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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8
에이미 헤스트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6월
평점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 / 에이미 헤스트 글 / 에린 E. 스테드 그림 / 강무홍 역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8 / 2025.06.20 / 원제 : Big Bear and Little Bear Go Fishing(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를 보는 순간, 따스한 햇살과 고요한 호숫가의 공기가 전해지는 듯해요.
낚싯대를 든 두 곰의 모습에서 여유롭고 다정한 하루가 그려지지요.
차분한 색감과 섬세한 선들이 전하는 잔잔한 감동이 기대돼요.
그림책 읽기

어느 날 큰 곰이 작은 곰에게 말해요. "지금 낚시하러 가면 딱 좋겠는걸."
작은 곰이 말해요. "응, 딱 좋을 것 같아."

옷을 입고, 장화를 신고, 낚싯대 두 개를 수레에 실어요. 하나만 더 챙기면요.
"스콘! 낚시할 때는 따끈따끈 맛있는 블루베리 스콘을 먹어야지."

"낚시할 때는 가만히 앉아 있어야지.", "낚시꾼은 기다릴 줄 알지."
큰 곰이 소곤소곤 말하자 작은 곰도 소곤소곤 대답해요. 햇빛에 호수가 반짝반짝 빛나요.
그림책을 읽고
햇살 좋은 날, 큰 곰과 작은 곰은 “낚시하러 가면 딱 좋겠다”라며 준비를 시작하지요.
꼭 필요한 옷과 도구를 하나씩 챙기고, 출출할 때 먹을 블루베리 스콘, 물고기를 기다리며 읽을 이야기책까지 수레에 담아 호숫가로 향해요. 그리고는 낚싯대를 드리운 채 아주 긴 시간을 기다리지요. 블루베리 스콘을 먹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지만 물고기는 좀처럼 잡히지 않아요. 그럼에도 큰 곰과 작은 곰은 조용히, 오래도록 기다리지요.
두 곰의 표정에는 실망이나 조급함보다는 “이 시간 자체가 좋아”라는 여유가 담겨 있어요.
낚시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보다, 준비하는 순간부터 그 과정을 하나하나 소중히 여기지요.
재촉도, 성급함도 없기에 여유가 생기고, 한발 물러선 시선으로 모든 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거예요.
‘함께 있는 시간’이 얼마나 귀하고 충만한 것인지도 자연스럽게 느껴지지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작은 곰은 수레에 앉아 아쉬운 표정으로 호수를 바라봐요. 하지만 물고기를 잡지 못했다고 다그치는 이는 없어요. 그저 둘이 함께 낚시터에 다녀온 오늘 하루가 소중할 뿐이지요.
큰 곰과 작은 곰의 짧은 모험은 결과보다 ‘함께한 시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날의 끝은 그물침대에 나란히 누워 조용한 낮잠으로 마무리되었지요.
아무것도 잡지 못했지만, 모든 것을 누린 하루였어요.
그림책을 읽다 보면 가끔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는 장면을 만나게 되지요.
두 곰이 낚싯대를 드리우며 “안녕, 물고기야!”라고 속삭이는 장면이 바로 그래요.
분명 낚시를 하러 온 건데도 물고기에게 인사를 건네는 그 천진한 모습에 푸하하, 웃음이 터졌어요.
이런 소소한 유머는 책에 잔잔한 온기를 더하고, 즐거운 여운을 남기지요.
작가 에이미 헤스트는 오랜 시간 글을 써 온 작가답게 절제된 문장과 반복 구조로 이야기를 안정감 있게 이끌어 가요. 큰 곰과 작은 곰은 보호자와 아이의 관계로 보이며, 다정하면서도 서로 존중하는 느낌이 가득해요.
에린 E. 스테드의 섬세한 수채화 그림은 서정적인 이야기의 결을 더욱 깊고 그윽하게 만들어 주지요. 그녀 특유의 따뜻한 화법은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고, 호숫가 풍경과 두 곰의 표정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어요.
이 그림책을 읽는 내내, 조용히 숨을 고르게 되는 순간이 많았어요.
‘조급하지 않아도 괜찮다’,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기쁨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마음속에 스며들어요.
‘지금’이라는 시간 안에 충실했던 하루는, 우리에게도 다시금 그리워지고 싶은 하루로 기억되지요.
조용한 저녁, 혼자 다시 꺼내 읽고 싶은 그림책이에요. 낚시터에 도착하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돌아오는 길…
그 모든 흐름이 마치 한 편의 조용한 클래식 음악처럼 느껴지거든요.
- <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 작업 과정 -

에린 E. 스테드 작가님의 SNS에서 <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의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었어요.
더미 작업 중 스케치, 딸과 함께 작업하는 모습도 무척 인상적이네요.
작가님의 손끝에서 피어난 이 이야기의 시작을 볼 수 있다는 건, 독자로서도 기분 좋은 일이에요.
작가님의 SNS를 방문하시면 더 많은 내용들을 만나 볼 수 있어요.
에린 E. 스테드(E. Stead)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erinestead/
- <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 원작에는... -

작가님의 SNS에서 원서 표지 사진을 보면서, 원작에는 덧싸개 커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검색을 하다 ‘이거다!’ 싶은 사진을 찾았을 때는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몇 번이고 하고 싶어지지요.)
덧싸개를 열면 고급스러운 브라운 톤에 형압과 후가공이 더해진 표지가 드러나요.
반짝임과 깊이감이 조화를 이루며 책의 물성과 가치도 함께 높아졌지요.
<해가 늦게 뜨는 아침>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그림책에서도 이런 아름다움을 한글 번역판에서도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 에린 E. 스테드(E. Stead) 작가님의 그림책 -

미국 미시간주에서 나고 자랐다. 남편 필립 C. 스테드와 함께 만든 첫 번째 그림책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로 2011년 칼데콧상을 받았다. 이후 후속작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을 비롯해 <해가 늦게 뜨는 아침>, <달님을 위하여> 등을 남편과 함께 작업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매김했다. 그린 책으로 <고래가 보고 싶거든>, <봄이다!>, <바다 우체부 아저씨> 등이 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주니어RHK 출판사 SNS : https://www.instagram.com/junior_rhk/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