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집 '데카메론 프로젝트 -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 중 마거릿 애트우드의 '참을성 없는 그리젤다'를 삼년전 오늘 읽었다. '데카메론'의 순종적인 아내 그리젤다 이야기를 대가의 솜씨로 기발하게 재창작한 작품이다. 아래 옮긴 글의 "참있양"은 참을성 있다는 뜻이다.

Decameron - Vatican - Dixième journée, nouvelle 10 By Giovanni Boccaccio - Biblioteca Apostolica Vaticana


오늘 나온 따끈따끈한 애트우드 시집을 발견했다. 





"나와 함께 갑시다, 참있양. 사람들이 말하기를 내가 합법적으로 성교를 하고 어린 공작을 낳으려면 결혼을 해야 한다더군."

"당신이 신분이 낮다는 걸 알고 있소, 참있양. 하지만 그래서 난 지체 높은 누군가보다 당신과 결혼하고 싶소. 지체 높은 부인은 생각이 많지만, 당신은 생각이 없잖소. 난 당신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고 내키는 대로 굴욕을 줄 수 있소. 그래도 당신은 스스로를 비천하게 여겨서 싫은 소리를 하거나 질질 짜거나 뭐 그런 걸 하지 않을 거요. 그리고 당신이 나를 거절하면 난 당신의 머리를 베겠소."

"어떻게 그 자가 언니를 그렇게 대하도록 내버려둘 수 있어?" - 마거릿 애트우드, 참을성 없는 그리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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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Girl in Blue, c.1934 - c.1935 - Chaim Soutine - WikiArt.org


Girl in Blue, 1938 - 1939 - Chaim Soutine - WikiArt.org


https://www.lyrics.co.kr/?p=613181#gsc.tab=0 재니스 조플린이 부르는 'Little Girl Blue'를 들었다. 그리고 수틴이 그린 푸른 옷 입은 소녀들을 본다. 덥다.


[네이버 지식백과] 재니스 조플린 [Janis Joplin]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12006&cid=40942&categoryId=34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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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쨌거나 황당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Rip Van Winkle, 1829 - John Quidor - WikiArt.org 이 그림은 시카고에 있다고 한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039267&cid=46727&categoryId=46986






어쨌든 그는 자작나무, 사이프러스, 조롱나무 수풀을 헤쳐가며 골짜기 가장자리를 힘들게 기어올랐다. 가끔 야생 포도나무 덩굴에 발이 걸려 쓰러지기도 했는데, 포도 덩굴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휘감아 마치 그물이라도 쳐놓은 것 같았다.

"누가 알겠어요! 난 내가 아닌가 봐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저기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에요. 누군가 다른 사람이 내가 됐나 봐요. 어젯밤까지만 해도 난 분명히 나였는데, 산에서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이상한 사람들이 내 총을 바꿔놓고 모든 것을 바꿔버렸어요. 나도 바뀌었어요.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대체 난 누구란 말입니까!"

이제 립은 예전처럼 어슬렁거리며 살았다. 금세 옛친구들을 다시 만났지만 다들 세월에 찌들어 건강이 좋지 못했다. 그래서 립은 떠오르는 세대들과 더 친해졌고, 금세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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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on the Hudson (Rip Van Winkle), 1845 - James Hamilton - WikiArt.org


작년 오늘 읽은 워싱턴 어빙의 '립 밴 윙클'로부터 옮긴다.


[네이버 지식백과] 립밴윙클 [Rip Van Winkle]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90025&cid=40942&categoryId=40507





립이 산을 막 내려가려고 하는데 멀리서 울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립 밴 윙클! 립 밴 윙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산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까마귀 한 마리뿐 아무도 없었다. 환청을 들었나보다 생각하고 다시 내려가려고 고개를 돌리자 다시 고요한 저녁 공기를 뚫고 똑같은 외침이 들렸다."립 밴 윙클! 립 밴 윙클!"

낯선 사람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천천히 바위를 올라오고 있었다. 인적 드문 이런 곳에서 사람을 보게 되어 깜짝 놀라면서도 그는 곧 그 사람을 도와주려고 급히 아래로 내려갔다.

산을 타고 올라가는 동안 립은 가끔 멀리서 천둥소리처럼 뭔가 길게 구르는 울림소리를 들었다. 깊은 계곡이나 높다란 바위 사이 갈라진 틈에서 생겨나서 두 사람이 올라가고 있는 울퉁불퉁한 길 쪽으로 울리는 것 같았다. 립은 잠깐 멈추어 섰지만 이내 천둥을 동반한 일시적인 소나기 소리라고 생각하고 계속 걸어갔다. 산 정상 부근에서는 그런 소나기가 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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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서양철학사를 덮어둔지 꽤 되었구나. 작년 7월 초 라이프니츠 편을 읽고 있었다. 라이프니츠의 생일이 마침 7월 1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5r3611b


A page from Leibniz's manuscript of the Monadology


[네이버 지식백과] 모나드 [monad] (종교학대사전, 1998. 8. 20.)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29193&cid=50766&categoryId=50794




사람들은 우주가 선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나머지, 우주가 선하다고 입증하는 나쁜 논증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진다. 반면에 우주가 악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논증은 면밀히 검토한다. 사실 세계는 부분적으로 선하고, 부분적으로 악하다. 이러한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게 되어서 ‘악의 문제’가 발생한다.

내가 라이프니츠의 단자론에서 최고로 생각한 것은 두 종류의 공간이다. 하나는 주관적 공간으로 각 단자의 지각들과 관계가 있으며, 다른 하나는 객관적 공간으로 다양한 단자들의 관점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나는 라이프니츠의 공간론이 지각과 물리학을 연결할 때 여전히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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