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박물관 고고학
헤들리 스웨인 지음, 오세연 옮김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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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들리 스웨인 지음/ 사회평론아카데미




먼저 박물관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박물관은 ‘보는 공간’이 아닌 ‘물음표의 공간’이다.!!!!!

이 책에서 박물관은 더 이상 유물의 저장소가 아니다. 저자 헤들리 스웨인은 우리가 알고 있던 박물관의 무균실적 이미지를 무너뜨린다.


“굽이 있는 단지가 굽이 있는 단지인 이유는 큐레이터가 그렇게 결정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유물 앞에서 질문을 하지 않고 지나쳤던가. 누가, 무엇을, 어떤 맥락으로 ‘소중하다’고 이름 붙였는가?


그 순간, 박물관은 조용히 권력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곳은 기억을 보존하는 곳인 동시에, 기억을 선택적으로 보관하는 장소이다^^

많은 챕터를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14장을 읽으며 느낀 점이 남다르다. 제국의 박물관에서, 공동체의 박물관으로 이행되는 과정은 필연이라 생각한다.


박물관이 더 이상 제국의 유산을 과시하는 공간이어선 안 된다. 원주민의 유해를 전시하는 박물관, 보존을 명분으로 살아있는 유산을 유리관에 가두는 박물관은 이제 해체와 반성의 대상으로 바뀌어야 한다.


책은 발굴 현장부터 장기적 보존, 전시의 전 과정, 예를 들면 디자인의 내외적 요소 등!! 관람객 유형까지!! 나아가 대중과 소통하는 전시까지 거의 모든 주의점과 필요한 지식을 다룬다. 심지어 골동품 거래까지도 언급되니 그야말로 분야 사전적인 느낌을 준다^^







이 분야에 임하시는 분들께는 실용적인 교과서가 나처럼 박물관 가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에겐 좋은 연구서 혹은 지침서가 된다.

책은 또한 아시아의 사례를 끌어오며 고고학은 장소성과 시대성을 가진 언어라는 메시지를 담담히 던진다. 고고학이라는 언어는 단순히 피라미드 안에 잠든 왕의 이름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되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고고학에 대해 조금 알고 있었지만 박물관 고고학이라는 학문은 처음 접해본다. 여기서 '연결'과 '소통'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른다. 고고학은 단순히 학문이지만, 박물관이 개입함으로써 그것은 대중 혹은 관람객과 소통하고 연결되는 수단이 된다.










“유물은 과거의 조각이 아니라, 기억을 복원하는 언어이다”

고고학은 유적을 파괴하는 행위이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결코 직접 만나지 못할 사람들과 장소를 기억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 큐레이터와 관람객, 전시물과 망각 사이에 놓인 가느다란 윤리의 실을 끌어올리는 책이다.






저자 헤들리 스웨인은 실제 유물 관리와 정책, 전시와 해석, 윤리와 보존에 이르기까지 박물관 현장과 고고학 이론의 다리를 놓는 저술을 지속해 왔다. 이 책도 그런 실용적인 탐구의 여정이다. 그는 박물관을 통해 고고학이 대중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그리고 박물관이 누구의 목소리를 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박물관 고고학을 재정립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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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소담 클래식 3
제인 오스틴 지음, 임병윤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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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소담출판사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끊임없이 사랑받아 온 고전이다. 수많은 시대가 지나고 세상이 바뀌었지만,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이야기는 여전히 오늘날 우리 삶에도 적용해볼만하다.

수없이 회자된만큼 이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단순한 연애소설의 여주인공이 아니다. 그녀는 자기 인식과 성장을 통해 세상을 다시 보는 법을 배우는 인물이며, 다아시 또한 자존심이라는 이름의 고립에서 벗어나 타인과의 진심을 배우는 인물이다.






『오만과 편견』은 결국 말한다. 사랑이란, 상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우리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인 오스틴 3부작인 『오만과 편견』 vs 『이성과 감성』 vs 『엠마』 를 비교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주는 상징성은? 아마도 제인 오스틴이 창조한 가장 현대적인 여성상이 아닐까! 사랑보다 자신의 판단과 인격을 중시하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녀 역시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다아시에 대한 오해를 통해 자기 성찰의 여지를 얻는다

대조적으로 언니 제인 베넷은 아름답고 온화한 성격. 사랑을 믿고 기다리는 전통적인 여성상으로 묘사된다.






돈과 계급, 그리고 감정 사이의 줄타기는 지금도 유효한 문제. 그런 의미에서 고전은 낡은 이야기가 아니라, 변하지 않는 감정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창이다.

여성 인물의 자율성과 비판의 시선에 대해!! 제인 오스틴은 그 시대 여성들에 비해 독립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만약 내가 당대의 엘리자베스 베넷이었다면?이라는 생각도 해봤다. ^^


나는 아마도 주변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했을 것이다. ‘좋은 혼처’를 기대하는 엄마의 말에 침묵하고, ‘괜찮은 집안의 청혼’을 한 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가 엘리자베스였다면, 그녀처럼 말했을 것이다.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상대가 귀 기울이지 않더라도 내 신념을 표현했을 것이다.

“결혼이 여자의 유일한 생존 수단이 아니라면, 나는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다리겠다"라고.

내가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 내가 존경하지 않는 이에게, 내 미래를 맡기지 않겠다고 말했을 것이다.

때로는 미움받고, 때로는 오해받더라도 나는 ‘착한 여자’가 아닌, '생각있는 여자'로 살고 싶었을 것이다.







제인 오스틴 그녀는 중산층 성직자의 딸로, 교육을 비교적 자유롭게 받음. 평생 결혼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지내며 작품 활동했다.

제인 오스틴은 소파에서 바늘을 들고 앉아 있으면서도 인간 사회를 완전히 해부했다.”

— 버지니아 울프

( 당대 여성작가들 중에 나는 메리 셸리의 작품을 훨씬 좋아한다 ㅎㅎ 결혼 이야기나 중산층 혹은 상류층 거실에서 일어나는 연애 혹은 결혼담, 러브 스토리에는 별 관심이 없다 ㅠㅠ ) 제인 오스틴은 당대 다른 여성 작가들보다 더 일상적이고 심리적인 세계를 다루었고, 낭만이나 고딕이 아닌 현실과 이성, 인간 내면의 오류에 주목했다. 다만 엘리자베스 베넷, 엠마 우드하우스 같은 인물들은 ‘사랑을 위해 자신을 버리는 여주인공’이 아니라, 자기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여성의 원형이 되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엘리자베스의 ‘편견’은 왜 생겼을까?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오해를 했을까? 아마 나라도 그랬을듯...

다아시의 '오만함'은 단지 성격의 문제일까, 아니면 시대의 산물일까? 둘 다 아닐까? ㅎㅎㅎ

이 소설에서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오늘날에도 결혼을 둘러싼 사회적 기준은 얼마나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소담클래식판은 그 고전을 더 가깝고 선명하게 다듬어, 지금의 독자들에게 더욱 깊이 있게 다가온다. 세련된 문장 번역, 품격 있는 편집은 물론, 고전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도 부담 없이 열 수 있는 문이 되어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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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 - 대량학살자의 밝혀지지 않은 삶
베티나 슈탕네트 지음, 이동기.이재규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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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외 한나 아렌트 관련 저작물 리뷰+ 온라인 독모후기

베티나 슈탕네트 / 글항아리, 한나 아렌트/ 한길사












위 내용을 한 피드에 압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데 가끔 불가능 한 시도는 해봄직하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한나 아렌트 읽기, (봄이 온 줄도 모른 채) 2025년 나의 봄을 다 바친 한나 아렌트 읽기! #그믐 #독파 #온라인독모 #카톡방 등 다양한 채널에서 한나 아렌트와 관련된 책을 진행했다. (하나에 꽂히면 미친 듯이 파고드는 습성) 어쩌면 한나 아렌트에 대한 관심은 훨씬 이전 2021년 봄 한길사의 《한나 아렌트 정치사상 전 3부》 이진우 교수님 번역으로 접하면서부터다. 미국인들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철학자라는데 이런 말 하면 독일에서 공부한 철학자 일부가 입에 거품을 물기도 하는^^ 참 매력적인 한나 아렌트 선생님이다. ( 존경하는 분께는 작가 철학자를 떠나 '선생님'으로 부르고 싶은) 한나 아렌트가 만약 남성으로 태어났더라면?이라는 가정을 해보기도 했다. 실제로 당대 수많은 여성들이 차라리? 남성이었다면 어떠했을까? 박경리 선생님 같은 분들이 남성이었다면? 아마 처우가 약간? 달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나아렌트정치사상3부작 으로 시작한 이 독서는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으로 또 세창출판사 윤은주 선생님의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읽기》 《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세상》으로 이어졌고 중간에 《극우 권위주의 독재》로 하이데거와 마침내 야스퍼스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 지금은 #제발트 에 빠져있다. 그리고 유대인 출신의 철학자들, 작가들이 최근 관심사다. 딱 3년만 하고 접겠다고 약속한 책스타그램이 2년 연장되었다.

20세기 정치 철학에 관해 한나 아렌트의 역할은 무척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존 남성 중심의 지식사회에 이런 여성 철학자가!! 더군다나 유대인 여성이라는 점 내겐 마음을 뺏길만한 중분한 존재 그 자체였다. 심지어 한나 아렌트가 책을 통해 틀린 말을 해도 그 말조차 사랑할 만큼 그만큼 좋았다 ㅎㅎㅎ ( 이러면 안 됩니다. 이건 광기!!)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 책 선정 이유:

한나 아렌트 저작물 중 ( 일부 미출간된 에세이나 서신 집을 제외하면) 70% 정도가 국내에 번역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한나 아렌트의 더 많은 저작물이 번역되기를 바라는 마음. 기존 리뷰에서 오독을 접하며 왜 한나 아렌트의 전작을 1권도 읽지 않은 채로 이렇게 용감한 글을 쓰는지 궁금해서 택한 책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나는 사유하지 않는 자보다, 잘못 사유한 자가 더 두렵다.”

— 이 책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물을 집필하신 베티나 슈탕네트 저자님 말씀에 공감 또 공감한다! 특히나 지식인들이 이런 경향이 많다. 자기가 잘못한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주면 없는 학설이라도 기꺼이 만들어서 끝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잘못을 인정하느니 죽음을 택하겠다는 태도 참으로 놀랍다. 한나 아렌트도 비슷한 오류를 범했다. ( 실생활에서 수없이 경험)


베티나 슈탕네트 책의 저자님 :

독일의 철학자이자 현대 사상사 연구자. 칸트 윤리학 전문가로 출발했으나, 이후 나치즘과 인식론에 집중했다.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은 그녀가 8년에 걸쳐 집요하게 추적한 결과물로, 아이히만 관련 구술 자료를 독일어권 최초로 본격 분석한 책이다. 학문적 치밀함과 문학적 필치, 철학적 관점을 함께 지닌 독특한 저술가로 평가되며 내가 가장 높이 생각하는 것은 용기다!!

vs ( 양대 구도는 싫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베티나 슈탕네트 vs 한나 아렌트 ) 두 분은 같은 대상을 다른 렌즈를 통해 보신 것. 그런 의미에서 두 시각을 다 존중한다. 이런 시도조차 못하는, 심지어 덮으려는 인간들 훨씬 많기에 ㅠ

한나 아렌트 선생님 :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철학자 중 하나. 유대계 독일 출신으로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전체주의의 기원』, 『인간의 조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등 정치적 자유와 인간의 도덕적 판단에 대해 깊은 성찰을 남겼다. 한 사람의 여성이 이렇게 많은 저작물을 출간하다니 기록에 남을만한 일이다.

아렌트는 나치즘을 단지 역사적 사건으로 보지 않고, 인간 실존과 정치, 사유의 문제로 끌어올렸다. 그녀는 철학자의 언어로 정치를 해석했고, 악을 일상 속에서 찾으려 했다. 그녀의 '악의 평범성' 개념은 이후 윤리학, 법철학, 대중문화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여기서 위의 베티나 저자님께 하고 싶은 말,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철학적인 사유에서 접근했다는 점이다. 사회학자의 관점이 아니라는 점


생각하지 않음이 악의 시작이라고 본 관점!!

두 분이 아이히만을 바라본 관점이나 접근 방식이 달랐으니 같은 인물이 전혀 다른 해석을 지닌다!

세상의 사람들은 그중 본질보다는 후킹 하는 단어, 기사가 될 만한 용어에 관심이 많은 듯싶다.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은 한나 아렌트 이후, 우리가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으로 바라본 아이히만 혹은 제2, 제3의 아이히만을 다시 보게 하는 책이다. 이 방대한 저작물 후반부에 비로소 아이히만이 졌다고 썼으나, 과연 그는 진 것인지 의문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의문이 있는데 유대인들에게도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

아이히만 자녀들 중 생존자인 막내아들에 대해 추적해 보고 싶은데, (그건 이미 독일인도 용서한 개인적인 삶인데 웬 관심이냐고 ㅎㅎ??)

그의 삶을 추적하는 이유? 평범한 독일인 사람들의 범죄에 대한 관점, 전쟁범죄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다고 본다. 친일파 후손에게는 냉혹한 잣대를 들이대는데 과연 독일들은 그들의 전범 후손들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 했는지 궁금하고 그 관련 자료도 꽤 많이 모아둔 상태다. 과연 독일이 나치 청산을 제대로 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총리가 무릎 꿇는 퍼포먼스를 통해 반성의 제스처 하신 점은 훌륭하다. 그조차 안 하는 나라(일본)도 있으니 ㅠㅠ



♣ 책 요약 혹은 핵심 개념을 쓰자면? ( 추후 정리한 것 업로드 해 볼게요)

망명 중의 아이히만!!!

아이히만이 남미에서 남긴 육성 자료는, 그가 얼마나 교조적인 인종주의자였는지, 나치 이념을 지금까지도 신봉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의 말투, 어휘 선택, 사상적 태도는 그를 단순한 ‘명령 수용자’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왜곡된 재판과 대중 이미지의 관점!

아렌트가 아이히만 재판을 보고 작성한 보고서는 그가 보여준 태도만을 바탕으로 그려진 단선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슈탕네트는 재판 당시 이스라엘 당국이 아이히만의 일부 육성 증거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전 세계가 그의 본모습을 오해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사유의 역할과 철학적 책임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철학자였고, 인간의 사유 능력과 도덕 판단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슈탕네트는 철저한 역사학적 탐구와 정치사회적 맥락을 바탕으로, ‘악의 얼굴’을 구체적이고 복잡하게 그려낸다. 이런 점이 두 분의 차이점!!!








베티나 슈탕네트 저자님의 책을 한나 아렌트의 시선에서 『전체주의의 기원』과의 연결해 보면? ( 너무나 해보고 싶은 작업이었다. 이전에 쓴 #전체주의의기원 리뷰 3500자 다 열어서 다시 검열해 봄 )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전체주의가 군중의 고립, 사유의 단절, 자발적 동의를 통해 가능해졌다고 보았다. 그녀에게 있어서, 인간은 ‘사유하지 않음’ 속에서 전체주의적 악을 수행하게 된다. 아이히만은 그 대표적 사례였다.

but 슈탕네트의 연구는 아렌트의 이 이론적 구조에 균열을 낸다. 아이히만은 단지 생각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충분히!! 명확하게 생각했고, 그 생각이 전체주의적 체계에 깊이 일치했다는 것이다. 아렌트의 전체주의 분석 틀 안에서도, 아이히만은 군중의 일원이 아닌 ‘선동자’ 혹은 ‘설계자’에 가까운 존재였다.



★결국 슈탕네트는 아렌트의 철학적 인간관, 특히 인간의 자유와 사유를 중시하는 틀 그 자체에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이것이 포인트다!! 아이히만은 사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악한 것이 아니라, 사유했고 그 사유가 악했기 때문에 더욱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이 책이 있는 이유다!!

이 기념비적인 저작물은 아이히만이라는 한 인간을 분석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한나 아렌트를 저격해서 인기몰이하고자 한 책이 아니라는 점!! 물론 마케팅 관점에서는 용이하겠으나, 슈탕네트 저자님은 아이히만이라는 인물을 대표로 내세워 전체주의적 인물의 본질을 재정의하고자 한 것이다. 두 지성인의 충돌이 아닌 전체주의적 세계관에서 인간은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죄를 실현하는가? 그 본질을 다시 묻는 책이다. 아마도 이번 세기에 다시는 이런 책이 나올지는!!! ( 이 시대를 허락하시고 이 시대에 태어나 이런 책을 비교하며 읽을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 초, 중, 고를 포함 무려 12년간의 서열 체제! 1등급 제외하면 거의 99% 아이들이 패배자로 살아간다. 1등만 해온 아이들이 다시 파시스트로 자리기에 너무나 좋은 환경이다 ㅎㅎ 교실이 성숙하기를 불가능하게 하는 사회, 정치적 시민권을 완전히 박탈당한 교사들, 우리 오늘 대한민국!

신자유주의, 엘리트주의 ... 소수의 엘리트들 이 세계의 언어와 지식을 독점하고 있다. 이는 문화 파시즘과 권위주의를 가속화한다. 이전에 리뷰에서 수없이 반복적으로 쓴 문장이다. 전체주의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군사독재에서 자본독재로 이행한 우리 사회!! 독재는 그 모습을 수없이 탈바꿈하므로 다만 우리는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독재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연대, 사랑, 대화다. 한나 아렌트 관련 저작물에도 같은 문장이 있다. 반대편을 향해 손을 내밀어 새로운 파괴의 굴레를 멈추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대하고 사랑하고 대화 마침내 화해하는 것, 어쩌면 '독재의 반대 모습'은 '여성'을 닮았다.....




→ 각 챕터별 내용정리+ 독모의 미션 발제문, 책을 읽으며 떠올린 수많은 질문들은 추후 기회?가 되면 공유해 보겠습니다

도서를 지원해 주신 #글항아리 출판사, #한길사, #세창출판사 감사합니다. 플랫폼을 허락해 준 #문학동네 #독파 감사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토론에 열심히 참여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더 앍아보고 싶은 내용 1

나치 집권 후 하이데거는 총장 연설에서 “국민 공동체에 대한 전적인 헌신”을 강조하며, 대학이 민족과 국가에 봉사해야 한다는 나치 이념에 부합하는 발언을 한다. 그는 자발적으로 히틀러의 ‘국민정신’을 철학적으로 뒷받침하려 한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총장직은 1년 만에 사임했지만, 이후에도 하이데거는 나치당원 신분을 유지했다. 전후에는 자신이 단순히 “독일 대학의 자율성을 지키려다 이용당했다”고 해명했지만, 결코 공개적으로 자신의 나치 협력을 명확하게 반성하거나 철회하지 않았다 ( 이것이 지식인의 모습이라니 ㅠㅠ)







but 야스퍼스는 어떤가?!!!!!

“우리가 몰랐다는 것은 죄악이다. 왜냐하면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카를 야스퍼스 ( 하!!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야스퍼스 선생님)

야스퍼스는 나치 집권 후 철저히 나치 이념에 반대하였으며, 아내가 유대계였던 이유로도 지속적인 감시와 강의를 금지당했다. 1937년에는 강의 자격을 박탈당했고, 나치가 유대인과 비유대인의 혼인도 불법화하려 하자 자살까지 각오했다고 전해진다 ㅠ

야스퍼스는 전후에 독일인의 죄책을 발표하며, 나치 시대의 독일 국민 전체가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함. 공동체의 책임을 강조하신 분이다.


정신 차려보니 여름이다 ㅠㅠ 여름엔 놀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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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항선 하나에 두 명의 사냥꾼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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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고호 장편소설/ 델피노







고호 작가님의 전작은 오래전에 《과거 여행사 히라이스》이라는 작품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최근 작품과 결이 다른 소설로 기억된다.

경찰대학 출신 엘리트 양태열의 낙향, 소설은 남해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조용하던 시골마을에 경찰대 출신 파출소장의 좌천이라는 소재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설정인데 등장하는 주변 인물 또한 저마다의 비밀을 품고 있다. 지역 유지 김환국, 실장으로 불리는 영춘이라는 여자.






사건을 수사하던 도중 비리에 얽혀 희생양?처럼 시골로 좌천된 파출소장 양태열. 분한 마음을 품고 마을을 돌아보던 도중 불법 밀항으로 보이는 사건을 추적하게 되는데....

저자의 문장은 가독성 좋게 읽히는데 악인이 내뱉는 대사에도 힘이 실려있다. 사투리가 많이 나오는데 해당 지역 사람이 아니면 다소 낯설게 느껴질 것 같기도 하다 ^^

소설이 제시하는 이슈는 너무나 많다. 지역 격차, 지방 소도시의 소멸, 불법 밀항, 불법 체류, 다문화 2세들, 지역 유지 카르텔과 마약 그리고 수많은 유혹들 나아가 조직 문화, 권력과 비리 등 그럼에도 과연 '정의'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하는 소설이다.


사람은 세상에 불만과 경계가 많아야 큰일을 하는 법이거든 p20


추격 도중에 죽은 외국인 여자, 그녀를 대신할 항공사 여직원 서현까지 얽히고설켜서 마침내 한배를 타게 된 이들...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인물 영춘!! 캐릭터들이 다 살아있는 이 소설 역시 영상화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현이 친구를 부러워하는 모습, 복수에 대한 언급이 인상적이다. 최고의 복수는 잘 사는 거라고 알고 있는데 단순히 잘 사는 것만으로는 복수가 아니라고 작가는 말한다.


내가 잘 살고 있다는 걸 상대가 아는 순간부터라고.....


사람들은 졸작의 주인공이 되느니 차라리 흥행작의 엑스트라로 사는 길을 택한다. SNS가 그래서 생겨난 것이다. 수많은 졸작의 주인공들을 위로하기 위해

그들로 하여금 예산을 낭비해서라도 흥행작의 주인공을 카피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p100 ( 뼈 맞는 문장이다 ㅎㅎ)


한 번 펼치면 쭈욱 결말까지 읽게 된다. 다소 낯선 사투리, 음지의 사람들이 쓰는 언어들이 툭툭 걸리면서 가볍게 생각하며 읽다 보면 깊은 논제를 품고 있는 소설이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와!! 진짜 재밌게 잘 쓰시는 작가다...


#서스펜스, #스릴러,

#장편소설, #영상화,

#고호, #델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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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그리움 - 배우 임병기 사극 드라마 시집
임병기 지음 / 그림같은세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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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임병기/ 그림같은세상







시 읽는 것을 좋아하고 역사시도 관심 많다. 무려 41편의 시!! 무대 밖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어쩌면 배우는 시인보다 먼저 시를 살아내는 존재일지도 모룬다. 세상에 없는 시간을 믿고, 그 누구의 삶도 거뜬히 대신 살아내는 것이 배우다.





때로는 말보다 침묵으로, 감정보다 육체로 시를 쓰는 사람들. 임병기 배우님에 대해 잘 몰랐는데 최수종 배우의 추천사나 임동진 목사의 추천사를 읽으니 진심으로 존경이 우러나온다.

역사의 순간들을 무대에 옮기며 그 오랜 시간, 역사 속을 걸어온 배우의 발자국에서 피어난 시들이다.






『동료 안형식의 죽음을 애도하며』라는 제목의 시. 동료와 나눈 생의 장면을 단지 애도로 끝내지 않는다 ㅠㅠ 한 시대를 함께 걸었던 이들만이 나눌 수 있는 시간의 연대가 아닐까? 선배이자 가장 친한 동료로 임종 직전 아들을 부탁한 안형식 배우.....

그 속에서 피어난 고요하고도 격렬한 슬픔이 한 줄의 시로 우리 가슴에 흘러내린다 ㅠㅠ

무대 위에서만이 아니라, 무대 밖의 날것 그대로의 삶까지,

이 시들은 마치 오래된 흑백 영상처럼

잊히지 않을 감정의 잔상






『사이렌의 울림』이라는 시의 한 구절은 배우라는 존재가 짊어진 보이지 않는 무대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 《왕의 여자》, 《태조 왕건》 촬영 당시 낙마사고! 7개월간의 목발 생활을 떠올리며 쓴 시다.

관객 없는 일상, 스포트라이트 꺼진 밤에도 몸과 마음은 여전히 어떤 역할을 품고 살아가는 배우의 모습.

사이렌 소리에 가려진 불안과 기도는 연기가 아니라, 삶 그 자체였다. 당시 경제적인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구절 중

"무대가 아니어도

나는 삶을 연기해야만 했다."라는 행이 가장 와닿는다.

배우로서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그의 고뇌가 깊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배우 임병기 님 그저 촬영장의 에피소드를 시로 풀어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끔 배우들의 글을 읽으면 무엇이 진짜였고, 무엇이 허구였는가를 구분 짓는 경계를 무너뜨릴 때가 있다.

무대 위에서의 죽음도, 무대 밖의 상실도 모두 진짜였다고—


그리하여 결국 우리는 이 시들 앞에서 연기가 아니라 여러 가지 인생을 마주한 것 같은 묵직한 체험이다. 그 기록이다. 시는 울림을 준다. 시가 있어서 이 세상이 촉촉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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