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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의 행복 사전
김은아 지음, 하선정 그림 / 담다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문학치료사로, 그림책 칼럼니스트로, 작가로, 강연자로 지내는 저자는 자칭 앤 덕후랍니다. 온종일 마음 한가운데 끝에 'e'자가 붙은 앤 셜리를 품고 다닌답니다. "앤과 함께 프린스에드워드섬을 걷다", "친애하는 나의 앤, 우리의 계절에게"를 썼고, 앤의 세 번째 이야기 <앤의 행복 사전>을 보겠습니다.

<앤의 행복 사전>은 단어를 글감으로 삼았습니다. 11살에 초록지붕집으로 온 이후부터 8권의 이야기가 끝나는 53살까지 그녀는 멀리 있는 행복을 쫓지 않았습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매일매일, 매 순간 길어 올렸습니다. 시집을 읽고 마음의 벗과 대화를 나누며, 결혼 후 낳은 여섯 아이의 웃음소리 속에서 행복과 기쁨을 발견한 앤, 그렇게 앤이 사랑한 단어들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여덟 권의 앤 시리즈 속에서 찾은 87개의 단어를 '자연, 시간, 일상, 태도, 성장, 치유, 함께'라는 7개의 주제로 묶었습니다. 단어마다 사전적 정의가 아닌 앤 특유의 다정한 언어로 정의를 내리고 그 옆에는 독자들이 자기만의 정의를 내려 보는 '은유 표현 글쓰기' 공간이 있습니다. 부록으로 앤이 사랑한 풍경과 소중하게 여긴 것들을 색으로 채우는 컬러링 북 페이지도 실려있습니다.
앤이 사랑한 단어들은 평범합니다. '나무, 꽃, 햇살, 무지개, 노을, 새벽, 황혼녘, 친구, 선물, 소풍, 감사, 친절, 정성, 배움, 꿈, 변화, 열정, 미움, 화해, 기쁨, 결혼, 엄마, 우정' 등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87개의 단어들입니다. 이 단어들의 의미는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앤의 행복 사전>에 나오는 의미는 다릅니다. 8권의 앤 이야기에서 건져올린 단어들의 의미는 10대의 앤부터 60대의 앤을 살아가며 마음에 품고 행동한 그것들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소중하고 다정합니다. 앤이 시선이 머물면서 특별한 힘이 생긴 단어를 눈으로 보고, 필사 페이지에 한글자 한글자 따라쓰며 마음에 새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앤이 사랑한 풍경과 소중하게 여긴 것들을 색칠할 수 있는 페이지도 마지막에 실었습니다.
용기와 상상력으로 채워진 하루가 얼마나 빛나는지, 친절과 이해로 물든 관계가 얼마나 따뜻한지, 사랑과 믿음으로 지은 집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앤의 행복 사전>을 읽게 되면 우린 알게 됩니다. 감사와 사랑으로 충만한 앤을 만나고 나면 오늘이 더이상 평범한 오늘이 아니게 됩니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오늘, 어떤 깜짝선물을 줄지 모르는 오늘을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게 됩니다. 앤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앤처럼 살아가봅시다. 앤이 생각하는 단어의 의미를 마음에 품은 채로 말입니다. 그러면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항상 기다리고 있을 행복이 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