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봇 친구 봇
에임 디크먼 지음, 댄 야카리노 그림,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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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봄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의 로봇 친구 봇 / 에임 디크먼 글 / 댄 야카리노 그림 / 김경연 역 / 다봄 / 2025.07.17 / 원제 : Boy and Bot(2012년)



그림책을 읽기 전


동그란 눈, 커다란 몸통, 양팔을 쭉 뻗고 있는 로봇이 한 아이 옆에 서 있어요.

아이는 한 손으로 로봇의 손을 꼭 잡고 있어서,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느껴져요.

기계로 만들어졌지만 눈빛은 무척 따뜻한 로봇과, 그 곁에 선 아이의 모습이 다정해 보여요.

'이 둘 사이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그림책 읽기




숲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와 로봇. "우리 같이 놀래?" "찬-성!"

그런데 언덕을 구르다 로봇의 전원이 꺼지고 말아요. "어디 아파?"




아이는 로봇을 집으로 데려가서 돌봐 줍니다.

수프도 먹이고, 책도 읽어 주고, 이불도 덮어 줘요.



우연히 전원이 켜진 로봇은 잠든 아이를 보고 묻습니다. "고-장-났-어?"

하지만 아이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로봇은 어떻게 할까요?





그림책을 읽고


숲속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와 로봇.

서로 말도 다르고 작동 방식도 다르지만, 금세 친구가 되지요.

그러던 중 로봇의 전원이 꺼지자, 아이는 아픈 친구를 돌보듯

수프를 먹이고, 책을 읽어 주고, 이불을 덮어 주며 정성껏 보살펴 주어요.

한편, 전원이 켜진 로봇은 잠든 아이를 보고 고장 났다고 생각하지요.

기름칠을 해 주고, 사용 설명서를 읽어 주며 로봇 나름의 방식으로 아이를 돌봐 주어요.


관계의 시작은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하지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걸 해보자’고 마음먹는 순간,

서툴지만 진심 어린 행동 하나가 서로를 잇는 다리가 되기도 하지요.


저는 누군가를 알고 싶을 때, 처음엔 제가 해주고 싶은 걸 먼저 건네게 돼요.

그게 마음일 수도 있고, 물건이나 음식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시간이 쌓이고 마음이 가까워질수록,

상대가 좋아하는 것, 혹은 아직 몰랐던 무언가를 조심스럽게 건네고 싶어지더라고요.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상대를 생각하는 방식이 조금 더 조심스러우면서도 깊어져 있었어요.

그 마음은 더 이상 '내가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바뀌어 있었지요.


얼마 전, 쉬는 시간 없이 바쁘게 일만 하던 날이 있었어요.

아무도 몰랐던 그 순간, 동료가 제가 했던 일들을 단번에 알아채더니

“왜 그렇게 힘들게만 일해요?” 하고 포근하게 꼬옥 안아주었어요.

말보다 먼저 움직인 따뜻한 마음.

그녀는 이미 제 마음을 알고 있었다는 듯했어요.


<나의 로봇 친구 봇> 속 아이와 로봇처럼, 우리도 그렇게 서툰 마음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서툰 손길 때문에 오해나 엇갈림이 생기기도 하지만,

‘나라면 이럴 텐데’라는 기준을 잠시 내려놓고 다가가다 보면,

다름을 넘어 마음이 닿고,

완벽하지 않아도 진심이면 괜찮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아요.




- <나의 로봇 친구 봇>의 독특한 판형 -




<Boy and Bot>의 원작을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대형 보드북 사진이에요.

로봇 모양 그대로 만든 입체적인 하드북, 크기는 무려 36cm가 넘는다고 해요.

펼치면 좌우로 넓게 열리고, 책을 세워두기만 해도 장난감처럼 느껴지는 존재감이 뿜뿜!



- 댄 야카리노(Dan Yaccarino) 그림책-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어린이책 작가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자이다.

30권이 넘는 어린이 그림책을 쓰고 그리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입니다.

<금요일엔 언제나>는 2009 볼로냐 라가치 상 픽션 부문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댄 야카리노(Dan Yaccarino) SNS : https://www.instagram.com/danyaccarino/




- 출판사 다봄의 그림책 -




세상을 향한 모두의 눈과 마음을 담는 출판사 다봄이지요.

다봄출판사에서는 유아동서, 청소년, 교육서, 실용서까지 다양한 분야의 출간물이 있네요.

출판사 다봄의 블로글 다보미에 가시면 자료실에서 독후 활동지를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도서 목록, 추천도서, 행사 내용까지 다양한 소식을 볼 수 있어요.

물론 인스타에서도 다양한 소식들을 만날 수 있지요.


출판사 다봄 SNS : https://www.instagram.com/dabom_books/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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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네 이모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도토리숲 그림책 11
서현 지음 / 도토리숲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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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숲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책을 읽기 전


화장으로 누군가를 변신시키는 일은 정말 놀라워요.

다채로운 색의 화장품, 반짝이는 도구들이 손끝에서 어우러질 때마다 전혀 다른 얼굴이 탄생하지요.

그런 마법 같은 순간을 만들어 내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직업을 그림책으로 만난다니,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우와, 예쁘다! 여기가 이모가 일하는 곳이에요?"

이모와 함께 일하는 웨딩숍 직원들이 미미를 맞아 주었어요.




얼굴 위에서 붓질이 몇 번 오가자 흐릿했던 얼굴이 점점 또렷해졌어요.

이모의 방은 모두가 예뻐지는 방이었어요.




이모가 사람들을 변신시켰던 마법의 도구들이 화장대 위에 빼곡하게 펼쳐져 있지 뭐예요.

미미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어요. 두 손이 근질근질했지요.




그림책을 읽고


엄마의 출장으로 이모 집에 맡겨진 미미는 이모가 일하는 웨딩숍에 함께 가게 돼요. 그곳에서 미미는 화려한 불빛과 분주한 분위기를 경험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는 이모의 손끝에서 사람들의 얼굴이 멋지게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지요. 그러다 이모가 사용하는 알록달록한 화장품과 반짝이는 도구들에 마음을 빼앗긴 미미는 어느새 화장대 앞에 서 있어요. 눈앞엔 처음 보는 신기한 것들로 가득하고, 미미는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모가 하던 모습을 따라 하기 시작했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일과 도구가 흥미롭게 그려진 그림책을 만났어요. 메이크업을 잘 알지 못하는 저이지만 책장을 넘기는 내내 눈이 즐거웠지요. 특히 양옆으로 펼쳐지는 플랩을 열었을 땐, 마치 보물상자를 연 듯 눈앞이 환해졌어요. 반짝이는 파우더, 형형색색의 섀도, 빛나는 립스틱까지… 책장이 아니라 진짜 화장대 앞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지요. 미미처럼 저도 모르게 손끝이 움직일 것만 같았어요. 그 순간은 책을 읽는 시간이 아니라, 눈으로 마음껏 나를 꾸며보는 시간처럼 느껴졌어요.


그림책 속 미미도 그랬을 거예요. 처음 만난 도구들을 조심스레 집어 들며 스스로를 바꿔보는 시간. 살짝 긴장하며 거울을 마주한 미미는, 이모가 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붓을 들었지요. 눈가에 톡톡, 볼에는 조심스럽게.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처음 메이크업을 완성해냈어요. 어설퍼도 괜찮아요. 그 순간만큼은 미미의 마음이 가장 화려하고 예쁘게 빛났으니까요. 마치 진짜 어른이 된 듯한, 작지만 큰 용기를 꺼내 본 하루였겠지요.


웨딩숍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미미는 한 사람을 빛나게 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어른들의 세계를 마주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직업은 겉모습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중요한 날을 함께 준비하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섬세한 일이라는 걸 미미도 조금은 알게 되었지요. 작가가 실제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했던 경험이 담긴 만큼, 직업의 디테일이 섬세하게 살아 있어요.


아이들이 외모를 꾸미고 가꾸는 일에 관심을 보일 때, 걱정보다 어릴 적 나를 떠올리며 조심스레 이해해 보는 건 어떨까요? 겉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관심 있는 세계에 발을 들이고,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물론 미미처럼 누구나 이런 멋진 경험을 할 수는 없겠지만, 아이의 작은 설렘과 호기심을 응원해 준다면 언젠가 자신만의 꿈을 스스로 빛나게 그려 나갈지도 모르지요.




- 서현 작가님의 그림책 -



“알록달록 화려한 메이크업 도구들은 언제나 아이들의 관심 대상이지요.

우리 아이들처럼 호기심을 가진 귀여운 주인공 미미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는 이모를 따라가서 궁금한 장소를 직접 탐색하며 알아 가고,

다양한 화장품과 도구를 사용해 마음껏 꾸며 보는 기쁨을 느낍니다.”

_‘지은이의 말’ 중에서


작가와 함께한 반려견 ‘사랑이’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든 첫 번째 그림책 <핑크 꼬리 사랑이>가 있습니다. <미미네 이모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작가의 두 번째 그림책입니다. 작가가 웨딩숍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직업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쓰고 그린 그림책입니다.




- 메이크업을 볼 수 있는 그림책 -



거울 앞 설렘을 담은, 작고 사랑스러운 변신의 순간들.

화장은 예뻐지는 것만이 아니에요.

‘나’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 거울 앞 귀여운 호기심을 담은 그림책들을 모았어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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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이 토토의 그림책
수지 자넬라 지음, 이현아 옮김 / 토토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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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반반이 / 수지 자넬라 / 이현아 역 / 토토북 / 토토의 그림책 / 2025.07.07 / 원제 : Mezzo(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반반’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컵 속 물의 양이 떠올랐어요.

컵에 물이 절반 들어 있네요.

어떤 사람은 부족하다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충분하다고 말하겠지요.

어떤 시선으로 이 컵을 바라보고 있으시나요? 그리고… 그게 정말 중요한 걸까요?




그림책 읽기




"넌 반밖에 없구나!" 어느 날, 물병이 작은 컵을 보며 말했어요.

"반밖에 없다고?" 그동안 반반이는 충분히 차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반반이는 반만 차 있는 컵이 아니라, 가득 찬 컵이 되고 싶었어요.

'비어 있는 반을 채우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할지도 몰라.'




반반이는 거울에 비친 모습이 낮설 정도였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반쯤 비어 있는 컵일 뿐이었어요.



그림책을 읽고


‘반반이’ 이름도 모습도 딱 그 자체인 주인공, 절반만 물이 차 있는 컵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가득 찬 물병에게 “넌 반밖에 없구나”라는 말을 듣고 고민에 빠지지요.

그 말 한마디에 반반이는 자신을 ‘부족한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해요.

그리고 그 빈 반을 채워 ‘완전한 나’가 되고 싶어하지요.


반반이는 수영을 배우고, 자전거를 타고, 춤을 추며 근육질의 몸짱 반반이가 되었지만

거울 속 자신은 여전히 반쯤 비어 있어요.

이번엔 공부와 독서를 통해 마음을 채워 보려 하지만, 오히려 더욱 공허한 자신을 마주하고 말지요.

점점 지쳐가던 어느 날, 반반이는 자신의 배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것처럼 복통을 느껴요.


살다 보면 그런 순간이 있지요.

왜 나만 이렇지? 왜 나는 늘 어딘가 부족한 것 같지?

누군가의 한마디, 스쳐가는 시선 하나에 괜찮았던 마음이 툭 하고 무너지기도 해요.

반반이처럼요.


반반이는 멈춰 서서 자신을 다시 바라봐요.

자신은 처음부터 ‘반밖에 없는’ 존재가 아니라, '반이나 차 있는' 존재였다는 걸요.

이 깨달음은 다른 누군가의 말이 아닌, 자신 안에서 길어 올린 진심에서 시작되었지요.


조금 비어 있어도 괜찮고, 조금 넘쳐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거예요.

반밖에 없는 내가 아니라, 반이나 있는 나.

그 작은 차이가 삶을 다르게 만들어 주지요.


알고는 있지만 가끔은 흔들리기도 해요.

어쩜 자신을 채우려는 욕심과 부족함에만 집중해온 탓일지도 모르겠어요.

우리는 종종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곤 하잖아요.

그런 순간, 반반이가 단단하게 말해 줘요.

“너는 그대로 괜찮아. 이미 충분해.”


반반이는 단지 컵에 담긴 물의 양을 말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존감’이라는 말이 얼마나 복잡하고 쉽게 상처받을 수 있는 건지,

그리고 그걸 회복하는 여정이 얼마나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지도요.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어요.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면, 그 순간 세상도 달라 보인다는 것.

부족한 나를 채우기보단,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 주는 일.

그게 반밖에 없는 내가 아니라, 반이나 있는 나를 만나는 시작이더라고요.



12개의 플랩과 반투명한 트레싱지는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특히, 트레싱지로 표현된 반반이의 몸과 마음, 겉과 속을 하나씩 들여다보게 하는 구조 덕분에 책이 특별해지지요.

이 작은 장치들은 자꾸만 다시 책을 펼쳐보고 싶게 하고, 소장 욕심마저 부추겨요.


무엇보다도 책의 마지막 장을 덮기 전, 꼭 면지를 들여다보세요.

크기, 색, 모양이 모두 다른 수많은 그릇 사이에서 혼자만의 색을 지닌 반반이가 숨어 있어요.

그 반반이를 찾는 순간, 나도 나만의 색을 조금은 더 사랑하게 되더라고요.




- <반반이> 독후 활동지 -



오늘은 <반반이>을 읽으며 해볼 수 있는 독서 지도안을 소개하려 합니다.

반반이처럼 스스로의 목표를 세워보고, 또 그림으로 나를 표현해요.

입체 책도 만들어 볼 수 있답니다🧡

📍독서 지도안은 프로필 링크의 <반반이>버튼을 눌러 다운로드하실 수 있어요!

-내용 및 사진 출처 : 토토북 SNS https://www.instagram.com/totobook_tam/





- <반반이> 작업 과정 이야기 -



수지 자넬라는 2019년부터 <반반이>의 구상을 시작했고, 그 후 5년간 작은 메모 한 장까지도 소중히 간직해 왔습니다. <반반이>는 생각보다 더 많이 자신을 담아낸 작품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변화와 성공에 대한 갈망, 이해하고 싶은 욕구, 고통 속에서 얻은 해답들, 그리고 결국 도달한 한 가지 깨달음은

"유리잔이 반쯤 찼든, 반쯤 비었든, 당신은 당신 그대로 괜찮다." 그녀는 그렇게 말합니다.

더 많은 이야기는 작가의 SNS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수지 자넬라 작가님의 SNS : https://www.instagram.com/assurdemeraviglie/




- 수지 자넬라(Susy Zanella) 작가님의 작품 -



이탈리아 페라라의 예술학교와 볼로냐의 미술학교에서 그림을 공부했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림책 작가가 되어 독특한 그림 스타일과 색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최고의 만화책과 작가에게 주는 제6회 루카 코믹스 어워드를 비롯한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구름 도감> : https://blog.naver.com/shj0033/223711899761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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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이사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58
허아성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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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할머니의 이사 / 허아성 / 길벗어린이 /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58 / 2025.07.10


그림책을 읽기 전


처음 표지를 봤을 때, 할머니와 손녀가 나누는 다정한 기운이 전해졌어요.

그런데 ‘이사’라는 단어가 마음이 쓰이네요. 정말 집을 옮기는 걸까?

어떤 이야기와 그림으로 <할머니의 이사>를 전해줄지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나는 매일 할머니랑 같이 공부해요. 은비는 가나다, 할머니는 ABC.

나는 이제 이름도 쓸 수 있고 글자도 척척 읽는데, 할머니는 맨날 제자리걸음이에요.




“은비야 미안테이. 할매가 요즘에 기억을 조금씩 옮기고 있데이.”

“네? 어디로요? 멀리 이사 가세요?”

“이사 비슷한 건데. 걱정 마래이. 은비 기억은 꼭꼭 챙겨 간데이.”




“할머니, 내 이름은 은비예요. 잊어버리면 안 돼요!

쪽지에도 적어 놨어요. 이사 갈 때 꼭 챙겨 가세요.”

“아임 은비! 할머니는 그랜마!”




그림책을 읽고


은비는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늘 할머니 곁에 찰싹 붙어요.

ABC를 외우기 어려워하는 할머니에게 은비는 아주 믿음직한 선생님이지요.

“그랜마!” 하고 부르면 “그랜드도터!” 하고 대답하는 할머니, 둘 사이에 늘 웃음꽃이 피어요.


하지만 어느 날,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어요.

하루가 다르게 잊는 일이 많아지고, 은비는 그런 할머니가 안타깝고 속상해 타박을 하기도 해요.


그때 할머니는 조심스럽게 말해요. 요즘 기억을 조금씩 다른 데로 옮기고 있다고요.

“이사 비슷한 거다”라고 말하는 할머니의 말엔 슬픈 사실이 담겨 있었지만,

은비는 할머니가 잊어버리는 이유가 정말 ‘이사’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은비는 할머니가 이사 가기 전에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쪽지에 적어 두기 시작해요.

기억이 흘러가는 걸 막을 수는 없지만, 할머니가 그 기억들을 잘 챙겨 가실 수 있도록,

더 많은 쪽지를 쓰고, 더 많은 사랑을 담았지요.


그리고 단풍이 곱게 물든 날, 할머니는 진짜 이사를 마치셨어요. 하늘로요.

영정 사진 앞에는 은비가 정성껏 쓴 쪽지들이 놓여 있었어요.

할머니가 꼭 챙겨 가셨을 거라 믿고 싶은, 작고 따뜻한 사랑의 조각들.



<할머니의 이사>에서 ‘이사’는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말이었어요.

슬픈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은비의 시선으로 그려내어 다정하게 다가왔어요.

할머니의 기억을 지키기 위한 은비의 다짐과 행동은 이별을 고운 기억으로 바꿀 수 있게 해 주었지요.

이별은 아프지만, 다정한 말 한마디와 따뜻한 쪽지 한 장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은비가 보여주었어요.


기억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곁에 남겨 두고 있으면 조금은 덜 외로운 이사가 될지도 몰라요.

우리도 누군가의 기억 이사를 도울 수 있다면, 쪽지 한 장 정도는 정성껏 써 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사’라는 말이 보통은 슬픔과 이별을 떠올리게 하지만, 저에겐 조금 다른 의미였어요.

결혼 후 새로운 곳에서의 삶, 누군가와의 이별 후 새로운 방식으로 기억하는 법,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시간처럼 이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기도 했어요.

<할머니의 이사>를 통해, 누군가의 기억과 사랑을 품고 떠나는,

조금은 다정한 이별을 배웠어요.




- 허아성 작가님 인터뷰 -



❝우리가 잊어버린 기억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부디 사라진 기억들이 영영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단정히 옮겨져 있기를 바랍니다.

그 기억을 품고 우리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 하아성 작가의 말


출판사 길벗어린이 SNS : https://www.instagram.com/gilbutkid_book/



- 허아성 작가님의 그림책 -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고 4년 동안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마음속에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자꾸자꾸 떠올랐어요. 재미난 글과 멋진 그림으로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회사도 그만두었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아서 오래오래 공부하고 고민했답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허아성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humasong/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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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면 책고래마을 61
김준호 지음, 용달 그림 / 책고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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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고래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문을 열면 / 김준호 글 / 용달 그림 / 책고래 / 책고래마을 61 / 2025.06.25


그림책을 읽기 전


아이들의 표정이 조금 서먹서먹한 느낌이에요.

얼굴에 표정이 그려지지 않는 아이들 눈빛 너머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문틈 안쪽이 궁금해져요.

서둘러 문을 열고 들어가고 싶어지네요.




그림책 읽기




우리 반은 한 명이에요.

어떤 두 명이고요. 어떤 날은 세 명이에요.




오늘은 수목원 가는 날이에요.

와글와글 떠드는 아이들 목소리가 버스 안을 가득 채웠어요.




버스가 멈추자 아이들은 신이 나서 와아아! 뛰어나갔어요.

나도 모르게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어요. "어흥!"




그림책을 읽고


선생님에게 반 아이들은 때때로 한 명처럼 보이기도, 두 명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현장체험학습 날, 긴장한 선생님은 아이들을 단속하느라 평소와 달리 무섭고 엄한 모습을 보였지요.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모두가 허둥지둥 어두운 건물 안에 숨게 되었는데, 잠시 후 비가 그치고 문틈 사이로 따뜻한 햇살이 들어왔어요. 그 순간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웃는 아이들과 선생님은 처음으로 '우리 반'이 되었지요.


표지에 그려진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그 첫날의 어색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요. 생기가 없는 듯 무표정하거나, 아예 표정이 그려지지 않은 아이들도 있어요. 아직 서로가 낯설고 어색하니, 웃음은커녕 어떤 감정을 드러내기조차 어려웠겠지요.


그런데 이야기가 끝나는 마지막 장을 보니 아이들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져 있어요. 무표정했던 얼굴들이 이제는 각자의 표정을 찾고 있거든요. 활짝 웃기도 하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 모두가 편안해 보이고 행복해 보인다는 거예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현장체험학습에서 갑작스럽게 내린 소나기로 인해 모두가 어두운 공간 안에 함께 있던 그 짧은 시간, 서로를 마주 볼 여유 없이 정신없던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작은 마법이 찾아왔던 거죠. 어둠 속에 갇혀 있다가 문틈으로 쏟아져 들어온 햇살처럼, 마음속에도 상대를 향한 작은 틈이 생긴 거예요. 그 틈을 통해 서로의 눈을 처음으로 제대로 바라보고, 그제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지요.


어쩌면 우리도 관계를 맺을 때 서로의 마음을 열어주는 작은 문틈 하나가 필요한 것 같아요. 문을 열어야 하는 순간에 망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그 작은 관심이 쌓이면 아이들 표정처럼 밝고 편안해지겠지요. 문을 열고 나가는 첫걸음이 어렵다면, 문틈 사이로 비치는 햇살 같은 미소를 먼저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 <대주자>에 이은 <문을 열면>은요.... -



현장에서 오랫동안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김준호 작가는 <문을 열면>을 통해 섬세하지만 간결한 문장으로 선생님의 마음과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대주자>에서 호흡을 맞춘 용달 작가는 서로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과정을 맑고 투명한 그림에 담았습니다. -출판사 책 소개 내용 중


출판사 책고래 SNS : https://www.instagram.com/bookgorae_pub/




- 용달 작가님의 그림책 -



자연을 품은 시골에서 자란 그림쟁이입니다. 욕심이 많아 금속공예, 편집디자인, 일러스트를 배우며 다양한 예술 세계를 기웃거리다 그림책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살아가며,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성장하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용달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yongdall_artwalk/



<성탄 나무> : https://blog.naver.com/shj0033/223689047158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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