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유물과 유적으로 매 순간 다시 쓰는 다이나믹 한국 고대사 서가명강 시리즈 12
권오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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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 울대에 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

지금까지 12권의 책이 시리즈로 나와 있다. 그 중의 몇 권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역사관련 강의다.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인데, 문헌사료가 부족한 고대사의 연구를 위해서는 고곡학 발굴조사를 통한 빅테이터의 활용이 중요함을 말한다.

  

삼국시대의 역사는 <삼국사기>, <삼국유사>등을 비롯한 역사책을 바탕으로 공부하여 왔지만 이 책들은 당시의 역사가들에 의해서 씌여진 책들이 아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고려시대에 씌여졌고, 어떤 의도에 의해서 왜곡된 경우도 있다. 때론 문헌이 아닌 설화 등의 이야깃거리가 삼국시대의 역사처럼 회자되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믿어 왔던 역사적 사실이 하루 아침에 진실이 아닌 왜곡이었음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당시의 유물과 유적이 발굴되면서 고대사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 현장에서 활약을 했던 서룰대 국사학과 교수 '권오영'의 생생한 이야기가 책 속에 담겨 있다.

저자는 '현장을 지휘하며 진실을 발군하는 역사학자'이다. 역사학과 고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 한성백제 시대의 숨겨진 역사를 밝히는 역사의 현장에 있었고, 천안 청당동 유적, 순천 대곡리 유적 발굴도 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아제르 바이잔, 카자흐스탄, 몽골, 러시아, 베트남 등 해외 유적 발굴에도 앞장서고 있다.

저자는 삼국시대의 역사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도 불구되거나 해외의 유물이 국내에서 발굴되는 것을 보고 고대사의 진실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로 나아갔음을 확인시켜준다.

유물, 유적의 발굴은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인 사례는 경주의 조양동 유적, 창원의 다호리 유적, 천안의 청당동 유적이다. 이들은 삼국시대 초기사를 밝히는 중요한 발굴이었다.

마을의 유적을 발굴하여 거기에서 나온 인골을 통해서 고대사회의 가족관계를 밝힐 수도 있다.

무덤에서 나오는 무기, 말투구, 말갑옷 등을 통해서는 당시의 군사조직, 전쟁 방식을 알 수 있다.

유물에서 나온 소소한 식물 등을 통해서는 고대인들의 음식문화를 알 수 있다.

일본이 꾸준히 주장해 왔던 임나일본부설처럼 왜곡된 한일관계사, 가야사를 바로 잡을 수 있었던 것도 고분조사와 발굴 작업에서 얻어진 성과이다.

기존에는 한정된 문헌 자료만을 가지고 연구실에 틀어 박혀서 연구하고 그 결과를 고대사인양 주장하였는데, 이제는 그런 시대는 끝났다. 답사를 통해서 발굴된 유물들을 통해서 역사적 사실을 추정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 앞으로 역사학자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 고고학자가 발굴한 유물을 가지고 화학자와 함께 분석하기도 하고, 토목 공학자와 함께 공학적 원리를 규명하는 식으로 새로운 연구 방법론을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역사 연구는 퇴보 할 수 밖에 없다. " (pp. 68~69)

" (...) 언제든 기존의 학설이 무너질 수 있기에 사료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역사는 과거의 역사가가 사실을 선택하고 재구성한 결과다. 사학자라면 과거의 해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역사는 그런 질문과 대답으로 시작되고 이어지며 미래로 나아간다. " (p. 71)

고대 유적에서 발굴되는 인골은 생물학적 개체로서 인간을 연구 수준을 넘어서서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연구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순장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준다. 무덤은 고대인들의 사후 세계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는 귀한 자료이며, 무덤 속에서 나오는 소장품들을 통해서 그들의 생활상, 사회상을 엿 볼 수 있다.

서울을 수도를 중심으로 연구하는 수도 유적지이다. 백세사의 이른 단계를 한성기라고 하는데 그 유적들이 송파구 일대에서 많이 발굴된다.

풍납토성, 몽촌토성, 석촌동 고분군 등은 백제 초기의 역사를 규명할 중요한 곳이기에 정밀한 학술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풍납토성, 미래마을지구에서는 호자라고 불리는 변기가 발견됐다. 이동식 변기가 아닌 화장실이 통째로 발견됐다.

익산 왕궁리 유적, 부여 화지산에서도 백제의 대형 수세식 화장실이 발견되었다.

또한 경주의 왕경 유적에서는 돌로 만든 럭셔리 화장실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통해서 왕족과 귀족들의 일상 생활상을 그리고 당시의 환경과 위생상태도 알 수 있다.

저자는 처음에는 국내 유적 발굴만을 했는데 해외에서도 고대의 유물들과 비슷한 유물들이 발굴되는 것을 보고 해외의 유물 발굴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고대 선인들도 자신이 살고 있는 좁은 지역에만 국한되어 살았던 것이 아님을 알려 주는 교역과 관련된 길들이 있다. 초원길, 사막과 오아시스를 이이주는 길, 바닷길을 통해 중국과 일본 등으로 진출...

그리고 그 지역을 넘어 동남 아시아와 서아시아까지 고대인들도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간 흔적들이 여기 저기에서 발견된다.

신라 황남대총과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 속 한국 고대사의 흔적, 페르시아에서 발견되는 신라의 유물, 페르시안 글라스는 초원길, 사막, 오아시스를 통해 신라로 들어왔으며 다시 일본까지 건너가게 된다.

그동안 박물관을 다니면서 눈에 익었던 유물들, 그 유물들을 발굴하고, 그것을 토대로 역사의 부분 부분을 맞추어 나간 학자들의 발굴에 얽힌 이야기를이 흥미롭게 책 속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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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발달장애가 아닙니다
한창완 지음, 이호정 옮김, Mamiko OTA 삽화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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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아이를 만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혼자 중얼거리는 아이, 왔다 갔다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 주변 사람은 의식하지 않고 큰소리를 내는 아이....

이런 아이들을 지적 장애가 있다고 쉽게 단정지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 <우리 아이는 발달장애가 아닙니다>이다.

 

 

 

물론, 이런 아이들 중에는 자폐아들도 있기는 하지만 ADHD/ASD/SLD 등의 발달양상을 보인다고해서 발달장애아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런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까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우리 아이는 발달장애가 아닙니다>에는 생소한 용어가 나온다. IN-Child라는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 이 용어를 먼저 알아봐야 한다.

 IN-Child (Inclusive Needs Child)란 포괄적인 교육을 필요로 하는 아동이란 뜻이다. 즉, 발달 지연이나 지적 지연인 아동, 신체면이나 정신면에 지원이 필요한 아동, 가정 환경이 원인인 아동 등 전문가가포함된 팀에 의해서 포괄적인 교육을 필요로 하는 아동을 말한다.

아동의 발달 과정은 개인차가 있기에 조금 늦거나 다른 행동을 하는 아동을 발달 장애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인간의 발달에는 표준이 어뵤다. 발달 과정에서 다양한 발달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기에 포괄적인 교육을 필요로 하는 아동들에게는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전문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 

 IN-Child 란 용어는 2015년에 처음 사용되었으니 우리에게 생소하게 다가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포괄적인 교육을 필요로 하는 아동들에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

 IN-Child 의 기본 목적은 이런 아동들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할지, 이 아동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5년간의 조사 연구를 바탕으로 < IN-Child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연수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은 15년 간의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시작한  IN-Child 프로젝트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Part 1 : 다양한 패턴의  IN-Child 에서는 23개의 사례가 소개된다.

학교 현장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다양한 패턴의 아이들이다. 집착, 고집이 강한 아이, 반복 행동을 하는 아이, 자주 뛰쳐 나가는 아이, 혼자 노는 아이, 수업 중에 돌아 다니는 아이, 어리광이 심한 아이, 뭐든 잘 잊어 버리는 아이, 산수를 매우 못하는 아이, 그림만 그리는 아이, 소리에 민감한 아이,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고 있는 아이....

사례 23개는 각각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분석 및 교육 방법을 제시한다.

패턴 이름 - 사례 소개 - 소개된 내용 이외에 이런 일은 없나요? (저자의 질문) : 생활상의 모습, 학습상의 모습 -  IN-Child Record -  지원 방향 - 행동에 대한 분석 - 생활면의 지원, 학습면의 지원

여기에서 또 생소한 용어는 IN-Child Record 이다. IN-Child Record (아동 관찰 기록지)는 책에서 상세하게 소개되는데, 아동의 행동에 대하여 14영역 82문항으로 기록하고 그에 대한 분석을 할 수 있는 기록지이다. 그 분석을 토대로 교육플랜이 만들어 교육을 한다.

Part 2  ( IN-Child 의 실제 성공사례 )에서는 소개된 패턴 등을 비롯하여 그동안 IN-Child 프로젝트를 통하여 실제 성공한 사례 10개가 소개된다.

요즘 아이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사례로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기 때문에 항상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을 2년간 지원한 경우가 소개된다.

이 학생은 밤에는 게임, 낮에는 학교에 가서 졸고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자아존중감이 저하되고 수업 의욕도 없다.

이 경우에 학습 의욕을 갖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고 친구의 도움을 받게 된다.수면시간을 가시화하고 가정과 연계한 일관된 지원, 적적한 학급 편성과 도움 학생을 배치...

지원 후에는 스스로 수면 시간을 기록하고 관리하며 취약한 과목에도 의욕을 보이게 된다.

이처럼  IN-Child 프로젝트는 가정, 학교, 사회, 교우관계 등 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책에는 다양한 패턴과 사례가 소개되고 프로젝트를 통하여 IN-Child Record 를 분석하여 그에 맞는 교육을 한다. 이런 패턴과 사례는 우리들의 주변 아동들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행동들이기에 이 책을 꼼꼼하게 읽으면 얼마든지  IN-Child 개별 교육 플랜을 설계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에는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 1교시, 2교시, 3교시, 4교시로 정리되어 있다.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대하는 선생님들은 읽어보면 학생들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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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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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소설을 처음 만난 건 <개미>

7살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는 베르베르는 <개미>를 쓰기 위해서  소년기부터 약 20여 년의 관찰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개미의 생태를 연구한 기록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 이후에 베르베르에 심취되어서 신간이 출간될 때마다 즐겨 읽었는데, 언제부턴가 그의 소설을 읽지 않게 되었다.

쓰는 소설마다 특색이 있고 과학적 지식과 사고를 밑바탕에 깔고 있는 작품들이 많았기에 그런 소재나 주제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심판>은 제목에서 읽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사후의 세계, 천국에서의 심판.

어쩌면 흔한 주제이지만 그래도 관심이 갔다.

이번에 출간된 <심판>은 베르베르의 <인간>에 이어서 다시 시도된 희곡이다. 약 22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지만 희곡이기에 읽는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는다.

무대장치 역시 수술실과 천국의 심판장이기에 간단한 설정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읽으면 된다.

<심판>은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막  천국 도착 :  폐암 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아나톨 피숑이 미처 자신의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천국에 도착하여 변호사, 검사, 판사를 만나는 과정

제 2막 : 지난 생의 대차 대조표 : 아나톨 피숑의 생을 돌이켜 보는 법정 이야기

제 3믹 : 다음 생을 위한 준비 : 판결에 의해서 환생 아니면 천국에 남는 선택을 해야 되는 순간

아나톨 피숑은 폐암 수술 중에 사망을 하여 천국에서 심판을 받기 위해서 천상의 법정에 가게 된다. 처음에는 자신의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죽음을 부인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죽음의 순간을 보기를 원한다. 천국에서 내려다 보는 수술실의 모습에는 아직 자신이 죽지는 않고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

그 모습에서 자신이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 보지만 이미 수술 중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여 살아 난다고 해도 많은 부분이 상실된 상태로 몸 조차 가눌 수 없으리라는 이야기에 삶을 포기해 버린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 온 날들에 대한 심판을 받게 된다. 자신의 수호천사였던 카롤린은 변호사, 베르트랑은 검사, 가브리엘은 재판장으로 아나톨 피숑의 재판이 열리게 된다.

영혼 번호 103-683인 아나톨은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전생에 판사였던 아나톨은 자신이 인생을 잘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 좋은 가장, 좋은 직업인...

과연 그럴까? 아나톨의 생을 낱낱이 살펴서 환생의 여부를 결정한다. 삶을 잘 살았다면 그대로 어린 아이로 환생을 할 수 있고, 아니면 천국에 남게 된다.

아나톨은 자신의 생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환생하기를 원한다. 그의 희망대로 내려진 판결은

" 따라서 피고인 아나톨 피숑은 삶의 형에 처합니다."

이 의미는 피고인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지상의 태아로 환생하라는 것인데...

환생을 한다면 자신의 부모, 출생지역, 삶의 여정, 죽음까지도 미리 결정할 수 있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삶의 많은 부분이 내가 생각하는 만큼 천국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일까?

과연 나는 천상의 법정에 선다면 어떤 판결을 받게 될까? 환생과 천국에 남는 2가지 선택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까?

<심판>은 소설다운 이야기이고 그리 특별한 이야기도 아닌데...

그래도 읽으면서 주의깊게 살펴볼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 <싶판>은 만성적인 의료계 인력 부족, 교육 개혁, 법조계의 부패 같은 프랑스 사회의 문제를 건드리고, 결혼 제도의 모순과 부조리를 위트있게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의 대다수 작품이 그렇듯 핵심 주제는 여전히 운명과 자유 의지의 문제다, 피고인 아나톨 피숑이 심판 과정에서 스스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이 둘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오랜 고민과 성찰을 드러낸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심판>은 누구나 죽을 수 밖에 없는 생, 그러나 그 이후의 이야기는 알 수 없는 사후의 세게.

그래서 흔한 주제일 수 있는 '전생과 환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심판>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유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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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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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설은 잘 읽지를 않기 때문에 '정세랑'이란 작가를 알지 못했다. 몇 권의 책을 사면서 함께 구입한 책이다.

소설의 앞 부분에는 가계도가 있다. 질곡 많은 세월을 살아 온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인공 심시선은 하와이로 이민, 세탁소 일을 하다가 독일인 화가를 만나서 독일로...

그리고 그의 난폭함에 시달리다가 요제프 리를 만나 첫 번째 결혼, 그리고 두 번째 결혼...

미술가이자 작가로 활약을 하지만 언제나 함께 떠도는 소문의 주인공,

소설 속에는 주인공의 삶과 성향을 알 수 있는 인터뷰 기사, 그녀의 소설의 일부 등이 소개된다. 그리고 그녀가 떠난 후 10년이 지나서 그녀의 자녀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녀를 기리는 제사를 지내기로 한다.

그래서 자녀들은 하와이에서 그녀를 기릴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서 제사를 지내기로 한다.

심시선의 2번의 결혼으로 4명의 자녀와 손주들의 이야기는 심시선의 삶의 이야기와 함께 다양하게 펼쳐진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 20세기를 살아낸 여자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이다.”
한국문학이 당도한 올곧은 따스함, 정세랑 신작 장편소설  (출판사 홍보글 중에서)

이 소설은 구상에서 완성까지 5년이 걸린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의 노력이 돋보이는 소설이기는 하나 홍보글만큼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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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인생론 메이트북스 클래식 1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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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를 가장 처음 만난 건 그의 소설 <부활>을 통해서 이다. 중학교 시절이었기에 줄거리 위주로 읽었던 기억이 있지만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는 더 더욱 사회적 배경과 그 작품 속에 담긴 톨스토이의 사상을 알지 못했기에 지루하게만 느껴졌고, 결국에는 도중에 읽기를 포개했었다.

그런데, 작년에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를 보면서 톨스토이의 작품들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저런 상황으로 깊이있는 책읽기가 힘들어서 미루고 있는 중이다.

가볍게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으려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리고 <톨스토이의 인생론>을 읽으면 좋다.

이 2권의 책은 그동안 몇 번을 읽었지만 다시 읽어도 마음에 되새길 문장들이 많이 있다.

 

톨스토이는 세계적인 대문호이지만 위대한 사상가이다. 그는 단편소설, 평론 등을 통해서 사랑과 믿음으로 가득 찬 삶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전파한다.

특히 장편소설 <안나 카레니나>에는 사랑과 결혼, 가족문제라는 보편적인 소재 이외에도 러시아 사회의 풍속과 내면생활이 잘 나타나있다. 러시아의 농노제 붕괴아 러시아 혁명이라는 역사적인 배경도 담겨 있다.

톨스토이는 백작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부모를 일찍 잃고 고모밑에서 성장한다. 16세에 까찬 대학교 동양어대학 아랍 터키어과에 입학하나 곧 자퇴를 하고 고향에서 진보적인 지주로서 농업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지만 실패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기도 한다. 한때는 원시 기독교 사상에 몰두하기도 하고 사유재산 제도와 러시아 정교를 비판하기도 하고 빈민구제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한다.

톨스토이는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사상에 까지 영향을 준 무소유, 무저항의 철학을 남긴 사상가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톨스토이는 <톨스토이의 인생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 자신이 주기적으로 되풀이 해 읽을 책이자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자부한다. 나의 <전쟁과 평화>, < 부활>, < 안나 카레니나>는 잊혀도 이 책 <인생론>만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혼불멸할 것이다." (p. 183)

<톨스토이의 인생론>은 인생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거기에서 얻은 사상을 현실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톨스토이는 이 책을 15년 간에 걸쳐서 썼다.

이 책에 대한 평가를 잘 나타낸 문장은 솔제니친의 말이다.

" 이 세상에서 단 한 권의 책만 가지라 하면 주저함 없이 이 책을 선택하리라!"라고 했다.

<톨스토이의 인생론>은 수많은 작품과 선집에서 사상들을 선별하여 엮었다. 그런데 원서를 그대로 옮기지 않고 번역서를 옮기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완전히 톨스토이의 언어로 그 사상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는  폭넓은 독자들이 다양한 작가들의 위대하고 지적인 유산에 좀더 쉽게 다가가고 날마다 읽으면서 최고의 생각과 감정을 가질 수 있게 하려고 한 것이다.

믈론, 톨스토이가 직접 쓴 글들도 있고, 동서양의 작품과 선집에서 직접 선별한 내용을 그냥 발췌하지 않고 톨스토이 자신의 언어로 표현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톨스토이의 인생론에 담긴 글은 140편의 짧고 간결한 문장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톨스토이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현재의 중요성'이다.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라 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글들이 다수 실려 있는데, 그 글들이 가장 공감이 간다.

톨스토이가 말하는 인생은 그리 거창하지도 실천하기 힘든 것도 아니다. 충분히 마음에 새겨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들이다.

현자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과 가장 중요한 사람과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현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다, 왜냐하면 인간이 자신을 지배할 수 있는 때는 지금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이는 현재 당신이 대하고 있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어떤 다른 사람과 상대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오로지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이 세상에 왔기 때문이다. " (p. 17)

 

" 진정한 지혜는 모든 것을 아는 지식이 아니라, 삶에 어떤 것이 필요한 지식이고 어떤 것이 덜 필요한 지식이며 어떤 것이 필요없는 지식인지를 아는 것이다. 가장 필요한 지식은 잘사는 방법에 대한 지식인데, 즉 악핵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최대한 선행을 하면서 사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쓸모없는 학문은 연구하지만 가장 중요한 지식에 대한 연구는 하지 않는다. " (p. 48)

 

" 행복이란 자기 자신만을 위해 바라는 것이고 선이란 자신과 타인을 위해 바라는 것이다. 행복은 투쟁을 통해 얻을 수 있지만 선은 겸손을 통해 얻을 수 있다. "(p. 68)

 

" 삶의 목적을 찾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인간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삶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교양이 있다고 여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아주 높은 위치에 이르렀기 때문에 존재의 의미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자만하고 있다. " (p. 140)

 

" 모든 선한 것은 덕이다.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는 것, 길에 있는 돌을 치우는 것, 이웃과 친구에게 덕을 행해야 한다고 깨닫도록 하는 것, 나그네에게 길을 가르쳐 주는 것, 이웃을 보고 미소를 짓는 것, 이 모든 것이 덕이다. - 마호메트 - " (p.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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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08-24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도 좋아 보이지만 함께 실린 사진도 참 멋있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