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으로 간 허준 - 세계 최고 암센터의 통합암치료 전략
김수담 지음, 유화승 감수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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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 카페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대 의학과 문명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크게 연장되었다. 현대의학의 발달은 질병의 치료 뿐 아니라 건강을 증진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은 여전히 우리나라의 사망 원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우리 정부가 사망 원인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3년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사망원인 1위를 지키고 있다. 2023년 기준 연간 암 사망자는 85271명으로, 전체 사망자중 4명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하였다. 이처럼 은 여전히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이다. ‘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어마 전에 <하버드로 간 허준>이란 책을 읽고 많은 감명과 암에 대해 도움을 받고 이번에 <뉴욕으로 간 허준>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20221년간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통합의학부서에서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국제 통합암학회(SIO), 국제침연구학회(SAR), 대한통합암학회(KSIO) 등 여러 관련 학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수담 한의학박사가 세계 최고 수준의 암센터인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의 1년간의 연구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침술, 한약, 영양요법, 음악치료, 운동요법 등 현대의학과 보완대체요법이 어떻게 조화롭게 융합되어 암환자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저자는 통합암치료의 발전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암치료의 성과가 개선되고 있다고 하면서 물론 아직까지는 통합암치료가 의료 시스템 내에서 체계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기에, 환자들의 삶의 질을 고려한 통합적인 암치료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에 통합암치료가 한국에서도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와 임상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나는 그동안 주변의 지인들이 암 투병으로 고통당하는 것을 보면서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얘기처럼 느껴졌었다. 그런데 용인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전립선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MRI 검사, CT 검사, 조직 검사를 했더니 전립선암이라는 판정을 받고, 다른 곳으로 전의가 되었는지 전신뼈 영상검사까지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모든 일들이 짜증스럽게 다가오는 것이 많이 싫다. 특히 아내에게 짜증을 부려서 미안하며 평소와 같이 생활하고 운동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암환자들이 하루하루 암과 사투를 치르는 것을 보노라면, ‘어떻게 저들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고 하면서 이러한 마음의 상태에서 통합암치료를 알게 되었고, 얼마 후 이를 현실 세계에 체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를 만났다.”(p.244)고 했다. 암 환자들은 단순히 정보를 얻고자 함을 넘어 절망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고 오열한다. 그리고 희망을 찾으려 각자의 방식으로 애쓴다. 이런 환자들에게 고통을 덜어 생명의 숭고함을 지켜주고자 최선을 다하는 저자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은 전통의학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이를 현대의학과 접목하여 실질적인 치료 접근법을 제시하는 내용들이 아주 유익했고, 단순히 암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이를 어떻게 새로운 관점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환자 개개인의 형편과 상황을 이해하고 통합암치료의 정수를 전달함으로써 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와 보호자뿐만 아니라 인간 중심의 깊이 있는 통찰을 원하는 모든 분들이 읽는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암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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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쉬워지는 책 - 맥락과 흐름만 잡아도 성경 쉽게 읽을 수 있다
존 팀머 지음 / 터치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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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충전200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누구나 교회에 가면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듣는다. 설교를 들으면서 옳은 말을 한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바로 잊어버린다. 다음에도 고객만 끄덕인다. 매주 고개만 끄덕이고 자신은 다 알고 잘한다고 판단한다. 강단에서 설교자는 자기도 이해 못한 설교를 하고, 자기도 실천하지 않는 설교를 하고, 자기도 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강요하고, 자기도 설교 마치는 순간 잊어버리는 설교를 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설교에 기대감이 없고 설교 시간은 엉덩이를 꼬집으며 견뎌내야 하는시간일 뿐이다.

 

이 책은 CRC 교단에서 오랫동안 선교사와 목사로 사역했던 존 팀머가 성경의 핵심 구절을 중심으로 맥락을 짚어내면서 성경 66권을 설명하고 하나님이 지으신 한 편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독자들이 성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면서 성경의 역사적·문화적 배경과 줄거리의 요점을 간명하게 설명하면서도 신학적 의미를 잘 짚어준다.

 

저자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하나의 맥락을 중심으로 성경을 훑어보는 책이라고 말한다. 성경에 대한 개관을 대략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날짜, 이름, 사건 등을 역사적 순서대로 개관하면서 성경의 숲을 보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중요한 가르침과 사건들의 연관성을 짚어보면서 이야기의 기본 뼈대를 세워가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성경을 관통하는 전체 의미를 살피면서 그 속에 담긴 정신과 의미를 파악하여 총체적으로 보는 방법이다.

 

성경은 총 66권의 책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다양한 시기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기록했다. 구약과 신약을 포함한 성경은 약 40명 이상의 저자들이 1,500년에 걸쳐 기록했다. 이 저자들은 왕, 선지자, 어부, 학자, 세리 등 사회적 배경이 매우 다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놀라운 일관성을 보여준다. 저자는 예레미야 3133절의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선언적 말씀을 통해 한 줄로 꿰고 있다. 이것이 하나의 맥락으로 성경을 조망하는 관점이다. 성경의 사건들을 이어주는 숲을 보되, 중요한 가르침과 사건들의 연관성을 짚어보면서 성경을 관통하는 전체 의미를 살피고 그 속에 담긴 정신과 의미를 파악하여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이 만들어 가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맥락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성경을 신학적 바탕 위에 견실한 해석과 상호텍스트성을 이해시켜 한 권으로 이어줄 뿐 아니라 소그룹이나 독서 모임을 통한 나눔과 적용을 할 수 있도록 인도자 지침서를 제공하고 있어서 성경에 대한 이해와 영적 유익을 도모할 수 있다. 매주 1회씩 3개월간 성경과 책 나눔을 통해 성경통독을 위한 마중물로 활용하려는 성도와 교회들에게 적절한 책이다.

 

선지자는 인도주의자나 혁명가나 사회개혁가도 아니다. 선지자란 말은 종교적 맥락에서 미래를 예언하거나 신의 뜻을 전달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선지자는 두 가지 사실을 확신하기 때문에 고함을 지르고 열변을 토한다. 첫째로 하나님은 언약적 율법에 순종하는 이스라엘에게 축복하시겠다는 약속을 지키실 것이며, 둘째로 그렇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을 망하게 하실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을 읽어보니 내용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지적 만족을 충족시켜 주었다. 또 각 장의 분량은 짧지만 주제를 간명하게 설명해 주어 성경을 읽고 싶도록 설득하는 탁월함이 있다. 구약성경의 전반적인 흐름을 먼저 파악하고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생각하며 읽기 때문에, 무작정 읽을 때보다 집중하기가 쉬울 뿐더러 훨씬 짜임새 있게 읽을 수 있다. 신학생은 물론 목회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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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로 간 허준 - 상위 1% 통합암치료 핵심 솔루션
유화승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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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은 우리나라 국민 사망원인으로 부동의 1위다.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별 사망률 추이를 보면 암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3년 이후 2023년까지 41년째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0만 명당 166.7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암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 가운데 24.2%를 차지했으며, 암 종류별로 보면, 폐암이 36.5명으로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간암(19.8)과 대장암(18.3), 췌장암(15.0), 위암(14.1)이 뒤따른다.

 

이 책은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이자 대전대 서울한방병원 초대병원장 및 동서암센터·통합면역센터 센터장을 역임한 유화승 교수가 하버드 의대에서 연구한 경험과 통합암치료의 세계적 흐름을 완벽히 정리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세계적인 통합암센터들의 연구와 임상 적용 사례, 한국의 통합암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치료법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통합암치료가 아직 생소한 개념으로 남아 있다. 암환자 치료는 주로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에 집중되어 있으며, 통합적인 치료 접근법이 체계적으로 정착되지 못한 상황이다. ‘통합암치료란 근거 중심의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을 병행하여 치료를 넘어 전인적으로 치유하는 것인데, 이는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을 통합하여 암 환자의 삶의 질 개선 및 생존기간 연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통합암치료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한국은 1991년 국내 최초 한의과 대학 기반인 대전대학교 동서암센터로부터 시작돼 미래혁신형 통합 암치료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용인 세브란스병원에서 전립선 암 판정을 받았다. 전립선암의 병기는 직장수지검사, 혈중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 경직장 초음파검사, 전립선 생검, 종양의 조직학적 분화도 확인, 방광내시경, 각종 영상진단법, 골반강 내 림프절, 절제술 등을 시행한 후 모든 소견을 종합하여 판정한다. 영상진단법으로는 골() 전이 여부를 알아보는 골 스캔, PSMA/Ga-PET CT, 주위 조직 침습 여부와 골반 림프절로의 전이 여부를 알기 위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검사(MRI) 같은 것이 이용된다.

 

저자는 미국의 통합암치료 연구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진행되어왔으며, 이를 통해 근거 중심의 치료법이 확립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학술적 연구와 임상 적용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 책이 그러한 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암 치료는 단순히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치료 과정에서의 고통을 줄이며, 장기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 방사선, 항암치료로 나뉜다. 환자의 증상에 따른 알맞은 수술은 환자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으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통합암치료는 바로 이러한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접근법이다.

 

이 책은 환자 개개인의 형편과 상황을 이해하고 고객가치를 공감 능력으로 이해한 통합암치료의 정수를 전달함으로써 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와 보호자뿐만 아니라 인간 중심의 깊이 있는 통찰을 원하는 모든 분들이 읽는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암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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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 극복 혁명 - 이석증 겪어본 신경과 전문의의 어지럼증 해결법
박재현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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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들어 아내가 심각한 어지럼증에 고통 받고 있다. 평소 멀쩡하다가도 갑자기 시작되는 어지럼증과 메스꺼움, 이명 증상이 여러 시간 지속되기도 한다. 결국 가까운 병원에 가서 뇌 MRI까지 찍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최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정말 어지럼에는 명확한 원인과 치료 방법이 없는 것일까?

 

이 책은 신경과 전문의로 매일 수십 명의 어지럼, 두통, 신경통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박재현 삼성스마트신경과의원 서울점 원장이 병원에 가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약을 먹어도 깨끗하게 낫지 않고, 이석증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 어지럼에는 숨어 있는 진짜 원인과 해결책이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어지럼을 유형별로 자세히 분류해 알려주고 있다.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주로 이석증전정신경염을 대표적으로 진단한다. 이석증은 평형기관 안에 있는 작은 돌조각(이석)이 제자리를 이탈해 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면서 특정 방향으로 머리를 움직일 때 회전성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주로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자세를 바꿀 때 심해지며, 수 초에서 수 분간 짧게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대부분은 어지럼이 귀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귀와 뇌의 문제라고 하면서 뇌기능, 신경 조절, 생활 습관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완전한 해결”(p.7)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의사는 환자의 전체적인 삶을 고려하고, 어지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재발했을 때의 대응법을 잘 알려줘야 한다.

 

이석증은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심한 어지럼이 1~2분 정도 지속되다가 저절로 좋아지는 일이 반복되는 증상이다. 전정기관 중 하나인 이석기관의 이석이 제자리를 이탈해 또 다른 전정기관인 반고리관에 들어가서 발생한다. 이석이 반고리관 안에서 구를 때 어지럼과 함께 눈 떨림(의학용어로 안진’)이 생기게 된다. 어지럼은 약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근본적인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통해서 어지럼이 왜 생기며, 주요 원인은 무엇인지, 어지럼의 주요 원인인 이석증의 원인과 자가 치료 방법, 어지럼의 주요 원인이 되는 만성 후유어지럼과 자율신경장애, 신경혈관성, 어지럼의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어지럼 재활 운동을 단계별로 배울 수 있고, 어지럼 완치를 위한 핵심 생활 수칙인 식습관과 수면에 관해, 어지럼 영양제와 약물에 관해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읽어보면 두 부류의 독자를 위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자신의 어지럼증 증상을 더욱 잘 이해하기 원하는 환자들을 위해서다.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설명하듯 쉽고 명쾌하게 풀어썼다. 둘째는 어지럼증에 대해 알고 싶은 의료인들을 위해서다. 어지럼증에 관한 의학 전문서는 아니지만 어지럼증이라는 복잡한 증상을 이해하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몸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때는 건강에 대한 정보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막상 몸이 불편할 때는 정보를 찾아서 읽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건강한 일상을 위해서, 느닷없이 과도한 의료비 지출과 시간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지금 어지럼증으로 불편하고 불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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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식물이 빚어낸 매혹적이고 경이로운 이야기
엘리스 버넌 펄스틴 지음, 라라 콜 개스팅어 그림, 김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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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겨울의 추위를 밀어내고 세상을 온통 연두, 초록 빛깔로 물들이는, 봄이 오면 나무를 한번 만져보고, 가던 길을 멈춰 서서 길가에 있는 꽃에 코를 들이대곤 한다.

 

얼마 전에 암 진단을 받고 나니 암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절로 공감이 간다. 고통스러울 때는 속상함이 불쑥불쑥 가슴속에서 치솟아 오르곤 한다. 이렇듯 힘이 들 때, 커다란 위안을 주는 것이 아카시아 꽃향기이다. 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상큼하고 신선한 꽃향기가 내 코를 스치고 달아난다. 어제의 피로를 씻어주고 오늘의 활력을 키워주니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없다. 게다가 이 선물은 무료이기까지 하니 금상첨화이다.

 

이 책은 야생 동물 생물학자로 17년 동안 경력을 쌓다가, 50세가 넘어서부터 <향기>에 매료되어 천연 조향사로 활동하고 있는 엘리스 버넌 펄스틴이 식물의 화학 구조와 향기의 분자, 생태계 상호작용, 인류학적 교역사향수 제조 기술을 담고 있다. 저자는 식물이 향기를 만드는 것은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꽃가루 매개 동물과 포식자인 나방과 딱정벌레, 세균과 곰팡이, 꿀벌과 파리 때문인데, 식물은 꽃가루 매개 동물을 끌어들이고, 질병과 싸우고, 초식 동물을 쫓아내고,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서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상호 작용을 한다고 말한다.

 

식물은 더 효과적인 생존과 번식 등을 위해 향기를 품는다. 인류는 이미 기원전부터 그 향기를 실생활에 활용했다. 식물의 향기는 생활용품으로서의 가치를 넘어 인간의 향기로운 삶도 사유하게 한다. 따라서 독자에게는 일정 부분 식물학, 생물학, 역사, 향수 산업, 그리고 문화적 감수성이 요구되고 있지만, 저자는 쉬운 언어로 흥미를 이끌어간다. 저자는 우리 삶에 깊이 스며든 향기를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간의 삶을 연결하는 도구임을 밝히고 있다.

 

오늘날 향신료는 우리 식탁 위에 흔히 오르는 재료일 뿐이지만, 그 안에는 수백 년간 이어져 온 탐험가들의 열정, 왕실의 야망, 그리고 세계를 뒤흔든 부와 권력의 이야기가 스며있다. 저자는 향신료는 씨앗뿐만 아니라 열매, 생식 기관, 나무껍질, 잎도 향신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각각의 향신료에서 독특한 맛과 향을 만드는 분자들은 종종 자연에서는 미생물을 물리치고 그 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금방 갈아 놓은 후추의 톡 쏘는 향, 육두구의 편안한 향, 생강의 맵싸한 향은 거의 누구나 알아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향사이자 자연학자인 저자는 향기가 어떻게 생겨났고, 인류는 어떻게 향기를 갈망하고 활용하며 살아왔는지를 정교하고도 다정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조향사는 보통 톱, 하트, 베이스 성분으로 구성되는 세 가지 향조의 조화를 이용해서 향수를 만드는데, 이는 향수에 구조와 흥미로움을 주는 하나의 공식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향을 좋다, 싫다는 감각적 평가의 대상에서 끌어내어, 그 생물학적 기원과 진화적 목적, 역사적 기능, 그리고 문화적 가치까지 총체적으로 접근한다.

 

이 책을 통해 식물이 향기를 내는 이유는 곤충을 유혹하고, 포식자를 쫓고, 병을 막기 위해 스스로를 방어하는 기능 때문인데, 해충이 오거나 손으로 흔드는 등의 자극을 주면 스트레스를 받아 살균기능을 가진 방향물질을 내뿜어 가까이오지 못하도록 방어한다고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단순한 진실이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다가온다.

 

봄에는 산유화, 개나리,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여 복숭아꽃, 살구꽃, 장미가 피어나고, 여름에는 나팔꽃, 해바라기가 세상을 수놓다가, 가을에는 국화, 코스모스가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게 될 것이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는 꽃들의 향연이 쉼 없이 벌어진다.

 

이 책은 향기를 사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그리고 문화를 모두 연결 지어 세상을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 교양서로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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