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좋은 일이 일어남
박솔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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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책을 읽다가 잠이 드는 사람으로서 격하게 공감하는(요즘은 이런 말 안 쓰나?) 제목이다. 좋은 일은 뭐... 무사히 아침을 맞이하는 일이지(불면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에게는 이만한 기쁨이 없다). 제목만큼 내용도 좋다. 이 책은 책에 관한 책이지만 서평집보다는 독서 에세이에 가깝다. 일단 저자의 일상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저자에게는 일상이 곧 독서이고, 독서가 곧 일상이다. 소설가이니까 일로서 책을 많이 읽기도 하지만, 일을 하지 않는 시간, 예를 들면 커피를 마시는 시간에도 책 생각을 하고, 산책을 하는 시간에도 책 생각을 한다. 심지어 여행을 할 때에도 책에서 본 장소들을 보러 다닌다. 책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상황들, 장면들이라 반갑다.


좋아하는 작가, 좋아하는 책에 관해 이야기할 때 저자의 태도가 너무나 '진심'인 점도 좋다. 특히 로베르토 볼라뇨, 다카하시 겐이치로, 하라 료 등 작가가 각별히 애정하는 작가들과 그들의 책에 관해 쓸 때 그렇다. 사실 나는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책은 한두 권밖에 안 읽었고, 로베르토 볼라뇨와 하라 료의 책은 전혀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 책에서 저자가 이들에 대해 칭송하는 글을 읽어도 깊이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 정도로 깊이 좋아하는 작가라면 한 번쯤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아닌가?). 대체 어떤 점이 저자를 이토록 매혹시켰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조만간 로베르토 볼라뇨, 다카하시 겐이치로, 하라 료의 책을 구해 읽어봐야겠다.


소설 읽기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는 점도 좋다. 예를 들면 어떤 소설에는 인물들이 음식을 먹는 장면이 수시로 나오는가 하면(예: 이주란), 어떤 소설에는 음식을 먹는 장면이 거의 안 나온다. 소설에 식사 장면이 반드시 나와야 하는 건 아니지만, 사는 일은 먹는 일이요 먹는 일은 곧 사는 일임을 감안할 때, 인물들이 음식을 먹는 장면을 반드시 배치하고 꼼꼼하게 묘사한 소설과 그렇지 않은 소설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소설가로서 독서를 창작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대목도 있다. 저자는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좋아하는 책 몇 권을 여러 번 읽는 편을 선호한다. 여러 번 읽다 보면 그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가 점점 더 명확하게 보인다고. 소설을 써본 적이 없어서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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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장면
고수리 외 지음 / 유유히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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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여행을 다녀온 지 일 년이 다 되어가서 여행 갈 만한 곳을 알아보는 중이다. 문제는 지금 여기서 떠나고 싶다는 마음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 무엇을 보거나 하려고 떠나야겠다는 목표가 있는 게 아니라서 좀처럼 일정을 픽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들처럼 항공권이 저렴하니까, 숙소가 예쁘니까,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으니까 등등의 가벼운 이유로 여행을 떠나면 좋으련만, 나는 왜 자꾸 여행의 이유나 목표 같은 걸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냥 떠나고 싶으니까, 떠날 수 있으니까 떠나면 안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만난 책이 출판사 유유히에서 만든 <여행의 장면>이다. 고수리, 김신지, 봉현, 서한나, 서해인, 수신지, 오하나, 이다혜, 이연, 임진아 등 열 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 책에는 각기 색다른 '여행의 장면'들이 담겨 있다. 내가 떠난 여행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여행을 떠나는 친구를 배웅한 이야기, 여행을 떠난 가족 대신 집을 지키는 이야기도 있다. 일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떠난 여행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 떠난 여행 이야기도 있다. 혼자라서 좋았던 여행, 함께라서 좋았던 여행, 인터넷 덕분에 편하게 한 여행, 인터넷이 안 되는(!) 덕분에 편하게 한 여행 등 실로 다양한 '여행의 장면'들이 실려 있다.


모든 글이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임진아 작가와 오하나 시인의 글이다. 공교롭게도 두 분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일본의 여성 문인의 흔적을 찾아 일본을 여행한 이야기를 실었다. 임진아 작가는 하야시 후미코를, 오하나 시인은 가네코 미스즈를 좋아한다고. 나도 이들처럼 좋아하는 예술가, 연예인의 흔적을 찾아 여행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러다보니 늘 여행지가 일본으로 정해진다. 하야시 후미코를 좋아하는 한국인 독자를 일본에서 만나고 의외의 장소에서 다시 만난 임진아 작가님의 여행기도 흥미롭고, 가네코 미스즈의 고향에서 감동적인 만남을 가진 오하나 시인님의 여행기도 뭉클했다. 덕분에 나도 이 장소들을 여행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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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월; 초선전
박서련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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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작가의 소설을 읽고 너무 좋아서 한동안 다른 책을 못 읽은 적이 몇 번 있다. 처음은 박서련 작가의 데뷔작 <체공녀 강주룡>을 읽었을 때였고, 그 다음은 소설집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을 읽었을 때, 최근에는 장편소설 <폐월 : 초선전>을 읽었을 때다. 초선이 누구냐.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삼국지>의 바로 그 초선이다. <삼국지>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데다가 그 내용이 워낙 자극적이라서 <삼국지>의 다른 내용은 잊어도 초선이 나오는 대목만은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인데(=나), 바로 그 초선의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심지어 의미도 있게 쓰다니. <삼국지> 전체를 다시 써주시면 안 될까요 ㅎㅎ


<폐월; 초선전>은 <삼국지>의 초선을 알아도 재미있지만,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 '나'는 가난 때문에 자식을 팔아넘기려고 하는 부모 슬하에서 도망쳐 거지떼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한나라의 장군인 왕윤을 만나 거짓으로 자신의 신분을 고하고 왕윤의 수양딸이 되는 데 성공한다. 은인인 왕윤에게 보답하고 싶었던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관리가 되고자 했지만, 여자는 관리가 될 수 없다고 해서 여인으로서 관모에 손댈 수 있는 유일한 자인 '초선'이 되기로 한다. 그렇게 초선이 된 '나'는 양아버지를 구하고 자신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걸 이용하기로 마음 먹는다.


줄거리를 쓰다 보니 초선과 왕윤의 관계가 수양딸과 양아버지이고 여포와 동탁의 관계가 수양아들과 양아버지로 서로 비슷한 점이 흥미롭다. 물론 초선은 아주 어릴 때 왕윤을 만났고 그때 이미 고아이고 거지였기 때문에 왕윤에게 받은 은혜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느껴서 (동탁을 배신한 여포와 달리) 왕윤을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은혜를 갚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왕윤이 초선을 이용한 면이 없지 않고, 왕윤이 진정 좋은 어른인지에 대해서는 초선 자신도 의심하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결과만 봤을 때 동탁-여포의 관계보다 왕윤-초선의 관계가 훨씬 낫고, 그런 점에서 (남자들이 말하는) 남자들의 의리라는 게 얼마나 허술하고 위태로운지 생각해보게 한다.


<폐월; 초선전>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가장 많이 발휘된 부분은 아무래도 초선이 낙양에서 가기(家妓)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왕윤의 집에서 외동딸로 살다가 처음으로 자기 또래의 여성들하고만 생활하게 된 초선은 그곳에서 처음으로 성적 욕망에 눈을 뜬다. 동탁과 여포라는 두 남성과 일종의 삼각관계를 이루었던 초선이 사실은 여성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성적 욕망을 발견했다니 흥미롭지 않은가. 물론 어디까지나 작가의 상상이지만, 애초에 옛날 사람들이 다 이성애자였을 리도 없고, 남자와 자는 여자가 전부 이성애자인 것도 아니다. 그런 오해나 편견에 비하면 이런 상상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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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 달
나기라 유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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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라 유의 대표작 <아름다운 그>는 소설보다 만화로 먼저 접했다. <아름다운 그>는 흘음(말더듬증) 때문에 어릴 때부터 줄곧 친구가 없었던 주인공이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 무리의 리더 격인 남학생을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BL이다. 처음에는 학교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너무 낭만적으로 보고 미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거부감이 들었는데, 계속 읽다 보니 개중에는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구나 싶어서 원작 소설(무려 네 권)도 다 읽고, 실사판 드라마, 영화도 다 봤다. 논란이 있는 나기라 유의 소설 <유랑의 달>을 읽어볼 결심을 한 것은 그래서였다. 이 작가, 논란이 될 만한 소재를 설득력 있게 잘 쓴다 싶었다. 개중에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해서 전체가 그렇다고 생각할 것도 아니고.


<유랑의 달>의 줄거리는 이렇다. 아홉 살 여자아이 가나이 사라사는 '외국인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생활 방식이 자유롭고 애정 표현이 적극적인 부모 슬하에서 자랐다. 언제까지나 세 식구가 행복하게 살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빠가 병으로 죽고 엄마마저 다른 남자를 따라 떠나면서 혼자가 된 사라사는 이모의 가족과 살게 된다. 이모의 가족은 사라사의 가족과 정반대로 규율이 엄격하고 서로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다. 심지어 이모의 아들 즉 사라사의 외사촌 오빠는 사라사의 몸에 손을 대기까지 한다. 참다 못한 사라사는 학교 근처 공원에 자주 나타나 아이들 사이에서 '로리콘'으로 불리는 대학생 오빠 후미에게 자신을 데리고 가 달라고 부탁한다. 사라사 자신도 설마 응할까 싶었는데 후미가 진짜로 사라사를 데리고 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로리콘' 즉 '롤리타 콤플렉스'를 다룬 소설로 알려져 있지만 직접 읽어보니 애매하다. 일단 사라사와 후미는 각각 아홉 살, 열아홉 살로 둘 다 미성년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결말쯤에 드러나는 후미의 사연과 이후의 전개를 보면 애초에 후미가 이성애자, 나아가 유성애자인지도 의심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후미가 로리콘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도 힘들다. 이 소설은 대개 사라사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사라사가 후미를 처음 만났을 때의 나이와 불안정했던 상태 등을 감안하면 사라사를 신뢰할 만한 화자로 보기 어렵다. 사라사가 후미를 지나치게 낭만화 하고 있는 걸 수도 있고, 스톡홀름 신드롬으로 볼 여지도 있다. 후미의 시점으로 서술되는 장면이 더 많았다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 같은 내용이 전개되었을 수도 있다.


의심이나 가능성은 차치하고 소설에 있는 내용만 본다면, 이 소설은 (로리콘보다도) 이성애자 여성이 이성애자 남성을 사랑하며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금슬이 좋은 부모 슬하에서 자란 사라사는 하루 빨리 자신도 엄마 아빠처럼 서로 깊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기를 꿈꿨다. 하지만 사라사가 만난 (후미 이외의) 남성들은 하나같이 사라사를 성욕을 풀 대상으로만 보거나 살림 기계로 이용하고, 사라사가 거부하면 강간, 폭행, 스토킹까지 하면서 사라사를 괴롭혔다. 사라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기만 할 뿐 건드리지는 않는 후미 같은 남자는, 적어도 이성애자 남성 중에는 만나기 어렵다. 그러니 만남을 포기하거나 성애 가능성이 없는 남성(아이돌, BL, 만화 등등)만을 만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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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수록,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문지 에크리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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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해서 샀는데 초판 3쇄다. 빠르게 주문했다고 생각했는데 1쇄가 아니라니. 1쇄 받으신 분들 부럽고요... 어젯밤에 도착한 책을 오늘 오전에 읽었다. 두께는 얇지만 단숨에 후루룩 읽을 만한 내용이 아니고 시간을 들여서 찬찬히 읽어보면 좋을 내용이라서 앞으로 여러 번 정독하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 여행 갈 때 가지고 가고 싶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공항에서 글 한 편, 숙소에서 시 한 줄, 이런 식으로 읽으면 좋을 듯. 그런 날이 언제쯤 오려나.


전체 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빠르게 훑다가 눈길이 멈춘 대목은 한강 작가님의 하루 루틴이다. 글 제목이 <출간 후에>이고 글 내용 중에 <작별하지 않는다>가 여러 번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후에 지키신 루틴인 듯하다.


"매일 시집과 소설을 한 권씩 읽는다, 문장들의 밀도로 다시 충전되려고.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과 걷기를 하루에 두 시간씩 한다, 다시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있게." (44쪽)


아무리 전업 작가라고 해도 매일 시집과 소설을 한 권씩 읽으신다니 너무 대단하다. 문장들의 밀도로 다시 '충전'되는 기분.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과 걷기를 하루에 '두 시간씩' 하신다는 것도 놀랍다. 소설도 안 쓰면서 운동량은 훨씬 적은 나... 반성한다. 이 시절 "언젠가 가보고 싶었던 선유도공원의 폐허 같은 구조물들과 초록 숲 사이를 걷다 돌아오기도 했다"라고 쓰셨는데(43쪽) 나도 가봐야지. "폐허 같은 구조물"이 어떤 건지 궁금하다.


다음 글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에 지키려고 노력하신 루틴이 나온다. 


1.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으로 전날까지 쓴 소설의 다음을 이어 쓰기.

2. 당시 살던 집 근처의 천변을 하루 한 번 이상 걷기.

3. 보통 녹차 잎을 우리는 찻주전자에 홍차 잎을 우린 다음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한 잔씩만 마시기. (61쪽)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앞의 루틴에서 '읽기'가 '쓰기'로 바뀐 것 외에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매일의 중심 활동이 읽기이든 쓰기이든 간에 그러한 활동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가진다는 점이 본받을 만하다. 커피가 아닌 '홍차'를 드신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홍차도 종류가 많은데 어떤 홍차 드시는지 궁금하고요... 나도 이제 슬슬 커피 줄이자(라고 맨날 말만 하면서 오늘 벌써 두 잔째의 커피를 마신 나. 반성한다...).


루틴 이야기가 (나에게) 워낙 인상적이라서 루틴 이야기를 길게 썼지만 루틴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고, 2024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과 미발표 시, 산문, 정원 일기 등도 실려 있다. 각각 다른 시기에 다른 목적으로 쓴 다른 형태의 글(들)인데, 책 전체로 보면 이사를 앞두고 그동안 자신이 쓴 시들을 모아서 손수 시집을 엮을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했던 아홉 살 여자아이가 그 후에도 열심히 소설과 시, 산문을 써서 마흔 여덟 살에 처음으로 자기 명의의 집을 사고, 그 집에 딸린 작은 정원을 기쁜 마음으로 가꾸는 '전개'가 소설처럼도 읽히고 영화처럼도 보인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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