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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골동품 상점
허아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허아른 장편소설/ 택토리나인
신비스러운 책표지, 불길한 물건들,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신비한 컨테이너라니 소재부터 매력적이다. 오가다가 컨테이너를 많이 보았지만 이런 기발한 상상력이라니 !!!!
하나같이 기묘한 사연을 가진 물건들, 나라면 과연 어떤 물건을 샀을까? 아니 과연 사려고 용기를 낼 수 있기나 한 걸까?
역사적 사건과 작가의 상상력이 보태진 소설이다.
아홉 개의 신비로운 골동품이 독립된 이야기를 갖고 있으면서도 하나의 세계로 수렴해 가는 구조. 항아리, 그릇, 돈저냐, 방울, 제웅, 먹, 씨앗, 비녀.... 낯설고 또 정겨운 이런 소재들이라니!!!
마흔이 넘은 남자는 오컬트 커뮤니티 여자의 소개로 가게를 찾게 되는데....
아이가 사랑의 결실이라는 건 그저 비유에 불과하지요. 사랑의 진정한 결실은 그 사랑으로부터 태어나는 또 다른 사랑입니다. 사랑이 사랑을 낳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결실 아닐까요 p27
특히 뛰어난 점은 역사와 괴담의 정교한 결합이다. 조선시대 정조의 태항아리에서 일제강점기의 탄광, 바리데기 전설, 민족의 정령, 인조 시대 김홍원의 첩 김말치가 강상죄를 뒤집어쓴 것, 당나라 황소의 난, 원나라 공주, 근현대의 마을 전승까지 시간대가 끊임없이 전환되는데도 서사적 불협화음이 없이 조화를 이룬다. 골동품이라는 매개가 시대를 아우르는 통로가 된다는 점. 어딘가 으스스하면서도 소름 끼치는 묘사들, 바리데기 이야기도 내가 아는 이야기를 넘어 여러 가지 전승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어 무척 유익한 독서였다.
마침내 이 모든 서사의 거대한 윤곽이 마지막에 드러나는 순간, 퍼즐이 맞춰지는 쾌감이 든다.
그중 흥미로운 몇 가지 이야기를 적어보면 딸랑이 방울ㅡ 팔주령 이야기다.
오래된 유적에서 출토되는 여러 가지 유물을 만나는데 무당 방울의 유래하든지, 무교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진진! 민담은 작가의 말처럼 그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부모에 대한 효도를 강조, 형제간의 우애 등이다.
어린아이를 이용한 주술로 염매라는 것이 있는데 정말 끔찍한 주술이다. 아이들을 달래기 위한 딸랑이 이야기에서 끔찍한 면모를 만나다니 이런 반전 매력이라니!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분, 전승, 민간신앙, 정령 그리고 공포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소설이다.
오래된 나이테를 더듬다가 나무 전체를 보는 듯한 기분으로 읽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힘은 '물건'이 주인이라는 점이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수호 성물, 물건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나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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