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책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폴 오스터의 작품들은 오래 전에 읽었다. <뉴욕 3부작>, <달의 궁전>등을...
그리고 오랜만에 읽은 <오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이 책으로 폴 오스터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을 했다는 것도 알게 됐고, 영화 <스모크>와 <블루 인 더 페이스>의 영화제작 과정과 시나리오를 읽게 됐다.
결론은 폴 오스터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됐고, 작품 역시 마음에 깊은 감흥을 줬다.
그래서 또 한 권의 폴 오스터의 작품인 <환상의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작가인 폴 오스터는 "미국 문학에서의 사실주의적 경향과 신비주의적인 전통이 혼합되고, 동시에 멜로드라마적 요소와 명상적 요소가 한데 뒤섞여 있어, 문학 장르의 모든 특징적 요소들이 혼성된 '아름답게 디자인된 예술품'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 그는 현대 작가로서는 보기 드문 재능과 문학적 깊이, 문학의 기인이라 불릴만큼 개성 있는 독창성과 담대함을 소유한 작가이기도 하다.  "( 작가 소개글 중에서)


1947년에 미국 뉴저지에서 출생하여 1924년 4월 30일에 세상을 떠났다. 


<환상의 책>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버몬트 대학의 비교문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짐머는 비행기 추락사고로 아내와 두 아들 (7살, 4살)을 잃게 된다. 공항까지 바래다 주고 온 짐머는 공항 가는 길에 두 아들이 다투던 모습까지도 생생한데....비행기 추락사고로 가족을 잃는 사람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거액의 보험금이 무슨 소용이 될까. 교수직도 잠시 내려 놓고 삶의 의욕을 잃은 채로 무의미한 날들을 보내던 중에 우연히 tv에서 무성 영화시대의 오래된 코미디영화를 보던 중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가족의 죽음 이후 몇 개월만의 웃음. 



코미디 영화의 주인공이자 감독이기도 한 헥터만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헥터 만의 영화를 연구하고 마스터하기 위해서 세계 곳곳으로 찾아 다닌다. 짐머에게는 가족을 잃은 후에 비행기를 타는 공포가 있었지만 의사의 처방약을 먹고 비행 내내 잠을 자면서 헥터 만의 필름 그리고 그의 자취를 찾아 다닌다. 



9달이 조금 못 되는 기간 동안에 헥터 만에 관한 <헥터 만의 무성세계>라는 책을 쓴다. 

그런데 헥터 만은 1928년 11월에 홀연히 종적을 감춘다. 그리고 6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책을 본 헥터 만의 아내가 한 장의 편지를 보낸다. 자신들이 있는 뉴멕시코의 사막 한 가운데로 찾아 와 달라고...편지의 내용을 믿지 못하고 있던 중에 짐머를 찾아 오는 사람이 있다. 앨머 그런드라는 여인. 
앨머 그런드가 헥터 만이 그동안 만들었던 영화를 보여 주겠다는 말에 그녀를 따라 헥터 만을 찾아 가게 된다. 세상에서 사라졌던 헥터 만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이자 소설 그 자체이다. 그리고 헥터 만을 만나지만 그 다음날 아침 그는 죽었고, 그의 유언에 따라 헥터 만의 모든 영화 필름, 작업일지, 영화 시나리오 등은 불에 타 버리게 된다. 그리고 아주 짧은 만남이었지만 데이비드 짐머와 앨머 그런드는 서로 사랑하고 있으며 다시 만나 새로운 출발을 하기를 약속한다. 



그러나, 세상은 왜 이리도 가혹할까!  이들의 이야기는 슬픈 사랑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추리소설이 아니지만 추리소설로 읽혀도 무방한 전개, 소설 속에 또다른 영화 이야기와 소설 이야기와 같은 인생 이야기가 얽히고 설켜 있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영화 장면까지도 섬세하게 짜여져서 한 권의 소설 속에서 몇 개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책의 제목인 환상의 책이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초성퀴즈 2 : 우주과학편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6
박빛나 지음 / 유앤북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6권>은 이름이 좀 긴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초성퀴즈 2 : 우주과학편>이다.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는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재미있게 담은 책이다. 
맞춤법, 관용어, 속담, 수수께끼, 사자성어, 초성퀴즈 1, 영단어, 명심보감, 한국전설, 한국위인1. 한국위인 2, 경제퀴즈, 세계일주, 사자소학이다. 속담, 수수께끼, 한국위인은 흥미로운 이야기이지만 사자소학, 명심보감 등은 어린이들에게는 좀 어렵고 지루한 내용인데도 만화를 통해서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출간된 우주과학편도 현실 속의 이야기가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넓은 우주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렵게 느낄 수 있는데, 어린이들에 좋아하는 캐릭터 만화를 통해 학습할 수 있게 했다. 
이 책은 초등학교 3~6학년 '천체 단원'과 연계된 내용이어서 학교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요즘 어린이들은 여러 방면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들을 접하기에 어떤 어린이는 이해하기 쉬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도 있다. 지구의 자전, 공전, 별의 진화과정, 우주 탐사 기술 등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이기에 어려울 수가 있다. 그런데, 주인공 묘한이, 친구 마리, 별이, 그리가 함께 우주 탐험을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어린이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캐릭터들의 우주 여행을 통해 상상력과 호기심이 생길 수 있으며 현실과 연결되는 내용들도 접하게 된다. NASA의 실제 사진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이 현실임을 알게 해 준다.


이 책의 구성은 4개의 주제로 되어 있다. 
1. 밤하늘의 비밀 : 별자리와 태양계
2. 태양계 대모험 : 행성의 특징
3. 별의 일생 : 탄생에서 죽음까지
4. 우주 탐사 기술 : 보이지 않은 것도 본다. 
구성이 짜임새가 있고,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 듬뿍 담겨 있다. 


어린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책을 보면서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매 페이지 마다 초성퀴즈 알아내기는 우주과학을 알아가는 것  뿐만 아니라 언어의 습득에도 도움을 준다. 

매 주제가 끝날 때에는 복습 OX 퀴즈를 할 수 있다. 


지난 번에 <빵빵 시리즈>를 사자소학, 속담을 학습했는데, 이번에는 우주과학편이다. 한 권, 한 권 모으는 재미도 있는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시리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폴 오스터 지음, 김경식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폴 오스터(1947~2024)는 '언어의 마술사', '탁월한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미국의 세계적인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 미국 문학의 사실주의적 경향을 받아들여 현대인의 사회적 성공에 대한 열망과 좌절, 고독과 절망, 자유의 억압 등을 객관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작가 소개글 중에서)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 <달의 궁전>, <빵굽는 타자기>등은 오랜 전에 읽었기에 요즘에는 작가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그의 1주기 기일인 2025년 4월 30일에 <바움 가트너>라는 책이 출간됐다. 
그래서 그 책을 읽으려던 중,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서 추천받게 된 책이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와 <환상의 책>이다. 2권의 책은 이미 절판이 되었기에 인터넷 중고서점을 통해 구입을 했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2001년 초판 1쇄인데 종이는 누렇게 변했고, 헌 책 냄새가 물씬 풍겼다. 폴 오스터는 1990년 크리스마스, <뉴욕 타임즈>로 부터 크리스마스에 관한 내용의 짧은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는다. 당시는 걸프전이 임박했던 때라고 한다. 


그래서 <뉴욕 타임즈 >특집란에 단편소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실리게 된다. 이 작품은 "현실과 허구, 진실과 거짓말, 주는 것과 받는 것에 관한 복합적인 세계" (책 속의 내용 중에서)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내용은 담배 가게를 운영하는 오기 렌이 작가인 폴 오스터에게 들려 준 실화를 바탕으로 크리스마스에 겪은 오기 렌의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추억 이야기이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추억은 10여 년 동안 매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사진을  찍는데, 같은 듯한 사진이지만 사진 속의 배경, 사람들의 모습은 다르다. 그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오기 렌이 12년 동안 뉴욕 모퉁이 한 길가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앵글과 노출로 거리의 풍경을 고정시켜 차곡차곡 앨범으로 묶어 왔다는 사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그것이다. 12년 전 오기는 담배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다 도망친 한 소년이 떨어뜨린 지갑을 줍고, 쓸쓸한 크리스마스 날, 괜스레 그 소년의 지갑을 돌려 주러 간 아파트에서 오기를 손자로 대하는 눈 먼 할머니와의 크리스마스 만찬에 엮인다. 할머니가 잠든 사이 소년이 훔쳐 장물 삼아 보관해 두었음직 한 카메라를 하나 훔치게 되는 오기, 그리고 오기의 사진과 함께 하는 브룩클린의 일상." ( 인터넷 서점  책 소개 글 중에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식과 부모의 정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영화감독 웨인 왕의 제의로 영화 <스모크 : 1995년>, <블루 인 더 페이스 >로 영화화된다.  영화 작업에 폴 오스터는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시나리오를 각색하고 웨인 왕은 영화 감독을 맡는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영화 <스모크>의 모태가 된 단편소설이고, <스모크>의 속편 (역자는 속편이 아닌 자매편 이라고 말한다)인 <블루 인 더 페이스>라는 영화 시나리오가 만들어 진다.<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에는 단편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시나리오 <스모크>, <스모크>의 제작과정, 그리고 <블루 인 더 페이스>의 제작 과정, 시나리오가 함께 담겨 있다. 
<스모크>는 수많은 인종이 모여 사는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인간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담배 연기처럼 피어 올랐다가 사라지는 일상의 에피소드는 대도시 속에서 퍼즐처럼 얽혀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블루 인 더 페이스>는 시나리오도 없고 리허설도 없었다. 폴 오스터가 만들어 낸 에피소드들을 배우들에게 던져 주면 대사, 각 장면의 전개까지도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연기를 했다.  짜임새가 없는 어수선한 각각의 상황들이 전개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들이 나름대로 합쳐져서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폴 오스터와 웨인 왕이 공동감독을 맡았으며 6일 만에 촬영을 마쳤다고 하는데 흥행에는 별로 성공을 하지 못한 듯하다. <스모크>와 <블루 인 더 페이스>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누군가의 추천에 의해서 이런 작품을 읽게 된 것이 참 좋았다. 폴 오스터 서거 1주기 기념으로 나온 <가욤 바트너> 그리고 오래 전에 읽었던 작가의 대표작들도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월이의 봄 책고래아이들 54
민승희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고래출판사>의 책은 책읽기를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유익하고 포근한 마음을 갖게 해 주는 이야기책들이 많이 있다. 얼마 전에 읽은 김경희 글, 한담희 그림으로 이를 잘 닦지 않으면 이빨괴물이 나타난다는 재미있는 동화책이었다. <오월이의 봄>을 쓴 김경희 작가는 초등학교 교사를 오랫동안 하면서 어린이들과 함께 했다. 그래서 어린이들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반짝이는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동화 속에 담아 내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오월이의 봄>은 어느 시골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반려견 오월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월이의 엄마는 떠돌이견이다. 떠돌이견 이뿐이는 할머니집의 가마솥 부뚜막 아궁이에서 오형제를 낳았다. 다른 강아지는 분양을 받아 다른 집으로 가고 오월이만 시골학교 선생님의 집에서 살게 됐다. 선생님의 집은 학교 옆에 있어서 선생님이 출근하면 오월이는 학교 현관 앞에서 선생님의 신발 냄새를 맡기도 하면서 선생님을 기다린다그러면 배불뚝이 아저씨가 나타나서 오월이를 쫓아낸다. 쫒겨난 오월이는 목련 나무 아래에서 아름다운 봄날을 보낸다. 


그러다가 어린이들이 나타나면 뛰어 다니기도 하고, 축구공을 차기도 하고....오월이의 친구는 나리학교 1학년 어린이들이다. 천방지축 오월에게 민이는 소시지를 가지고 와서 주기도 한다. 오월이는 그런 민이를 잘 따르면서  민이의 친구들과도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 


봄이 지나고 겨울이 왔다. 어린이들은 하얀 눈으로 눈강아지를 만든다. 이런 어린이들과의 추억을 멀리하고 오월이는 선생님을 따라 먼 길을 떠난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할머니 생일날 다시 오기로 하고...봄이 되면 오월이 생일도 있다. 그때는 오월이 엄마 이뿐이도, 오월이 형제들도 다 모일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림책 보다는 조금은 긴 이야기인 동화책이다. 어린이들에게 기존의 동화책  보다는 자신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창작 동화가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오월이와 같은 반려견은 동물이 아닌 친구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요즘의 어린이들이 반려동물과 소통하면서 성장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의미에서 <오월이의 봄>은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오월이의 봄>은 <이빨괴물>을 그린 한담희의 그림이어서 그림의 분위기가 낯설지가 않다. 그림이 핑크 분위기여서 화사한 느낌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몰락하는 자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8
토마스 베른하르트 지음, 박인원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의 모티브가 된 바흐의 <골트베르크 변주곡> (1741), 그리고 이 곳의 연주자인 세계적인 피아노 연주가 '글렌 굴드'가 소설에 등장하기에 이 소설이 주목을 끈다.
이 책의 저자인 '토마스 베른하르트'는 '바흐만', '한트케'와 함께 오스트리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이 소설에서도 군데 군데  조국 오스트리아에 대한  비판이 엿보인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아름답게만 느껴졌던 도시인 짤츠부르크에 대한 혐오적 생각은 책을 읽으면서 의아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그런데 토마스 베른하르트는  나치에 협력한 오스트리아에 대한 비판이 담긴 <둥지를 더럽히는 자>, < 조국에 침을 뱉는 자>를 쓰기도 했다. 
<벌목>, <몰락하는 자>, <옛 거장들>를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예술 3부작이라고 한다.
소설 속의 인물인 '글렌 굴드'는 소설 속의 묘사와는 다른 점들도 많다고 한다. 그는 연주를 할 때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습관이 있고, 그의 연주방식은 독특하고 그만의 개성이 있다. 그래서 '글렌 굴드'의 피아노 곡을 들으면 글렌의 연주임을 알 수 있다. 그밖에도 글렌은 결벽증이 심했고,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어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는데, 51 살에 세상을  떠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글렌 굴드'가 연주하는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들어보면 좋을 듯하다. 
<몰락하는 자>는 화자 나, 베르트하이머, 글렌 굴드의 이야기이다. 3사람은 대학시절 오스트리아의 유명 음악대학인 모차르테움에서 만난다. 그들은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호로비츠의 수업을 같이 듣는다.
캐나다 출신인 글렌은 천부적인 피아노 실력을 가졌다. 나와 베르트하이머는 글렌 굴드의 재능을 이기지 못하고 중도에 피아노 연주를 포기한다.
나의 경우에는 부모님의 사업인 벽돌공장을 물려 받기를 원하는 부모, 예술가를 경멸하는 부모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피아노 연주자가 되기를 원했으나 경천동지할 연주자가 되고 싶은 욕심은 없었다. 그래서 소중하게 여기던 피아노를 다른 사람에게 주면서 피아니스트의 길을 포기한다. 
베르트하이머의 경우에는 글렌굴드가 금세게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자 자신은 도저히 그를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피아노를 포기하고 정신 과학에 입문을 하면서 그의 삶을 황폐해지기 시작한다. 성공한 글렌을 시기하고 질투하면서  인생을 낭비하고 평생을 감성에 매달려 산다.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그의 강박증은 여동생에게 향하게 된다. 여동생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심지어는  족쇄를 채우면서까지 자신의 곁에 있기를 원하지만 어느날 여동생을 탈출하여 스위스 재벌과 결혼을 한다. 
글렌은 학창시절 베르트하이머에게 '몰락하는 자'라는 별칭을 붙여 주기도 한다.
나와 베르트하이머는 캐나다로 글렌 굴드를 찾아가서 함께 지내기도 한다. 글렌 굴드는 51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글렌굴드의 죽음은 베르트하이머는 충격을 안겨 준다.

글렌 굴드의 연주곡을 들으면서 정신과학과 철학으로 도피하여 글쓰기를 하던 두 사람은 모두 몰락의 길을 걷는다. 베르트하이머는 얼마 후에 스위스 여동생의 집 근처에 있는 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는다. 이 소식을 접한 나는 베르트하이머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그가 지내던 여관 등을 둘러 보면서 친구의 죽음의 원인을 찾고자 한다.글렌 굴드의 죽음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여동생의 탈출 후 결혼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이 최고의 예술가가 되지 못했기 때문일까?



성공했지만 정신적 질환을 가졌던 글렌 굴드, 친구의 성공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끝내는 죽음을 택한 베르트하이머 그리고 피아노 연주가로 성공하기를 그리 원하지는 않았지만 인생 마저도 성공하지 않은 나.
세 사람의 이야기는 여운을 남긴다.
이 소설의 특징은 사건의 전개가 없다. 나, 베르트하이머, 글렌 굴드의 학창시절 이야기 그리고 글렌의 성공, 나와 베르트하이머의 포기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 두 사람의 죽음.
이런 이야기가 계속적으로 되돌이표 처럼 나의 내적 독백으로 서술된다.  이야기 보다는 회상과 성찰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소설은 챕터 구분도, 단락 나누기도 없다.
그리 길지 않은 장편이고 단순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부담감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만 책의 첫부분 역자의 해설의 제목인 " 예술의 절대성과 완벽성 앞에서 한없이 무너지는 인간상'이 잘 나타났다.  


" 글렌 굴드와 베르트하이머와 '나' 는 인생과 예술을 대하는 세 가지 방식을 예시한다. <몰락하는 지>는 예술가라기 보다는 (글렌 굴드 라는인물을 통해 체현되는)'이상적 예술' 앞에서 끊임없이 좌절하고 '몰락'하는 인간상을 날카롭게그려낸 작품이다." (역자 해설 중에서)



어떤 분야에서의 성공이 곧 인생의 성공을 이야기하지는 않음을 그리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고 좌절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자신만의 행복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그리고 타인과의 비교는 나와 삶을 황폐하게 해 줌을 생각하게 해 주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