멍을 키우듯 지혜를 길러보자.  (3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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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7 23: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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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9 01: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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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2 00: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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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3 01: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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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봄 :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

  장영희   김점선 그림

  샘터  2014년 04월 30일

 

 

 

 

 

 

 

 

 

 

 

 

 

하루는 스물네 시간, 한주는 이레 다음은 한달이라고 해야겠지만, 크게 뛰어서 한해는 열두 달이야. 열두 달 안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어. 한해는 겨울에서 시작해서 겨울에서 끝나는데 사람은 봄을 가장 먼저 말해(북반구는 반대쪽은 여름에서 시작해서 여름에서 끝나겠군).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오기 때문일까. 봄은 시작을 나타내기도 해. 겨울잠을 잔 동물과 식물이 깨어나고, 새학년 새학기를 맞이하니까. 봄은 희망도 가득한 때고, ‘찬란’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때야. 아름답기에 슬프다고 하는데, 봄을 청춘에 비유하기도 하지. 청춘은 뜨거운 여름일 것 같기도 한데. 아름다움이 그리 오래 가지 않는 것처럼 청춘도 길지 않아서일지도. 봄만 아름다울까.

 

여름은 햇빛이 뜨거워. 이것을 가장 먼저 생각하다니. 나도 잘 아는 건 아닌데 여름에도 꽃 많이 핀대. 부드럽고 따스한 봄바람 속을 걷는건 기분 좋지만 뜨거운 햇빛 속을 걷는 건 좀 힘들기는 해. 여름에 꽃을 잘 못 보는 건 뜨거운 햇빛 때문일지도. 여름에는 바람도 뜨겁지. 그래도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부는 게 나아. 땀 흘리고 맞는 바람은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지. 무엇을 하고 땀을 흘릴까. 나는 걸어서 땀을 흘려. 여름에는 장마도 찾아와. 큰 바람(태풍)도 부는군. 비가 많이 내려서 사람이 해를 입기도 하지만 이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어. 자연에 도움이 되는 일일 테니까. 큰 바람은 바닷속을 깨끗하게 만들기도 하지. 바다가 숨을 쉬게 해주는 거군. 예전에는 여름 좋아했는데. 지금은 좋지도 싫지도 않아. 어느 철이든 좋아하면 좋을지도 모를 텐데. 언젠가부터 여름이 오면 비가 많이 오지 않기를 바라게 됐어. 이 생각은 예전에도 했구나. 해마다 장맛비 때문에 해를 입은 소식을 듣기도 했으니까. 어쩐지 여름 좋은 것보다 안 좋은 것만 말한 것 같아. 뜨거운 여름 햇빛 때문에 식물은 자라고 열매를 맺기도 하지.

 

어디에나 사철이 있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어. 어렸을 때 학교에서 우리나라는 사철이 뚜렷한 온대기후라고 배웠어. 사철이 뚜렷한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좀 달라졌지. 과학이 발달하고 자연을 해쳐서 지구는 병이 들었지. 지구 온도는 자꾸 올라가고 북극과 남극 빙하는 녹고. 우리나라 가을 하늘은 높고 파래. 봄과 가을은 많이 짧아졌어. 봄 가을 비슷하기는 해도 가을에 지내기 좀더 나은 듯해. 가을은 짙은 색으로 가득해. 벼와 과일이 익고 거둘 때가 되지. 봄에 벚꽃이 흩날리는 것처럼, 가을에는 빨갛고 노란 나뭇잎이 흩날려. 아니 나뭇잎은 흩날리기보다 땅을 뒹구는군. 그런 모습은 어쩐지 쓸쓸하네. 땅을 뒤덮은 가랑잎은 멋지기도 해. 겨울을 나기 위해 가진 것을 버리는 나무를 볼 수 있으니까. 가을은 다가올 추운 겨울을 준비하는 때지(나무는 여름부터 겨울 날 준비를 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어). 사람도 겨울잠 자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한 적 있는데, 지금 생각하니 잠으로 겨울을 나면 안 좋을 듯해. 눈을 볼 수 없을 테니까.

 

이제 겨울을 이야기해야 해. 겨울 바람은 맵고 차갑지. 어떤 철이든 그 나름대로 냄새가 나는데 겨울 냄새를 가장 잘 맡는 것 같기도 해. 여름 가을은 잘 모르겠어. 봄은 무엇인가 타는 것 같은 냄새가 나는데, 이건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겨울은 추워서 좀 안 좋지만 눈이 내려서 좋아. 여전히 눈 좋아해. 눈이 많이 내린 날 눈사람 만들어본 적 없지만. 냇물이 꽁꽁 얼어서 미끄럼을 탄 적 있어. 지금은 그렇게 냇물이 꽁꽁 어는 겨울은 오지 않는 것 같기도 해. 오래전 우리나라 사람은 한강이 얼면 그 얼음을 잘라서 빙고에 넣어두고 여름에 쓰기도 했다지. 지금은 냉장고가 있군. 차가운 물과 얼음은 언제든지 얻을 수 있군. 나무가 가을에는 겨울을 날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겨울에는 어떨까. 그저 서 있을까. 나뭇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쉬는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서는 바쁘게 움직일거야. 그건 새봄을 맞기 위해서지. 이렇게 말하니 나무는 언제나 다음을 위해 준비하는 것 같네. 사람도 다르지 않지. 오늘을 살면서 내일을 준비하잖아.

 

멋지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이야기했다면 좋았을 텐데 떠오르는 게 얼마 없군. 제목은 ‘열두 달 노래’라고 했는데 사철 이야기가 되었네. 열두 달 안에 사철이 있으니까. 일월부터 십이월까지 한해를 모두 좋아하면 좋을 텐데. 지금, 오늘을 좋아하면 그렇게 되겠군. ‘날마다 좋은 날’이라 해도 늘 좋은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야. 살다보면 기쁜 날도 슬픈 날도 있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이것만 있는 게 아닌데. 늘 좋기만 한 것도 안 좋다는 말이 하고 싶어서야. 봄 여름 가을 겨울도 돌고 도는군. 철은 돌아오지만 같은 때는 아니야. 오늘도 그래. 시간이 흐르는 건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이어서 안타깝지만, 아쉬워하기보다 하루가 갈수록 조금씩 자란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이건 가만히 있어도 되는 건 아닐지도. 늘 자라도록 애써야겠군. 언젠가 지금까지 잘 살았다 할 수 있으면 좋겠어.

 

 

 

 

새해 일월

 

 

 

새해 새날 새마음

시작은 희망으로 가득하네

늘 그 마음이길

 

 

 

 

 

이월

 

 

 

부드러운 바람속에서

살짝 얼굴 내민 봄냄새

 

 

 

 

 

설레는 봄 삼월

 

 

 

봄바람은 마음을 들뜨게 하지만 그뿐이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 추운 겨울이 가고 조금 따듯해졌으니까 많은 게 깨어나는 때 나도 깨어나길

 

 

 

 

 

벚꽃 사월

 

 

 

그거 아세요

벚꽃 속에는 별이 숨어 있어요

 

 

 

 

 

푸른 오월

 

 

 

연두연두연두연두연두

풀빛풀빛풀빛풀빛풀빛

맑아지는 눈

편안해지는 마음

 

 

 

 

 

여름으로 유월

 

 

 

봄 지나 여름,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은 너를 생각하는 마음

너무 싫어하지 마.

 

 

 

 

 

눈물 나는 칠월

 

 

 

너를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

울고 싶을 때는 너를 보면 될까

 

 

 

 

 

뜨거운 팔월

 

 

 

매미처럼

온힘을 다해

노래하지 않았네

 

 

 

 

 

가을 구월

 

 

 

편지를 써야 할 것 같은 가을

선선한 바람과 풀벌레 소리,

단풍은 아직이지만 새파란 가을 하늘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시월

 

 

 

깊어가는 가을 많이 느낄 수 있기를

너도 나도

 

 

 

 

 

십일월이야

 

 

 

겨울로 가는 길목

감기 조심하세요

 

 

 

 

 

십이월

 

 

 

매운 바람속에 숨어 있는

당신을 생각하는 따듯한 마음

 

 

 

희선

 

 

 

 

☆―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메리 R. 하트먼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위대한 희생이나 의무가 아니라

웃음과 위로의 말 한마디가

우리 삶을 아름다움으로 채우네.

 

간혹 가슴앓이가 오고 가지만

다른 얼굴을 한 축복일 뿐

시간이 책장을 넘기면

위대한 놀라움을 보여주리.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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