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연애법칙 61
Dr.굿윌 지음, 박금영 옮김 / 이젠미디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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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살다 보면 대부분은 다양한 연애를 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매우 당연한 결과로 지금 내 연인은 내가 첫사랑이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좋고 혹은 싫은 연애가 있었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상대방에게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당연히 궁금한 일이다. 지금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과거는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들과 현재의 비교평가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이 책은 연애 전문 사이트 운영자 Dr. 굿윌이 정리한 상황별로 남자를 손에 넣는 실전 테크닉 61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전공분야인 생명과학적 시점에서 지금까지 거의 5천 명에 이르는 여성들에게서 연애 상담을 받은 경험과 다른 남성들의 의견과 관찰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 책은 거의 모든 여성이 거의 모든 남성을 마음먹은 대로 다룰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연애 매뉴얼 책과는 달리 “자기 외모에 자신이 없어도, 나이가 좀 많아도, 남자가 소극적이어도, 남자가 당신에게 흥미가 없어도 상대방에 맞춰 ‘사랑을 이룰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한다.”고 말한다.

‘법칙1 남자는 성욕에 지배되는 동물이다’에서는 여자에게 접근해 오는 남자는 전부 자기가 노린 여자와 섹스를 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목적을 달성하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에 아무리 달콤한 말로 유혹해 와도 몸을 허락하면 안된다고 조언해 준다.

저자는 이 책의 ‘법칙3 남자의 연애는 여자의 외모에서 시작된다’에서는 남자는 본능적으로 여자의 외모에 끌리는데 가장 중요한 건 외모뿐, 그 외에 다른 것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연애경험이 적을수록 이런 경향이 강하다고 말한다. 또한 외모에 자신 없다고 가꾸기를 포기한 여자는 머리와 화장에 신경을 쓰고, 맵시 있게 옷을 입고, 제모를 하는 등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고 노력을 하라고 한다. 이 세상에는 날씬한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가 더 많다고 말한다.

‘법칙16 조심해야 할 남자의 패턴을 알고 경계한다“에서는 ’여자를 고생시키는 네 가지 패턴이 있다고 한다. 첫째, 많은 여자와 섹스 해야 능력 있는 남자라고 생각하는 남자와 사귀게 되면 항상 다른 여자의 그림자를 느낄 것이라고 한다. 둘째, 거짓말하는 남자와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셋째,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안 되는 남자, 넷째, 문제가 발생하면 도망가는 남자와 인생을 같이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이런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그동안 내가 겪었던 실패를 하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겠는가 하고 생각해 본다.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하면 다른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차례 읽어가야 연결이 되고 이해가 되는데, 이 책은 어느 곳에서부터 읽어도,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기 쉽게 만들었다. 그중에서 특히 필요한 법칙은 ‘법칙 O'로 표시해서 즉시 응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책의 뒤쪽을 보면 다양한 연애 고민에 대해 답변한 내용을 담았기 때문에 연애초보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므로 이 책을 읽고 연애를 하라고 권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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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백동수 1 - Full Version 1 드라마가 못한 이야기
권순규.박윤후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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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TV 드라마 가운데 사극을 즐겨본다. TV 드라마는 사람이 사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로 거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본다. 드라마를 통해서 내가 경험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고 그 삶을 통해 나의 모습을 의식하기도 하며, TV 드라마 속 인물과 정체성을 비교해 보기도 한다.

요즈음에는 SBS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무사 백동수’를 즐겨 보고 있다. ‘무사 백동수’는 조선시대 협객 백동수의 이야기를 다룬 무협 액션 사극으로 조선 영, 정조 시대에 만들어진 조선 최고의 무예지 ‘무예도보통지’의 실화를 바탕으로 정조대왕 호위무관들과 이에 대립해 정조의 암살을 노리는 조선최고 비밀 살수 집단인 ‘흑사초롱’ 무사들의 스펙타클한 액션대결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SBS TV 월화드라마 ‘무사 백동수’의 극본을 집필한 권순규 작가와 ‘황금신부’의 소설가 박윤후 작가가 공동으로 집필했다. ‘무사 백동수 드라마가 못한 이야기’는 기형아, 고아, 외톨이에서 조선 최고의 무인이 되는 백동수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조선 영·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정의로운 협객이며 조선 제일검인 백동수, 잔인한 운명인 살성을 타고난 여운, 북벌지계의 비밀을 간직한 유지선, 의적패 황진기의 딸 황진주, 그리고 북벌지계를 찾으려는 흑사초롱과 사도세자 등이 등장해 긴박감 있는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소설은 1645년 소현세자의 뒤를 이어 왕세자가 된 봉림대군이 북벌의 원대한 꿈을 이루지 못하고 급사한다. 그로부터 약 100년 후 1743년 사도세자가 삼전도비를 부순다. 이 사건으로 그 자리에 있던 이선의 무예 스승인 백사굉은 참수를 당하며 그의 아들 백동수는 기형아로 태어난다. 이후 판자촌에서 아이들의 놀림감이었던 그가 조선 제일검으로 조선 최고의 무인이 된다.

사도세자와 같이 ‘삼전도비’를 부순 혐의를 받고 참형을 당했던 아버지 백사굉과 삼족멸문으로 쫓기던 어머니 박씨가 ‘백동수’의 임신을 숨기기 위해 늦게 출산을 했다. 그리고 백동수는 12살 때 친구 황진주를 구하기 위해 불길 속에 뛰어들었는데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의리와 희생정신이 있었던 것 같다. 이밖에도 비밀 살수 집단인 ‘흑사초롱’과 관계를 맺고 있는 여운, ‘북벌지계’의 비밀을 간직하게 되는 유지선 등이 백동수와 같이 스토리를 풀어가는 데 주축이 되고 있다. 그리고 사도세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북벌지계’의 향방과 세자의 죽음, 그리고 ‘흑사초롱’의 비밀 음모들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결국 백동수를 중심으로 봉림대군의 한은 결국 100년 후에 파헤쳐지게 된다.

그동안 드라마를 통해서 영.정조 시대와 사도 세자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하지만 기존에 알려져 있는 사도세자의 다른 면모, 삼전도비를 부수는 상황, 정조대왕의 호위무관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조선시대 뿐 아니라 당시 주변국들과의 관계에 대한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휴가를 가지 않고 집 거실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방송을 통해 드라마 ‘무사 백동수’를 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 재미도 느껴 보기를 바라면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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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좌파 -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 강남 좌파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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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 안팎에서는 ‘강남좌파’라는 신조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생소한 단어가 주는 느낌은 뭔가 어색하다. 부와 권력의 상징인 ‘강남’과 약자와 사회개혁의 상징인 ‘좌파’라는 개념을 결합해 놓았으니 생뚱맞게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

강남좌파라는 말은 지난 2005년 일부 보수진영에서 당시 집권세력이었던 운동권 출신의 386 인사들을 비꼬아 일컫던 말이었다. ‘개혁의 대상인 기득권 세력이 웬 좌파운동이냐’는 비아냥을 담고 있다. ‘강남좌파’란 전문직 등에 종사하는 의사, 변호사, 교수, 공사 고위직 샐러리맨 등 고소득, 고학력 계층으로 진보적 이념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서 ‘강남’이란 생활공간으로서의 의미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이들 계층이 경제적 여유를 갖고 있다는 의미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상징적 조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강준만 교수는 노무현 정권 시절 강남 좌파 현상을 최초로 제기했었는데 이번 책에서는 강남 좌파의 현상의 실체와 논란을 새롭게 진단한다. 저자는 ‘강남 좌파’의 등장 배경을 설명하고 전 세계적인 동시대적 현상으로서 모든 정치인이 ‘강남 좌파’일 수밖에 없는 근거를 제시한다. 저자는 ‘이념은 좌파적이나 생활은 강남 사람 같다’는 일반적인 정의를 뛰어 넘어 강남 좌파의 유형을 총 9가지로 분류해 총체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그 기준은 ‘강남’의 성격, 주체의 위상, ‘좌파’의 실천이라는 3가지 관점에서 각각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이 중 ‘공적 강남 좌파’(지도자, 정치인, 고위 공직자)가 ‘기회주의적 강남 좌파’로 변질되는 것이 ‘강남 좌파’에 대한 비판론의 핵심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강남좌파는 우리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에 대해서 긍정론과 부정론을 함께 제시한다. 긍정론은 첫째, 상류층 사람이 진보적 가치를 역설하는 게 하류 계급에 큰 힘이 된다는 점이다. 둘째, 갈등의 양극화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셋째, 상류층에 속하면서도 하층 계급을 생각하는 마음이 고맙다.

부정론은 첫째, 권력ㆍ금력까지 누리면서 양심과 정의의 수호자로 평가 받는 이른바 ‘상징자본’까지 갖겠다는 건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둘째, 진보를 더 많은 권력ㆍ금력을 쟁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 셋째, ‘강남좌파’의 진보 프로그램은 말로만 강경한 속성이 있어 실천보다는 당위의 역설로 그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해낼 수 있는 실천마저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강남좌파는 왜 좌파운동을 펴고 있을까? 외견상 아무 부족한 것이 없을 것 같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경제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는 상류층 인사들이 왜 자신들을 키워온 토양을 갈아 엎자는 일에 나섰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고소영 수석, 강부자 내각’이라 불릴만큼 끼리끼리 해먹는 보수의 전횡에 실망하고 촛불집회로 민중의 힘과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보수의 전횡과 이기주의에 반발한 중도성향의 부유층이 서서히 좌파성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파리지앵’이나 ‘뉴요커’처럼 진보 성향의, 보보스적인 부유층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좌파가 부자가 된 경우’가 아니라 ‘전통적인 부자가 좌파가 된 경우’가 늘면서 생긴 현상이다. 보수 기득권층의 전횡과 이기주의에 반발한 중도 성향 부유층이 서서히 좌파 성향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강남좌파란 한마디로 엉망진창인 보수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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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국경을 넘다
이학준 지음 / 청년정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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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크로스미디어팀 기자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이학준 기자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탈북자를 만났다.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외국대사관까지 쳐들어가며, 공안과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 몸이 느끼지 않고는 설명하기 힘든 내용들이다. 그 경험의 주체인 저자의 몸과 그가 경험했던 독한 여행에 대한 이야기다. 생명을 담보하지 않으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위험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당시의 취재수첩과 자료들을 통해 풀어낸 탈북자들의 삶의 궤적들을 읽노라면 때로는 환희로,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안타까움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체제에 비판이나 이데올로기적 편 가르기가 아니라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열망과, 그 희망을 위해 목숨을 걸고 위험한 길을 나서는 사람들의 삶…. 욕망, 사랑, 이별, 그리움과 같은 인간의 얼굴들이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야기들이 로드무비처럼 펼쳐지고 있다. 서스펜스 소설과도 같은 긴장감과 휴먼 드라마와도 같은 감동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

이 책을 읽으면 국회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부각될까 우려해 탈북자 초청까지 거부하는 옹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의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김정일 정권의 인권은 보장해주어야 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은 왜 외면하는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얼마나 적대적인지 잘 보여준다. 정말 부끄럽고 우려스러운 일이지만 한국 국회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탈북자를 초청해 북한 인권 실상에 대해 경청해본 적이 없다. 지금 국내 탈북자가 2만2000명을 넘었는데도 말이다. 집권을 위해 자신의 기본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우리시대의 영혼을 종북 세력에 팔고 있는 민주당은 얼마만큼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사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저자는 ‘하하촌의 눈물’에서 “우리 잡히던 날, 산에 숨어 있다가 이틀 동안 밤낮 자지 않고 신발을 손에 쥐고 맨발로 걸었다. 조선의 가난한 나라 사람, 먹지 못해서 입지 못해서... 결국은 구걸하러 온 거나 같지 않습니까. 우리도 중국 사람한테 멸시를 당하고 산단 말입니다. 그러나 지구상에 중국 나라 사람이나 한국 사람이나 일본이나 어느 나라 사람, 인간은 다 같은 인간으로 유독 조선 민족이 고생에 시달리고 배고픈 설움으로 살아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탈북자를 더 이상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기를, 통일 한국을 대비하라고 미리 보내준 귀한 손님이 그들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인 대한민국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타인의 호의를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모습에서, 자라온 체제를 부정하기보다 인정받길 원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을 읽노라면 바로 옆에 상대방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같은 문화를 공유해 왔고 같은 말을 쓰는 탈북자. 그들의 두려움, 분노 그리고 외로움 등 그들이 느꼈던 삶의 궤적을 흥미진진하게 대리 체험할 수 있다. 이런 느낌은 필력이 모자라 온몸을 뒹굴어 썼다는 저자의 표현대로 2007년 3월부터 2011년 5월까지 4년여에 걸쳐 혼신의 힘을 쏟으며 국경을 넘나드는 행로를 좇아 읽다 보면 덩달아 흥분되는 ‘인간애와 도전’으로 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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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경제 - 시대의 지성 13인이 탐욕의 시대를 고발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 마이클 루이스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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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일부 예언가들은 수년 동안 주택가격이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부풀려 있어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날이 올 것이고, 결국 미국은 또 다시 ‘거품’지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비관론자라고 일축해 버렸다. 그 결과, 미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가 아무런 준비 없이 베어스턴스의 갑작스러운 파산으로 대변되는 금융위기를 맞이했다.

이 책은 로이터통신으로부터 금융 저널리즘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금도 아물지 않고 있는 2008년 금융위기의 시말과 원인을 분석한 책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루이스, 현대 정치와 경제를 비판하는 유명 논객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 등 쟁쟁한 필진인 13명의 유명 저널리스트는 각자의 시선으로 금융위기를 취재해 풀어냈다. 이 책의 특징은 경제전문가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체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풀어 나가고 있다. 유명한 글쟁이들이 풀어낸 금융위기 당시 현장의 이야기들은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게 구성되어 휴가철에 읽기에 적당하다.

보통 경제전문가들이 내놓은 위기의 원인과 분석은 매번 바뀌고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저자들은 “위기의 현장에서 탐욕에 눈먼 사람들이 벌이는 결정적인 실수들은 항상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실수들을 이해하고 방지하는 것이야말로 위기를 반복되지 않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금융위기 발생 당시의 월스트리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형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의 몰락 과정을 묘사하면서, 과연 그들이 사기꾼 집단이었는지 반문하면서 부유한 월가 사람들이 몰락하는 과정과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호화로운 생활상을 고발한다. 2부에서는 금융위기를 진압하려는 버락 오바마 정부 구제금융의 진정성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분석을 통해 금융위기가 부른 다섯 가지 실수도 소개한다.

3부에서는 마이클 루이스의 재기발랄한 글맛으로 포장된 아이슬란드의 국가부도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계의 명문 대학이면서도 부도 위기에 몰린 하버드대학교의 부실 경영도 전해준다. 4부에서는 역사상 최대의 폰지 사기를 벌인 메이도프의 뒷얘기와 함께 20년 넘게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에게 사기를 친 버나드 메이도프의 두 얼굴을 폭로한다.

금융위기 당시 모든 사건은 배후 인물을 비롯한 모든 내막이 밝혀지지 않은 채 미궁에 빠진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을 읽어 가다가 보면 독자 스스로 사건 원인을 분석하고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화폐가 생기고 은행이 생기면서 경제위기는 시대를 막론하고 반복되어 왔다. 하지만 우리는 위기의 현장과 그 이면에 대해서는 알기 힘들었다. 앞으로도 이런 위기들은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다.”

금융대란은 오늘날 지구촌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다. 이 책에 대해서 로이터통신의 금융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펠릭스 새먼은 “불가능한 일이 벌어졌다. 이 책은 금융 저널리즘의 최고봉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7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다. 또한 빨리 읽을 수 있는 책도 아니기에 몸과 마음을 느슨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휴가기간에 산으로 바다로 달려가는 것도 대안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시대의 지성인들에게 탐욕의 시대를 공부하는 것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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