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속의 여인 아르테 오리지널 28
로라 립먼 지음, 박유진 옮김, 안수정 북디자이너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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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1997년 데뷔한 이래 앤서니상, 셰이머스상, 매커비티상, 배리상, 에드거상, 애거서상, 네로 울프상 등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석권했습니다. 데뷔작 "볼티모어 블루스"에서 시작된 기자 출신 아마추어 탐정 테스 모나한 시리즈, 2014년 영화화된 "모든 비밀스러운 것" 등을 썼습니다. <호수 속의 여인>은 작가의 유년 시절에 실재했으나 미제로 남은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됐으며,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나탈리 포트만 주연으로 애플TV 드라마화가 확정되어 현재 크랭크인에 들어갔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1965년 10월 매디 슈워츠는 남편 밀턴, 16세 아들 세스와 중산층 백인 가족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매디는 남편을 사랑했고 결혼 생활 내내 화목하게 잘 지냈고, 2년 후 아들을 대학으로 보내야 해서 섭섭한 마음이 있지만, 남편이 그녀의 동창이자 요즘 인기 있는 앵커인 월리스 라이트를 초대하면서 스스로 만든 모형에 갇혀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오랫동안 잊었던 자신의 꿈을 떠올리며 37번째 생일을 맞이하고 스무날 째인 11월 30일에 남편과 헤어지기로 합니다.

이혼이 진행 중이라 위자료도 없고, 일주일에 한번 아들과 밥을 먹을 때 남편이 건네는 정해지지 않는 돈으로 생활하기엔 힘듭니다. 매디는 약혼반지를 팔려고 했으나 낮은 금액에 다시 가져왔고, 화분 속에 약혼반지를 파묻고 밖으로 뛰어나가 도둑맞았다고 소리를 지릅니다. 근처 순찰 중인 퍼디 플랫 흑인 순경이 새집으로 이사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반지 보험금으로 필요한 물건을 샀습니다. 1966년 3월 11살 테시 파인이 사라졌고, 매디와 점원 주디스는 수사대에 합류해서 매디의 추억의 장소에서 시체를 발견합니다. 지역 신문의 칼럼니스트 보브가 그녀를 찾아왔고 매디는 애인 퍼디에게 들은 정보를 알려줍니다. 테시 파인의 기사가 실리고, 매디는 용의자로 수감 중인 코윈에게 편지를 썼고 두 통의 답장을 받습니다. 그 답장을 가지고 보브에게 가서 사무직원 자리와 흥정했고, 그녀의 이름이 실린 기사가 1면에 대서특필되었습니다. 매디가 신문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는 기자로 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6개월 동안 죽은 채 호수 속에 있던 여인이 발견됩니다.

호수 속의 여인 클레오 셔우드의 취재할수록 매디에게 위험이 닥치고, 클레오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지, 클레오 사건을 덮으려는 사람은 누구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호수 속의 여인>에서 확인하세요.




평범한 주부였던 매디가 숨겨놓은 자신의 욕망을 깨닫고 가정을 나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녀는 동네에서 벌어진 어린이 실종사건의 시체를 발견하고, 신문사에 취직합니다. 남편과 아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올 거라 생각하지만, 매디는 시체를 발견하면서 맞본 성취감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길 원했습니다. 아들을 낳은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나중에 대단한 사람이 된다고 해도 아들의 성취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던 매디는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찾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신문사 사무직원으로 일하면서 기삿거리를 찾으려 뛰어다니고,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호수 속의 흑인 여인 사건을 조사합니다. <호수 속의 여인>은 매디 시점과 매디가 만나는 사람들의 시점, 죽은 여성의 시점까지 보여줘서 이야기가 독특합니다. 게다가 집에서 살림만 한 30대 후반의 여성이 사회로 나가면서 겪는 문제들과 1960년대 흑인과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 매디는 남자들에게 호감을 얻는 뛰어난 미모로 곤란함을 해결하지만, 남자에게 기대어 사는 것보다 그녀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 되길 원했습니다. 그렇게 주체적인 매디의 성취는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0대 후반, 거의 40살의 여성은 나이가 많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나이에 뭔가를 이룬다는 것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960년대엔 더욱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매디가 해냈듯이 이제부터 나를 위한 무언가를 찾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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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는 500개의 계단 Q&A
이혜송.이혜홍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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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마음심리상담소 소장이며 중·대형 병원 심리치료사와 공공기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혜송 저자는 18년 동안 21000회 이상의 임상을 진행하였고 다수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상담교육학 이수 후 상담심리사, 상담교사, 심리검사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한 이혜홍 저자는 현재 국내 우수대학, 기업, 공공기관에서 진로, 인성, MBTI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럼, 두 분이 쓴 <나를 만나는 500개의 계단 Q&A>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계단인 과거의 나를 마주하는 질문들은 내 이름과 관련된 이야기, 어린 시절, 태몽, 오랜 기억, 학창 시절, 대학교와 첫 직장 등에 대한 것들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과거의 나라서, 떠오르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어떨 땐 기억나지 않기도 합니다. 그럴 땐 그 질문을 건너뛰고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면 됩니다. 다른 날에 그에 대한 질문의 답이 생각날 수 있기에 조바심 낼 필요 없습니다.

세 번째 계단인 숨어 있는 나를 마주하는 질문들은 하고 싶은 일, 자신 없는 것, 위험했던 행동, 이상한 일, 강박적인 신념, 비밀,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스트레스 받을 때, 열등감, 징크스, 단점, 고민 등에 대한 것들입니다. 장의 제목처럼 잘 드러나지 않았던 나의 속마음을 생각하고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네 번째 계단인 진실된 나와 마주하는 질문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거나 불행한 사람, 성공과 실패의 기준, 밥과 커피 한 잔과 집의 의미, 타인과 자신을 대하는 태도, 괜찮은 사람의 모습, 가족과 친구의 의미 등에 대한 것들입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이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100여 명이 좋아요를 선택했으며, 텀블벅 펀딩을 900% 성공시킨 책인 <나를 만나는 500개의 계단 Q&A>는 '과거의 나, 현재의 나, 숨어 있는 나, 진실된 나, 내일의 나'를 만나는 다섯 개의 계단으로 온전한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한 문항에 꼭 하나의 대답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정답은 없습니다. 또한 질문의 순서는 중요하지 않으며, 생각이 떠오른 것을 솔직하게 적으면 됩니다. '자신을 소개'하는 것은 힘들고 난감한 일입니다. 그만큼 자신을 제대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은 많이 없습니다. 이 책에 나온 500개의 질문으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며, 어떤 것에 가치를 두며,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던 자신을 알게 됩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쓰면서 어렴풋한 자신이 아니라 확실한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500개 질문에 대한 답을 다 쓰면 보일 내 모습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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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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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삶의향기 동서문학상 소설 부문 은상을 수상한 저자는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사실은 이 말이 듣고 싶었어", "여행이거나 사랑이거나" 등 여러 책을 썼습니다. 그럼, 소설 베스트셀러 1위와 30만 부 판매 돌파에 빛나는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을 보겠습니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의 주인인 지은이 떠나고 그 자리에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을 차린 해인은 보고 싶은 마음 또는 보고 싶은 순간을 사진으로 찍는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첫 손님은 봉수, 영미 부부와 딸 윤 가족입니다. 봉수와 영미는 고아원에서 만났고 가진 것 없지만 함께 살아갔습니다. 하지만 봉수는 병원에서 몇 달 못 산다는 말을 듣고 살면서 버거운 날이 온다면 한쪽만 남겨두지 말고 같이 세상을 떠나기로 한 약속을 떠올리며 영미가 가보고 싶다던 메리골드로 왔고 3개월 후의 사진을 찍습니다. 포토 프린트에서 아무것도 새겨지지 않는 하얀 사진이 나오고 그 사진으로 푸른 라일락 꽃잎들이 몰려듭니다. 진한 꽃향기를 머금은 푸른 꽃잎들이 사진 주위를 맴돌고, 푸른 꽃잎들은 초록 나뭇잎으로 바뀌며 세 사람 앞으로 사진을 가져다줍니다. 마법 같은 일에 세 사람은 놀랐고, 봉수와 영미는 인화된 사진을 봅니다.

현수지는 아들 바라기인 엄마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컸고, 우리나라 최고의 법학과에 들어갔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방황하다가 공대 창업 동아리에 들어가 화장품 사용 리뷰 앱을 성장시켜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 높은 금액에 이를 매각해 현재 회사에 스카우트되었고 최연소 상무가 되었고, 선으로 만난 판사 박동욱과 결혼했습니다. 박동욱의 엄마의 차별과 폭언은 자신의 엄마와 다르지 않았고 회사에선 잘나가는 지수현이지만 집에선 초라합니다. 유일하게 생일을 축하해 준 대학 친구 이서와의 전화 통화를 끊고 충동적으로 이서가 말한 메리골드로 갑니다. 1년 후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 후 수지는 자신도 모르는 인생의 행복을 보고 싶어서 행복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해인은 마음 세탁소의 첫 손님이자 자신의 오랜 친구인 재하와 연희에게 사진관을 맡기고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납니다. 다시 돌아온 해인이 만나는 인연은 누구일지,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에서 확인하세요.




가난해 사랑하는 이를 미안하게 만드는 봉수, 영미, 윤 가족과 일에서의 성공을 쫓다 자신을 잃어버린 현수지,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20대 범준, 반복되는 일상에 어느새 49살 두 딸의 엄마가 된 상미가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에서 미래 사진, 불행 사진, 행복 사진을 찍고 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살아갑니다.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의 주인 해인은 전작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의 주인 지은과 운명처럼 만나, 지은의 마음의 결계를 행복 카메라고 열였고, 지은은 백만 번을 태어나도 죽지 못하던 자신의 마법을 풀고 꽃잎으로 돌아가면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마법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곳 메리골드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란 뜻처럼 마음이 편안해지고, 주민들도 인정이 넘칩니다. 그 인정이 오지랖이 아니고 마음 깊은 곳에서의 애정이라 이곳에 온 사람들도 마음을 열게 됩니다. 두 면이 바다이고 두 면이 도시인 언덕 끝에 있는 메리골드 마을 여기저기엔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나비가 날아다니고 날씨도 온화합니다. 이렇게 마음까지 따뜻한 메리골드에서 저도 산책하고, 사진관에서 행복 사진과 미래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행복을 행복 사진에서 알려주고, 모두가 궁금한 미래를 미래 사진에서 알려주니 마음 사진관에 안 갈 이유가 없네요. 이런 마음 사진관 진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걸음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원하는 길을 모두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그 길이 어떤 길이건 나답게 걸어간다면 아름답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스스로 걷는 길을 아름답게 받아들인다면

아름다운 인생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지 않을까.

p. 296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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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로봇 닥터 네오픽션 ON시리즈 18
윤여경.정지훈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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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자이자 비영리 문학단체 퓨처리안의 대표인 윤여경 저자는 2017년 "세 개의 시간"으로 제3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 제6회 CISFC 과학소설 국제교류 공로 훈장을 받았습니다. "금속의 관능",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우주의 집", "장르의 장르", "내 첫사랑은 가상 아이돌" 등을 썼고, 한중일 아시아 설화 SF 프로젝트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을 기획했습니다. 의학과 사회과학, 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K2G 테크펀드의 제너럴 파트너로 국내외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겸직교수,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를 맡고 있는 정지훈 저자는 "거의 모든 IT의 역사", "미래자동차 모빌리티 혁명", "내 아이가 만날 미래" 등을 집필했습니다. 그럼, 스토리텔러와 미래학자가 함께 쓴 <응급실 로봇 닥터>를 보겠습니다.



정수호의 할아버지는 G의료센터를 창립했고, 할머니와 엄마는 의사, 아빠 도원은 로봇 공학자로 최첨단 의료 로봇을 만듭니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한 수호는 납치 사건에 휘말렸고 발작 장애가 심해져 당시 아빠가 개발 중인 의료 로봇 프로토타입 보드 ROSSA와 같은 모델을 뇌 속에 넣어 전기적 신호를 제어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9살 때 아버지가 프로토타입 보드 로사를 처음 보여줬습니다. 비활성화 상태인 로사가 갑자기 작동이 되었고, 수호의 귓가에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로사의 프로세서와 자신의 의식이 어떤 신비로운 방식으로 연결된 것처럼요. 도원의 집에서 일하는 잡부의 아들 민유는 아이큐 179의 천재였고 신동이었지만 세상 모든 것에 심드렁했습니다. 그런 민유에게 활성화된 로사가 눈에 들어왔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20년 후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의료활동을 하는 수호는 로봇 의사에 대한 사회적인 반감을 줄이기 위해 국제 분쟁 지역에서 로봇 의사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프로젝트를 결성했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로봇 토러스의 저력을 보여줬음에도 많은 이가 토러스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괴물 로봇을 자신들이 거주하는 건물로 들이는 것을 무서워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AI의 범죄율 그래프가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토러스는 값비싼 고물이 되었지만 정도원 부부는 로사를 살려 새로운 로봇 의사를 세상에 소개할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무산되고, 토러스는 분해되어 팔려나갔습니다. 수호는 충격을 받고 일만 하다가 로사도 분해된다는 뉴스를 보고 한국으로 갑니다. 돌아온 한국에서 국내외 유명 인사가 된 로봇공학자 민유를 만납니다. 로사는 낮에는 수호의 어시스턴트 닥터로 수호의 책임하에 일하고, 밤엔 민유가 로봇 공학자로 데이터 등을 확인합니다.

로봇 의사에 대한 반감을 가진 시민들과 동료들 사이에서 의사로 일하게 된 로사와 수호는 어떻게 될지, 로사를 소유하려는 민유의 계획은 무엇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응급실 로봇 닥터>에서 확인하세요.




첨단 수술 기구인 로봇을 환자에게 장착하고 의사가 원격으로 조종하여 시행하는 수술 장면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보통 복강경 수술이나 내시경 수술 등에 많이 사용되며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의료 현장에서의 로봇은 의사의 보조적인 형태로 이용되고 있는데요, <응급실 로봇 닥터>에 나오는 로사처럼 의료 로봇이 직접 인간들을 진단하고 수술한다면 어떨까요. 환자의 입장에서 선뜻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입니다. 혹시나 고장 나서 잘못 진단 내리거나 잘못 수술할까 걱정도 되고요. 하지만 인간 의사도 오진하고, 수술 시 실수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의료 로봇이나 인간 의사나 비슷할 것 같다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는 있지만, 감성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로사를 책임지는 수호는 로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를 심어주는 일을 하기로 합니다.


필요란 그 가치를 아는 것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니까.

하지만 수호는 그 '필요'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로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를 심어주는 일.

로사를 알아가는 일.

p. 172


산업용 로봇, 의료용 로봇은 누구나 그 필요를 인식하고 더 좋은 모델을 사용한다고 선전합니다. 서빙 로봇, 로봇청소기, 바리스타 로봇, 반려로봇 등도 이제 일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어떤 로봇들이 우리의 필요로 사용될지 기대하며, 로봇을 알아가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일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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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살인 첩혈쌍녀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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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일본 후쿠오카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규슈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2021년 회사원으로 취업하면서 회사 생활과 습작을 병행했습니다. 2022년 <세상 끝의 살인>으로 제68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그럼, 심사위원 만장일치에 빛나는 <세상 끝의 살인>을 보겠습니다.



직경 7.7km를 넘는 소행성 2023NQ2-통칭 테로스는 2025년 3월 7일, 지구 궤도와 교차합니다. 지표에서 20도 정도의 낮은 각도로 돌입해 중국 상공을 남동쪽으로 통과해 일본 구마모토현 아소 군에 충돌할 것입니다. 테로스가 발견된 것은 1년 5개월 전인 2023년 7월 15일이었으나 그 위험성이 세상에 공표된 적은 없었습니다. 사실이 공표된 것은 2024년 9월 7일로 세계 각국에 생중계되었고, 각국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3주 동안에 1억 5천만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충돌 예측 지점에서 멀리 도망치려고 했고, 12월 30일 현재 일본에 남아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주인공 고하루는 혼자 차를 몰고 구마모토로 가서 이 세상 최후의 날을 충돌 예측 지점에서 맞이하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새해가 되기 전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하루는 운전학원으로 갔고, 그곳에서 이사가와 강사를 만났습니다.

최후의 몇 개월을 남겨두고 운전을 연습하는데, 교습 차량 트렁크에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강사는 놀라지도 않고 살펴보더니 타살이라고 말합니다. 이제 곧 멸망으로 다 죽을 텐데, 왜 이 여자를 죽였는지, 길가에 버려도 상관없는데도 트렁크에 시체를 숨긴 이유는 무엇인지, 전직 형사 이사가와는 하루와 함께 경찰서에 갑니다. 경찰서에서 같이 근무했던 이치무라가 세 번째 살인사건이라고 말합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프리터족 17세 다카나시, 사립고에 다니는 17세 다치나미 준야가 연이어 자상을 입고 죽었습니다. 아직까지 운영 중인 정형외과 의사에게 트렁크에서 발견된 여성의 해부를 부탁했고, 그녀의 위에서 명함이 발견되었습니다. 명함으로 죽은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한 뒤, 그녀의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에서 NARU로 짐작되는 인물과의 메일을 발견합니다.

NARU는 누구이고, 앞선 피해자들과 어떤 관계인지, 하루와 이사가와의 수사는 <세상 끝의 살인>에서 확인하세요.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이름, 생김새, 직업 등의 외적인 면만 알고 있다고 그렇게 표현하지 않습니다. 성격, 기호, 취미 등을 알고 있거나, 가족이나 마음이 잘 맞아 교류를 지속한 친구 사이에서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알고 있는 이미지로 그 사람을 끼워 맞추는 건 아닌지, <세상 끝의 살인>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기 두 달 전, 망해가는 세상에서 운전을 배우려고 학원을 찾은 23살 하루와 운전강사 이사가와 강사는 어떤 사람일까요. 평소 소심한 아빠는 일본을 떠나자고 말할 것이며, 어머니도 찬성해 하루의 가족은 해외 도망을 시도할 거라 하루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신과 남동생을 버리고 하루아침에 떠난 엄마와 자살한 아빠까지, 그전까지 평범한 가정이라고 믿었던 하루는 부모에게 버림받습니다. 그리고 유약하다고 생각한 남동생은 학교폭력의 주동자가 되어 방 안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부모와 남동생의 다른 면을 보게 된 하루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운전학원을 찾은 하루가 운전교육 차에서 시체를 발견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수사는 전직 형사인 이사가와 강사의 지나친 정의감으로 시작됩니다.

사람은 극한에 몰리면 본성이 나온다고 합니다. 나 자신도 극한의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장담할 수 없는데, 다른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생각하면 누구도 알지 못하는 세상이 외롭게만 생각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아가도 보면 웃을 일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남을 도와주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아직도 망하지 않고 버티는 것일 테니까요. 앞으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몰라도 사람들과의 작은 다정이 있는 한 살만한 세상일 것입니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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