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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91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서 ㅌ애ㅓ나 메이지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한 저자는 대학 입학 후 미스터리 연구회에서 활동하면서 라이트노벨 공모전에 응모하던 중, "체육관의 살인"으로 아유카와 데쓰야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체육관의 살인"으로 시작된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는 이후 "수족관의 살인", "가제가오카 50엔 동전 축제의 미스터리", "도서관의 살인"으로 이어집니다. 그 외 작품으로는 "언데드 걸 머더 파르스" 시리즈, "노킹 온 록트 도어"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두 시리즈는 각각 애니메이션과 TV 드라마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럼, 일주일 만에 3개의 문학상을 수상하고, 일본 미스터리 4개 랭킹을 제패하는 등 10관 달성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지뢰 글리코>를 보겠습니다.

도립 호지로 고등학교에서 5월에 열리는 창립 기념 문화제인 호지로 축제가 다가오면 각 반, 동아리, 동호회 등 쉰 개가 넘는 단체가 준비에 나서는데, 판매 부스와 이벤트 내용을 결정해서 당일 사용하고 싶은 장소를 실행 위원회에 신청합니다. 손님을 모으기 유리한 옥상이 제일 인기가 많은데, 사용 가능한 공간에 들어갈 한 단체를 선정하기 위해 독자적인 결정 방식이 탄생되었습니다. 신청 기간이 끝나면 축제 실행 위원회가 토너먼트 방식의 대진표를 짜고, 희망을 단체는 대표와 참관인을 한 명씩 선출, 심판을 맡은 실행 위원 한 명과 참관인 두 명의 입회하에 대표들은 평화적이면서도 명확하게 승패가 갈리는 게임으로 대결하고,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단체에게 옥상 사용권이 주어집니다. 누가 이름 붙였는지는 모르지만 언제부터인가 이 토너먼트는 '구엔 시합'이라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1학년 4반 대표 이모리야 마토와 학생회 대표 3학년 1반 구누기 하야토가 결승 대결을 합니다. 그는 1학년 때부터 학생회 대표로 '구엔 시합'에 참가했고, 이 년 연속 우승을 했습니다. 참관인 3학년 에스미와 1학년 고다가 심판 누리베가 제시한 가위바위보로 계단을 먼저 오르는 '지뢰 글리코'를 지켜봅니다.
이후에도 백 장의 카드를 번갈아 뒤집으며 상대보다 먼저 짝을 맞춰야 하는 '스님 쇠약', 각자 규칙을 추가해 다섯 가지 손 모양으로 가위바위보를 겨루는 '자유 규칙 가위바위보', 암살자와 표적으로 나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도전하는 '달마 인형이 셈했습니다', 포커 게임의 변형인 '포 룸 포커' 게임까지 승부에 강한 이모리야 마토가 어떻게 할지, 자세한 이야기는 <지뢰 글리코>에서 확인하세요.
이름은 생소하지만 게임 규칙을 들어보면 어릴 때 한번은 해본 적이 있는 게임들이 나오는 <지뢰 글리코>. 어릴 때 한 게임이라 단순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게임을 변형시켜 상대방의 수를 읽고, 상대방 모르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치열한 물밑 작전이 게임 시작 전부터 진행됩니다. 여기 평범해 보이지만 승부에 강한 고등학생 1학년 이모리야 마토가 있습니다. 긴 황갈색 머리에 조금 짧은 주름치마, 금방이라도 어깨에서 흘러내릴 것 같은 헐렁한 카디건을 걸치고 있는 그녀는 그냥 보면 촐랑거리고 칠칠하지 못한 인상을 보이지만, 그건 상대방을 방심시키기 위한 것이고, 그녀와 대결을 하는 상대방은 금세 눈치챕니다. 암기력과 통찰력이 좋고, 관찰력이 뛰어난 머리 좋은 마토는 자신의 능력을 다해 상대방과 대결을 합니다. 그 대결에 걸린 것은 축제 때 옥상 사용권, 다른 부원들의 카페 출입권, 중학교 친구이자 세이에쓰 고등학교 유키타 에소라와의 대결 성사권, 세이에쓰 고등학교 S칩의 회수 시합 요청권이며, 마지막에 드디어 유키타 에소라와 대결합니다. 유키타 에소라와 대결한 마토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게임 설명이 어렵다면 작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책에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이해되고, 중요한 대결의 내용은 글자 위에 ˙을 찍어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해가 잘됩니다. 그냥 보면 재미있는 게임이 가미된 청춘소설이지만 그 아래에 깔린 내용은 마냥 재미있지만은 않습니다. 혹독한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한 특기나 생태를 말하는 생존 전략, 동물 세계에서만 통할 것 같지만 인간들도 저마다 전략이 있습니다. 특히 유치원이나 학교라는 또래 집단에 들어가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전략을 구사합니다. 텔레비전이나 동영상을 많이 봐서 모두와 말이 통하게 지내거나, 스포츠 이야기나 자기 자랑을 늘어놔서 강한 척하거나, 자기와 비슷한 우등생 혹은 운동부와 그룹을 이루거나, 눈에 띄지 않게 혼자 있거나 등 십인십색이지만 어느 전략이든 적을 만들지 않거나, 말썽을 피한다는 점에서 똑같습니다. 그렇게 또래 그룹에 들어가는 것부터 유지하는 것까지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사회라는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머리를 씁니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뭘까요. 거기에 대답하기 위해 우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뭘까.
지금의 나는 정답을 안다. 0.2초 만에 대답할 자신이 있다.
그 대화를 나눈 지 일 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변함없이 미지근한 물 속에서 살고 있고,
이렇다 할 인생 경험을 더 쌓은 것도 아니지만,
십 년 후든 팔십 년 후든 대답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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