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면‘을 통해 ‘여름‘으로 표상되던 과거의 먼 것이 ‘겨울‘로 쏟아져 들어온다. 이는 시간이 흐르게 만드는 순수 과거 그 자체와 만나는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시간 속에서 순수 과거와 만나는 일은, 과거를 현재의 자리에서 재현하거나 그 시간으로 회귀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다. 이는 지나가는 것을 지나가는 것으로 만나는 일로, 현재의 시간을 닫혀 있지 않도록 하며, 다가올 미래로 지금 여기의 문을 열게 한다. (김태선의 해설 ‘이행하는 말들과 지속적인 삶‘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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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r, 2001 - Helena Almeida - WikiArt.org





"나에겐 꿈이 있네. 현경이가 신앙과 신학 속에서 잘 성장해 여성신학자 목사가 되는 거야. 그래서 이대 최초의 교목이 되어 바로 저기 서서 앞으로 자라나는 한국의 젊은 여성들에게 비전을 주는 설교를 하는 것을 보고 싶네. 이대 1백 년 역사 동안 한 명도 여자 목사가 없었다네. 자네, 내 꿈에 동참할 수 있겠나?"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울고 있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선생님과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가 고마워서.......

둘이 동시에 입장했다가 같이 퇴장했다. 우리들이 자주 불렀던 ‘혁명적인 노래‘에 맞추어서. 그렇게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후, 제주도로 2주 간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그는 군대로, 나는 미국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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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로부터 입수된 Cesar Gonzalez님의 이미지





나는 내가 쓰는 것의 현실성을 믿을 수 없다. 그것은 새우를 얹은 아보카도 요리와 아이의 산책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종의 오락거리다. 창조하는 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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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ke Love, 1971 - Claudio Bravo - WikiArt.org






내가 자신의 운명을 능숙하게 협상하는 그런 유의 강한 여자애가 아니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 그러면서도 동시에, 부조리하게도, 대개는 불확실하지만 믿어볼 만한 남자가 어딘가에 존재하기를 희망한다, 예정된 함정, 오 미친 사랑, 초현실주의적 운명, 나는 그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간다. ... 오늘날 처녀들은 구속당하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고, 코카콜라나 탐폰으로 인생을 최대한 즐긴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연약함과 공포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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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 수난곡 - Daum 백과





우리는 커다란 잔에 담긴 크림커피와 버터 바른 빵 앞에서 잠을 깬다. 산책도 하고 영화도 본다. 바흐의 마태 수난곡이 들리고 우리 둘이 함께 침대에 있다. 이제 한 방에. 우리의 방이 아니라 그의 방에, 내가 여행객으로 온 것이다. 둘 다 방학이고, 함께 있을 때는 공부하지 않는다.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들어봐, 말로 나의 일을 덜어주고, 나에게 멋진 일정을 제안하는 식으로는 이제 더 이상 나를 속일 수 없다. 그의 눈에도 확실하게 보였으리라. 만약 내가 혼자 아이를 돌본다면, 내 공부는 끝장나고, 엄청나게 많은 계획을 품었던 이전의 그 소녀는 죽어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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