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읽기 - 날씨와 기후 변화,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공기에 숨겨진 과학
사이먼 클라크 지음, 이주원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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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로부터 도서를 재공받았습니다."


대기 물리학자이며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7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 사이먼 클라크가 들려주는 '공기'이야기를 만나보았다. 하늘 읽기라는 제목은 하늘을, 우주 공간을 보여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부제'우리를 둘러싼 공기에 숨겨진 과학'이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보다 더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지질학이나 천문학이 아닌 대기 과학. 지구나 우주를 다룬 물리학 책 속에서 단편적으로만 접했었던 '대기' 공기의 움직임을 대기의 작동원리부터 촘촘하게 들려주고 있다. 대기를 '거인'에 비유하며 거인의 발자국(기온, 습도 등)이 아닌 거인 자체를 연구하는 대기 과학의 역사와 성장 과정을 쉽고 편안하게 보여준다.


《하늘 읽기》에는 처음 접하는 대기 이야기가 흥미롭게 이어진다. 새로운 것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재미나고 즐겁다. 금세 잊어버리겠지만 읽는 순간만큼은 지적 성장과 지적 충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킬링 곡선'이 가진 정말 중요한 의미와 '구름 알베도 피드백', '텔레 커넥션'의 의미를 지구온난화와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지적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또, 예상치 못한 인물들의 등장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날씨와 기후에 관심을 보이고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색다른 인물들은 누가 있었을까?


아리스토 텔레스, 갈릴레오 갈릴레이, 파스칼의 등장도 색다르게 느껴졌지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에드먼드 헬리는 잘 모르지만 핼리혜성은 잘 안다. 혜성을 발견한 과학자가 바람(무역풍)을 연구했다? 다윈을 태우고 다윈의 연구를 도운 비글호 선장 피츠로이가 대기 과학 이야기에 등장한 까닭은 무엇일까? 흥미로운 인물들이 재미난 대기 과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중층 대기와 지표면 사이의 상호 작용을 연구한 저자가 태평양의 온도가 어떻게 유럽의 겨울과 연결되는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지구 반대편의 작은 변화가 거인의 커다란 발자국으로 변하는 까닭을 정말 디테일하게 들려준다. 대기가 흐르는 '바람'의 주된 원인인 기압의 변화 또 기압을 결정하는 온도가 어떻게 그리고 왜 변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적란운'을 통해서 대류권과 성충권의 경계인 대류 경계면을 볼 수 있다?


고밀도 오존층으로만 알고 있던 성층권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칠레 앞바다의 엘리뇨와 지구 반대편 인도 몬순이 이어지는 과학 이야기는 압권이었다. 대기 과학이 들려주는 우리를 둘러싼 공기 이야기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인위적인 '온실효과'로 이어진다. 자연적인 온실효과는 지구를 위해서 또 인류를 위해서 필요하다. 하지만 인위적인 온실효과는 어떨까? 일기 예보가 틀리는 원인을 '카오스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대기 과학자인 저자가 예측한 2100년의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지구의 대기는 어떻게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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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페이지 인문학 - 하루 5분이면 충분한 실천 인문학
김익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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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유튜브 채널 〈김교수의 세가지〉를 운영하며 40만 명의 구독자와 소통하는 인기 크리에이터이자, 이타적 자기 계발을 선도하는 교육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김익한 교수가 들려주는 특별한 인문학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한국국가기록연구원장을 역임한 우리나라 1호 기록 학자인 저자의 약력답게 원 페이지 인문학의 바탕에는 '기록'의 중요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인문학의 실천을 기록에서 시작해 보자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원 페이지 인문학》이라는 제목과 '하루 5분이면 충분한 실천 인문학'이라는 부제가 알려주듯이 매일 한 페이지씩 읽고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잘 짜여 있다. 한 페이지라는 한정된 지면에 담은 글은 짧지만 생각의 깊이는 상당하다. 또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 행동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철학자 칸트,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 그리고 틱낫한 스님까지 정말 수많은 지성들의 생각을 만날 수 있다.


'한 페이지'의 구성은 소제목(지금 이 순간의 주인이 되기) 아래 한 페이지 분량의 글이 있고 그 글을 정리해 주는 헤시 태그(집중, 멈춤, 계획 등)가 있다. 그리고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인 '나를 위한 오늘의 질문(바로 5초 안에 착수할 10분짜리 단위 계획은 무엇인가요?)'이 마지막을 담당한다. 365개의 질문에 답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저자가 바라는 인문학 습관에 조금씩 다가설 것 같다. 독서하는 방법에 대해서 들려준 쳅터(책, 읽지 말고 공부하세요)에서 제대로 된 독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12개의 주제에 책, 영화 등에서 찾은 365개의 인문학 이야기를 나누어 담고 있다. 12개 주제는 12달을 떠오르게 하고 365개의 글은 1년을 떠오르게 한다. 매일 아침의 시작을 함께해도 좋겠고 매일 저녁 마무리와 함께해도 좋을 듯하다. 예사롭지 않은 첫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속 깊이 자리할듯하다."인문학은 '지식'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이 책은 매일 한 페이지씩 읽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인문학이 자연스럽게 몸에 스며들어 습관이 되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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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시 2026 - 소음 속에서 정보를 걸러 내는 해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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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지방자치제가 실행된 이후 지역 이기주의에 편승한 국회의원들이 나라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자신의 지역구를 위한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는듯하다. 정말 끔찍한 수준의 인사들이 국회에 있다.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은 신경 쓰지도 않고 그저 표심票心만을 위해 움직인다. 그중 가장 민감한 것이 '부동산 정책'이고 그만큼 실패 확률이 높다. 그런 부동산 정책에 관한 책들의 대부분은 다음 투자 지역을 예측하거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색다른 관점으로 부동산 개발 문제를 들여다본《한국도시 2026》'블랭크 서평단'을 통해서 만나보았다.


한국도시 2026 은 부동산을 다룬 다른 책들과는 새로운 접근을 보여준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김시덕 교수는 왜 그런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정치적, 경제적 배경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선거에서 마구 내건 '부동산 개발 공약'의 허虛와 실實을 다양한 예를 제시하며 들려준다. 신공항 건설 계획, 서울 편입, 대규모 교통망(GTX) 등의 공약은 지켜질 수 있을까? 저자의 철저한 분석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저자의 분석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미난 것은 '블랭크 서평단'이다. 이 책은 그림이나 사진 등의 시각적인 것들은 전혀 없다. 단지 글자와 문장만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정말 매력적인 특별한 만남이었다.


《한국도시 2026》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한국의 도시 변화의 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정치(선거)와 국제 정세(지정학) 그리고 관련 산업, 인구 변화 추이에 따른 큰 흐름으로 들려주고 있다. 한국의 도시를 경제학적인 관점보다는 인문학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2부에서는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성장 동력을 잃은 도시와 성장할 수 있는 도시의 차이는 무엇일까? 지자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지역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p.50. 국제정세 그리고 연약 지반·기후 변화 같은 지식 없이 한국의 도시와 부동산을 바라보면 안 됩니다.


틀림없이 부동산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이 특별함을 주는 책인데 투자적인 조언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저자가 주는 커다란 보너스인 것 같다. 한국 도시, 부동산을 조금은 더 촘촘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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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읽는다 불가사의 중동 이슬람 지식도감 지도로 읽는다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안혜은 옮김 / 이다미디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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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 학자 미야자키 마사카츠가 들려주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중동 이슬람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중동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석유, 이슬람교, 테러, 터번 정도이다. 석유 산유국으로 부를 축적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빈부격차가 크고,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난민이 발생하고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세계의 화약고 중동.불가사의 중동 이슬람 지식도감은 중동과 이슬람에 대한 파편적인 상식을 하나의 지식 고리로 연결해 주는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중동의 시작(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현재(제2차 세계대전 이후)까지를 다루고 있는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저자가 구분한 6가지 시대 순서로 되어있다. 중동 지역을 지배했던 세력을 중심으로 구분한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이란인, 아랍인, 투르크인을 이야기의 중심에 두었다는 것이다. 서양사와 동양사를 연결하는 중동 세계의 역사, 정치, 사회 그리고 문화 등을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풀어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시각 정보를 이용해서 중동과 이슬람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챕터가 끝나 명 '칼럼'코너를 통해서 중동과 이슬람을 조금 더 깊게 알아가게 하고 있다. 이슬람교의 성전 《코란》에서는 장사는 허하나 이자 취득 즉 고리대금은 금지했다. 그렇다며 중동에는 아니 이슬람 세계에는 은행이 없을까? 아니다. 틀림없이 있다. 그들의 영업 비법은 무엇일까? 시아파에는 '이맘'이라는 종교 지도자가 있지만 원칙적으로 이슬람교에는 성직자가 없다? 남성들이 쓰는 '터번'의 색을 통해서 종파, 가문, 왕조, 직업 등을 구별할 수 있을까? 부르카와 히잡의 차이는 무엇일까? 재미와 흥미를 통해서 이슬람과 중동에 조금씩 다가가게 하고 있다.


'움마'라는 이슬람 공동체의 확장으로 형성된 아랍 세계는 혈연 집단인 부족을 국가보다 우선순위에 둔다. 시아파와 수니파의 오래된 반목이 중동의 정치 상황을 불안하게 하고 석유라는 자원에 눈이 먼 서양 국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중동을 더욱더 혼란스럽게 만든듯하다.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를 이 책《불가사의 중동 이슬람 지식도감》이 담고 있다. 책이 담고 있는 지도, 사진들만 접해도 중동과 이슬람 하면 떠오르던 부정적인 생각들이 사라질 것이다. 테러나 폭력 대신 라마단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또, 아랍 세계가 곧 이슬람 세계가 아니다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아랍은 이슬람의 극히 일부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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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 - 제1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김미수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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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p.277.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자신에게 이어져 오던 신념 같은 것, 종교 같은 것이 '빛'이었다. 숨어 있는 빛이 드러날 것을 믿으라고, 누구에게라도 한 줄기 빛이 되라던 말들.


직지소설문학상 대상, 북한 인권문학상을 수상한 김미수 작가의 제1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마중을 만나보았다. 마중. 누군가를 기다리는 순간은 설렘으로 들뜨고 그 설렘은 만남의 순간을 빛나게 한다. 진주 남강 변 10대 소녀의 마중은 어느새 할머니의 마중이 되었다. 설렘 가득했던 소녀의 첫사랑은 남강의 흐름처럼 역사 속에 천천히 파묻혀 그리움이 된다. 일제강점기에 헤어진 인연은 미군 손자의 도움으로 이어진다.


순이 할머니의 죽음과 함께 80여 년 전 '인연'이 마중으로 이어진다. 친구 해림 할머니를 기다리며 마중에 나섰던 순이 할머니의 손녀 지유가 이 안타까운 그리움을, 마중을 이어가는 주인공이다. 소설가 지유는 해림 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그 어둠을 걷어내기 위해 자신의 아픔을 드러낸 해림 할머니처럼 지유도 빛을 향해 나간다.


우리들이 참고 견뎌야 했던 일제강점기의 민초들의 팍팍한 삶을 만날 수 있다. 강제징용과 '위안부'라는 참혹한 현실에 무너져버린 종태와 해림을 통해서 국력의 소중함을, 자유와 단결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깊은 이야기가 종태의 '수기'로 이어진다. 개인적인 기록이 뼈아픈 역사가 되는 순간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주제는 무겁고 깊지만 문장은 간결하고 담백하다. 일렁이는 감정이 속도를 늦추게 하지만 가독성이 우수한 작품이다.


소설을 통해서 역사를 다시 보는 시간은 언제나 소중하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이야기는 너무나 소중하다. 80여 년 전 아픔을 오늘 다시 생각하게 하는 건 그때의 아픔과 슬픔을 잊지 말기를 바라는 작가 김미수의 소중한 마음일 것이다. 과거의 흔적들이 모여 미래가 되듯이, 개인의 이야기가 모여 인류의 역사가 되듯이 역사를 그린 작품들이 쌓여 오늘을 살아갈 바탕이 되고, 미래로 나아갈 에너지가 될 것이다. 《마중》이 그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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