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보관 요리법 - 간편하게 냉동해서 쉽게 요리하는 리빙 라이프 3
이와사키 케이코 지음, 이은정 옮김 / 북웨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냉동 보관 요리법
(간편하게 냉동해서 쉽게 요리하는)


얼마전 SBS의 한 프로그램에서 탤런트 이하얀의 냉장고가 공개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유통기한 지난 각종 식품류, 모르고 또 사들여 중복된 소스류. 정작 이하얀씨는 버리기를 아까워했다는 코멘트와 함께 실린 기사를 경악 반, 부끄러움 반으로 읽은 이유는, 나 역시 음식물을 한주가 멀다하고 정기적으로 냉장실과 냉장실에서 비워 버리기 때문임을 고백한다.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는 현실에서 생존권의 불평등에 안타까워하면서도 단지 냉장고 정돈에 서투르거나 욕심이 앞서서 사재기한 식재료를 미처 조리하지 못하고 버리는 스스로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정말 부끄러웠다. 냉동테크닉요립법으로 유명한 일본의 요리연구가 '이와사키 케이코' 에게서 한 수 배워보고자 <냉동보관 요리법>을 집어 들었다. 약간의 오해와 함께 말이다. '냉동테크닉 = 냉동고 정리법+요리법'으로의 착각을 하였으니 말이다. 이 책을 아직 접하지 않았을 주부독자들을 위해 분명히 하자면 <냉동보관 요리법>은 냉동실 청소법이나 냉동고 넓게 쓰기와는 무관하다. 냉동요리를 보다 현명하게 알뜰하게 빠르게 하는 비법전수가 중심이 된 책이기에.

이 얇지만 알찬 정보가 속 후련하게 자세히 담긴 실용서를 더 실용적으로 짧게 압축하자면, "납작하게! 따로따로! 쫙 붙여서"의 테크닉으로 좁혀진다. 한 달 두번 장보기에 이 세 원칙을 지킨다면 1. 시간단축 2. 생활비 절약, 3.음식낭비에서 탈출이 가능해진다.
매일 장보기에 비해 한 달이면 약 870분(14시간 30분)이 절약되며, 생활비도 매 달 10만원 이상 절감되고, 가장 뿌듯한 점은 음식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한다)

'납작하게,' '따로따로', '쫙 붙여서' 세가지 테크닉 구사는 의외로 간단하다. 연전도율이 좋은 금속 쟁반과 지퍼백 등의 보관 용기, 그리고 조금의 부지런함만 있으면 된다. 값비싼 손님용 디너웨어에 투자할 비용을 조금만 떼어서 금속 쟁반을 꼭 구입하도록 하잔. 냉동보관 테크닉의 핵심인 '급속'을 가능케 해준다니.

일본 잡지나, 일본 실용서를 접해보았을 독자라면 익숙할 독특한 편집. <냉동 보관요리법>에도 적용된다. 얇은 책 한권에 오밀조밀 친절하고 꼼꼼한 정보를 어떻게 그리 잘 담아낼 수 있는지. 편집력의 승리다. 100페이지도 채 안되는 <냉동보관요리법>에도 재료냉동, 조리 냉동법에 더하여 실전 레서피와 실속 tip까지, 엄청난 정보가 담겨 있는데도, 편집이 깔끔해서 찾아보기도 읽기도 편하다.

재료 냉동의 경우, 고기/어패류/채소/ 그외 식재료의 4가지로 굵직하게 나누어 재료별 냉동법을 소개하고 있다. 해산물 소비량이 많은 일본인답게 다양한 어패류를 손질 냉동 보관법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일본 원전 사태 이후 어패류를 일절 금하는 지라, 고기보관법을 더 눈여겨 살펴보았다. 국에 넣으면 맛이 훌륭하다는 고기 경단냉동법을 따라해보아야겠다.



요리 초보여서 그런지, 내게 냉동실은 '지금 조리하기에는 귀찮은 먹거리 재료 보관창고'이건만 냉동보관법의 달인 이와사키 케이코는 냉동테크닉을 활용하여 뚝딱뚝딱 아침상에 프로방스식 닭고기 조림이나 튀긴가지를 넣은 카레라이스를 올리기도 한다. 이미 조리한 식재료 보관 테크닉에서 이와사키 케이코에게 한 수를 넘어 몇 수를 배웠다. 일본요리라서 그런지 우엉이나 연근의 활용도가 높은 점이 독특했다.


냉동보관 테크닉이나 냉동 요리 조리법 등은 이와사키 케이코의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과 정갈함으로 세세히 설명해주고 있으니, 요리초보 냉장고 정리초보, 살림 초보 모두에게 감사할 일이다.


특히나 평소 재첩국은 늘상 레토르트 시판제품으로 구입해 냉동실에 비상아침국으로 구비해두는데, 다음에는 시판 재첩국 말고 이와사키 케이코 식 레서피로 조리해서 직접 냉동해 먹어야 겠다. 설명을 보니 의외로 간단해서 용기와 가계 식비 절약이라는 동기가 생긴다.


끝으로 연일 계속되는 폭염의 여름 날씨, 주부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가족건강관리를 위해 한번 더 상기를 하자면 '재냉동은 절대 금지!'란다. 이와사키 케이코에서 배워갈 게 참 많겠다. <냉동보관요리법>은 장보기시간과 주방체류시간을 줄이고, 가계 식비항목 지출비용을 줄이되, 건강과 맛을 챙길 수 있는 가정요리를 제안하기에, 냉동요리 테크닉을 '적극' 활용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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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스킨케어 마법 비누.화장품.팩 만들기 - 효과만점 레서피로 소문난 신정은의
신정은 지음 / 애플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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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효과만점 레서피로 소문난 신정은의
천연스킨케어마법
비누*화장품*팩 만들기


<천연스킨케어마법> 서평에 좀 생뚱 맞은 이야기겠지만, 요새 아이와 "된장,고추장,간장 삼 형제"책을 읽어주면서 생각해보니, 불과 한두 세대 전의 어머니들이었다면 집에서 직접 담글 수 있었던 장 레서피에 까막눈인 요즘 엄마들에게 장은 당연히 마트에서 사먹어야 하는 식품이다. 마찬가지로, 화장품이나 팩 비누 역시 천연재료로 집에서 만들어 쓸 수 있음에도 불구, 으례히 주문하고 받아보는 공산품으로만 좁게 오해해 왔다는 게, <천연스킨케어마법>을 읽고 들은 가장 큰 소감이었다. 살짝만 부지런해지고, 재료와 도구에 대한 공부 약간에 천연재료 구하는 발품을 판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피부가 원하는 자연"을 피부에 바를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신정은은 미국 유학시절인 20대를 피부트러볼로 인해 우울히 보내다가 우연히 지인에게 꽃과 풀로 만든 화장품을 선물받고 인생이 전환되었다. 소박하다못해 투박해보니는 천연 화장품이 놀랍게도 그 질긋하게 괴롭혀오던 피부트러블을 가라앉혀준 것이다. 신정은은 이후 지인의 농장에 틀어박혀서 화장품과 비누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되어 점차 레서피를 넓혀나가게 된다. 그 효능에 입소문이 나고 많은 이들이 천연화장품의 매력에 빠져 만드는 법을 궁금해하자, 화학물질범벅이 경피독으로 부터 소중한 피부를 보호하는 데 좋은 정보를 주고자 <천연스킨 케어>를 펴내게 된다.






아름답고 건강한 피부, 자연을 닮은 삶을 지향하는 신정은의 지향이 반영된 책인지라 <천연스킨케어마법>의 책은 그 편집과 내용에서 자연이 담겨있다. 아이들 책출판사로만 알고 있던 애플비에서 화사하고도 예쁜 비주얼의 편집으로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책 구성을 살피자면 1장에서는 보습, 2장에서는 주름개선, 3장은 피부미백, 4장 피부트러블이 주 챕터를 이루고 특히 마지막 장 '책속의 책'에는 아가를 위한 여러 스킨케어 비법이 실려 있다.


화장품 만들기 초보 독자로서는 친절하고도 자세한 기본 설명 파트가 가장 고맙고 요긴해서 자주보게 된다. 기본 재료와 준비도구 만들기 용어 사전과 만드는 법, 초보도 성공하는 실전 만들기 레서피 등이 책의 전반부에 배치되어 있다. 전자저울, 몰드, 실리콘 주곡, 핫플레이트 등 사야할 도구들이 많아서 초보의 눈에서는 아직 부담스럽지만 신정은 왈, "장비가 좋으면 수고도 덜고 성공확률도 높아진다"니 아니 구비할 수가 없겠다.

200여개에 달하는 많은 화장품& 팩 레서피 중, 가장 눈이 가는 항목은 '선블럭 비비크림'이다. Lavera 독일제 선블록 화장품을 쓰고는 있지만, 신정은이 제안하는 레서피는 비비크림과 선블럭크림이 하나로 합해져 있는 간단하고도 기능성 높은 제품. 난이도는 중급, 예상 시간은 30분이며 실온에 3개월까지도 보관 가능하단다.



유기농 아토피 크림 레서피 역시 엄마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해줄 아이템. 7년째 logona를 아이들용 화장품으로 줄곧 써오고 있지만 이 레서피를 보니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도 난다.



조금더 부지런해지고, 조금 더 천연자연재료의 화장품에 관심을 갖는다면, 유해 발암물질, 화학물질로 인한 경피독으로부터 가족과 나를 지킬 수 있다. <천연스킨케어마법>의 도움과 안내를 받아 직접 만들어 쓰면 제일 좋겠고 정히 어렵다면 친환경 제품으로 구입이라도 해서 피부에 자연을 입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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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초능력자 미생물 똑똑똑 과학 그림책 47
이정모 글, 김유대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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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방에 꽂혀 있는 십여 질의 전집 중에서 7세 아이는 루크북스의 <박학다식>, 그 중에서도 <인체>편을 가장 사랑합니다. 5세 때부터 "인체"편을 뽑아들고는 책장을 넘기는 기색도 없이 응시하던 녀석은 지금도 종종 그러합니다. 쉽게 책장을 넘기지 않고 계속 그림을 노려보듯 응시합니다. <인체>편에서 아이를 가장 매혹시켰던 정보는 백혈구의 식균작용, 그리고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5세 때 입력된 '백혈구'란 단어에 추가적인 전문 정보가 더해지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아이는 툭하면 '백혈구가 싸우고 있다.' '바이러스를 물리친다.'등의 표현을 일상에서도 쓰곤 합니다. 그런 아이에게 웅진주니어의 <나는야 초능력자 미생물>은 박학다식 <인체>편과 짝꿍 책이 되어 주었습니다.



연세 대학교 생화학 석사에 독일 본대학교 화학과 박사과정 수료의 학력을 지닌 이정모 작가님과 시각디자인 전공의 김유대 선생님의 합작으로 태어난 <나는야 초능력자 미생물>은 한마디로 "만화처럼 재미있고 쉽게 읽히면서 백과사전의 정보를 지향하는 과학책"이라는 인상입니다. 무척 재미있어요. 7세 오빠가 책 읽는데 4세 여동생이 기웃거리며 훈수하듯 참견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미생물의 세계를 탐색하는 책이 이렇게 술술 책장 넘어갈 수 있게 꾸려진 데는 김유대 작가님의 그림의 힘이 큰 몫을 했다는 판단입니다.


꼬물꼬물 초극소형 미생물들에 캐릭터의 발랄함을 입히고, 그 가공할 증식력을 그림으로 표현하느라 작가의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갔을 터인데, 그 덕분에 꼬마 독자들은 이정모 선생님의 친절한 본문을 쉽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답니다.

 
예를 들어, '미생물은 도처에 천지"라는 이미지를 풀기 위해 변기통, 생선이 올려진 도마, 욕조, 진공 청소기 안에 보글보글 살아 증식중인 듯한 미생물들을 코믹한 터치로 그려냈는데, 4세 아이조차도 메세지를 쉽게 이해하더군요. 또한 미생물의 기하급수적 증식력의 속도감과 엄청난 개체수를 표현하기 위해 회오리치는 은하수의 이미지를 빌어오기도 했습니다. 아이에게 사람이나 동물 일반 종의 '번식'과 '증식'의 어감차이를 설명해주기 위해서 그림을 함께 끄적여보았습니다. 최근 읽은 <생명축제>라는 책에서 족보family tree의 곱하기2규칙성을 배운 터라 아이는 증식을 쉽게 이해하는 듯 하네요.

 

이정모 작가가 미생물에 대해 균형잡힌 정보를 골고루 전달해 주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아이와 함께 책 읽다보니 느껴졌습니다. 미생물과 지구의 역사(미생물과 지구 생명탄생의 연결 고리), 미생물의 증식력, 미생물의 서식처, 미생물의 폐해, 미생물의 유용성, 백신의 원리, 미생물과 자연, 공생의 지향 등을 책 본문에 고루 담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는 흙 속에 사는 미생물이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게 돕는다는 점에 놀라워했어요. 이제까지 아이에게 흙은 "놀이터 다녀오면 비누로 씻어내어야만 하는 더러운 흙"이었을 뿐이었거든요. 저 역시 아이에게 그 점만 부각시켜왔었고요. 관점의 변화로 인해 앞으로는 아이가 흙을 보는 시선도 달라지겠지요.

본문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는 미생물, 이 작은 생명들과 함께 잘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낙원화된 이미지로 그려있습니다. 환경 공부가 뭐 따로 있나요? 작디 작은 미생물 조차 생명의 고리로 모두 얽혀서 지구에 공존함을 깨달으면 그것이 환경 사랑의 시작이지요. 이정모 작가는 미생물을 잘쓰면 약, 못쓰면 독이라는 메세지도 덧붙입니다.

 

"똑똑 정보"라는 코너에서는 사람에게 유익학 미생물 중 EM(Effective Micro-organisms)을 소개하고 있어요. 마침 작년에 동사무소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EM원액을 아이와 들고 온 적이 있는 데다, 아이의 친가에 주방 세제가 EM세제인지라 아이가 반가워 했네요.

<나는야 초능력자 미생물>은 웅진 주니어의 똑똑똑 과학그림책의 제 47권이랍니다. 총 50권 중 아직 더 만나본 책은 없지만 물리, 자연 물질, 지구, 우주, 인체, 환경, 화학, 지구, 생명 이라는 10개의 분야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필했다니 아이가 취학하기 전에 "똑똑똑 과학 그림책"과 더 친해져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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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7, 10세 공부두뇌를 키우는 결정적 순간
하야시 나리유키 지음, 김정연 옮김 / 테이크 원(Take One)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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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서를 신간목록 작성해가며 읽는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우연히 읽게 된 많은 양육서들이 공통적으로 뇌과학, 두뇌 양육법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내 아이를 위한 브레인코칭>, <내 아이를 위한 두뇌 코칭> <스마트 브레인> <아이의 대역습>, <남자아이 두뇌코칭> 그리고 일본에서 40만부의 판매기록을 세운 <뇌에 안 좋은 7가지 습관>의 저자 하야시 나리유키의 <3, 7, 10 세 공부두뇌를 키우는 결정적 순간>까지.........

위에 열거한 서적들 중, 의학 과학 분야 전문용어에 백지 반응을 보이는 수준의 독자인 내게 가장 쉽게 소화된 책은 일본 뇌의학 전문가인 하야시 나리유키의 <3, 7, 10 세 공부두뇌를 키우는 결정적 순간>이다. 전문 뇌의학 도서라기 보다는 '우리 아이 바르게 키우기 인성 지침서'라는 인상을 받으며 편하게 읽었는데, 여운은 가장 크게 남는다.

아이들의 뇌에 안 좋은 나쁜 습관

* 부정적인 말을 한다.

* 언제나 할 일을 뒤로 미룬다.

* 다른 사람의 말을 흘려 듣는다.

*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존중하지 않는다.

사실 하야시 나리유키 박사가 제안하는 뇌발달을 위해 고쳐야할 나쁜 습관들은, 굳이 뇌의 메커니즘이니 "솎아내기를 통한 뇌신경전달회로의 기초 다지기"라는 표현을 들먹이지 않아도, 아이 인성과 인품을 위해서 부모가 교정해주고 싶은 습관들이다. 3~7세 '뇌키우기' 단계에서 뇌의 기능과 본능, 마음을 삼위일체로 잘 기능하기 위해 고쳐햐 할 습관이라고 제안하고는 있지만, 사실 모든 일에 "시시해." "재미없어"라는 시큰둥한 반응, 모든 일에 "건성"인 대충, 남의 말도 "대충" 듣고 남을 존중하지 않는 자세는 굳이 뇌발달이라는 구체 목표를 두지 않아도, 아이가 인품을 갖추고 잘 성장하기 위해 꼭 제거해야 할 습관이다. 그래서 하야기 나리유키 박사의 메세지가 쉽게 전달되었나보다.

아이의 미성숙, 아이의 잘못은 엄마의 부덕이라는 엄마비난(mother-blaming narratives)의 목소리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아이들의 뇌에 안좋은 나쁜 습관을 내버려두는 것 역시 엄마의 부덕이라는 조바심이 연장되어서 더 이런 류의 충고에 귀가 솔깃해진다.

저자 하야시 나리유키의 주장은 명쾌하다.

이해력, 사고력, 기억력 등의 뇌의 기능 발달시키기, 뇌의 본능 단련시키기, 좋은 마음 키우기의 삼위일체를 이루면 아이의 '인간력'도 커지고 행복한 인생을 영위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0~3세, 3세~7세, 7세~10세로 구분하여 아이의 뇌키우기에 대한 접근법도 각각 달리해야 하는데, 3세 이전에는 "살고 싶다."알고 싶다" "어울리고 싶다"의 본능을 충분히 충족해주는 데 주력하는 양육법이 적합하다. 3세에서 7세까지는 뇌에 안좋은 습관을 고쳐서 "뇌 솎아내기"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데, 하야시 나리유키는 바른자세 갖기와 올바르게 걷기 등의 생활 습관을 뇌키우기 훈련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아이의 재능이 후천적으로 발달한다는 입장에 서있는데, 따라서 10세 이상 시기에는 '재능을 발휘할 뇌'로 키워주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공부두뇌를 키우는 결정적 순간>이라는 제목에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라는 표지 부제를 보고 '우등영재로 자녀키우기'의 욕심을 내며 이 책을 집어들 부모도 있겠지만, 이책은 사실 바른품성의 아이와 올곧은 인격을 갖춘 엄마가 내는 합주가 얼마나 아름다운 성장(뇌발달)을 이끌어내는지에 대한 욕심없는 책이다. '늘 밝은 표정을 보여주고 사랑해준다.' '많이 칭찬해준다.' '스스로 걷게 해준다.' 등등, 엄마의 작은 실천으로 아이는 행복해진다. 행복하면 뇌본능이 충족된다. 그래서 단련된 뇌를 낳고 뇌는 진화한다. 명쾌 단순한 메세지. 수긍할 수 있는 메세지의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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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마을을 만든 바바 왕 현북스 바바 왕
장 드 브루노프 글.그림, 길미향 옮김 / 현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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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금 박사는 <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에서, 일본의 마쓰이 다다시도 <어린이 그림책의 세계>에서 코끼리 바바왕을 걸작 중의 걸작으로 꼽으며 극찬을 했더라고요. 그래서 기억하게된 이름 장 드 브루노프와 바바왕. 하지만 정작 제 아이들에게 접하게 해줄 기회는 없었어요. '걸작이 어떤 이름값을 하는지, 왜 동화전문가들이 이 시리즈를 걸작이라며 존경심마져 표하는지' 꼭 아이들에게 읽혀주며 알아봐야 겠다고 벼르고만 있던 차였어요. 마침 고맙게도 최근 도서출판 현북스에서 바바왕 시리즈를 한권한권 출간해주고 있네요. 아이가 처음 만난 이야기는 <행복 마을을 만든 바바 왕>이었답니다.

행복 마을만든 바바 왕

 

 

 

 사실 최근 한 주 사이에 150여권의 그림책을 사들여서 아이책장에 책봇물이 쏟아진지라, 평소라면 마음에 드는 동화책 여러번 되풀이해서 읽을 아이이지만, 여력이 없나봅니다. 혼자서 한번, 그리고 엄마와 한 번 두번 읽었답니다. 그러나 책욕심, 책눈썰미가 남들에게 빠지지 않는 엄마는 간파했지요. 인품의 향기가 나고 진정 사람을 존중하는 평등의식의 리더쉽을 품은 멋진 소년으로 내 아이가 자라는데 이 책은 두고두고 거듭 읽힐 가치가 있음을요.

 

 

 

줄거리 자체는 무척 단순합니다.

코끼리 바바왕이 아름다운 강가 풍경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마을건설을 결심하고 모든 코끼리가 합심하여 행복마을,셀레스트빌을 만들었지요. 문화생활도 즐기고 학교통한 미래도 키우면서 직업귀천의식 없이 마을 성원 모두 제몫을 하며 행복한 마을. 그런데 할머니가 독사에 물리고, 코넬리우스네 집에 화재가 나면서 불행이 스멀스멀 이 마을에 기어올랐습니다. 결국 그 불행은 더 큰 행복에 감사할 마음을 배우게 해준 교훈이었지요.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절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제 알았겠지?"하는 할머니의 말씀처럼요.

 

 

 

 

 

 

왜 셀러스티빌이, the most beautiful ville in the world일까요? 어떤 점에서 바바왕은 칭송받아 마땅할 멋진 지도자의 모습을 지녔나요? 책 후반부에 실린 "행복마을 셀레스트빌 방문기"를 읽다보면 그 답에 가까워집니다.

아름다운 마을, 셀러스티빌

1. 경쟁과 차별이 없이, 마을 성원 모두가 존중 받는 사회

불과 몇 블럭 사이의 아파트들도 전세가 매매가 차이 크게 나고, 주소가 그 사람의 사회적지위를 짐작케해주는 2012년 한국 사회와는 매우 달리, 셀러스트빌의 가옥들은 비슷한 크기, 비슷한 구조입니다. 돈많은 코끼리 강남살고, 없는 코끼리 강건너 살지 않습니다. 마을을 건설할때도 모두 제 몫의 일을 합니다. 왕이라고 커다란 부채밑에서 시녀들이 보내주는 바람 맞으며 빈둥빈둥 구경만 하지 않습니다. 바바왕도 트럼펫을 연주하며 공사장 분위기를 띄워주지요.

 

 

 

2. 학교,도서관과 예술회관이 중심에 있는, 문화와 예술을 존중하는 사회

셀러스트빌의 중심에는 도서관과 예술회관이 배치되어 있어요. 연극과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과 무도회장, 학교와 복지관이 마을 중심에 있지요. 경찰서나 정신병원 따위는 없답니다. 문화와 예술을 존중하는 마을에서 마음에 병이 있거나, 검은 마음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은 없지요.

 

 

 

3. 개개의 개성도 존중하지만, 전체의 조화와 질서가 존중되는 사회.

12개의 프랑스식 이름이 반복되며 재등장해서 아이가 소리내어 읽으면서 가장 어려워했던 페이지,24쪽. 저는 개인적으로 <행복 마을을 만드는 바바왕>에서 이 페이지가 가장 인상 깊었답니다. 특별한 줄거리가 전개되거나 멋진 사건이 등장하지도 않아요. 24쪽에서는 구두수선공 타피코르, 필로파쥬 장교, 카풀로스 의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셀러스트빌 성원들이 소개될 뿐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성원들이 각자의 본문을 다하면서 상호의존적이면서 공생 속에서 더 안정적인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메세지를 받았어요. 1등만 기억하고, 소위 '난 사람'만 칭송하는 세상에서 이렇게 각각의 코끼리들이 묵묵히 제 몫을 하면서 서로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있다는 메세지......아름답지 않은가요? 제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세계관이네요.

 

 

 

4. 불행을 해석하고 수용하는 성숙한 태도.

흔히 행복을 이야기 하는 동화책에는 불행의 그림자가 얼씬 거리지 않습니다. 설령 불행의 씨앗이 등장할지라도 정복이나 축출의 대상이지요. 그런데 <행복 마을을 만든 바바왕>에서 장 드 부르노프는 색다른 접근을 내놓습니다. 행복감 상승 모드의 스토리가 전개되다가 갑자기 할머니가 독사에 물려 위독해지는 대목이 등장하는데, 이 부분을 장 드 부르노프는 기승전결 명쾌하게 액자만화식으로 구성했습니다. 또한 같은 날 코넬리우스의 집에 화재가 발생했어요. 연이은 불행한 사고에 바바왕은 분노나 무기력이나 두려움을 느끼기보다는 행복의 집합은 불행과 그 불행의 극복의 집합임을 깨닫습니다. 물론 할머니의 지혜로운 말씀도 그 꺠달음에 한 몫했지만요.

 

 

 

장마철, 비가 와서 놀이터 체류시간이 훨씬 적어진 아이. 현북스의 바바왕 시리즈와 친해질 절호의 찬스네요. 현명하고 겸손한 바바왕과 코끼리 친구들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도 부쩍 성숙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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