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 웃자! 올리 그림책 56
카엘 튜더 지음, 다니엘 와이즈먼 그림, 엄혜숙 옮김 / 올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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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웃자! 웃자! / 카엘 튜더 글 / 다니엘 와이즈먼 그림 / 엄혜숙 역 / 올리 / 올리 그림책 56 / 2025.06.25 / 원제 : The Laughing Book(2025년)


표지를 넘기자마자 아이들의 웃는 얼굴들이 가득해요. 앞면지에 펼쳐진 웃음은 놀랍도록 다채롭지요. 웃고 있는 건 분명한데, 그 웃음이 다 같지 않아요. 눈웃음, 활짝 벌린 입, 고개를 갸웃하며 웃는 표정, 웃긴 걸 참고 있는 표정까지.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얼굴들을 만났어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아이들이 물어요. “나는 이런 일로 웃었어, 너는?”


아이들이 오가는 오픈 마켓, 동물원, 크리스마스 풍경, 실험실, 집 안과 집 앞 등 페이지마다 배경과 인물은 바뀌지만, 공통된 건 ‘웃는 얼굴’이에요. 단편처럼 이어지는 장면들 속에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나도 웃음의 감정에 빠져들어요. 때로는 낄낄, 때로는 머뭇, 어떤 장면에서는 푸핫 웃다가, 또 어떤 장면에서는 “왜 웃지?” 하며 멈칫하게도 되지요. 특히 실험실에서 괴상한 얼굴로 낄낄거리는 장면에서는 웃기면서도 살짝 당혹스럽기도 했어요.


그림책 속 아이들은 깔깔, 킬킬, 풉, 키득, 쿡쿡… 다양한 소리로 웃어요. 어릴 적 나의 웃음도 그랬을까요? 아무 이유 없이 웃고, 바람만 불어도 웃었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이 책은 웃음을 다루지만 웃음만을 주는 그림책이 아니에요. “넌 언제 웃니?”라는 질문을 던지며 감정을 들여다보게 하지요.


그림책을 펼쳤을 뿐인데 피식 웃음이 났어요. <웃자! 웃자!>는 '웃음 안내서'라는 출판사의 설명처럼 정말로 웃자고 말을 거는 그림책 같아요.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가가 쭈글쭈글해져요. 이야기 속 아이들은 엉뚱하고도 귀여운 말과 행동으로 다양한 웃음을 보여주고, 어느새 저도 그 안에 들어가 함께 웃고 있어요. 웃음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웃고 이야기 나누게 되는 그림책이에요.


책을 읽고 난 뒤 알게 되었어요. 어른은 하루 평균 15번 웃고, 아이는 300번이나 웃는다고 해요. 처음엔 15번도 적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웃음을 많이 잃고 있구나 싶더군요. 왜 웃음을 잃게 되었을까요? 복잡한 감정, 사회적 거리, 책임, 체면 속에서 웃음보다 해야 할 일이 많았던 것 같아요. 다시 책장을 넘기며 “웃을 일이 많지 않더라도 그냥 웃어 봐요. 이유 없어도 괜찮아요.”라는 위로를 건네받았어요.


사회 초년 시절, 일하다가 모르는 것을 질문받았을 때 얼떨결에 웃어버린 적이 있어요. 상대는 화를 냈고, 저는 당황했죠. 지금 돌이켜보면, 그 사람 입장에서는 황당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일을 계기로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용기라는 걸 배웠어요. <웃자! 웃자!>는 그런 웃음 뒤에 숨으려 했던, 복잡했던 한순간의 감정을 떠올리게 해요. 이제는 웃으며 돌아볼 수 있지만, 여전히 조금은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이 그림책은 재미있는 책만은 아니었어요. 웃음을 보게 하고, 떠올리게 하고, 결국은 나도 웃게 만드는 그림책이었지요. 실수했던 경험, 어색했던 미소, 당황했던 순간까지도 품어 주고, 마침내 내 안의 웃음을 꺼내게 했어요. 책장을 덮고 나면 어쩐지 내 얼굴 표정이 달라져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의 웃음을 완성시키는 건 다니엘 와이즈먼의 그림이에요. 표지의 노란 바탕색 위에 펼쳐진, 웃고 싶게 만드는 얼굴 하나만으로도 그림의 힘이 느껴지더군요. 그의 색채 감각은 단연 돋보여요. 밝고 선명한 컬러 팔레트는 웃음을 주제로 한 이 책과 어우러지며, 페이지마다 에너지와 리듬감을 불어넣지요. 캐릭터마다 미세하게 다른 눈꼬리와 입모양, 몸짓은 각각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요. 그래서 웃는 얼굴 하나하나가 더욱 생생하게 다가와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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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나랑 바람을 핥으면 피카 그림책 24
피오나 카스웰 지음, 위 룽 그림, 김여진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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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KAJUNIOR(피카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너랑 나랑 바람을 핥으면 / 피오나 카스웰 글 / 위 룽 그림 / 김여진 역 / FIKAJUNIOR(피카주니어) / 피카 그림책 24 / 2025.06.20 / 원제 : The Boy Who Loves to Lick the Wind(2024년)



옆집에 사는 그 애는 가끔 끽끽거리며 야호 소리를 내지요. 온몸을 들썩이고, 바람을 핥기도 하지요. 그런 친구를 지켜보던 주인공 소년은 어느 날 바람의 맛을 함께 느껴 보기로 결심하지요. 두 아이는 바다로 향해요. 말로 하지 않지만, 서로를 느끼는 법을 알고 있었지요. 한 아이는 조개껍데기를 줍고, 다른 아이는 바다에 돌멩이를 던지며 각자의 리듬대로 놀지요. 그렇게 다름을 받아들이며 보내는 하루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지요.


처음에는 그저 이상하게 느껴졌지요. 말없이 몸을 들썩이거나 갑자기 소리를 내는 옆집 아이의 행동이요. 하지만 주인공 소년은 그 아이를 바라보며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지요. 이해하려 애쓰고, 마침내 함께 바람을 핥으며 우정을 나누게 되었지요. 말은 없지만 마음이 오가는 시간, 그 속에서 두 아이는 점점 가까워졌지요. 이 책은 단순히 ‘다름’을 말하지 않아요. 다름이란 결국,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를 여는 열쇠라는 걸 보여 주지요.


말을 잘하는 아이, 움직임이 자유로운 아이, 감각에 민감한 아이...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지요. 이 그림책은 그런 다양한 방식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걸, 그리고 그 다름이 우리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걸 일러 주지요. 장애는 누군가의 특별함이 아닌 ‘하나의 모습’일뿐이라는 메시지, 그리고 그 모습에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 경험이 될 수 있는지를 따스하게 전해 줍니다.


특히 ‘혀를 내밀고 바람을 핥는다’는 장면은 언어가 아닌 감각으로 세상을 느끼는 법을 보여 주지요. ‘같아지기’가 아닌 ‘함께하기’로 옆에서 기다려 주고, 따라 걸어 주는 마음이 필요하지요. 조금 다르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지요.


책 표지에는 바닷가에서 두 아이가 물을 튀기며 놀고 있어요. 발밑으로 밀려오는 파도에 깔깔 웃고, 바람을 머금은 얼굴엔 생기가 가득하지요. 그 모습만으로도 이 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빛나는지 느껴졌지요. 선명한 수채화의 바다색과 연필선이 어우러지는 그림은 저를 단번에 반하게 했고, 표지 제목의 글자에 스며든 그라데이션도 참 인상 깊었지요.


그림 속 바다는 유난히 다르게 다가왔어요. 위 룽 작가의 그림은 수채화의 농담과 연필선의 세밀함이 어우러지며 인물들의 표정을 감정 깊이 있게 표현되었지요. 특히 해변 장면에서는 바람이 부는 듯한 흐름과 색의 밀도가 그대로 살아 있었어요. 장면마다 달라지는 아이들의 표정은 말보다 많은 이야기를 전해 주었지요. 텍스트와 그림이 절묘하게 맞물려 긴 여운을 남기네요.


‘이해한다는 건 결국 함께 걷는 연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의 감각은 어른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깊지요. 그들의 방식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은 어른들에게도 배움이 되지요. 섬세한 감정선, 조화로운 그림, 특별하지 않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그림책이지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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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 - 첼로 연주에 귀를 기울이면 마법이 시작된다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2
원 애닝 지음, 문주선 옮김 / 지성주니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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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 - 첼로 연주에 귀를 기울이면 마법이 시작된다 / 원 애닝 / 문주선 / 지성주니어 /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2 / 2025.06.30 / 원제 : 看见天鹅的房间(2023년)



그림책을 읽기 전


비가 내리던 날 도착했던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였어요.

창밖은 회색 구름 가득하지만, 책을 펼치자 첼로 소리가 상상 속에서 흐르기 시작했지요.

지루했던 하루가 조금씩 환해지는 느낌, 책이 먼저 말을 걸어오네요.





그림책 읽기




호수가 있는 근처 공원에 가기로 했지만 하루 종일 비가 오지 뭐예요.

"심심해 죽겠어요!"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했던 놀잇감이었다고요? 지금도 이걸로 놀 수 있어요?"

"그럼, 놀 수 있고말고! 이 놀잇감이 마법을 부린다는 거 알고 있니?"




솔 - 파 - 시

소리는 저 먼 숲에서 퍼져 나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듯했어요.





그림책을 읽고


할아버지 집에 놀러 온 엠마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려서 호수로 나갈 수가 없었어요.

모든 것이 지루해지자 벽장을 뒤졌는데 할아버지의 어릴 적 놀잇감을 발견했어요.

그건 마법을 부리는 악기, 바로 첼로였어요.


할아버지의 손이 춤을 추는 듯 움직이며 소리를 퍼뜨리자,

첼로에서 솟아난 음들은 엠마를 감싸안고 꽃을 피우고 나무를 흔들며, 백조로 되어 눈앞에 나타났어요.

할아버지의 연주가 멈췄고 엠마의 귀에 온갖 소리가 다시 들여왔어요.

지루하고 평범했던 엠마의 하루는 그렇게 달라졌어요.


수많은 음악을 주제로 한 그림책 중에서도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는 특별하게 다가오네요.

첼로 연주를 QR 코드를 통해 실제로 들을 수 있고, 색채와 선의 변화 속에서 음악의 흐름을 눈으로도 감상할 수 있어요.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울어진 이야기가 되었지요. 특히 엠마의 감정선에 따라 배경의 색이 바뀌는 장면은, 할아버지가 말한 마법이 펼쳐지는 순간이지요.


할아버지가 현을 켜는 순간, 첼로의 낮고 깊은 소리가 방 안 가득 퍼지고 꽃이 피고, 비에 젖은 나무와 풀 냄새, 색색의 바람, 백조가 함께 날아들어요. 음악이 만들어낸 세계에서 엠마의 감각들이 하나씩 깨어나고, 연주가 끝난 후에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지요. 이제는 평범한 일상의 소리마저도 다정한 친구처럼 느껴지지요.


이 책의 그림은 ‘모노타입 인쇄’ 기법으로 완성되었어요. 손으로 눌러 찍은 듯한 잉크의 질감과 색연필의 부드러운 결이 어우러져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전하지요. 첼로 연주자 송자오(宋昭)가 직접 연주한 생상스의 ‘백조’ 음원은 이 장면들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주지요.


이 그림책은 보이는 것보다, 그 안에 그리고 그 너머에 더 깊은 시간이 담겨 있어요.

2019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자유롭게 외출조차 쉽지 않았던 시간 동안 만들어졌지요.

그래서인지 마지막 장면,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소란스러움과 활기, 사라졌던 일상이 다시 돌아온 풍경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네요. 겉보기엔 평범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조용히 말해주는 장면이에요.


첼로의 연주가 왜 ‘백조’로 표현되었을까 궁금해져 자료를 찾아보았어요.

2019년, 첼로 독주자 송자오(宋昭) 선생님이 원애닝 작가님의 다른 그림책 <精灵的歌>에 들어갈 곡을 직접 작곡해 주셨다고 해요.

그때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작가님은 첼로를 주제로 한 그림책을 구상하게 되었고 송 선생님께 “첼로는 선생님께 어떤 모습인가요?”라고 묻자 “첼로는 백조 같아요. 맑고, 우아하며, 고귀하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그 말에서 ‘백조를 볼 수 있는 방’이라는 문장이 작가님의 머릿속에 떠올랐고,

비 오는 날, 할아버지의 연주를 통해 백조를 ‘보고’, 상상의 문이 열리는 이야기로 이어졌다고 해요.


비 오는 날의 심심함이라는 평범한 순간,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았지만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는 지루함 속에서 아름다운 감각을 발견하는 법을 알려주었지요.

첼로 연주를 담은 QR 코드 음원은 그림책 읽기의 즐거움을 더해주었고,

지루했던 하루가 들려준 음악은 아이들이 오래도록 간직하게 될 상상의 힘이 되었어요.




엠마의 하루는 색으로도 표현되어 있어요. 앞면지에는 지루하고 따분했던 시간을 닮은 파란색이 펼쳐지고,

이야기가 흐르며 감정이 변해갈수록 색이 조금씩 따뜻해져요. 책의 마지막, 뒷면지에서는 노란빛이 감돌지요.

음악과 상상이 엠마의 하루를 어떻게 바꿨는지를 색으로도 보여주는 구성이에요.




- 첼로 연주가 돋보이는 '백조' 음원 수록 -



QR코드로 수록된 첼로 연주 ‘백조’는 이 책을 위해 새롭게 녹음된 음원이지요.

다운로드도 가능해 언제든 첼로 선율과 함께 그림책을 펼칠 수 있지요.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고전 <동물의 사육제> 중 한 곡인 ‘백조’는, 세월을 견디며 사랑받아온 음악이에요.

음악이 끝난 뒤, 일상의 소리마저도 한 편의 음악처럼 들리는 특별한 경험이 기다리지요.


출판사 지성주니어 SNS : https://www.instagram.com/hdjsbooks_jr/




-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 완성 과정 -



<비 오는 날은 뭐 하고 놀지?> 는 모노타입 인쇄 기법을 사용한 작품이지요.

이 기법은 실패율이 높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위해 수많은 반복 작업이 필요했고,

완성된 장면 위에 색연필을 더해 최종 이미지를 완성했지요.

표지 장면 역시 2019년, 2021년, 2023년에 걸쳐 작업되었으며,

3년에 걸친 제작 과정은 작가의 SNS 스토리에 기록되어 있지요.


원 애닝(Aining Wen, 温艾凝)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aining_wen/




- 원 애닝(Aining Wen, 温艾凝) 작가님 -



베이징 출신의 촉망받는 젊은 그림작가예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아트스쿨을 졸업하고 베이징으로 돌아와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어요. 그림책에서 표현할 수 있는 음악적인 요소를 탐구하는 것을 좋아해요. 2021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일러스트레이션 부분 파이널 리스트에 올랐으며, iJUNGLE 국제 일러스트레이션상을 수상했어요.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원 애닝(Aining Wen, 温艾凝) 작가님 홈페이지 : https://cargocollective.com/Aining




-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시리즈 -



지성주니어는 현대지성 출판사의 어린이 브랜드이지요.

이름부터 자꾸 손이 갈 것 같은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시리즈가 있어요.

모두 두 권이 출간되었어요. 앞으로도 좋은 그림책을 많이 많이 출간해 주세요.


<엄마 몰래 강아지를 키우는 방법> : https://blog.naver.com/shj0033/223881199081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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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같은 너를 기다리며 레인보우 그림책
빅터 D. O. 산토스 지음, 안나 마르그레테 셰르고르 그림, 윤영 옮김 / 그린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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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햇살 같은 너를 기다리며 / 빅터 D. O. 산토스 글 / 안나 마르그레테 셰르고르 그림 / 윤영 역 / 그린북 / 레인보우 그림책 / 2025.06.25 / 원제 : A Birthday Friend(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문 앞에 앉아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아이의 모습이지요.

이 아이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아니면, 어쩌면 누군가에게 다가갈 용기를 준비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네요.



그림책 읽기




'이제 곧 여덟 살이야. 내 생일이 한 달도 안 남았어...'

이번 생일은 예전과 많이 다를 거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무엇보다 친구들이 많이 그리웠어요. 페드로는 함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필요했어요.

페드로의 말을 들어 줄 사람. 페드로를 아껴 줄 사람.




페드로의 생일 전날이었어요. 현관문을 열자마자, 집 안 광경에 깜짝 놀랐어요.

당황한 페드로가 물었어요. "아빠... 이민자가 뭐예요?"




그림책을 읽고


낯선 곳에서 하루하루를 견뎌 내야 하는 아이가 있어요.

주인공 페드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혼자라는 감정에 익숙해져야 하지요. 친구도, 익숙한 말도, 익숙한 장소도 없는 곳에서 아이가 바라는 건 단 하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진짜 친구예요.


페드로는 상상하지요.

“내 여덟 번째 생일 선물로, 내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를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값비싼 장난감도, 멋진 파티도 아닌, 함께 눈빛을 주고받으며, 웃으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존재. 아이가 원하는 것은 거창하지 않았어요. ‘잘 놀아 줄 친구’나 ‘선물을 주는 사람’도 아니었지요. 그저 나를 진심으로 바라봐 주는 누군가, 그것이 전부였어요.


그 마음은 강아지 ‘버디’와의 만남으로 이어져요.

버디와 함께 보내는 따뜻한 시간은 그에게 소중한 선물처럼 느껴지고 페드로에게 꼬옥 필요한 존재가 되었지요. 하지만, 버디가 잃어버린 누군가의 소중한 친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요. 페드로는 망설이면서도, 결국 소중한 존재를 되돌려주는 선택을 하게 되지요. 자신의 기쁨보다 누군가의 상실을 먼저 생각한 마음이었어요.


강아지를 되돌려주는 결정은 이야기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지요.

버디를 보내주고 돌아서는 처음엔 작은 허전함이 남았지만, 그 진심은 곧 새로운 인사로 이어지지요.

“우리 집에서 같이 점심 먹을래?”

이 말은 페드로의 마음에 처음으로 따뜻한 햇살이 스며드는 순간이 되었어요.

페드로가 기다리던 따뜻함은, 결국 자신의 선택에서 시작된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지요.


페드로는 처음엔 누군가를 기다리는 아이였지만, 마침내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아이로 성장했지요.

그 진심이 새로운 인연을 불러오면서 기다림은 멈춰 있는 시간이 아니라, 조금씩 마음이 자라는 시간이라는 걸 알려주었지요.

문 앞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표지 속 아이의 모습처럼, 이 책은 '기다림'이라는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더해주지요. 누군가에게 햇살 같은 존재가 된다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라 마음을 건네는 작은 용기에서 시작되는 일이라는 것을요.


글을 쓴 빅터 D. O. 산토스는 브라질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해 정착한 작가라고 해요.

이민자의 시선으로 아이들이 겪는 낯섦과 불안,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작은 희망과 용기를 따뜻하게 풀어냈어요.

그림 또한 이야기의 감정선을 깊이 있게 따라가지요.

화사한 색으로 그려진 과거와 회색빛으로 채워진 현재가 강하게 대비되고, 학교 복도에서 북적이는 아이들 사이에 홀로 서 있는 페드로의 모습은 설명이 없어도 외로운 마음은 충분히 전해지는 장면이었지요.


안나 마르그레테 셰르고르 작가님의 그림은 조용하지만 강하고도 선명한 감정을 담고 있어요.

잔잔한 색감, 부드러운 빛, 식물들이 감싸는 공간, 그리고 아이의 조심스러운 눈빛. 모든 장면이 한 아이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져요.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 그 너머에 있는 감정까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지요.




- 레인보우 그림책 시리즈를 소개해요 -



🌈무지개처럼 다양한 빛깔,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레인보우 그림책 시리즈!

어린이의 일곱 빛깔 마음을 담은 레인보우 그림책.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책들과 함께 읽어 보세요.


- 내용 출처 : 출판사 그린북 SNS https://www.instagram.com/greenbook1993





- 안나 마르그레테 셰르고르(Anna Margrethe Kjærgaard) 작가님 작품 -



덴마크에서 태어나 덴마크 왕립미술학교와 폴란드 크라코프 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ㄱ션을 공부했습니다. 2016년에 <우리 집>으로 덴마크 문화부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았고, 2020년에 <어느 날 문득 내게>로 노르딕 위원회 어린이 청소년 그림책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2022년에 작품 <잃어버린 토끼, 커피, 눈풀꽃>이 밀드레드 L. 베첼더 명예의 책, USBBY 우수 국제 도서 선정, 그리고 커커스 상 영 리더스 문학 부문의 최종 후보작으로 오르는 등 작품성을 주목받았습니다. 현재 발트해에 있는 보른홀름섬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Anna Margrethe Kjærgaard인 작가님의 성함이 안나 마르그레테 셰르고르, 안나 마르그레테 키에르고르로 번역되어서 그림책이 전부 검색이 되지 않으니 참고하세요.


안나 마르그레테 셰르고르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am_kjaergaard/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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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8
에이미 헤스트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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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RHK(주니어랜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 / 에이미 헤스트 글 / 에린 E. 스테드 그림 / 강무홍 역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8 / 2025.06.20 / 원제 : Big Bear and Little Bear Go Fishing(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표지를 보는 순간, 따스한 햇살과 고요한 호숫가의 공기가 전해지는 듯해요.

낚싯대를 든 두 곰의 모습에서 여유롭고 다정한 하루가 그려지지요.

차분한 색감과 섬세한 선들이 전하는 잔잔한 감동이 기대돼요.





그림책 읽기




어느 날 큰 곰이 작은 곰에게 말해요. "지금 낚시하러 가면 딱 좋겠는걸."

작은 곰이 말해요. "응, 딱 좋을 것 같아."




옷을 입고, 장화를 신고, 낚싯대 두 개를 수레에 실어요. 하나만 더 챙기면요.

"스콘! 낚시할 때는 따끈따끈 맛있는 블루베리 스콘을 먹어야지."




"낚시할 때는 가만히 앉아 있어야지.", "낚시꾼은 기다릴 줄 알지."

큰 곰이 소곤소곤 말하자 작은 곰도 소곤소곤 대답해요. 햇빛에 호수가 반짝반짝 빛나요.





그림책을 읽고


햇살 좋은 날, 큰 곰과 작은 곰은 “낚시하러 가면 딱 좋겠다”라며 준비를 시작하지요.

꼭 필요한 옷과 도구를 하나씩 챙기고, 출출할 때 먹을 블루베리 스콘, 물고기를 기다리며 읽을 이야기책까지 수레에 담아 호숫가로 향해요. 그리고는 낚싯대를 드리운 채 아주 긴 시간을 기다리지요. 블루베리 스콘을 먹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지만 물고기는 좀처럼 잡히지 않아요. 그럼에도 큰 곰과 작은 곰은 조용히, 오래도록 기다리지요.


두 곰의 표정에는 실망이나 조급함보다는 “이 시간 자체가 좋아”라는 여유가 담겨 있어요.

낚시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보다, 준비하는 순간부터 그 과정을 하나하나 소중히 여기지요.

재촉도, 성급함도 없기에 여유가 생기고, 한발 물러선 시선으로 모든 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거예요.

‘함께 있는 시간’이 얼마나 귀하고 충만한 것인지도 자연스럽게 느껴지지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작은 곰은 수레에 앉아 아쉬운 표정으로 호수를 바라봐요. 하지만 물고기를 잡지 못했다고 다그치는 이는 없어요. 그저 둘이 함께 낚시터에 다녀온 오늘 하루가 소중할 뿐이지요.

큰 곰과 작은 곰의 짧은 모험은 결과보다 ‘함께한 시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날의 끝은 그물침대에 나란히 누워 조용한 낮잠으로 마무리되었지요.

아무것도 잡지 못했지만, 모든 것을 누린 하루였어요.


그림책을 읽다 보면 가끔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는 장면을 만나게 되지요.

두 곰이 낚싯대를 드리우며 “안녕, 물고기야!”라고 속삭이는 장면이 바로 그래요.

분명 낚시를 하러 온 건데도 물고기에게 인사를 건네는 그 천진한 모습에 푸하하, 웃음이 터졌어요.

이런 소소한 유머는 책에 잔잔한 온기를 더하고, 즐거운 여운을 남기지요.


작가 에이미 헤스트는 오랜 시간 글을 써 온 작가답게 절제된 문장과 반복 구조로 이야기를 안정감 있게 이끌어 가요. 큰 곰과 작은 곰은 보호자와 아이의 관계로 보이며, 다정하면서도 서로 존중하는 느낌이 가득해요.

에린 E. 스테드의 섬세한 수채화 그림은 서정적인 이야기의 결을 더욱 깊고 그윽하게 만들어 주지요. 그녀 특유의 따뜻한 화법은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고, 호숫가 풍경과 두 곰의 표정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어요.


이 그림책을 읽는 내내, 조용히 숨을 고르게 되는 순간이 많았어요.

‘조급하지 않아도 괜찮다’,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기쁨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마음속에 스며들어요.

‘지금’이라는 시간 안에 충실했던 하루는, 우리에게도 다시금 그리워지고 싶은 하루로 기억되지요.

조용한 저녁, 혼자 다시 꺼내 읽고 싶은 그림책이에요. 낚시터에 도착하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돌아오는 길…

그 모든 흐름이 마치 한 편의 조용한 클래식 음악처럼 느껴지거든요.





- <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 작업 과정 -



에린 E. 스테드 작가님의 SNS에서 <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의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었어요.

더미 작업 중 스케치, 딸과 함께 작업하는 모습도 무척 인상적이네요.

작가님의 손끝에서 피어난 이 이야기의 시작을 볼 수 있다는 건, 독자로서도 기분 좋은 일이에요.

작가님의 SNS를 방문하시면 더 많은 내용들을 만나 볼 수 있어요.


에린 E. 스테드(E. Stead)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erinestead/






- <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 원작에는... -



작가님의 SNS에서 원서 표지 사진을 보면서, 원작에는 덧싸개 커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검색을 하다 ‘이거다!’ 싶은 사진을 찾았을 때는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몇 번이고 하고 싶어지지요.)

덧싸개를 열면 고급스러운 브라운 톤에 형압과 후가공이 더해진 표지가 드러나요.

반짝임과 깊이감이 조화를 이루며 책의 물성과 가치도 함께 높아졌지요.

<해가 늦게 뜨는 아침>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그림책에서도 이런 아름다움을 한글 번역판에서도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 에린 E. 스테드(E. Stead) 작가님의 그림책 -



미국 미시간주에서 나고 자랐다. 남편 필립 C. 스테드와 함께 만든 첫 번째 그림책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로 2011년 칼데콧상을 받았다. 이후 후속작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을 비롯해 <해가 늦게 뜨는 아침>, <달님을 위하여> 등을 남편과 함께 작업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매김했다. 그린 책으로 <고래가 보고 싶거든>, <봄이다!>, <바다 우체부 아저씨> 등이 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주니어RHK 출판사 SNS : https://www.instagram.com/junior_rhk/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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