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CL midnight children 4
사카모토 신이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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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하커는 드라큘라 백작의 초대로 영국을 떠나 루마니아로 향하는 중이다. 다리도 불편한 외국인 소년이 혼자서 여행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하나 같이 걱정한다. 게다가 조나단이 루마니아로 출발하는 내일은 무시무시한 성 조지의 날. 이날은 자정을 알리는 종이 치는 순간 세상의 모든 악령들이 나타나 활개를 친다는 전설이 있다. 조나단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률을 공부하는 자신이 그런 비이성적인 미신을 믿겠느냐며 코웃음치고 예정대로 길을 떠난다. 과연 조나단은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사카모토 신이치의 서양풍 호러 미스터리 만화 <#DRCL midnight children> 4권은 빌헬미나의 친구 조나단 하커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그려진다. 이제까지는 영국의 명문 사립 학교 안팎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배경이 한정적이고 장면이 비슷비슷한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조나단의 등장으로 인해 배경이 바뀌면서 새로운 사건, 참신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게 된 점이 좋았다. 이 만화 특유의 기이하고 으스스한 느낌은 여전하다. 요즘 유행하는 일본 만화들과 다른 결의 작품을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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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못 내는 소녀는 「그녀가 너무 착하다」고 생각한다 11
야무라 이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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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유명한 광고음악 노랫말이 있다. 이 만화의 주인공 코코사키가 바로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남들이 속으로만 하는 생각을 알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긴 코코사키는 심인성 장애로 인해 말을 하지 않는 전학생 마시로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 걸 좋아한다. 마시로로서는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코코사키가 그저 고마울 뿐이다. 그런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마침내 코코사키는 자신의 비밀을 마시로에게 고백하기로 정한다. 과연 마시로는 코코사키의 비밀을 알고도 코코사키의 친구로 남아줄 것인가.


마시로의 캐릭터가 워낙 순하고 착해서 코코사키의 비밀을 안 후에 실망하거나 화를 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이 아닌 자신에게만 털어놓은 이유가 뭐냐며 오히려 그 부분을 궁금해하는 점이 재미있었다. 코코사키가 마시로를 생각하는 만큼 마시로도 코코사키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한편 코코사키는 마시로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에 마시로의 옛날 기억을 되살려 상처를 달래주고 싶어한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었을 만큼 큰 상처인데 과연 코코사키가 해결할 수 있을까. 감동의 결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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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인 김규림 작가의 두 번째 독립출판물이자 <도쿄규림일기>, <뉴욕규림일기>의 뒤를 이은 '규림일기'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은 <도쿄규림일기>, <뉴욕규림일기>와 마찬가지로 저자의 손글씨와 그림이 직접 인쇄되어 있다. 표지는 중국의 국기를 연상시키는 붉은색 바탕에 금색으로 글씨가 인쇄되어 있는데, 책의 본문을 보니 실제로 존재하는 중국의 어떤 인쇄물을 본딴 표지라고 한다(어떤 인쇄물인지는 책으로 확인하시길...ㅎㅎ). 규림일기 시리즈 리뷰마다 썼지만, 매번 표지 아이디어가 너무나 기발하고 절묘하다. 다음 규림일기 표지는 무엇으로 하실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연변을 여행지로 택한 이유가 재미있다. 저자는 예전부터 북한에 가보고 싶었는데, 우리가 읽을 수 있는 '한글의 멀티버스'를 보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러다 연변의 사진을 보게 되었고, 조선족들이 많이 사는 연변 역시 한글의 멀티버스를 볼 수 있는 장소라는 걸 깨달았다. 한글의 멀티버스를 체험하기 위한 여행이라서 그런지 이번 책에는 <도쿄규림일기>, <뉴욕규림일기>과 다르게 사진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연변에서 발견한 한글을 보여주기 위해 각종 간판, 표지판, 메뉴판, 상품 포장 등의 사진이 나오는데, 과연 신선하고 부지런히 기록한 저자의 열정 또한 대단하다. 


문구인인 저자는 연변에 도착해서도 제일 먼저 문구점에 들렀다. 뉴욕이나 도쿄와 달리 연변은 문구로 유명한 이미지가 아니라서 만족할 만한 문구 쇼핑을 하셨는지 궁금했는데, 소개해주신 문구들을 보니 '문구의 세계는 넓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해주는 신기한 물건들이 많았다. 저자의 여행기를 보면 문구점 외에도 서점,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문구를 구경하거나 구입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오는데, 이번 여행기에는 연변대학에서 만년필을 구입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식의 물건 구입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그 자체로 기념품이 되고 여행이 된다는 점에서 지불한 가격 이상의 효용을 주는 것 같다. 나도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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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인 김규림 작가님이 2017년에 독립출판의 형식으로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뉴욕규림일기>, <연변규림일기> 등 '규림일기' 시리즈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먼저 읽은 <뉴욕규림일기>와 마찬가지로 이 책도 저자의 실제 손글씨와 그림을 그대로 인쇄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뉴욕규림일기>가 미국 문구의 상징 '컴포지션노트'를 연상시키는 생김새라면, <도쿄규림일기>는 일본 문구의 상징 '무인양품'의 문고본 노트를 연상시키는 생김새이다. 참고로 최근에 출간된 <연변규림일기>는 중국을 상징하는 노트가 아닌 다른 종이묶음(?)에서 영감을 얻은 표지인데 매번 아이디어가 무척 좋다.


이 책은 저자가 2017년 가을 15일간 도쿄에서 여행한 기록을 담고 있다. <뉴욕규림일기>를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저자는 유명한 관광지나 남들이 좋다고 하는 장소에 다 가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도쿄 여행에서도 저자는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날 그날 발길 닿는 대로 가보고 그때 그때 하고 싶은 걸 하고 먹고 싶은 걸 먹는데, 그 모습이 참 여유롭고 편안해 보였다. 문구와 예술을 좋아하는 저자의 취향이 나의 취향과도 그리 멀지 않아서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기도 했다. 


무계획 여행이지만 마냥 놀고 먹는 게 아니라 도쿄 아트 북페어를 관람하기도 하고, 안도 다다오 전시를 보기도 하고, 숙박이 가능한 서점인 북 앤 베드 이케부쿠로에 묵기도 하면서 자신의 경험과 취향을 개발하는 모습들도 인상적이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행이지만, 여행 속에서도 자신의 일 또는 업에 영감을 줄 만한 것들을 부지런히 찾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일놀놀일>의 저자답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일본 여행이라면 나도 많이 다녀 봤는데 이런 기록물 하나 남기지 못한 것이 아쉽고, 다시 일본에 간다면(아니 어느 나라라도) 저자처럼 부지런히 기록해서 뭐라도 남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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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규림일기
김규림 지음 / 비컷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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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문구인 김규림 작가님을 알게 되면서 구입한 책이다. 김규림 작가님의 '규림일기' 시리즈는 2024년 12월 현재까지 총 세 권 출간되었는데, 첫 번째 책 <도쿄규림일기>와 세 번째 책 <연변규림일기>는 독립출판 형식으로 출간되어 스토리지북앤필름 네이버 스토어에서 구입했고, 두 번째 책 <뉴욕규림일기>는 출판사 비컷을 통해 출간되어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했다. <뉴욕규림일기>부터 구입해서 읽었는데 기대한 대로 훌륭하다. 미국 문구의 상징 '컴포지션 노트'를 차용한 표지, 작가님의 손글씨, 손그림이 그대로 인쇄된 본문은 발상 자체도 기발하고 신선하지만 여행의 설렘과 흥분을 실감 나게 전달하고 문구인이자 기록인인 저자의 캐릭터까지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중, 삼중의 효과를 낸다.


이 책은 내용도 재미있다. 2018년 저자는 회사 동료이자 친구인 숭(김승희 작가님)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2주 간 여행을 떠났다. 문구인을 자처할 정도로 문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저자는 이 여행에서 문구 구입에 할당한 예산만 100만 원이었을 정도로 문구 쇼핑에 대한 생각이 컸다. 과연 저자는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컴포지션 노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문구를 구입하는데, 각각의 문구에 관한 소개와 각각에 얽힌 에피소드가 흥미롭고 재미있다. 어떤 숙소에 묵고, 무엇을 먹고 마셨으며, 어떻게 이동하고 놀았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물론 담겨 있어서 뉴욕 여행 에세이, 여행 가이드북으로서도 읽어보고 참고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작가님의 그림과 글씨체가 너무나도 취향 저격이라서 보고만 있어도 즐겁고 힐링이 된다. 작가님의 그림과 글씨체는 각잡고 공들인 느낌이라기 보다는 미술의 크로키처럼 빠르게 슥슥 그리고 쓴 느낌에 가까운데, 그 무심하면서도 경쾌한 태도가 오히려 여유와 편안함을 주는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는 표정이나 정신 놓고 자는 얼굴 등 사진보다 더 사실적으로 상황을 묘사한 그림들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고 볼수록 공감과 감탄을 자아낸다. 책 마지막에 실린 여행지와 실제 여행 노트 사진도 아주 좋다. 나도 그림을 그려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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