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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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김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치지 않은 척하면서도 이유 없이 멍해지는 날이 있지요.

별일 없었는데 기운이 빠지고,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요.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님은 바로 그런 날, 작은 반짝임을 건네주셨어요.


‘이마에 과일을 얹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우유를 17번 휘저으면 대중교통에서 자리가 생긴다.’

‘귀여운 걸 많이 보면 나도 귀여워진다.’

어이없을 만큼 유쾌한 상상력이 가득한 문장들이지요.

어른이 되면서 잊고 살았던 가벼움이 책장마다 가득해요.


이 책은 어떤 감정을 딱 잘라 말하지 않아요.

‘지친 걸까?’, ‘슬픈 걸까?’라며 정의하려 하지 않고,

‘그럴 수도 있지’라며 감정의 자리에 조용히 함께 앉아주지요.


정답 같은 위로나 현실적인 조언이 아닌 엉뚱하고도 귀여운 일상 속 기발한 비법들이 등장해요.

황당하기까지 하지만 따라 하다 보면 마음이 느슨해지고, '피식' 웃음이 나지요.

이 그림책이 유쾌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요.

지친 마음을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아도, 아주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다정하게 들여다보게 하지요.

마치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의 스위치를 누군가가 살짝 켜주는 것처럼요.


그림은 평소처럼 간결하지요. 웃지 않는 얼굴과 멍한 눈빛,

배경 대신 표정과 동작에 집중한 장면들이 더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하지요.

저처럼 마음 한구석이 헝클어진 어른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지요.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억지로 이해하려 애쓰지 않았어요.

책장이 넘어가는 대로, 마음이 가는 만큼만 받아들이며 읽었어요.

나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히 나를 지켜보며요.


'정말 이렇게 하면 좋은 일이 생길까?'라는 생각과 '그래도 괜찮잖아.'라는 마음이 동시에 생겨요.

<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는 방법보다 태도(방식)를 알려주는 책이에요.

결과를 바꾸기보다는 마음을 쉬게 해주는 책, 그래서 어쩌면 정말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를 책이지요.

“지금 네가 어떤 상태든, 그 자체로 괜찮아.” 말없이 속삭여주는 그림책!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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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몰래 강아지를 키우는 방법 - 나의 엉뚱 발랄 반려동물 키우기 대작전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1
루카 토르톨리니 지음, 펠리시티 살라 그림, 박재연 옮김 / 지성주니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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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토리아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엄마 몰래 강아지를 키우는 방법 - 나의 엉뚱 발랄 반려동물 키우기 대작전 |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1 / 루카 토르톨리니 글 / 펠리시티 살라 그림 / 박재연 역 / 지성주니어 / 2025.05.26 / 원제 : Mon chien et moi(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만으로 묘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받고 나니

아~ 그림에 펠리시티 살라 작가님이시군요. 역시!

바이올렛의 숲 배경이 매력적이 그림책으로 들어가 볼까요?





그림책 읽기



어느 날, 공원은 산책하다 강아지 한 마리를 만났지

부모님께는 비밀로 하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누군가가 애타게 차고 있는 강아지라면? 온 동네에 전단지를 붙였어.

하지만 잃어버린 강아지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강아지가 사라진 거야! 무언가를 따라 나무 뒤로 간 것 같았어.

하염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강아지는 돌아오지 않았어.




그림책을 읽고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던 아이, 그런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상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엄마 몰래 강아지를 키우는 방법>은 그런 아이의 바람에서 시작된 이야기지요.


어느 날, 주인공은 길을 잃은 ‘강아지’를 만나요. 아니, 본인은 그렇게 굳게 믿고 있지요.

몸집이 너무 크고, 지칠 줄 모르며, 강아지라고 하기엔 어딘가 수상하지요.

그래도 아이는 의심하지 않아요.

마당 한쪽에 집을 지어주고, 먹이를 챙기고, 함께 변장 놀이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지요.

둘은 서로를 지켜주는 단짝 친구가 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문득 이 ‘강아지’가 누군가의 반려동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전단지를 붙이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주인을 찾아보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요.

이젠 정말 이 강아지가 자기 강아지가 될지도 모른다며 마음을 놓는 그 순간, 강아지는 홀연히 사라지고 말지요.


슬픔에 잠긴 아이는 덤불 뒤에서 또 다른 동물을 만나게 되지요.

이번엔 ‘고양이’예요. 과연 이 고양이도 아이가 믿는 그대로일까요?


이야기는 ‘강아지’의 정체를 끝까지 숨긴 채 유쾌하게 흘러가지요.

독자는 처음부터 이 ‘강아지’가 곰이라는 걸 알지만, 아이는 자신의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지요.

바로 이 순수하고도 엉뚱한 상상이 이 그림책의 큰 매력이에요.

상상 속 ‘강아지’와 현실 속 ‘곰’ 사이에서 벌어지는 간극은 독특한 유머를 만들고, 동시에 아이의 순수함에 미소를 짓게 되지요.

유머에만 머물지 않아요. ‘곰’과의 갑작스러운 이별, 그리고 이어지는 ‘고양이’의 등장은 독자에게 또 다른 질문을 던지지요.

상상과 현실, 관계와 이별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남기며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게 하지요.


특히 곰이 아이 곁을 떠나게 되는 이유는 어느 장면에 살짝 암시되어 있어요.

바로 ‘곰 인형’이지요. 이 장면은 마지막에 가서야 글이 아닌 그림으로 조용히 설명되며 놀라움을 안겨 주지요.

빈틈없는 구성과 섬세한 연출, 이야기를 이끄는 그림의 힘에 감탄하게 되지요.

역시 펠리시타 살라 작가님이에요.

인물의 감정뿐 아니라 작은 오브제 하나까지도 이야기의 일부로 만들어 내셨지요.


처음엔 고개를 갸웃했어요.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결말도, 교훈도 뚜렷하지 않잖아?

그런데 한 박자 늦게 웃음이 터졌어요. ‘강아지’라고 믿었던 존재가 사실은 ‘곰’이었다니요!

아이의 눈에는 그저 사랑스럽고 커다란 강아지였던 거지요.

현실과 상상의 경계는 아이에겐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지요.


‘동물을 키우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지지요.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존재, 아이는 그런 친구를 스스로 만들어낸 거예요.

어쩌면 우리 모두, 그런 상상의 친구 하나쯤은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는지도 모르지요.




- 루카 토르톨리니 (Luca Tortolini) 글 작가님 -



그림책 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선생님이에요. <나의 집, 너의 집, 우리의 집>으로 2016년 볼로냐 어린이 도서전에서 오페라 프리마상을 받으며 데뷔했어요. 그 후 2017년에는 아동 보호와 인권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상인 ‘야누슈 코르착상’을 받았어요. 2024년에는 이 책을 포함한 그간의 모든 작품을 고려하여 주는 이탈리아 대표 아동 문학상인 프레미오 안데르센 ‘최고의 작가상’을 수상했어요. 이탈리아 마체라타에 살고 있어요.

고양이, 정원, 책을 좋아하는 토르톨리니는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는 창의적인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어요.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루카 토르톨리니 (Luca Tortolini)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luca_tortolini/





- 원작 표지의 덧싸개를 올리면... -



펠리시티 살라 작가님의 SNS에서 덧싸개가 있는 <엄마 몰래 강아지를 키우는 방법>의 원작의 사진을 발견했어요.

와~ 덧싸개를 올리면 사랑스러운 강아지가 등장하네요.


펠리시티 살라(Felicita Sala)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felicita.sala/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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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나가시마 히로미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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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 나가시마 히로미 / 김영주 역 / 북스토리아이 / 2025.05.25 / 원제 : まっくらぼん(2023년)


정전으로 바닷가의 작은 마을이 순식간에 어둠에 잠겼어요.

주변이 깜깜해지자 수미는 무서워졌지요.

엄마가 손전등을 가지러 간 사이, 수미 앞에 누군가 다가왔어요.

커다랗고 까만 모습이지만 다정한 느낌의 ‘깜깜이’였지요.

정전으로 바닷가의 작은 마을이 순식간에 어둠에 잠겼어요.

주변이 깜깜해지자 수미는 겁이 났지요.

엄마가 손전등을 가지러 간 사이, 수미 앞에 누군가 다가왔어요.

커다랗고 까만 모습이지만 이상하게 다정한 느낌이었지요.

그건 바로 ‘깜깜이’였어요.


“나랑 친구가 되면 안 무서울 거야.”

깜깜이는 그렇게 말하며 수미를 어둠 속 세상으로 이끌어요.

둘은 마을 위를 날며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이지요.

“나랑 친구가 되면 안 무서울 거야.”

깜깜이는 그렇게 속삭이며 수미에게 밤의 세상을 보여주지요.

깜깜이와 수미는 어두워진 마을 위를 날며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워요.



어둠 속에서 수미는 지금껏 알지 못했던 풍경과 마주해요.

불이 꺼져야 비로소 보이는 반짝이는 별,

바다 내음, 빨래 냄새, 갓 구운 빵 냄새,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깊은 고요까지.

불빛 아래서는 지나치기 쉬웠던 감각들이 어둠 속에서 하나하나 깨어나요.

익숙한 세상이 사라진 자리에, 오직 밤에만 열리는 새로운 세계가 스며들지요.


누군가에게 어둠은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해요.

하지만 이 책은 어둠을 단순히 무서운 것이 아닌,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던 세계를 드러내는 조용한 배경으로 바라보게 해요.


별빛은 불이 꺼져야 보이고, 고요는 소음이 사라져야 찾아오지요.

깜깜이는 어둠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감각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해요.

아이에게 단지 “무섭지 않게 해줄게”라는 말이 아니라,

어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발견하게 하지요.


깜깜이와 함께 날며, 불빛 아래에선 스쳐 지나갔던 소리와 향기, 감정을 다시 만나는 장면이 좋았어요.

어둠을 이겨내야 할 대상이 아닌, 잠시 멈춰 바라보고 귀 기울이면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고 이야기해요.


“숨을 깊게 들이마셔 봐.”

깜깜이의 이 말은 두려움을 가라앉히는 주문처럼 마음에 남아요.

어둠이 더 이상 낯설지 않도록, 그리고 세상이 더 풍성하게 느껴지도록.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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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형아 올리 그림책 53
이현영 지음 / 올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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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고


무김치도 아삭, 오징어 다리도 질겅 잘도 씹던 호호의 이가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늘 함께하던 이가 이제 곧 빠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호호를 당황하게 하지요.

내 몸에서 처음 느껴보는 변화가 찾아올 때, 누구나 그 낯섦에 모든 것이 멈춰 서지요.

<오늘부터 형아>의 주인공 호호도 그런 순간을 마주했어요.


이가 빠지는 일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성장의 한 걸음이지만,

호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것이 무서움이고, 슬픔이고,

어쩌면 부끄러움일 수도 있겠네요.

좋아하는 친구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이게 될까 봐 걱정이 되고,

마음속 불안은 점점 커져 가지요.



“이가 빠져야 형아가 되는 거란다.”

그때, 누군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지요.

할아버지가 안아주면 들려주는 그 말은 호호의 마음을 다독이는 마법 같은 위로가 되지요.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마음을 바꾸는 순간이었지요.

그 말은 마법처럼 호호의 두려움을 잠재우고, 기다림의 용기를 심어 주었지요.

호호는 달라지기 시작해요. 아이들은 말로 자라고, 위로로 자란다고 해요.

이 책은 그런 마법 같은 위로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 주었어요.


하지만 마음만큼 이가 쉽게 빠지지 않아 다시 낙심하지만 호호는 다시 시도해 보지요.

무서움보다, 두려움보다, '형'이 되고 싶은 성장의 시간을 마음에 담고 힘을 내었지요.

“다 그런 거야”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비웃거나 다그치지 않고,

마음속에 잔잔히 내려앉는 응원의 말, 마법 같은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하는 걸 알려주네요.

아이의 ‘처음’과 마주할 때,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지를 돌아보게 하지요.

서툰 용기를 다정하게 끌어안아 주는 말 한마디가 아이의 세계를 얼마나 단단히 지켜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네요.


이야기 흐름에 따라 컷마다 달라지는 호호의 표정과 몸짓은 아이였던 기억을 소환하지요.

무엇보다 '형아'라는 말에 반짝이는 눈빛을 보여 주는 호호의 모습이 기대와 떨림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할아버지와의 감정 교류가 마음에 남았어요.

그렇게 원하던 '형아'가 되는 순간, 할아버지는 호호만큼 기뻐하지요.

활짝 웃는 둘의 얼굴에선 세대를 건너 전해지는 공감과 사랑이 자연스럽게 빛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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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가게 - 마음을 나누는 12가지 이야기
하야시바라 다마에 지음, 하라다 다케히데 그림, 김정화 옮김 / 찰리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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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숲속 가게 - 마음을 나누는 12가지 이야기 / 하야시바라 다마에 글 / 하라다 다케히데 그림 / 김정화 역 / 찰리북 / 2025.05.15 / 원제 : 森のお店やさん(1998년)



그림책을 읽기 전


책의 표지만 보아도 마음이 잔잔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부제가 '마음을 나누는 12가지 이야기'이네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그림책 읽기



딱따구리 가게 - 소리 가게

새로 생긴 소리, 멋지고 좋은 소리를 들려드립니다. 사분음표 하나에 100릴.

너도밤나무 소리가 너도밤나무 숲으로 메아리쳤어요.



딱따구리 가게(두 번째 이야기) - 오늘만 들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소리예요.

너도밤나무 이파리에서 샤각샤각샤각, 풀잎 우산에서 또도독.

들쥐 가족은 눈을 깜빡깜빡 떴다 감았다 하면서 특별 메뉴인 빗소리에 느긋하게 잠겨 있었지요.



주머니 가게(두 번째 이야기)

가슴 주머니 안에 좀 전에 만났던 아이들의 말소리가 들어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러니까... 주머니... 는.... 좋은 거구나."

거울 앞에 선 곰 아저씨는 왠지 모르게 웃음이 스멀스멀 새어 나왔어요.




그림책을 읽고


'이제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숲에 들어서면 마음이 차분해지지요. 나뭇잎 사이로 스미는 햇살, 바람에 실려 오는 향기, 저 멀리서 들려오는 딱따구리의 소리까지. 그런 풍경과 감정을 조용히 머금고 있는 <숲속 가게>이지요.


숲속 가게에는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동물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게를 열고 있어요.

나무를 부리로 두드려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는 딱따구리의 소리 가게,

나뭇잎으로 주머니를 정성껏 만들어 주는 고슴도치의 주머니 가게,

여름날 시원한 입김으로 그늘을 선물하는 여우의 그늘 가게,

잎사귀 위에 올라타 하늘을 여행하는 하늘의 배 가게까지.

숲속 가게는 물건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고 감정을 전하며,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공간이지요.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호랑거미의 게시판 가게였어요.

거미줄에 말을 적어 조용히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편지판.

때로는 미안한 마음을, 또 때로는 배움의 시작을 담는 칠판이 되기도 하지요.

그런 작고 섬세한 지혜와 손길들이 <숲속 가게>만의 따뜻한 매력이지요.


곰 아저씨가 고슴도치에게 선물 받은 주머니를 가슴에 달고 아이들의 말을 듣는 장면도 마음에 오래 남아요.

“그러니까…… 주머니……는…… 좋은 거구나.”

이 장면은 곰 아저씨뿐 아니라 제 마음도 건드렸어요.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흘려보내지 않고 마음에 담는다는 것.

그것은 단순한 듣기를 넘어서, 상대를 향한 깊은 관심과 사랑이 담긴 태도라고 느꼈어요.


마음이 흐려질 때면 문득 조용한 숲을 걷고 싶어지지요.

바람이 잎을 스치고, 나무 사이로 새소리가 퍼지는 그런 숲.

이 책은 굳이 발걸음을 옮기지 않아도, 책장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그 숲속에 들어선 듯한 기분을 선물해 주네요.


12편의 짧은 이야기는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을 따라 이어지고 있어요.

숲의 시간은 흐르지만, 가게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요.

마음이 지칠 때마다 언제든지 찾아가 쉴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쉼터 같은 책이지요.


혼자 읽어도 좋고, 누군가에게 읽어줘도 좋은 책.

조용히 산책하듯 읽어가다가, 어느 순간 마음을 위로받게 되지요.

마치 누군가 다정하게 읽어주는 것처럼요.

“그러니까…… 이 책……은…… 좋은 거구나.”




- <숲속 가게>는 개정판이지요 -



2013년 출간되었던 <숲속의 가게>가 달라진 제목과 새로운 모습으로 재출간되었네요.

김정화 작가님의 번역으로 내용은 같지만 조금 더 감각적인 색감으로 다가오네요.


이번에 창작 동화집 <숲속 가게>가 출간되었어요.

이 동화집은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숲속의 가게> 개정판이에요.

'마음을 나누는 12가지 이야기'란 부제를 달고 양장본으로 새롭게 출간된 <숲속 가게> 사랑해 주세요❤️

-출판사 찰리북 책 소개 내용


출판사 찰리북 SNS : https://www.instagram.com/charliebook_insta/




- 숲 이야기 세 편 -



<森のお店やさん> 1998년 동물들이 숲에서 가게 12편.

< ふしぎやさん> 2008년 숲의 동물들의 사계절 이야기 8편.

<森のおくの小さな物語> 2010년 출간, 숲에 사는 동물들이 따뜻한 가족의 모습을 그린 1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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