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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젊어지는 독서 습관 귀독서 - 눈 대신 귀로 읽어라 ㅣ 좋은 습관 시리즈 54
우병현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5년 7월
평점 :
좋은습관연구소의 54번째 책은 『뇌가 젊어지는 독서 습관 귀독서』이다. 출판사 대표님이 신간 소식을 알리며 보내 주셔서 반갑고 감사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저자 우병현은 2006년 사단법인 IT기자클럽을 설립해 한국사회의 디지털 혁명 이슈를 기록하고 성찰하는 활동을 해 오던 중 일찍부터 전자책을 접하면서 독서 습관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의 출발은 전자책 사용 가이드였다. 인터넷이 종이 신문을 삼켰듯이 전자책이 종이책을 추월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하지만 그 10년 사이 종이책과 전자책을 이용하는 독자도 나오고 전자책 정액제 서비스가 등장하는 등 독서 환경이 변화되었다. 건강에 관심 있는 지인들과 건강관리를 실천하면서도 디지털기기에서는 헤어나지 못하는 폐해에 직면하고 전자책을 활용하여 ‘귀독서’를 할 수 있다는 방안을 찾았다. 전자책으로 귀독서라니. 종이책만을 고수하던 내게는 솔깃한 얘기였다. 오래전 『속청 독서』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짧게 소개하면, ‘속청’이라는 단어 뜻대로 빠른 속도로 들으면 전두엽을 강화시키는 등 두뇌 발달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 당시 읽었을 때도 참 획기적인 독서 방식이라고 생각했지만 활용해 본 적은 없었다. 새 책 특유의 냄새를 맡으며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 설렘이 있어야 책 읽는 맛이 있지 않나. 문득 예전에 쓴 리뷰를 확인해 보니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TTS(Text To Speach) 엔진을 설정해야 음성을 들을 수 있다고 나왔다. 처음 접하는 용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혹시나 해서 플레이 스토어에서 검색해 보니 각종 전자책 앱이 즐비하게 널려 있었다. 바로 교보도서관 앱을 설치하고 즐겨찾기에 도서관을 추가하고 전자책을 다운로드하고 들어보았다. 신세계가 열린 것 같았다. 몇 년 전부터 유튜브로 책을 읽는(듣는) 것이 익숙해진 상황인데 무료로 대출해 주는 전자책이 있다니 횡재를 얻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벌써 오래전부터 전자책의 장점을 알고 실천하는 독서를 하면서 전자책을 읽는(듣는) 귀독서를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1부 걷기처럼 쉬운 독서법, 귀독서에서는 귀독서의 장점과 귀독서 요령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름 책을 좋아한다는 사람도 꾸준한 독서 습관을 유지하기 힘든 세상이다. SNS나 유튜브 영상, 숏폼을 한번 들여다보기만 하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이런 시간만 줄여도 정말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저자는 만보걷기의 습관과 함께 다져진 전자책 읽기의 장점을 내세워 귀독서 경험을 소개한다. 읽을 전자책을 준비만 해 두면 여행길이든 이동할 때이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독서를 할 수 있다.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도 들을 수 있다니 종이책 독서와 병행한다면 다독의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겠다. 저자가 전자책 마니아로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확장하는 독서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나도 마음이 움직였다. 가끔은 전자책 읽기를 시도해 봐야겠다.
2부 뇌 전신 운동, 귀독서 책 고르기에서는 귀독서 할 책을 어떤 방법으로 찾는지 알려준다. ‘고구마 뿌리와 같은 책을 찾으라’는 내용 중 강상중 교수를 인터뷰 기사에서 만나고 나쓰메 소세키에 관심이 생겼다는 에피소드는 모두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서 흐뭇한 마음으로 공감하며 읽었다. 어느 작가와 작품을 만나게 되는 계기는 책 읽는 즐거움과 독서의 확장이라는 선물을 준다.
3부 귀독서와 발췌 독서로 고전과 자기계발서 읽기에 이야기한다. 우리는 왠지 고전 읽기에 부담감을 느낀다. 아마도 완독하고 싶은데 읽다가 마는 경우가 허다하기에 그럴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한 권이라도 더 고전을 많이 읽을 수 있을까. 저자의 독서 방법을 소개해 보겠다. 만약 아담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1주일에 한 권을 읽으려고 한다면 그 책의 원(한) 챕터만 읽는 것을 목표로 삼고 55권 전체를 읽는 귀독서를 시도해 보았단다. 그리고 해가 바뀌면 다시 같은 책으로 돌아와 다른 챕터를 읽고 요약하는 계획을 세우고 3년에 걸쳐 3회 발췌독을 해냈다고 한다. 고전 읽기에 부담을 가진 채 멀리하기보다는 저자처럼 이렇게 발췌 독서를 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좋은 책을 만나면 완독하고 싶은 책이 하나씩 늘어 갈지도 모르니까.
‘자기계발은 더 이상 위로의 언어에 머물러선 안 됩니다. 필요한 것은 실천의 기술입니다. 지금 내게 필요한 한 챕터, 한 문단, 한 문장을 뽑아내는 것으로 짧은 분량을 정독하고, 내용을 요약하고, 실천으로 연결하는 루틴이야말로 자기계발을 현실로 바꾸는 방법입니다.’(p178)
자기계발 도서도 마찬가지다. 완독한다 해도 실천이 없으면 읽지 않은 것과 같다. 저자는 발췌 독서로 스킬 중심으로 자기계발 설계하는 방법 다섯 가지를 알려준다. 그것은 시간 관리 스킬, 소통 스킬, 문서 작성 스킬, 문제 해결 스킬, 트랜드 독해 스킬이다. 이 다섯 가지를 훈련하기 위해서는 ‘귀독서 → 원 챕터 발췌 독서 → 요약 → 실천’이라는 과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정말 그런 것 같다. 특히 자기계발에 관한 책은 글자 그대로 자기계발에 관한 것이므로 실천이나 훈련이 빠지면 아무리 공들여 읽어도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목차에서 가장 원하는 내용을 몇 가지 선택하여 발췌 독서를 하고 실천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그런 독서야말로 효율적인 독서라도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나처럼 주로 종이책을 좋아하는 독자가 읽어보면 좋겠다. 활자를 읽느라 피로감을 느낄 때 침대에 누워 듣는 귀독서를 하면 된다. 직접 해보니 눈으로 읽을 때보다 귀독서의 속도가 더 빨랐다. 또 자꾸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버릇을 없애고 전자책을 읽는 좋은 습관 하나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바쁜 세상에 눈독서와 귀독서를 할 줄 아는 양손잡이 독서인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