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는 소녀들
스테이시 윌링햄 지음, 허진 옮김 / 세계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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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 윌링햄 소설/ 세계사 (펴냄)










추리 소설에서는 특히 나는 첫 문장에 집착한다. 장르 문학뿐 아니라 순문학을 읽을 때도 첫 문단이 강렬하면 물론 가독성 좋지만, 거의 좋은 소설은 30페이지 안에 판가름 난다^^ 뭐 장르 문학이니 순문학이니 이런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나 자신이 좀 우습기도 하다..... 모든 챕터의 첫 문장에서 이 작가는 강한 여운을 남긴다. 아.... 매력적인 문장들이다.






목이 간질간질하다. 처음에는 미묘하다. 깃털 끝으로 식도 안쪽을 꼭대기부터 맨 아래까지 긋는 느낌이다. 나는 혀를 목구멍에 넣어 긁으려고 애쓰지만 소용없다

~~~~로 시작되는 첫 문장은 마치 영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나도 소설을 따라 혀로 목구멍에 넣어 식도 안쪽을 긁어보려 하지만 이내 포기한다. 혀가 목구멍까지 닿을 리 없다는 것을......


클리셰로 먹고산다는 상담 업계의 클로이 데이비스 박사. 하지만 클리셰가 존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그녀에게는 끔찍한 트라우마가 있다. 클로이가 열두 살 무렵 마을에서는 소녀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클로이의 아버지는 체포되었고 돌아오지 않았다. 클로이는 소녀 실종이라는 단어가 무슨 말인지도 채 모를 나이였다.






소설은 그 어떤 트릭을 쓰지 않고 차근차근 독자를 자발적 탐정이 되게끔 소설 속으로 빨아들인다. 그런데 문장이 너무 유려하다....... 추리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재미에 취중 하다 보니 작가들이 문장을 직설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반전에 속도감에 피떡칠된 추리물이 인기인 것 같지만, 독자들은 이렇게 은유적인 글을 통해 더 섬뜩하게 더 자극적으로 느끼기 때문. 예를 들면 바로 이런 문장이다.





당신이 포지 계단을 올라 달려드는 두 팔 벌린 품이 사실은

피해서 달아나야 하는 바로 그 품이라면?

그 여자애들을 붙잡고, 목을 조르고, 시체를 묻은 다음 손을 깨끗이 씻은 바로 그 팔이라면?


과도한 묘사 없이도 독자를 상상하게 한다. 위문장은!!!






소설의 중반부에 채 도달하기 전 나는 범인을 알아맞혔다 ㅋㅋㅋㅋ 알아맞혔다고 소설이 쉬웠다는 건 아니다. 저자의 심리묘사를 따라 읽다 보면 특이하게 보이는 인물이 있다. 바로 그가 범인이었어!!!!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이야!!!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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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버든
클레어 더글러스 지음, 김혜연 옮김 / 그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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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더글라스(지음)/ 그늘(펴냄)











표지를 보면 여자아이 같기도 하고 할머니 같기도 하다. 왜 이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있을까?!!!!! 고통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나른해 보이기도 한다. 완독 후에 책 표지의 의미는 뭘까 잠시 생각해 봤다. 같은 그림이라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생각을 할 것이라는 은유....


조금 이른 나이에 임신을 한 새피와 톰 부부는 시골 하우스에 신혼집을 꾸미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방도 예쁘고 꾸미고, 마당 공사도 한창이었던 어느 날....... 꽃향기 가득한 마당 정원에서 발견된 시신 2구!!!! 도입도 충격이지만 소설이 주는 반전은 더 충격!!


소설은 두 번 읽게 될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결말을 알게 된 후 다시 중반으로 돌아와서 한 번!!!



2구의 시체를 조사하기 위해 무려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이 집의 거주자는 새미의 할머니 로즈였다. 지금 로즈는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데 기억이 돌아올 때마다 암호 같은 이름과 단어를 내뱉는다. 한편 새피의 엄마 역시 이른 나이에 임신으로 새피를 갖게 되었다. 재혼으로 한창 새 삶을 꾸리는 엄마 로나였지만 딸 새피를 위해서라면.......



여성 3대가 보여주는 서사. 기억을 잃어가는 자와 기억의 모자이크를 꿰맞추는 자....

두 축으로 서술되는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될 때 놀라운 반전을 만나게 되는 소설!!!!!!



사람의 기억은 끝없이 발전한다. 그래서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건 원래 있었던 일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그 일을 회상했던 버전의 기억이다. p64




난 이 문장에 왜 그리 각인되던지!!! 나의 가장 어린 시절 첫 기억은 여섯 살 때 이사하던 기억이다. 그 이전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이사라는 하나의 사건은 여섯 살 나에게 과거의 문을 여는 첫 번째 관문이 된다. 


나보다 더 어릴 때는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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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맞춤 바이러스 주의보
한차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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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재에서 은유하는 평범함의 가치!! 꿈의 희망의 우리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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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맞춤 바이러스 주의보
한차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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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맞춤 바이러스 주의보』




한차현 장편소설/ 해피북스투유(펴냄)












밀리의 서재 청소년 소설 부분 1위 한 책!!! 내가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은 으잉? 청소년 소설에 입맞춤 바이러스라니 소재 신박하네!!!







각종 문학상 수상 경력 일절 없다고 쓴 작가 소개 글도 무척 흥미로웠다. 외대 동양학부 전공하시고 출판업계 경력, 집필하신 작품의 숫자 엄청 많았다. O형에 INFJ_A라는 작가님 나랑 같았다.....^^ 아! 내적 친밀감 느껴지는 소설을 펼쳤다. 와~~ 전작 검색해 보니 나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으신 분!!!







소설의 배경은 강원도 영월군... 시골 김석남 씨의 집 마당에서 시작된다. 깜깜한 밤하늘 하늘에서 날아온 운석이라니!!! 이것은 마치 사건의 서막을 알리는 예고편 느낌 과연 김석남 씨는 어떻게 될까?



배경은 시공간을 이동하여 2023 현대 서울.....

아~~~ 차연은 성범죄 현장을 목격하게 되는데...



차연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다. 엄청난 힘의 소유자 한차연 그녀는 용감한 시민이 되었다. 이후에도 차연에겐 뜻밖의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뉴스 기사에서나 보던 일들인데 왜....







남들과 다르다는 것

남들과 다른 비밀이 내 안에 점점 저켜간다는 것












그걸 아는 사람도 그걸 드러낼 자신도 없다는 것 그것은 여고생 입장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혼자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어른들은 그런 차연에게 오지랖 떨지 말라고 충고한다.

저자가 쓴 작품의 주인공들은 차연이라고 한다. 타인의 고통을 구경하는 사회라는 요즘, 차연이 같은 인물이 있을까 어른인 우리도 무서운 일에 차연은 겁 없?로 이 나선다. 고등학생 히어로 물인가 생각했지만, 단지 히어로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책의 독자가 청소년이니까. 우리 안에 있는 특별함, 그것이 무엇이든 빛나는 재능이다. 최근에 진로지도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어린 나이에 자신의 꿈 찾기를 강요하는 듯하여 기분이 별로였다. 저마다의 소중한 꿈과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공부에 재능 있는 아이들이 잘 살아갈만한 사회적 시스템은 이미 되어 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낙오하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모두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최근 바이러스에 관한 책을 종종 본다. 팬데믹 이후 바이러스 이야기는 여사로 느껴지지 않는다. 바이러스를 대하는 자세 역시 사람마다 집단마다 다르다. 더 성숙한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이 역시 소망해 본다.








#청소년소설, #입맞춤바이러스주의보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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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독백 - 서경희 소설집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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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희 소설집/ 문학정원(펴냄)










하!! 올여름 출간된 《김대리가 죽었대》의 작가!!! 블랙코미디, 각박한 현대생활 직장인의 세태를 은유적으로 풍자했던 소설!!






내용도 너무 웃프게 빵 터지는 점 게다가 출판사의 기획력이 맞물려서 정말 인기 있었던 소설인다. 서경희 첫 단편소설집이라니 정말 기대되는 마음으로 펼쳤다. 수록된 여덟 단편, 비슷한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작가의 장편도 좋지만 단편에서도 임팩트 있을 거라는 나의 기대를 어긋나지 않았고.....






시나리오 작가, 사막 여우는 계급 간의 격차, 열등감을 가시 연인의 윤희도 마음 아팠다. 폭력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너무 사실적이어서 오히려 은유적으로 느껴졌던 작품이다. 독자는 끊임없이 상상해야 한다. 그리고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되어 많이 아파야 했다.







서경희식 사회파 소설에는 블랙코미디가 존재한다. 믿을 수 없는 아이러니가... 냉엄한 현실을 좀 더 리드미컬하게 그려보고 싶었다는 저자의 문장이 떠오른다. 도시 살이의 냉혹함, 재개 발고 그에 맞서는 입주민, 일용직 노동자와 필리핀 결혼 이민여성의 삶... 영업하는 의사와 보험료... 복직 투쟁을 하는 사람, 일용직 노동자의 삶.... 우리 사회 구석구석 현실은 이다지도 냉혹할까?!!!! 소설에서 그려지는 저마다 단편의 주인공들은 마치 없는 사람 같으면서도 있는 사람이었다.







산다는 것은 왜 이다지도 고통일까 책을 덮으며 스스로에게도 물어본다.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것, 공존이 그렇게 어려운 걸까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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