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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득 비가 오면 ㅣ 생각을 더하는 그림책
탕무니우 지음, 남은숙 옮김 / 책속물고기 / 2025년 6월
평점 :
책속물고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후드득 비가 오면 / 탕무니우 / 남은숙 역 / 책속물고기 / 생각을 더하는 그림책 / 2025.06.15 / 원제 : 下雨了(2010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에 맺힌 빗방울이 맑은 하늘에서 시원하게 쏟아지는 것 같아요.
커다란 동물들이 입을 벌리고 반갑게 맞이하는 걸 보니, 정말 물이 필요했나 봐요.
후드득, 후드득! 이 익숙한 소리가 오늘은 왠지 더 반갑게 들리네요.
그림책 읽기

뚝, 뚜둑, 뚜두둑, 뚜두두둑......
비가 와요. 빗물이 산골짜기를 타고 졸졸 흘러내려요.
물은 흐르고 흘러 메마른 들판에 닿아요.

커다란 코끼리들이 먼저 물을 마시고, 사나운 사자들도 물을 마셔요.
모두가 앞다투어 물을 마셔요. 물웅덩이가 점점 작아져요.
느릿느릿 거북이가 가장 마지막으로 도착해서 물을 마시려던 그때,

잠깐!
거북이는 목이 마르고, 올챙이는 물에 살아야 해요.
둘은 가위바위보를 하기로 해요. 과연 누가 물을 가지게 될까요?
그림책을 읽고
비가 오는 날엔 괜히 마음이 느려지고 조용해지지요. 그런 날, 이 그림책을 읽었어요.
뜨거운 볕을 내리던 해가 구름에 가려지더니, 후드득 후드득 비가 내려요.
빗방울이 떨어지고, 시냇물이 되고, 그 물이 모여 웅덩이를 이루면서 이야기는 시작돼요.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순서’와 ‘기다림’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어요.
먼저 다가오는 건 큰 동물들이에요.
코끼리, 사자, 하마, 그리고 수백 마리의 영양 떼까지.
물을 마시기 위해 몰려드는 모습은 생존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요.
그 뒤로야 거북이가 느릿느릿 도착해요. 그리고 아주 작디작은 올챙이 한 마리가 살고 있지요.
거북이는 목이 마르고, 올챙이는 물속에 있어야 살아갈 수 있지요.
이 작은 생명들이 서로를 마주한 순간, 우리는 묻게 돼요.
‘누가 먼저여야 할까?’ ‘누가 더 소중한가요?’
결국 두 생명은 가위바위보라는 놀이로 갈등을 풀려고 하지요. 그런데 때마침 ‘후드득’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요.
꼭 필요할 때 내려주는 비. 그 비는 물을 나눌 필요조차 없을 만큼 모두에게 충분했어요.
올챙이는 개구리가 되어 물 밖으로 힘차게 뛰어오르고, 자연은 다시 흘러가며 다음 생명을 기다리지요.
<후드득 비가 오면>은 자연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에요.
누가 더 약한지를 묻는 것도, 누구의 차례인지 따지는 것도 아니에요.
그보다는, '비가 오면 모두가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말해주지요.
자연스레 흐르고 흘러가는 물이 모든 생명을 성장하게 하는 자연의 순환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약육강식의 생태계 질서와 생존 방식도 확인할 수 있지요.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단순하면서도 순수한 놀이인 ‘가위바위보’가 등장한다는 거예요.
모든 생명에게 물은 필요하지만, 절실하게 필요한 건 거북이와 올챙이였어요.
그들에게 때마침 떨어진 빗방울은 그림책을 읽는 저에게도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는 순간처럼 다가오지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물의 고마움도 새삼스레 느껴지지요.
우리의 일상도 그런 것 같아요.
때맞춰 내려주는 한 줄기 위로, 따뜻한 시선, 배려의 마음 하나로 숨 쉬게 되는 순간들이 있으니까요.
작고 느린 존재에게도 세상이 한 번쯤 먼저 물러서 준다면 얼마나 따뜻할까요?
그런 순간을 발견하게 해주는 그림책, 오늘도 제 안으로 품게 되네요.

탕무니우 작가님은 그림책 작업을 ‘건축 도면을 그리는 일’에 비유하셨어요.
<후드득 비가 오면> 역시 마치 도면처럼 섬세하게 설계된 그림책이에요.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가로로 긴 화면을 구성했고, 물웅덩이는 무대처럼 배치되어 동물들이 입장하고 퇴장하지요.
동물들의 이동은 점선으로 표현되고, 형태는 기하학적으로 단순하게 표현돼 독창적인 작가님의 색이 느껴져요.
비의 소리, 동물의 울음, 졸졸 흐르는 물줄기 소리까지… 소리가 마치 귀에 들리는 듯 생생하게 느껴졌어요.
책장을 덮고 나서도 ‘후드득’ 소리가 귓가에 오래 맴돌았지요. 그리고 마음속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당연한 건 하나도 없어. 작은 생명도 귀하게 바라봐 줘.”
- 2010년 시작된 <후드득 비가 오면> -

비가 오면 많은 생명이 기뻐할 테고, 비가 와서 동물들이 행복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요.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연 속에서 비는 흐르고 흘러 모든 생명을 성장하게 하지요.
간단하지 않은 자연의 법칙을 어린이들이 즐겁게 이해하고 공감하길 바라요.
-쓰고 그린 작가, 탕무니우의 말
원작 <下雨了>는 2010년 출간되었지요. 2012년 계수나무에서 <후두둑!>으로 서정애 번역가님의 글로 출간되었지요. 2025년 남은숙 번역가님의 글로 책속물고기에서 제목, 표지 그림까지 바뀌면서 새롭게 출간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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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속물고기 SNS : https://www.instagram.com/bookinfish/
- 탕무니우 (湯姆牛) 작가님의 작품 -

1966년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태어났어요.
규칙적이고 소박한 일상을 즐기며, 사물의 형태를 단순하게 표현하는 일에 관심이 많아요.
펑쯔카이 아동 그림책상, 금정상 최우수 일러스트레이터상, 신의 아동 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뮌헨 국제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주관하는 화이트레이븐스,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어요.
-출판사 책속물고기의 작가 소개 내용 중
<린 할머니의 복숭아나무> : https://blog.naver.com/shj0033/221478944967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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