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세븐 킬러 시리즈 3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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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일본 지바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도호쿠대학 법학부를 졸업했습니다. 1996년 발표한 "악당들이 눈에 스며든다"로 산토리미스터리대상에 가작으로 입선했습니다. 공식 데뷔는 2000년 산초미스터리클럽상을 받은 "오듀본의 기도"이며, 2002년 "러시 라이프"에 이어 2003년 "중력 삐에로"를 발표하며 독자들에게 '이사카 월드'를 각인시켰습니다. 2004년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같은 해 "사신 치바"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2008년 "골든 슬럼버"로 서점대상, 야마모토슈고로상을 받았습니다. 2021년 "마리아 비틀"이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되어 영국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대거상 번역소설 부문에, 같은 시리즈인 "악스"도 2024년 이언플레밍스틸대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럼, 킬러 시리즈의 신작 <트리플 세븐>을 보겠습니다.



이누이는 정치가나 사업가 등 유력인사들을 위해 여러모로 일을 봐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과 친분을 쌓고 뭔가 조사하거나 추문을 은폐하는 일 등을 받아 남에게 맡기고 하청을 줍니다. 그런 이누이가 자신이 데리고 일했던 사람인 가미노를 찾고 있습니다. 윈튼팰리스 1914호 가미노 유카는 뭐든지 잊어버리지 않는 놀라운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누이 밑에서 일하면서 거래처 정보부터 경리 관련 내용, 연락처, 비밀번호 등 온갖 걸 외우라고 시켰고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정보를 팔면서 종보를 넘기고 나면 비밀번호도 모조리 삭제할 거라는 말을 듣고, 가미노는 도망치기로 결심했습니다. 언젠가 이누이가 인생을 다시 시작하려면 코코 씨에게 부탁하는 게 제일이라는 것을 기억해 내고 코코 씨에게 연락해 만납니다. 코코 씨는 가미노의 도주를 돕기 위해 소다와 콜라라는 업자를 대기시켰습니다. 윈튼팰리스 2010호 무당벌레라 불리는 나나오는 중개업자 마리아에게 선물을 전하고 사진을 찍어 보내는 일을 부탁받고 건넸습니다. 선물 포장을 뜯어보니 다정한 눈빛의 남자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나나오는 그림 속 남자와 2010호 남자의 얼굴이 다름을 눈치채고 싸우다 남자를 죽입니다. 포장에 적힌 종이를 다시 살펴보니 2010이라는 손글씨가 2016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원래 배달처인 2016으로 가서 선물을 제대로 전해준 나나오는 선물을 받은 남자가 동업자에게 들은 말이라며 중개업자에게 앙심을 품은 업자가 원한을 풀 계획이랍니다. 나나오는 마리아에게 경고를 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가서 메시지를 보내려고 합니다. 이누이가 도망친 가미노를 추적하기 위해 입으로 부는 화살을 쏘는 6인조를 고용했습니다. 그들은 윈튼팰리스에 도착해 자신들을 돕는 호텔 직원과 협력해 가미노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 나섭니다. 2층 레스토랑에 요모기 사네아쓰가 이케오 정치부 기자와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요모기는 15년 전 쾌속 열차에서 입원할 만큼 크게 다치면서도 범인을 제압한 일로 지명도가 높아져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삼 년 전 교통사고로 부인과 아이가 죽은 후 정보국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윈튼팰리스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이 어떻게 얽히고설키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트리플 세븐>에서 확인하세요.




베개와 담요, 무당벌레, 가미노와 코코, 6인조, 소다와 콜라, 요모기와 사토, 이케오까지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트리플 세븐>.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마리아와 이누이도 실제 등장하니 투숙객이 많은 호텔이 배경이 된 내용답습니다. 책은 '누구 몇 호'란 소제목마다 인물과 배경이 바뀌면서 긴박한 추격 스릴러를 보여주는데요, 큰 줄기는 이렇습니다. 목숨의 위협을 느낀 가미노는 이누이에게서 도망쳤고, 코코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코코는 소다와 콜라라는 업자를 불렀고, 가미노를 쫓기 위해 이누이는 6인조를 고용합니다. 무당벌레는 마리아에게, 베개와 담요는 이누이에게 받은 일을 하기 위해 호텔에 왔습니다. 요모기와 사토는 이케오와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자리를 함께 합니다. 전작 "불릿 트레인"에서 논스톱 액션 스릴러를 보여준 우울한 청부업자 무당벌레가 호텔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을 눌러 도착하면 정문으로 나가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을 하지 못하게 막는 온갖 불운이 무당벌레에게 다가옵니다. 과연 그는 무사히 이 호텔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요. 그저 누군가에게 선물을 전해주고 나가면 되는, 아주 간단한 임무의 시작부터 꼬이는 무당벌레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소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생각이 바뀝니다. 남과 비교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불행은 시작되기에 자신은 자신의 길을 가면 되는 것입니다. 피가 튀고, 뼈가 부러지고, 시체가 즐비하지만 어쩐지 유쾌하게 읽히는 <트리플 세븐>입니다.


매화나무가 옆에 있는 사과나무를 신경 써서 어쩌자는 거야?

매화나무는 매화꽃을 피우면 돼.

사과나무는 사과를 맺으면 그만이고.

장미꽃과 비교한들 아무 의미도 없어.

p. 218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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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체를 부탁해
한새마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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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계간 미스터리 여름호'에 "엄마, 시체를 부탁해"로 신인상을 수상한 저자는 "죽은 엄마"로 2019년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 "어떤 자살"로 2021년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우수상 수상, "마더 머더 쇼크(Mother Murder Shock)"로 2022년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우수상 수상, "잔혹범죄전담팀 라플레시아걸"로 2023년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예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외 다수의 앤솔러지에 참여한 저자의 단편 미스터리 <엄마, 시체를 부탁해>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낮달'은 엄마와 중학생 소녀가 바리케이드 안에 숨어사는 이야기입니다. 시에서 오염도가 높은 지역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후 오염된 건물들에 대해 철거 명령을 내렸습니다. 엄마와 나는 강제 이주가 한창일 때 그 혼란을 틈타 바리케이드 안으로 몰래 들어왔는데, 그 안엔 자신들처럼 늙고 병들고 가난해 운신조차 하기 힘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철거 용역들은 오염 지역 철거주택 조합에서 고용된 사람들이어서 깡패나 조폭같이 험상궂게 생겼고 힘깨나 쓰는 덩치들입니다. 용역들은 무법천지의 바리케이드 안에서 제일 무서운 존재인데, 용역들도 오염 지구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 오염될 수밖에 없고, 간혹 폭발적으로 난폭해지는 이들을 변이자라 부릅니다. 이곳에 숨어든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고령의 할머니를 죽이는 오염자를 만났고 그 사람에게 도망치고 있습니다.

네 번째 '마더 머더 쇼크(Mother Murder Shock)'는 5개월 된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글을 적어놓은 채 정신을 차린 엄마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어린 아들 노아의 기억이 스쳐 지나가고, 물에 잠긴 자동차에서 체념하려던 차에, 왼손이 쓰라려 보니까 믿지 말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무엇을 믿지 말라는 것일까. 내 기억을 믿지 말라는 것인지, 누구를 믿지 말라는 것인지.

도망친 소녀가 어떻게 될지, 자신이 아들을 죽인 게 맞는지, 또 다른 5편의 이야기는 <엄마, 시체를 부탁해>에서 확인하세요.




자신을 죽이려는 변이자로부터 도망치는 엄마와 나의 이야기 '낮달', 중학교 3학년 된 딸로부터 사람을 죽였다는 전화가 걸려와서 그 시체를 처리하는 '엄마, 시체를 부탁해', 죽은 남편과 같은 폐암에 걸린 아들을 위해 휴먼 더미를 이용해 장기 배양과 이식을 하는데 위협을 감지했다는 알람이 와서 이동하는 '위협으로부터 보호되었습니다', 어린 아들을 자신이 죽인 게 맞는지 자신의 기억을 의심하는 '마더 머더 쇼크', 생활고로 인한 자살 사건을 취재하면서 밝혀지는 '어떤 자살', 뺑소니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진 여자의 이야기 '잠든 사이에 누군가', 6년 전 공방 부부 실종 사건으로 참고인 조사를 하는 시간 역순의 '여름의 시간까지 <엄마, 시체를 부탁해>는 총 7편의 단편 미스터리가 실려 있습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 강한 흡입력으로 충격과 반전을 선사하는 저자의 필력에 읽는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낮에도 떠있지만 사람들이 못 보고 지나치는 것뿐이라는 첫 번째 이야기의 제목인 '낮달'에는 혼절할 때까지 두들겨 패고 툭하면 칼을 휘두르는 폭력 남편이자 아빠가 등장하는데, 동네 사람들은 낮달처럼 그를 못 본 척 지나칩니다. 그렇게 고스란히 폭력에 휩싸인 두 모녀는 지옥 같은 현실을 피해 환상에서 삽니다. 남들은 살기 힘든 그 환상세계가 그들에겐 오히려 살만하게 느껴집니다. <엄마, 시체를 부탁해>에는 여성 노숙자, 장애인에 대한 차별, 산후우울증, 간병 살인, 보험 살인 등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진실을 이 책에서 왜 똑바로 봐야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지옥보다 당신의 지옥이 더 견딜 만한지 묻고 싶었다.

p. 63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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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건 죽음
앤서니 호로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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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여느 탐정과는 다른 츤데레가 느껴지는 호손, 그래서인지 자신의 신상도 밝히지 않는다. 그런 자신의 비밀이 3권에는 밝혀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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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건 죽음
앤서니 호로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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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영국 미들섹스주에서 태어나 요크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예술사를 전공한 저자는 극사실주의적인 디테일과 인간 심리에 대한 치밀한 묘사가 특징입니다. 2007년 영국 출판업계 시상식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으며, 2014년 대영 제국 4등 훈장을 수훈한데 이어 2022년 3등 훈장을 수훈했고, 2023년 에드거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서 코넌 도일 재단에서 새로운 "셜록 홈스" 시리즈의 소설을 쓸 작가로 지정되어 2권을 집필했고, 10여 개의 드라마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그럼, 호손과 호로위츠 시리즈의 두 번째 장편소설 미스터리 <숨겨진 건 죽음>을 보겠습니다.



화자 앤서니 호로위츠는 TV 드라마를 집필하던 중에 자문 역으로 대니얼 호손을 소개받았는데, 그는 런던 경찰청에서 근무했지만 아동 성 착취물을 거래한 용의자를 호송하다 그가 콘크리트 계단에서 구르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잘렸습니다. 이 사건으로 그는 탐정이 되었고, 요청이 들어오면 일을 합니다. 호손은 호로위츠에게 자신을 주인공으로 책을 쓰기를 제안했고, 어쩌다 보니 첫 권 "중요한 건 살인"을 썼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호로위츠가 에이전트의 부추김에 넘어가 세 편을 계약했고, 아직 두 권이 남은 상태입니다. 호손도 당연히 이런 사정을 알고 있고, 그로부터 사건이 벌어졌다는 전화벨이 울리길 기다리고 있던 차에 드라마 촬영장에 그가 나타났습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 리처드 프라이스가 그의 서재에서 와인이 가득 든 병에 맞아 죽었고, 범인은 집에 있던 페인트로 182라는 메시지를 남겼답니다. 당시 피해자는 1천만 파운드가 걸린 소송을 맡고 있었는데, 상대측은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유명한 안노 아키라입니다. 그가 죽기 전 우연히 식당에서 마주친 아키라가 프라이스의 머리에 와인을 부으며 병으로 치겠다고 협박을 한 일이 SNS에서 유명했습니다. 또한 흉기가 된 와인병은 엄청난 고가였고 프라이스는 철저한 금주자라 술을 입에 대지도 않는답니다. 프라이스가 죽기 하루 전 그와 대학시절 절친한 동굴 탐사 친구인 그레고리 테일러도 열차에 치여 죽었습니다. 런던 경찰청은 호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호로위츠도 동석합니다.

프라이스의 의뢰인이자 고가의 와인을 선물한 에이드리언 록우드, 대학시절 절친한 동굴 탐사 동료 찰스 리처드슨의 유가족 데이비나 리처드슨, 식당에서 프라이스를 협박한 안노 아키라, 언변이 좋은 변호사 프라이스에게 굴욕을 당하고 앙심을 품은 출판사 대표 돈 애덤스, 리처드 프라이스의 동성남편이자 바람을 피우고 있는 스티븐 스펜서, 죽은 남편의 신원 확인차 프라이스가 있던 런던에 올라온 수전 테일러까지 용의자는 6명으로 좁혀졌습니다. 과연 누가 범인이며 동기는 무엇인지, 그레고리 테일러는 사고사인지 타살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숨겨진 건 죽음>에서 확인하세요.




추리소설은 사건의 범인이 누구이며, 동기가 무엇인지를 따라가는 이야기입니다. 전직 형사가 등장하는 <숨겨진 건 죽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큰 틀만 같을 뿐 나머지는 달라서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셜록 홈스와 왓슨 박사 콤비처럼 이 책에도 탐정 호손과 작가 호로위츠가 등장하는데요, 이 책의 저자와 같은 이름이라서 더욱 흥미롭습니다. 책을 읽을수록 작가가 실제 겪은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마지막 '감사의 말'에 등장하는 실제 사람들과 그들에게 전하는 인사 때문에 진짜인가 헷갈립니다. 이런 부분이 '호손과 호로위츠 시리즈'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합니다. 호로위츠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캐치하는 능력이 탁월한 호손은 솔직히 재수 없습니다. 자신을 주인공으로 쓰라며 작가 호로위츠에게 제안해놓고, 나서지 말라고 하지요. 그리고 소설을 쓸 때처럼 사건을 해결할 때도 패턴을 찾으라고 하니 모두가 자신처럼 영민한 줄 아는 오만함이 느껴집니다.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여느 탐정과는 다른 츤데레가 느껴지는 호손, 그래서인지 자신의 신상도 밝히지 않습니다. 무슨 비밀이 있는지, 그를 '빌리'라고 부른 '마이크 칼라일'이 누구인지도 사건 못지않게 궁금한 부분입니다. 호손의 과거는 어떤 비밀이 있을지, 3권이 국내에 출간되길 기다리겠습니다.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남은 것은

아무리 믿을 수 없다해도 진실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p. 346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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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과 저녁의 범죄 가노 라이타 시리즈 2
후루타 덴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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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집필 담당 아유카와 소와 플롯 담당 하기노 에이로 구성된 콤비 작가 유닛으로 2007년부터 주로 소년 취향 소설 작가로 활동하다가 미스터리 소설 "여왕은 돌아오지 않는다"로 2014년 제1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미스터리 작가로 본격 데뷔했습니다. 그럼, 2018년 허를 찌르는 전개와 반전으로 제71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단편 부문)을 수상한 "거짓의 봄"의 가노 라이터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아침과 저녁의 범죄>를 보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 마사치카 다쿠지와 아사히, 동생 유히, 이렇게 세 명이서 차에서 생활했습니다. 생계수단이라고는 좀도둑질이고, 남이 버린 것을 주워오는 것으로 버텼습니다. 아버지는 두 아들을 사랑했지만 현실을 회피하고 떠돌이 생활을 계속합니다. 어느 날 공중목욕탕에 둘을 내려놓고 아버지는 1시간만 기다리라며 어디론가 갑니다. 약속된 시간보다 더 오래 기다렸지만 아버지는 오지 않고, 경찰이 와서 아버지 이름을 물어보고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아사히의 말에 유히는 차가 없으면 된다고 말했고, 설탕을 기름통에 넣으면 엔진이 고장 난다는 만화가 생각나 그렇게 했습니다. 그 일 때문에 차가 고장 나서 아버지가 죽었다고 아사히는 믿었습니다. 그 후 아사히와 유히는 가미쿠라 아동상담소의 보호를 받았는데, 그곳에서 친형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사히는 10년 만에 친엄마가 재혼한 고즈카 집안에 입양되어 치과의사인 새아빠, 이복동생 아야와 함께 삽니다.

다시 10년이 지나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유히를 만나게 된 아사히,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다시 만납니다. 유히는 진짜 이름을 알 수 없어 새 호적을 만들었고 마사치카 유히가 되었습니다. 자신은 하레라는 아동 양육시설에서 지냈고, 직원인 지금의 새아빠가 고등학생 때 입양했습니다. 지금도 알바를 하며 그곳에서 일손을 돕고 있습니다. 웃으며 말하던 유히의 표정이 바뀌며 동일본 대지진으로 하레 건물이 피해를 입었고, 안전성 문제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답니다.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하거나, 고치기 위해선 오백만 엔이 필요한데, 아사히에게 협조해 달라고 합니다. 납치 대상에게 동의를 얻었고, 그 부모에게 몸값을 요구해 돈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납치 대상은 15살 마쓰바 미오리고, 올해 초 시립도서관에서 처음 미오를 만났는데, 가족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집을 나오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납치 자작극에 동의했답니다. 마쓰바 집안은 예로부터 체면을 중시하기에 시장 선거에 입후보한 아버지는 딸이 납치가 되어도 경찰에 알리지 않고 돈을 줄 거랍니다. 아사히는 선거사무소에 자원봉사자로 잠입해서 경찰이 개입하는지 아닌지를 살펴보라고 합니다. 몸값을 운반할 사람은 미오의 오빠 유타카로 정했는데, 실행 당일 범인이 전화로 운반책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아사히가 선택되고 납치범 유히의 지시를 충실히 따라 돈을 건넸습니다.

8년이 지난 더운 여름날, 주민의 신고를 받은 가미쿠라역 앞 파출소 가노 라이타는 부하인 쓰키오카와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신고자는 옆집에서 들리던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이상한 냄새가 나니 확인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곳엔 작은 아이 한 명은 천장을 본 자세로 누워 있었고, 나머지 한 명은 벽에 기대앉은 채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둘 다 속옷 한 장 차림이었는데 드러난 몸은 뼈와 가죽뿐이었습니다. 누워 있는 사람은 여자아이로 이미 숨이 끊어져 부패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앉아 있는 남자아이는 아직 숨이 붙어 있어 가노는 구급차를 부르고 지원 요청을 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짐작되는 요시오카 미즈키의 소재를 파악해 조사를 시작했으나 묵묵부답입니다. 그녀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지, 8년 전 납치 자작극과 지금 사건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아침과 저녁의 범죄>에서 확인하세요.




오로지 아버지와 두 형제뿐인 세상에서 아버지가 죽고 어린 소년 둘만 남았습니다. 둘은 아동상담소에서 형제가 아님을 알게 되고, 입양되어 각자 떨어집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 길거리에서 만난 아사히와 유히, 둘은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피보다 진한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두 사람은 납치 자작극을 벌이고, 돈을 손에 넣었지만 뜻하지 않게 끝납니다. 그로부터 8년 후, 자백 전문가 형사였으나 지금은 파출소 순경인 가노 라이타는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합니다. 그곳에서 쇠약해진 남자아이와 아사한 여동생의 시신을 발견하고, 아동학대와 살인죄로 구속된 두 아이의 엄마는 무슨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 어떤 질문에도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두 아이를 최초 발견한 가노 순경은 사건 관계자들의 거짓말을 알아내고, 진실에 다가갑니다.

1부와 2부로 나뉜 <아침과 저녁의 범죄>는 1부에선 납치 자작극을 벌인 아사히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래서 범인이 누구이며, 동기는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게 아니라, 어떻게 범죄가 진행되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2부에선 검거된 관계자를 통해 범인의 허점을 찾아내고 계획된 범행을 깨뜨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란 주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아침과 저녁의 범죄>는 방치하거나 훈계란 명목으로 학대를 하는 부모보다 부모를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을 절절히 느낄 수 있습니다. 어른인 부모는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사랑하고, 저런 행동을 하면 혼내며 이랬다저랬다 하는데, 정작 아이는'아무리 학대받아도 부모를 사랑한다'는 것을, 그 조건 없는 사랑 앞에 부끄러운 마음만 듭니다. 대물림되는 학대는 더 이상 없어져야 하며, 그것은 당사자들의 의지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들으려는 의지를 가진 누군가가, 그런 사회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누군가가 내가 되고, 그런 사회가 우리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한 사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듣고 싶다.

들어야 한다.

p. 382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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