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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려주마
발검무적 지음 / 파람북 / 2025년 3월
평점 :

이 포스팅은 파람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2024년 12월 3일, 현직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발생한 12.3 내란 사태는 국제 사회의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의 LA 타임스는 한국 시민들의 저항 정신을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전통으로 평가하며,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들의 힘을 강조했다. 이 사건은 한국 시민들의 정치적 의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해외에서는 한국인들을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주체로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 작가의 작품이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면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문학의 깊이와 한강 작가의 독창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한편, 한국인에 대한 인식을 지적이고 감성적인 민족으로 확장시키는데 기여했다.
<한국인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려주마>의 저자는 12.3 내란 사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세계가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본격적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한 현상에 주목했지만 정작 외국인들이 한국 혹은 한국인에 대해 물어올 때 적절하게 답해 줄 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K-POP, 영화, OTT 등 K콘텐츠가 글로벌 리더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한국인의 정체성과 문화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데서 시작됐다.
저자는 30여 년 전부터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만든다는 출판 철학을 가지고 책을 써왔다며, 이 책이 한국학에 대한 전문 지식과 대중적 설명을 결합하여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안내서가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글쓰기를 이어가며 한국인 독자들과 소통해온 경험, 그리고 한국인의 자존감 회복을 돕고자 하는 사명감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을 떠나 외국에 머무는 동안 더욱 절실히 느낀 ‘한국인의 자기 이해’가 이 책의 중심 주제라고 설명했다. ‘한강의 기적’에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가 주목할 기적과 문화를 연이어 만들어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어딘가 유별나고 기이하면서도 똑똑한 한국인들이 있었다.
이 책은 그러한 한국인의 정체성을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조명하며, 세계인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고자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인의 시위 문화, 산후조리원, '방' 문화, 빨리빨리 문화 등 한국 사회의 독특한 현상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특성들이 역사적, 사회적 배경에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설명하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깊이 있게 분석해 소개했다.
이 책은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다채롭고 역동적인 것들’에서는 촛불 시위나 ‘응원봉 시위’처럼 문화로 진화한 정치행동, 그리고 ‘빨리빨리’로 상징되는 급진적 변화의 기질을 분석해 소개했다. 광장과 마당, ‘흥’이라는 전통의 유전자가 민주주의 문화로 승화된 독특한 현상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2부 ‘열광하고 집착하는 것들’에서는 떡볶이, 불닭볶음면, 치맥, 먹방 등 한국인의 음식 문화와 열광적 소비 패턴을 짚었다. 단순한 유행이 아닌, 산업화와 IMF, 팬데믹 등 위기의 산물로서 한국 음식의 글로벌화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설명했다.
3부 ‘쉽게 변하지 않는 것들’에서는 전세 제도 같은 오래된 관습과 제도의 뿌리를 추적해 소개했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경제 논리와 문화가 현대 한국인의 행동 양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조명했다.

특히 이 책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독자들도 “왜 우리는 이럴까?” 하는 질문을 새롭게 던져 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이 외국인에게 한국을 설명하기에 더없이 좋은 텍스트이자, 한국인 스스로에게도 정체성을 재발견하게 만드는 거울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한국인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려주마>는 단순히 K문화를 소개하는 에세이 차원을 넘어, K-컬처의 배경을 이해하고 한국 사회의 구조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고 보면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한국, 한국인들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져 왔다. K팝이 전 세계 음악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비빔밥과 떡볶이, 불고기와 함께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K컬처를 대표하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주고 있다.
12.3 내란 사태 이후, 올해 4월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었지만 6.3 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시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도 극단적인 양극화로 인해 외국인들이 부러워하는 만큼 K드림의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인의 정체성과 문화적 기질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