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에 발표한 중편 소설 '패배하지 않는 자'는 기존에 발표한 여섯 개의 단편들과 새로 쓴 마지막 단편을 하나로 엮은 작품이다. 단편 모음집임에도 불구하고 본 작품은 상당한 통일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바로 모든 단편들이 주인공 베이어드 사토리스(Bayard Sartoris)의 성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성장은 마지막 단편인 버비나 향기 (“Odor of Verbena”)의 클라이맥스에서 (중략) 완결된다.

 

다른 단편들에서 강인하고 용감한 남부 여성으로 긍정적으로 그려진 바 있는 드루질라는 버비나 향기에 와서는 거의 광인과 정상인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폭력에 대한 거의 광기에 가까운 숭배를 보이고 있는 현재의 드루질라를 보면서 베이어드는 무언가 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윌리엄 포크너의 후기 작품 세계에 나타난 ‘포기’ 주제 연구 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2439526 (신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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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반짝이는 글을 읽는다. 그녀의 삶이 어떻게 끝나는지 이미 알고 있어서 벌써 애통하다. 젤다가 발레에 진심이었다는 걸 이 책 서문을 읽고 알게 되었다.

Zelda Sayre at about 18 in dance costume.







젤다의 발레와 그림과 글을 향한 열정과 노력이 정점에 이르고 또 가장 구체적인 결실을 내던 시기는 놀랍게도, 그녀가 신경쇠약으로 급기야 병원 신세를 지기 시작하던 무렵, 심리적 붕괴의 시기였다. 젤다는 예술에 자신을 ‘갈아 넣었다.‘ 그녀의 삶에서 자기표현 의지와 세상에 대한 창의적 해석을 빼면 남는 것이 없었다. 젤다의 ‘Girl 시리즈‘ 여섯 편도, 그녀의 글이 대개 그랬듯, 스콧과 공저로 또는 스콧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다. - 서문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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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Rachilli


버베나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77XXXX100182





월킨스 부인은 내게 말도 권총도 주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가 월킨스 교수보다 나를 조금이라도 덜 좋아했기 때문이 아니라, 여자로서 어떤 남자보다도 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남자들은 전쟁에서 이미 패배했음을 알고 나서도 2년 동안이나 더 전쟁을 계속하지는 않았으리라. - 버베나 향기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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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흘류도프는 본인이 소유한 것들을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시작한다. 특히 자신의 영지에서 비참하게 살아가는 소작인들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 보며 결단으로 다가간다.

톨스토이 생가 © Alexander Savin, WikiCommons






‘일하는 사람이나 일을 시키는 사람이나 모두들 왜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걸까? 집에선 임신한 아내가 고된 가사에 시달리고 머리쓰개를 한 아기가 먹을 게 없어 생사를 오가면서도 두 다리를 버둥대며 애늙은이의 미소만 짓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여기서 쓸모없고 바보 같은 궁전이나 지어야 한다. 자신을 약탈하고 파멸시키는 쓸모없고 바보 같은 자들을 위해서 말이다.’ 네흘류도프는 건물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정말 바보 같은 건물이야." 그는 자신의 생각을 소리 내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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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인에게 쓴 편지글이다. 김일엽이 출가한 후 오랜 시간이 흐르고 어떤 기회에 연인이었던 남성이 책과 먹을 것 등 여러 가지를 챙겨 보낸다. 이에 그녀는 애틋한 편지를 쓴다. 실제 부쳤는지는 모르겠다. 그는 불교계에서는 알려진 권위자로 이렇게 표현해도 된다면 그녀가 가장 사랑한 남성이었던 것 같다. 옛날 그들이 헤어진 이유는 수도를 하기 위해 그가 일방적으로 그녀를 떠났기 때문이다. 

Youth (Kiss), 1913 - Kuzma Petrov-Vodkin - WikiArt.org





아무렇지도 않은 감정이면서도 책더미를 바라보니 싱거운 웃음이 빙긋이 새어나와 웃고웃고, 또 웃었습니다. 그 웃음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모릅니다.

당신을 잘 안다는 어느 여승이 당신이 보내더라고 약 한 보따리를 가지고 왔었습니다. 거기에 "영양을 더 도우며 약을 먹어야 한다"고 보약 위에 우유까지 열 통을 넣어 보낸 것입니다.

감기 들 때나 기침 날 때마다 먹으라고 일찍이 맛본 적이 없는 캐러멜 열 갑이었습니다.갑을 뜯을 때부터 그 물건이 따로이 애틋하고 정다운 듯이 느껴지며, 가슴에서는 무엇이 스르르 일어나 온몸에 감도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물건을 보내주신 것이 정의 표현이라고 오인하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지금은 그 옛날과 같이 오래도록 울기만 하고 있을 어리석음은 좀 면하게 된 여승女僧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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