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프를 발음하는 법
수반캄 탐마봉사 지음, 이윤실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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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반캄 캄마봉사 소설/ 문학동네








다이 시지에, 수반캄 탐마봉사...

해문클럽을 통해 만난 작가들 이름이다. 특히 수반캄 탐마봉사 작가님 이름은 더욱 낯설다. 몇 번이나 소리 내서 작가 이름을 말해봤다... 수 반 캄 탐 마 봉 사...... 수반캄.... 본인 고향 라오스 발음으로 이름을 말하면 어떻게 들릴까 궁금해하면서. ( 난 늘 이런 게 궁금해 ㅋ)






해문클럽이 아니면 만날 수 없었던 작가들이다. 두 권을 만나며 내 나름의 엉성한 결론!!

발음하기 어려운 나라 작가님 책일수록 좋은 작품일 확률이 높다. 왜냐면??

영미소설 혹은 일본 소설로 점철된 우리 해외문학에서 출판을 결심할 만큼 매력적인 소설이라는 뜻. 출판업자? 입장에서는 안전한 길을 가고 싶을 것이고 영미소설이나 일본 추리소설 외에 듣보잡 나라 출신작가 작품을 출간한다는 것은 그만큼 문학성이 높다는 얘기...







문과 기피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동아시아 문학을 전공해 보고 싶다거나 하다못해 체코 문학을 전공해 보겠다는 아이는 전교에 단 한 명도 없다. 문학 전공을 희망하는 숫자 자체가 줄어들었고 게다가 주류가 아닌 비주류( 주류 vs 비주류 내가 쓰는 언어 아니고 잠시 빌려왔음) 문학이라니! ( 체코는 내 작가 카프카를 떠올리며.... 하는 말) 카테고리도 그렇다. 영미소설 아니면 일본 소설 중국 소설 그 외에는 세계 각국 소설로 분류된다. 태국 소설이라는 카테고리를 본 적 있던가?







라오스계 캐나다 시인이자 소설가...

난민촌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이주했다. 첫 소설로 캐나다 최고 영예상인 스코샤뱅크 길러상을 받았다.

표제작이기도 한 첫 소설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을 먼저 읽었다. 그날 밤 마음이 아렸다.


사회주의 체제, 정치가 불안정한 라오스의 상황을 살짝 검색해 봤다. 동남아 여행지로만 생각했고 관심조차 없던 나라가 다 떠오르다니 소설의 힘인가!!!


"라오어 쓰지 마라. 네가 라오스인 인 걸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어디서 왔는지 말해서 좋을 게 없어."

주인공은 곧 소설가 자신일지도....








덧. 소설을 덮으며 여전히 보이지 않는 장벽 혹은 장애물을 우리는 뛰어넘는다. 삶은 어쩌면 보이지 않는 허들을 죽을 때까지 뛰어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언어와 문화 인종 + 여자들은 여기서 '성별'이라는 장벽도 뛰어넘곤 한다.

허울좋은 다문화 시대, 전 세계인이 난민이자 이방인 아닐까?

나는 거꾸로 질문해 본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으로부터의 이방인인지!!

소설가 수반캄 탐마봉사는 '정체성'이라는 한 단어를 말하기 위해 이 소설 무려 219페이지를 썼다.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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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흑의 힘 - 우리의 선한 의도는 결코 순진함으로는 지켜낼 수 없다
친닝 추 지음, 함규진 옮김 / 월요일의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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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천닝추 지음/ 월요일의꿈(펴냄)








선한 의도는 과연 순진함으로는 지켜낼 수 없을까?

저자 프로필에 여러 문구가 기억에 남지만 특히 인상적인 것은?

중국 본토를 떠나 대만에서의 유년 시절 다시 미국으로의 이민 그리고 세계의 여성, 올해의 여성으로 선정된 점이다. 그녀의 저술, 강의 등은 CNN 등 다양한 매체에 보도되었다. 그 시절 중국을 떠나 대만으로 가는 이유는 보통 자유를 찾아 떠나는 험난한 길.







금서로 지정된 《후흑학》에 관심을 가진 저자. 리쫑우의 맥락에 중심을 두는 문장, 일반인 대중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많은 책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후흑'이란 자신의 뜻대로 남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과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더 심층적이고 영적인 두 번째 '후흑'은 영혼의 자연스럽고 적절한 상태를 찾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면에서 성공할 수 있는 행동 원칙의 비밀을 나타낸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후흑의 본질을 찾고 그 방법을 전한다. 독자 눈높이에 맞게 정리해 준 글이랄까.


진실은 우리가 흔히 받아들이고 있는 행동 원칙들은 임의적이며, 또 그런 원칙을 강조하는 사람 스스로 흠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p43







코코 샤넬 같은 인물, 도덕경과 같은 문장의 인용 등 동서양을 고루 언급한다. 두려움을 극복하되 두려움도 쓸 데가 있다는 것을 아는 마음.

모든 두려움이 파괴적이지는 않다. 두려움 덕분에 자연의 이치를 배운다는 문장은 와닿는다. 특히 대대적인 산불로 인해 고통받는 분들을 떠올리면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책의 저자도 마침 산불 언급을 한다.





처음 들어보는 용어 예를 들면 '다르마'와 같은 용어들은 챕터 마지막에 핵심 요약을 통해 먼저 읽고 본문을 보면 훨씬 쉽다. 다르마의 축복, 우리 생에게 걸쳐 미묘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성공 방식에 있어서 삶의 태도인 적극적 방식 혹은 소극적 방식을 적용해 볼 수 있다. 그 어떤 한 쪽이 더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잘 알려진 유명 인사의 사례를 보면 성공에는 정해진 법칙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부정적 성향이 문제가 아니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을 하다 보니 부정적 성향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총 열여섯 개의 챕터로 서술되는데 이 분야 처음이라 그런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인내의 놀라운 힘에 대해, 돈이라는 물질, 일의 신성함, 굴복을 통해 취할 수 있는 삶의 태도, 마침내 책 후반에 후흑으로 가는 길에 대해 서술된다. 각 챕터가 치밀하게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연결된 느낌이 없어서 내겐 전체 흐름을 이해하기보다는 한 챕터를 집중 파고드는 방식으로 독서했다. 저자 역시 에필로그에서 말한다. 이것이 추상적인 개념이라 설명이 어렵다는....


아시아에 사 나고 자란 저자가 서양에서 인정받기까지 리쭝우의 후흑학을 이해하고 알리고 강연한다.






책 후반에 리쭝우의 사상 소개글, 관직을 얻기 위한 방법, 두 가지 외교정책에서 깡패와 매춘부 단어 ( 왜 매춘부지? 그 많은 단어 중에서) 이런 비유가 맞는건가 혼돈이 오면서 아하! 새 종교의 창시자라서 그런가...

시대를 초월하는 사상이 대중들에게 울림을 주고 누구나 이해할만한 보편적 가치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고 생각한다. 글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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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신서, 법은 누구의 편인가 - 다산 정약용이 풀어내는 정의란 무엇인가?
정약용 지음, 오세진 편역 / 홍익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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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홍익피엔씨









참으로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책!!!

법과 정의에 대해 묻고 싶다. 그것은 누구의 편인가






대통령 탄핵 이휴 파면이 결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다만 가진 자들의 권력의 중심 이동일뿐, 무엇이 국민을 위해 달라질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회의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요즘 정약용 선생의 책이 주는 가치! 책 속으로 ~~!!!!!!!








다산은 흠흠신서를 도대체 왜 썼을까?

엉터리 정치, 잘못된 관행, 사리사욕만 챙기는 공직자들!!!

조선을 발칵 뒤집어 놓은 36가지 살인 사건에 대해!! 30권 10책으로 구성, 형사 사건 처리의 원칙과 실제 사건 사례, 그리고 다산의 비평을 실은 책이다!!



과학 수사를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역작!!! 참으로 앞서가는 혜안이 돋보이는 분이다.

그 모든 분야에 천재적이었던, 조선 후기 무려 500여 권이 넘는 방대한 책을 저술한 분!!






아마도 법대 다니시는 분들에게는 필독서가 아닐까 싶은데, 그 많은 판결문을 쓰시려면 문장력이 좋아야 할 텐데 이런 책은 당연히 보셨겠지? ㅎㅎ


조선의 법률 책은 중국에서 들여온 것 그리고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영조 때 《속대전》을 편찬!

실제 내려야 할 형량보다 유하게 처벌한 것으로 보인다. 영조 시대, 정조시대 법률은 완형 주의!






실제 사건을 서술하고 정조가 어떤 방식으로 판결을 내렸는지와 이에 대한 다산의 해석이 무척 흥미롭다. 살인 사건은 오늘날 추리소설 뺨치는 치밀함과 잔인함이 있다. 당대 과학으로는 놀라울 만큼 정밀하게 사망원인을 통쾌하게 밝혀내는 점도 놀랍다. 한자 가득할 거라고 생각했던 걱정과 달리 책은 너무나 흥미롭게 읽혔다. 정조의 분노가 어떤 범죄에 더 크게 작동했는지도 흥미롭고 이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한 다산의 지혜 그리고 책으로 편찬한 용기 또한 높이 생각할만하다.








억울함이 없도록 조금이라도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한 정조의 의도, 그리고 다산의 혜안이 빛나는 책이다.


물론 정조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






대통령 파면 그리고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을

멀고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무척 궁금하다.


이 책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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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미술 기초 체력 수업
노아 차니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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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어 차니 (지음)/ 현대지성(펴냄)










운 좋게도 미술 관련 책을 동시에 세 권 함께 보는 중이다! 와!! 이런 행운이라니!! 밥 안 먹어도 배부른 느낌으로 보는 미술책!!

특히 현대지성의 예술서 시리즈는 늘 기대 이상의 감정선 어디쯤으로 독자를 데려가 준다.


미술사를 전공한 저자가 관심을 가진 분야는 독특하게도 미술 범죄 분야였다. 어떤 자세가 바람직한 미술 관람의 자세인가?!! 글쎄!!

작가나 작품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게서 출발하라는 조언, 미술사라는 긴 여정을 분야 전공자가 아닌 입문자의 시각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을 위한 책!!

책은 예술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정답이 있을까?

어쩌면 미술은 전공자들의 영역이지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미술 전문가 집단 출신의 저자는 엘리트주의에 단호하게 거리를 둔다. 마르셀 뒤샹의 작품 《샘》이 등장하기 이전의 예술은 어떠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예술관 세 가지

예술이란 훌륭해야 한다 (훌륭한 작품의 조건을 또 생각해 봐야 한다.)

아름다워야 한다.

흥미로워야 한다.

서구 중심의 전통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예술에 관해 진리라고 믿는 생각들이 있다. 예술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이 없는 데다 특별히 관심 없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조차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생각들이다.












서구의 문화적 원천에는 미술사를 포함해 다양한 주제에 대한 온갖 내용과 견해가 반짝이고 있다. p39

미술에 관한 특정 용어들, 혹은 미술 사조들. 문외한이 독자들이 쩔쩔매는 미술 사조. 예를 들면 ○○주의, ○○주의들!!! 이에 대한 저자의 시각은 남달랐다. 조각의 역사도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용어는 그저 미술의 역사와 작품에 관해 대화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통로일 뿐이다 p52




( 나는 이 문장이 너무 마음이 든다 ㅎㅎㅎ

그저 통로일 뿐이라는 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는 말, 그러나 알면 빠르게 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말이기도 해서)


미술사의 장면에서 수태고지 그림은 자주 본다. 가브리엘 대천사는 문학에서도 수없이 인용되어서 그를 담은 그림이 궁금했고 언젠가 이 큐레이션을 한 번 모아놓고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 책의 삽화들은 상당히 클래식한 느낌이다. 로베르 캉팽《메로스 제단화》 브론치노 《사랑과 욕망의 알레고리》 언급도 멋지다. 책의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라고 한다. 저자의 말처럼 사람이 좋아하는 그림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살아보지 않았던 시대의 수수께끼 같은 그림들!!


화가들이 제시한 수수께끼를 풀려면 당대 사용한 표준 시각언어를 배워야 한다.

저자의 석사 학위 논문 주제였다는 작품 베르니니의 《복녀 루도비카 알베르토니의 무덤》 도 흥미롭다.

















미술책을 만나 이런저런 해설을 보기 전의 나는 울퉁불퉁한 성인 남성 (인간 혹은 신)이 아랫도리 다 내놓고, 남의 잘린 목을 들고 혹은 칼 같은 거 들고 힘자랑하는 모습이 왠지 껄끄러웠고 건방지게 보였다 ㅎㅎㅎㅎ 반면 학창 시절 만나는 미술책 장면 중에 여성의 나체 ( 그것이 여신이든 인간 여성이든 ) 모습도 왜 그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못 했던지!!! 그러나 실물로 작품을 보고서는 마음이 달라졌다.


책은 나아가 앞으로의 미술에 대한 시각도 제시한다. 미술사 책을 많이 보았지만 또 하나의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미술품 살 때 주의할 점, 작품의 디지털화, 앞으로의 소비 시장에 대해 언급된다. 자샤 작가의 《이 안에 (언제나 )》 2021, NFT 작품 너무 멋지다. 눈에 쏙 들어온다.

함께 읽으면 좋은 현대 지성의 예술서 시리즈,

예술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각과 자세를 깨닫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미술사에 대한 엉터리 시각 혹은 기존 독해 방법을 깨부수는 혁명적인 책이다!!!


덧. 바사리의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 등 저자가 소개하는 책 다 찾아볼 생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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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화 속 세계사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물들
태지원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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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원 지음/ 아트북스(펴냄)









정물화를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알게 해주는 책!!

역사를 공부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학창 시절 역사가 재미없었던 이유는 뭘까? 세계사를 이해할 만한 거시적인 안목은 성인이 되어서야 생겨난다. 종과 횡을 아우르는 세계사를 다 담기에 내 시각은 좁고 파편적이었다.






아름다운 표지의 책, 정물화가 어떻게 세계사를 담아낼 수 있는지 궁금했다. 어떤 면에서 분야 전공자가 아닌 분이 담아내는 역사, 미술 전공자가 아닌 분의 책이 더 역사에 가깝고 미술에 가깝다는 것을 여러 차례 독서를 통해 체험했다.

정물화 (still life)

한때 생명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것이 사라진 물체 혹은 처음부터 생명이 없던 물체...


각 챕터마다 세계사 연표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하나의 주제에 관해 이렇게 다양한 작품이 있었다니 놀라웠다. '흑사병'이라든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도착', 칼뱅의 종교개혁, 동양의 청화백자가 유럽에 소개된 시기 등 관련 주제를 선택하고 주제에 맞는 작품을 여러 편 소개한다. 작품 배치에서 이왕이면 시대순으로 정렬되었으며 어떨까 생각을 해봤다.







역사적 사료로써 정물화를 소개하다 보니 저자의 세계관이 드러나지 않을 수 없다.

바스쿠 다가마의 인도 항로 발견이나 대항해 시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도착!! (이 부분에서 대항해를 아프리카 식민지의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 그리고 콜럼버스의 신대륙에 따라붙은 단어가 '발견'이 아니라 '도착'이라는 점은 획기적이다!!) 아메리카 선주민 입장에서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이미 존재하던 대륙인데 '발견'이라니 이것은 유럽 중심적인 시각이 아닐까 싶다. 우리 역시 그런 교육을 받았다. 콜럼버스가 신대륙 아메리카를 발견, 개척이라고 쓰고 그 실상은 무자비한 폭력과 죽음만 가득했던 역사를!!

아시아나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입장에서 뒤집어 역사를 생각해 보자.

서양 함대가 해변으로 들어오는 순간, 식민지가 되어 오랫동안 인력과 자원을 수탈당하는 처지로 전락하지 않았던가. 겉보기에는 모험과 탐험의 대서사시였으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씁쓸하기 짝이 없는 착취의 시작이었다 p83 ( 무척 공감하는 문장이다. 이런 시각을 가진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바니타스화 속의 튤립이 건네는 교훈, 물론 튤립 그림은 수많은 미술책의 소재가 되었다. 같은 튤립이 저자에 따라 다르게 서술되는 장면 참 재밌다. 이전에 내가 본 미술책에서 튤립 그림들은 아름다움 그리고 인간의 탐욕 정도로 언급되었다.

but 이 책에서 튤립이 주는 가치, 혹은 상징성 그 교훈은 뭘까? 비교하며 읽는 재미!!! 튤립과 함께 그려진 원숭이의 모습 상징적이다. 얀 브뤼헐 2세의 그림 《튤립 마니아》

꽃은 화려하게 피고 결국 지고 만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도 결국 지기 마련이다. 삶은 유한하다는 경고!!! 조바심 내는 비이성적인 투기에 대해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주는 튤립 정물화의 경고!! 우리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다. '삶이 영원할 것 같지? 곧 끝날 거야'라는!!!







내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두 가지 정도다. 하나는 식민지 관련 그림, 또 하나는 산업시대 부품이 되어버린 인간상에 대한 그림!!!

독일 화가 토마스 하이네의 그림 《식민지를 지배하는 방식》이라는 작품이다. 요즘 세계대전 책을 병렬 중이라서 그런지 더 와닿는다. 착취당하는 흑인의 모습은 일제강점기의 조선인과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있다.







제국주의, 식민지 착취가 나쁜 이유는 뭘까?

나라 vs 나라의 깊은 원한 감정이 아니다. 독일이나 일본은 유대인 혹은 조선인을 말살하고 이용해먹은 게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범죄다! 그들은 특정 민족이나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 희생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진심 어린 반성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방식은 독일이나 일본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즉 희생된 분들이 정해야 마땅하다. 정권에 따라 온갖 정치적인 혹은 경제적인 이유로 희생자의 고통이 가려지고 은폐 혹은 이용된다. 우리의 역사에서도 보지 않는가 ㅠㅠ






책을 덮으며 역사의 수많은 장면이 떠오른다. 히틀러나 나치당이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할 때 이를 적극적으로 동조한 독일인 방관하고 침묵한 독일인 혹은 유럽 전체가 가해자하고 쓰면 무리인가. 총리가 무릎 꿇는 퍼포먼스, 일종의 클리셰 물론 그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세계대전의 희생자들은 그 유족들은 여전히 트라우마와 상처 속에 사는 중이다.

조선도 마찬가지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전에 하신 말씀 중 "나는 돈을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총리가 대표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그 한마디면 된다. 그러면 나는 용서하고 편히 죽을란다."라는 말씀, 우리는 그 간절한 소망조차 이뤄드리지 못했다. '정의 사회 구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그 많은 죄 없는 사람들을 가두고 고문하고 죽인 전두환 씨는 천수만수를 다 누리고 제 명대로 죽었다. 그 많은 사람을 죽인 독재자 하나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 우리의 사법 나아가 국민들 우리 모두의 죄다. 《식민지를 지배하는 방식》 이 하나의 그림으로도 리뷰 수십 편을 나올법한 책이다. 저자의 역사관이 돋보이는 문장이 많았다.







학창 시절 식민사관의 교사들에게 역사를 잘못 배워서라며 남 탓만 했다. 이제 내 역사관의 주체는 나라는 생각이 든다. 주체성, 주인의식이 없이 바라보는 세상이 어찌 나와 내 자녀들에게만은 공정하기를 바라는가?!!!!!!!!!!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힘'을 '합리화'하는 말, 거대 힘 뒤에 숨는 행위로 보인다. 모두가 힘을 방관하거나 동조한다. 역사에 승자도 패자도 없다. 역사는 그 모두가 함께 만들어왔다. 역사의 그늘에서 잊힌 사람은 누구인가? 위안부 할머니들, 강제노동의 부역자들, 묘비조차 없이 죽은 홀로코스트의 유대인들..... '잊힌 반쪽을 기억하는 것'이 '진짜 역사'라는 생각이다.







세어보면 15개의 챕터에 총 91편의 그림이 소개된다.

한 폭의 정물화를 통해 정지된 사물이 아니라 여전히 지속되는 세계사 단면을 만날 수 있었다. 삶은 끝없이 이어지고 또 이어진다. 기억하는 자만이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책에 소개된 정물화들은 물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이며 하나의 기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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