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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 - 첼로 연주에 귀를 기울이면 마법이 시작된다 ㅣ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2
원 애닝 지음, 문주선 옮김 / 지성주니어 / 2025년 6월
평점 :
지성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 - 첼로 연주에 귀를 기울이면 마법이 시작된다 / 원 애닝 / 문주선 / 지성주니어 /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2 / 2025.06.30 / 원제 : 看见天鹅的房间(2023년)
그림책을 읽기 전
비가 내리던 날 도착했던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였어요.
창밖은 회색 구름 가득하지만, 책을 펼치자 첼로 소리가 상상 속에서 흐르기 시작했지요.
지루했던 하루가 조금씩 환해지는 느낌, 책이 먼저 말을 걸어오네요.
그림책 읽기

호수가 있는 근처 공원에 가기로 했지만 하루 종일 비가 오지 뭐예요.
"심심해 죽겠어요!"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했던 놀잇감이었다고요? 지금도 이걸로 놀 수 있어요?"
"그럼, 놀 수 있고말고! 이 놀잇감이 마법을 부린다는 거 알고 있니?"

솔 - 파 - 시
소리는 저 먼 숲에서 퍼져 나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듯했어요.
그림책을 읽고
할아버지 집에 놀러 온 엠마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려서 호수로 나갈 수가 없었어요.
모든 것이 지루해지자 벽장을 뒤졌는데 할아버지의 어릴 적 놀잇감을 발견했어요.
그건 마법을 부리는 악기, 바로 첼로였어요.
할아버지의 손이 춤을 추는 듯 움직이며 소리를 퍼뜨리자,
첼로에서 솟아난 음들은 엠마를 감싸안고 꽃을 피우고 나무를 흔들며, 백조로 되어 눈앞에 나타났어요.
할아버지의 연주가 멈췄고 엠마의 귀에 온갖 소리가 다시 들여왔어요.
지루하고 평범했던 엠마의 하루는 그렇게 달라졌어요.
수많은 음악을 주제로 한 그림책 중에서도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는 특별하게 다가오네요.
첼로 연주를 QR 코드를 통해 실제로 들을 수 있고, 색채와 선의 변화 속에서 음악의 흐름을 눈으로도 감상할 수 있어요.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울어진 이야기가 되었지요. 특히 엠마의 감정선에 따라 배경의 색이 바뀌는 장면은, 할아버지가 말한 마법이 펼쳐지는 순간이지요.
할아버지가 현을 켜는 순간, 첼로의 낮고 깊은 소리가 방 안 가득 퍼지고 꽃이 피고, 비에 젖은 나무와 풀 냄새, 색색의 바람, 백조가 함께 날아들어요. 음악이 만들어낸 세계에서 엠마의 감각들이 하나씩 깨어나고, 연주가 끝난 후에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지요. 이제는 평범한 일상의 소리마저도 다정한 친구처럼 느껴지지요.
이 책의 그림은 ‘모노타입 인쇄’ 기법으로 완성되었어요. 손으로 눌러 찍은 듯한 잉크의 질감과 색연필의 부드러운 결이 어우러져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전하지요. 첼로 연주자 송자오(宋昭)가 직접 연주한 생상스의 ‘백조’ 음원은 이 장면들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주지요.
이 그림책은 보이는 것보다, 그 안에 그리고 그 너머에 더 깊은 시간이 담겨 있어요.
2019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자유롭게 외출조차 쉽지 않았던 시간 동안 만들어졌지요.
그래서인지 마지막 장면,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소란스러움과 활기, 사라졌던 일상이 다시 돌아온 풍경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네요. 겉보기엔 평범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조용히 말해주는 장면이에요.
첼로의 연주가 왜 ‘백조’로 표현되었을까 궁금해져 자료를 찾아보았어요.
2019년, 첼로 독주자 송자오(宋昭) 선생님이 원애닝 작가님의 다른 그림책 <精灵的歌>에 들어갈 곡을 직접 작곡해 주셨다고 해요.
그때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작가님은 첼로를 주제로 한 그림책을 구상하게 되었고 송 선생님께 “첼로는 선생님께 어떤 모습인가요?”라고 묻자 “첼로는 백조 같아요. 맑고, 우아하며, 고귀하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그 말에서 ‘백조를 볼 수 있는 방’이라는 문장이 작가님의 머릿속에 떠올랐고,
비 오는 날, 할아버지의 연주를 통해 백조를 ‘보고’, 상상의 문이 열리는 이야기로 이어졌다고 해요.
비 오는 날의 심심함이라는 평범한 순간,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았지만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는 지루함 속에서 아름다운 감각을 발견하는 법을 알려주었지요.
첼로 연주를 담은 QR 코드 음원은 그림책 읽기의 즐거움을 더해주었고,
지루했던 하루가 들려준 음악은 아이들이 오래도록 간직하게 될 상상의 힘이 되었어요.

엠마의 하루는 색으로도 표현되어 있어요. 앞면지에는 지루하고 따분했던 시간을 닮은 파란색이 펼쳐지고,
이야기가 흐르며 감정이 변해갈수록 색이 조금씩 따뜻해져요. 책의 마지막, 뒷면지에서는 노란빛이 감돌지요.
음악과 상상이 엠마의 하루를 어떻게 바꿨는지를 색으로도 보여주는 구성이에요.
- 첼로 연주가 돋보이는 '백조' 음원 수록 -

QR코드로 수록된 첼로 연주 ‘백조’는 이 책을 위해 새롭게 녹음된 음원이지요.
다운로드도 가능해 언제든 첼로 선율과 함께 그림책을 펼칠 수 있지요.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고전 <동물의 사육제> 중 한 곡인 ‘백조’는, 세월을 견디며 사랑받아온 음악이에요.
음악이 끝난 뒤, 일상의 소리마저도 한 편의 음악처럼 들리는 특별한 경험이 기다리지요.
출판사 지성주니어 SNS : https://www.instagram.com/hdjsbooks_jr/
-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 완성 과정 -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 는 모노타입 인쇄 기법을 사용한 작품이지요.
이 기법은 실패율이 높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위해 수많은 반복 작업이 필요했고,
완성된 장면 위에 색연필을 더해 최종 이미지를 완성했지요.
표지 장면 역시 2019년, 2021년, 2023년에 걸쳐 작업되었으며,
3년에 걸친 제작 과정은 작가의 SNS 스토리에 기록되어 있지요.
원 애닝(Aining Wen, 温艾凝)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aining_wen/
- 원 애닝(Aining Wen, 温艾凝) 작가님 -

베이징 출신의 촉망받는 젊은 그림작가예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아트스쿨을 졸업하고 베이징으로 돌아와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어요. 그림책에서 표현할 수 있는 음악적인 요소를 탐구하는 것을 좋아해요. 2021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일러스트레이션 부분 파이널 리스트에 올랐으며, iJUNGLE 국제 일러스트레이션상을 수상했어요.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원 애닝(Aining Wen, 温艾凝) 작가님 홈페이지 : https://cargocollective.com/Aining
-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시리즈 -

지성주니어는 현대지성 출판사의 어린이 브랜드이지요.
이름부터 자꾸 손이 갈 것 같은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시리즈가 있어요.
모두 두 권이 출간되었어요. 앞으로도 좋은 그림책을 많이 많이 출간해 주세요.
<엄마 몰래 강아지를 키우는 방법> : https://blog.naver.com/shj0033/223881199081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