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나무 By Lokal_Profil


산사나무 Hawthorn , 山査木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1XXXXX00025


데이비드 호크니가 그린 산사나무 https://www.thedavidhockneyfoundation.org/artwork/2475




호크니의 기념비적인 그림은 길가의 흔한 존재를 확대하고 가시나무의 오랜 힘을 해방시켜 이 흔하디 흔한 나무를 그 누가 짐작했던 것보다 천 배는 더 사랑스럽고 더 위험한 존재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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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멧돼지 꿈을 꾼 참가자가 이번엔 흑돼지 꿈을 꾸고 왔다.

프레이르 By Jacques Reich -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지난번에는 멧돼지 꿈을 꿨는데, 오늘은 흑돼지 꿈을 꿨어요. 처음에는 굵은 돼지 열한 마리가 산에서 내려왔는데, 그다음에는 최근에 태어난 새끼 돼지 다섯 마리가 내려왔어요. 굵은 돼지들은 전부 산으로 다시 올라가버렸고요. 근데 살펴보니까 새끼 돼지가 여섯 마리가 되어 있더라고요. 어미가 새끼를 또 낳았나 보다 했지요. 제가 예전에 양돈을 했어요. 그래서 돼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요. 새끼 낳는 것도 많이 봤고요.

근데 어미 돼지가 다가와서는 새끼 돼지를 덜컥 삼키더라고요. 씹어 먹는 게 아니라 통째로 삼켜서 자기 배에 담는 거예요. 또다른 새끼 돼지 한 마리가 얼쩡얼쩡 어미 입 주위에서 놀고 있는데, 이걸 어미 돼지가 삼켜버릴까봐 불안하더군요. 그래서 막대기로 어미 돼지의 머리와 목을 쳤어요. 근데 도망을 안 가길래 다시 나무 망치로 때렸어요. 펑 소리가 날 정도로요. 어미 돼지가 놀라서 저를 쳐다보는데, 저에게 달려들 것 같더군요. 제가 시선을 떼니까 막 저에게 달려왔어요.

- 그래서 도망갔지요.

- 도망은 가지던가요?

- 잘 도망갔어요. 돼지가 흙먼지를 날리면서 시골 돌담을 끼고 달려오더라고요. 저는 길로 막 뛰어가다가 이웃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서 그때까지 돼지가 쫓아오면 나무에 올라가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어요. 돼지는 나무를 못 타니까요. 그런데 돼지가 안 따라오더군요. 그러고서 꿈에서 깼어요.

*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프레이르는 신의 손에조차 길들여질 것 같지 않은 멧돼지를 거느리고 다닌다. 이 멧돼지의 이름은 굴린부르스티로, 황금 갈기를 휘날리며 하늘과 물속을 날아다닌다.

이전 꿈과 비교해보면, 멧돼지에서 집돼지로 바뀐 게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꿈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돼지 시리즈예요. (중략) 멧돼지에 비해 집돼지는 내가 감당하기 훨씬 수월한 짐승이에요. 내가 양돈을 해본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돼지는 옛날 옛적에 자연에 살던 짐승이었어요. 서서히 인간이 길을 들여서 집에서 사육이 가능해졌지요. 이 꿈이 재미있는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인데, 인류 역사에서 이루어낸 일을 개인의 꿈에서 되풀이하고 있어요. 내면 작업을 통해 인간의 야성적 본능을 다룰 때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야생 그대로일 때의 엄청난 파괴력을 마주하고 싸울 힘을 기르면서 점차 이를 감당해내는 법을 배워가요. 이 변화가 양측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데, 돼지에게서는 점차 야성이 빠져나가는 반면 나는 돼지를 상대할 줄 아는 점점 강한 사람이 되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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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에바 헤세 [Eva Hesse]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76628&cid=40942&categoryId=34391

Expanded Expansion, 1969 - Eva Hesse - WikiArt.org


[요절한 60년대 미국 화단의 별…에바 헤세의 천재성을 보다] https://www.mk.co.kr/news/culture/5119741


Repetition Nineteen III, 1968 - Eva Hesse - Wiki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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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숙식했던 작은집에 가서 숙모의 김치를 받아오다가 교통사고가 난 꿈.

Untitled (Aunt), 2020 - Jammie Holmes - WikiArt.org 







- 꿈은 왜 나를 작은집으로 데려갈까요? 어쩌면 내가 천둥벌거숭이라 엄격한 훈육을 위해 작은집에 보내졌던 것처럼, 꿈속의 여성성이 이제 작은집으로 가서 훈련을 받을 때라고 나에게 말을 해 주는 게 아닐까 해요.

- 꿈에서 스님이 딱 이렇게 한마디 하셨어요. "차가 저렇게 굴러 떨어졌는데 사람이 안 다쳐서 정말 다행이다."

- "너 지금 여기 살아 있어. 이 긴 꿈에서 정말로 중요한 지점은 이거야"라고 방점을 찍어주는 것 같아요. "귀한 숙모 김치도, 차도 못쓰게 망가졌지만 너는 이렇게 건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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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 꽃 By Gerd Eichmann - 자작,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마로니에꽃을 본 적이 없네. 어쩌다 봤어도 이름을 몰라 그냥 스쳐 지나가며 잊었겠지. 오늘 밤이 지나고 내일이면 5월이 하루밖에 안 남는구나. 마침 5월이 책 속에 보여 반갑고 아쉬운 마음으로 밑줄을 긋는다.





마로니에는 가장 크고 가장 푸른 잎을 내보일 뿐 아니라 비장의 무기를 숨겨두고 있다. 다른 나무들이 봄 색을 따라잡는 동안 마로니에는 로켓 같은 꽃차례를 쏘아올린다. 5월이면 마로니에 나무는 샴페인처럼 크림 같고, 거품 같은 꽃들로 뒤덮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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