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들어가 과학으로 나오기 - 사고 습관을 길러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
리용러 지음, 정우석 옮김 / 하이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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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흥미로운 이야기?

뭘 억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으악, 괴성이 나오는데, 지금부터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면, 우와, 환호성이 나온다고요.

《수학으로 들어가 과학으로 나오기》는 물리교사이자 물리 올림피아드 반 학생들을 지도하는 리용러 선생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오랫동안 많은 제자들을 중국 명문대에 합격시켰고,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시켰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타고난 이야기꾼이 아닌가 싶네요. 수학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과학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이, 주제도 주제이지만 그 내용들이 흥미로워서 저절로 몰입하게 만드네요.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대개 공식을 달달 외운 다음에 문제를 풀면서 익혔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공식은 알지만 그 공식이 어떻게 생겨났느냐에 대해선 까맣게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저자는 동그란 모양의 피자를 직사각형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네요. 일단 피자를 아주 잘게, 수많은 부채꼴로 나눠야 해요. 이 피자 조각을 정반으로 엇갈려가며 한 조각씩 늘어놓으면 직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이 되고, 이때 원을 작게 조각낼수록 직사각형에 더 가까워진다는 거예요. 원을 무한대로 나누면 직사각형이 되기 때문에 이 직사각형의 면적이 원의 면적과 같다고 본 거예요. 이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무한대로 나눈 후 이들의 합을 구하는 것, 분할이 미분이고 합이 적분이라서 미적분의 기본 개념으로 이어지네요. 미적분을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면적 계산을 하는데, 세 변의 직선과 한 변의 곡선, 두 직각으로 이루어진 나무판 있다고 가정하고, 목판의 면적을 구하는 거예요. 목판을 좌표계에 놓고 아래 변을 x축에 포개어 놓고, 좌우 두 개의 변은 각각 x=a 와 x=b 두 개의 선에 맞춰 윗변의 곡선은 함수f(x)를 만족시킨다는 것, 계산만 보면 복잡한데 원리는 명쾌하네요. 수학 공식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수학의 매력만큼은 알 것 같아요. 수학과 과학으로 나눠져 있지만 수학을 모르고서 과학을 안다고 말할 수 없듯이, 수학적 사고를 통해 과학이 발전해왔다는 것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네요.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이야기 보따리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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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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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정보라 작가님만의 장르, 예상치 못한 미스터리 스릴러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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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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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정보라 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아이들의 집》이 나왔어요.

제목만으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 무엇보다도 첫 장면은 처음 읽을 때는 긴가민가 하다가 나중에 진실을 알고 난 뒤에 밀려오는 충격이 더 큰 것 같아요. 이 장면은 몹시 괴기스럽기는 해도 환상이나 꿈으로 바라보면 엄청 놀랄 만한 수준은 아니에요. 근데 현실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에 대한 진술이라면... 모호했던 것들이 너무나 선명해지면서 뒷골을 강타하는 충격이 있네요. 하얗게 눈으로 덮혀 있는 땅, 그 아래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눈이 다 녹기 전에는 알 수 없듯이, 아주 서서히 베일을 벗겨나가는 방식, 이것이 정보라 작가님만의 장르였네요.

이 소설에서 당황스러웠던 건 이름이에요. "무정형은 눈을 뜬다.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가는 날이다. 예방주사를 맞혀야 한다." (12p)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데,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무정형'은 사람 이름이고,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사물이나 사람에게 붙여진 공식적인 이름을 멋대로 바꿔버리면 일종의 리셋 상태가 되는 것 같아요. 무정형, 정사각형, 삼각형, 역삼각형, 마름모, 가루, 줄넘기, 평행선, 색종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인데, 로봇에겐 '앨리스'라는 이름이 있다는 걸 굳이 알려주네요. 등장인물들에게 붙여진 낯선 이름들은 그들을 특정한 누군가로 인식하지 않은 채 말과 행동으로만 파악하게 만들어요. 마치 '네가 신경써야 할 건 이름 따위가 아니라 그들이 어떤 일을 했느냐라고!'라고 속삭이듯 말이죠. 그래서 '아이들의 집'이 어떤 곳이고, 무정형이 왜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가서 예방주사 맞히는 일을 하는지,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와 일상의 모습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비슷하지만 다른, 그러면서도 사건을 통해 깊숙하게 자리한 병변을 끄집어내고 있어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 드러내어 공론화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개선할 수 있겠어요. 소설일 뿐이라고, 조금 무서운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엔 그냥 넘길 수 없는 중요한 주제들을 담고 있네요. 무겁지만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할 문제라서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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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1분 철학 관계수업
서정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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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아무리 바빠도 해야 할 건 하잖아요.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리고 이 책 덕분에 유익한 1분을 보냈네요. 진짜 1분은 아니고, 그만큼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로웠어요.

《만화로 보는 1분 철학 관계수업》은 10명의 철학자를 통해 인간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이에요.

일단 만화라서 보는 재미가 있어요. 동글동글 큰 눈을 가진 소년이 등장해서 시간여행을 하듯,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프로타고라스부터 현대 철학자 레비나스까지 직접 찾아가 인간관계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 이야기라서 철학자들의 지혜를 알기 쉽게 전달해주네요.

"오, 인간관계라··· 아주 단순하지. 먼저 나를 보호하는 것, 그게 핵심이야."

"나를 보호하는 거요? 인간관계는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게 먼저 아니에요?"

"순진하긴. 그런 소리를 믿으니깐 꼭 한 번은 크게 다치지. 자기를 못 지키는 사람은 남과도 오래 못 가."

"갑자기 쿡 찔리네요···"

"인간관계는 배려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네가 무너지지 않을 기반을 만드는 게 먼저야." (14-15p)

소피스트 프로타고라스 선생님의 말씀인데 인간관계의 본질을 꿰뚫고 있어요. 내 안에 중심을 잡는 일이 나만의 철학을 갖는 것이며, 그게 나를 지키는 무기가 되는 거예요. 자기 중심이 없으면 타인의 감정에 휩쓸리고, 누군가의 판단을 따라가게 되니까 온갖 문제들이 생겨나는 거예요. 각자 동등한 위치에서 진정한 '나'로서 상대방과 따뜻함, 신뢰를 나눌 수 있어야 건강한 관계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배워야 할 첫 번째는 자신을 보호하는 법이고, 그 다음은 나만의 무기를 만드는 법인데, 열 명의 철학자들로부터 열 개의 무기를 얻을 수 있어요. 자신을 보호하는 법, 이성으로써 나를 지키는 법, 덕을 실천하는 법, 적을 만들지 않는 법, 의견이 달라도 대화하는 법, 의무로 관계를 지키는 법, 행복을 추구하는 법, 관계를 직시하는 법,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 있어요. 프로타고라스, 제논, 아리스토텔레스, 아우렐리우스, 볼테르, 칸트, 쇼펜하우어, 니체, 사르트르, 레비나스의 철학에서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는 지혜를 쏙쏙 뽑아서, 대화의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이 책의 특징이자 매력이네요. 대부분 감정이 앞서는 편이지만 철학자들의 조언을 듣고 나니 이전보다는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놔두지 않고,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노력을 할 거예요. 인간관계에 관한 거의 모든 문제들, 결국 답은 철학 속에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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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행선 강도 사건 브리짓 밴더퍼프
마틴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하벤 그림, 윤영 옮김 / 정민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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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어린 마음에 진짜 영웅이라고 느꼈던 첫 대상은,

TV를 통해서 만났던 말괄량이 삐삐예요. 빨간 머리의 주근깨 소녀 삐삐는 깡마른 몸매에도 엄청난 괴력을 지녔어요.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남들이 뭐라 하건 늘 당당하고 씩씩하다는 거예요. 부모님 없이 혼자 지내지만 무슨 일이든 용감하게 척척 해내는 모습에 반했더랬죠. 오히려 동네에 말 많은 어른들이 쑥덕거릴 때 유치하고 한심해 보였어요. 삐삐는 무조건 어른들의 말을 따르는, 보통의 아이들과는 다르지만 그건 순전히 독립심이 강해서, 웬만한 어른들보다 더 똑똑해서 그런 거라고요. 정말 오랫동안 잊고 있던 나의 영웅, 삐삐를 소환하게 만든 동화책이 나왔어요.

《브리짓 밴더퍼프 대비행선 강도 사건》는 마틴 스튜어트 작가님이 쓰고 데이비드 하벤 작가님이 그린 어린이 판타지 동화책이에요.

처음 만나는 괴짜 소녀 브리짓 밴더퍼프, 나만 몰랐었네요. 이번 책은 브리짓 밴더퍼프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였더라고요. 우리의 주인공 브리짓은 몹쓸 고아원에서 지내다가 행복을 퍼트리는 제빵사 밴더퍼프 씨가 아빠가 되어주면서 신비로운 빵집에서 살게 되었어요. 밴더퍼스 씨에게 제빵기술을 배운 브리짓은 기상천외한 빵을 만들고, 미스터리를 풀고, 케이크 도둑을 잡으려 다니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이번에는 하늘을 나는 비행선을 타고 파리 제빵 경연대회에 참가하는데, 아빠의 황금 거품기를 도난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브리짓의 활약이 펼쳐지네요. 용감한 브리짓 덕분에 악당들이 귀엽게 느껴질 정도예요. 브리짓 밴더퍼프가 사는 세계의 악당들은 티나게 악취를 풍겨서 정체를 들키지만, 가끔 깜짝같이 속일 때도 있어요. 물론 아무리 속이려고 해도 브리짓을 속일 순 없어요. 속는 척 연기를 해서 악당들을 골탕 먹이는 장면은 속이 후련하네요. 브리짓은 자신의 능력이 발명품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빠 밴더퍼프 씨는, "사랑하는 딸, 네가 마음먹은 건 뭐든 해낼 수 있어!" (301p)라며 진심을 전해주네요. 아낌없이 사랑하며 응원해주는 가족의 존재만큼 강력한 힘이 또 있을까요. 작은 영웅 브리짓은 가족의 사랑과 친구들의 우정으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어요. 통쾌하게 악당들을 무찌르는 색다른 영웅의 탄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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