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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서양
니샤 맥 스위니 지음, 이재훈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니샤 맥 스위니 지음/ 열린책들
들어가기 전에 서문부터 뼈 때린다.
(읽다 보면 작가가 이렇게 궁금한 적 있었나?) 작가 정보를 찾아봤더니!??? 지극히 동양적인 외모의 작가님은 중국계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분이셨다. 정리하자면, 혼혈 배경에서 자라, 케임브리지와 UCL에서 고전 학문을 수학하고, 레스터와 비엔나 대학을 거쳐 고고학·역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활약 중인 학자다. ‘서구’를 다각도에서 비판적으로 재조명한 저서들을 비롯해 고전 고고학 연구의 중요한 성과를 내는 분이시다.
우리는 서양을 ‘진보’와 ‘문명’의 대명사로 배워왔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어 로마, 르네상스, 계몽주의, 민주주의로 이어지는 서사는 너무나 익숙하고 탄탄하게 짜여 있다. 고고학자이자 역사학자인 니샤 맥 스위니는 과감히 묻는다. 이 모든 것은 누가, 언제, 왜 만들어낸 것인가라고...
'서양'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역사 속에서 선택되고, 편집되고, 권력의 언어로 고정되었는지를 날카롭게 추적한다. 저자는 연대기적 접근을 배제하고, 14명의 인물을 통해 서양의 ‘경계 바깥’에서 벌어진 문명의 재편과 배제를 파헤친다. 역사는 기록한 자들의 기록이라 생각한다. 경계 바깥에 있는 자들은 늘 문제시되어 오지 않았던가!
헤로도토스, 리빌라, 알킨디, 툴리아 다라고나, 필리스 휘틀리, 에드워드 사이드, 캐리 람… 이들은 모두 주변인이자 ‘서양’ 개념의 균열을 보여주는 경계 바깥의 인물들 아닐까^^ 서양은 공격받고 있다. 서구의 자멸!! 특히 종교와 인종에 관한 해부는 놀라운데 이런 용기는 어디서 나온 걸까.... 이 책은 문화 전쟁을 하자거나, 혹은 서양을 공격하는 책이 아님을 책 마지막 문장에서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이런 논쟁은 지극히 서양적인 태도라고 말하는 저자!!
✨ 인상 깊은 지점.... ‘서양’이라는 개념은 자생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 필요에 의해 꾸준히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주장이다. 인류 보편의 가치처럼 여겨졌던 서양 중심의 사고가 실제로는 배제의 역사 위에 세워졌음을 구체적 인물과 사례로 증명하는 부분!! 기존 서양사에서 주변화된 여성, 비서양인, 식민지인, 종교적 타자 등을 통해 문명의 복잡성과 교차성을 복원하려는 시도는 다른 말로 '용기'라고 해석된다. 돌 맞을 각오 수십 번 하고 쓴 책이 아닌가!! 날아오는 돌을 견디는 용기 존경합니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단순한 역사 재해석이 아니다. “서양”이라는 이름 아래 누락된 진실을 밝히고, 보편의 가면을 쓴 제국적 시선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크~~!!! 멋있어!!!!!!
서양 서사는 시대의 해석에 따라 누군가의 필요에 따라 재해석되고 반복되고 구성되었는데 그렇다면 여기서 삭재되고 배제되고 후순위가 된 것은 무엇일까? 왜 아무도 이런 고민을 하지 않지? 왜 궁금해하지 않고? 문화가 만들어낸 '습관'이 너무 무섭다. 서양에서 역사나 철학을 공부하고 배워온 권위자들로 점철된 우리 학계도 마찬가지다. 늘 '권위'가 문제다....
이는 오늘날 다극화되고 혼돈스러운 세계에서 매우 시의적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틀’ 자체에 대해 그 존재 이유를 묻고 그것을 뒤집어엎어버리고 다시 쓰고 비교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도라니!!!! 읽는 내내 아~~ 감탄사가!!!
서양 중심주의, 전지전능한 미국적 세계관, 패권.....
책은 우리 안의 당연함 혹은 익숙함을 뒤흔들어놓는다. 익숙한 풍경에서 낯선 장면을 발견하듯, 이 책은 새로운 시각 하나를 제시해 주었다. 서양인이되 아시아계로 여성으로 살아온 저자가 소재 하나를 던져주었으니, 이제 결말은 독자가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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