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대를 위한 지리 교과서 속 세계 분쟁 이야기 - 통합사회의 필수 ‘지리’가 알려 주는 세계 경제와 정치, 역사, 문화 그리고 분쟁!
한병관 외 지음 / 팜파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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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지리 교과서 속 세계 분쟁 이야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참으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먼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분쟁 지역을 알아두자. 무슨 일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살펴보자.

 

chapter 1. 풍요의 땅, 우크라이나는 왜 전쟁터가 되었을까?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러시아 - 크림반도

 

chapter 2. 21세기, 물의 전쟁이 시작되다 국제 하천 분쟁

나일강 -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메콩강 중국, 태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chapter 3. 무기 없이 싸운다! 국제 무역 분쟁

아편 전쟁 영국, 중국

미중 무역 전쟁 관세

한일 무역 분쟁 소재와 부품 수출입 문제

 

chapter 4. ’하나의 중국을 위해 침묵을 강요받는 사람들 중국과 소수 민족의 분쟁

신장과 티베트, 그리고 중국

 

chapter 5. 천연자원은 어쩌다 축복이 아닌 저주의 산물이 되었나? 콩고 민주 공화국의 자원 분쟁


이 항목에서 알아두어야 할 개념, 사건의 원인 등 살펴볼 게 많다.

분쟁 광물 : 아프리카 10개국 분쟁 지역에서 생산되는 콜탄을 비롯한 금, 텅스텐, 주석 등을 분쟁 광물이라 한다. (91)

책임 광물 : 분쟁 지역 밖에서 생산된 광물이라 할지라도 아동학대, 강제 노동 같은 인권문제와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광물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 (93)

천연자원의 저주 : 천연 자원이 오히려 많아서 분쟁과 빈곤이 끊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콩고이며, 그 반대의 경우는 보츠나와에서 찾아볼 수 있다.

 

chapter 6. 프랑스는 왜 무슬림이 많고, 테러도 자주 일어날까?

프랑스를 덮친 종교 분쟁- 프랑스

 

chapter 7. 불난 지구에 부채질하고 싶은 나라들 북극해 분쟁

 

chapter 8. 산악 민족, 쿠르드족이 세계를 떠돌게 된 사연은? 중동의 집시, 쿠르드족 분쟁

 

chapter 9. 분쟁의 스테디셀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영토와 종교가 얽매인 중동 분쟁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그들의 분쟁 원인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해진다.

영토 분쟁, 종교 분쟁 그리고 민족 분쟁인지, 아니면 그 셋 모두가 원인인지?

그래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분쟁의 스테디셀러라 하겠다. (155)

영원히 끝나지 않는 분쟁,

 

chapter 10. 유럽에서 부는 독립의 바람

유럽의 분리 독립 분쟁-

영국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잉글랜드.

스페인 카탈루나.

이탈리아 이탈리아 북부 (파다니아), 이탈리아 남부

 

그래서 이런 일이 생겼다. - 끝없는 분쟁

 

필자는 이런 분쟁들의 원인을 각 건마다 분석하고 있는데, 그 중 제일 가는 이유가 바로 지리적 요건 때문이다. 예컨대, <21세기, 물의 전쟁이 시작되다 국제 하천 분쟁>에서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이렇게 세 나라가 나일강을 둘러싸고 분쟁을 하고 있는데, 이는 다음 지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리적 이유가 가장 큰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나일강은 에티오피아에서 발원하여 수단을 거쳐 이집트를 통해 지중해로 빠져나간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세 개 나라가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나일강 하면 이집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세 개의 나라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 이 책으로 알게 된다.





 

그런 분쟁, 우리와 상관 있다, 없다?

 

그렇다면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대체 우리가 그런 분쟁, 남의 일처럼 보이는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

 

그것은 그런 사건들이 남의 일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우리에게도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사건들이다.

예를 들자면, 무역 분쟁이 바로 그런 경우다.

 

우리가 중국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아편 전쟁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알고 있는데, 그건 단지 과거 남의 역사로만 끝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그 <chapter 3. 무기 없이 싸운다! 국제 무역 분쟁> 항목에서 과거 중국과 영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일어난 아편 전쟁을 다루고 있는데, 이어서 <관세 미국, 중국>전쟁을 다루고 있고 또한 일본과 우리나라와의 무역 분쟁도 다루고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무역 분쟁은 끝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것들이니, 이런 분쟁이 강건너 등불이 아닌 것이고,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특히나 요즘은 세계화 시대가 아닌가. 세계화의 역설이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는 모두 함께 전쟁을 겪는다. (27)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니

이제 우리와 상관없는 전쟁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남의 일이라고 그저 강건너 불 구경하듯이 바라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십대를 위한.....>이라고 되어 있지만, 이 책은 세대를 불문하고 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기 위해, 인류 역사를 알기 위해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왜냐면,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을 이해하려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 날 뉴스에서 세계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이 빠진 적이 있던가. 해서 우리는 이 책을 꼭 읽고 그런 상황이 왜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야,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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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맛집 도문대작 - 내란수괴 이이첨과 허균의 왕 만들기
임요희 지음 / 세상의아침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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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맛집 도문대작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이 책의 제목 <도문대작>이란?

 

도문(屠門)은 푸줏간.

대작(大嚼)크게 쩝쩝거린다는 뜻이다. (12)

 

<도문대작>은 허균이 쓴 책이름이다.


허균이 <성수시화>를 지었고, 시문집 <성소부부고> 26권을 탈고했다,

<성소부부고> 맨 마지막 권이 음식 품평책인 <도문대작>이다. (121)

 

여기에서는 허균이 개설한 주막집 옥호로 사용된다. 즉 음식점 이름이 도문대작이다.

이 책은 그 주막, 도문대작을 무대로 하여 벌어지는 역사 팩션이다.

주인공은 일단 허균.

 

역사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일인데,

 

줄거리 속에서 과연 어느 게 역사적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작가가 상상으로 원래의 사실에 덧붙인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 소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사건, 그래서 확인해 보았다.

 

허균이 전시 대독관으로 시험 부정과 연루해 함열로 귀양을 갔다. (120)

 

이에 대하여는 이런 역사적 기록이 보인다.

[161010월 전시(殿試)의 대독관(對讀官)으로서 과거 답안지를 채점하면서 형 허성의 셋째 아들 허보(許寶)와 셋째 딸의 남편 박홍도(朴弘道)를 합격시켰다는 혐의로 사헌부가 탄핵했다.]

 

허균이 도승지 벼슬을 했는가? (133)

 

이건 사실이 아니다. 허균이 도승지로 일했다는 것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허균의 역할을 부풀리기 위해 도승지 벼슬을 한 것으로 나오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능창군이 옥에서 자결했다. (155, 173)

 

이것 역시 사실이 아니다.

[능창군은 1612(광해군 4) 겨울에 능창군으로 진봉되었다.

어려서부터 지혜로웠고 독서를 좋아했으며 외모도 훤칠하게 잘 생겼고 무술에 뛰어나 말타기와 활쏘기를 잘하는 등 다방면에 재주가 뛰어났다고 하는데 그래서 붙은 별칭이 '현공자(賢公子)'였다.

능창군도 역시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으로 추대했다는 것이라는 누명을 씌어 잡혀와 창덕궁 인정문 뜰에서 광해군에게 직접 심문을 받았고, 이후 잠시 옥에 갇혔다가 강화도 교동군으로 귀양을 떠났는데, 거기에서의 생활이 혹독했다. 결국은 견디지 못한 능창군은 16151117일 유배지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때 나이는 겨우 17.] (나무위키)

 

이렇게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사건이 결합하여 이 소설을 만들어가고 있으니,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로 작가의 상상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심을 갖고 읽으면, 재미있는 소설이다.

 

등장인물은?

 

허균, 허준, 이이첨, 광해

능양군 후에 인조가 되는, 선조의 후궁 인빈 김씨의 손자. (104)

능창군 – 귀향지에서 자살

강변칠우 박응서, 서양갑, 심우영, 이경준, 박치인, 박치의, 김명손.

그밖에도 윤선도, 김성립 등이 등장하는데, 주요 줄거리와는 관련이 없다.


여기까지가 역사상의 실존인물이고, 그밖에 작가가 만들어 투입한 가상의 인물들이 또한 많이 나온다.

 

서양 문화가 그 때에 소개되었나?

 

메뉴판은 만유판으로 등장한다. (13)

 

도문대작에서 음식을 주문받으면서 만유판를 보여준다.


여기 만유판이 있으니 이 중에서 골라보시지요.

메뉴판? 그것이 무엇이요?

메뉴판이 아니고 만유판(萬有板)입니다. 만가지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는 뜻이지요.

 

여기에 쇼생크 탈출도 등장한다.

 

저 서역 너머에 소생구(甦生口)라고 하는 감옥이 있었다.

그곳에 갇혀 있던 자가 열자나 되는 벽에 구멍을 내고 구멍을 내어 탈출에 성공하니 중국에까지 소문이 났다. (72)

 

그 다음에 이런 이야기, 소개하는 데에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다.

 

잉글랜드라 하는 섬나라가 있는데, 그것 튜터 왕조에 에드워드 6세라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192)

 

이런 일을 꾸미는 주인공 허균이 그렇게 <왕자와 거지> 이야기를 광해에게 들려주며, 잠시동안 왕이 도문대작에 숨어 거처하고, 궁에는 왕의 대역으로 다른 사람을 보내는 계책을 제안하자, 광해는 그대로 따라한다,


여기에서 문득 어떤 영화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떠오른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허균, 왕을 만드는 남자>

 

이 소설의 주요 부분이 바로 이부분이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설정을 작가가 가져와서 마음껏 상상을 펼치고 있다.

 

광해는 허균의 계획에 따라 궁을 떠나 <도문대작>에 몸을 숨긴다.

거기에서 몸소 일반 백성들의 삶을 보게 되는데, 그런 가운데 궁안에서의 왕의 삶과 백성들의 삶이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를 깨닫게 되고, 그런 깨달음에 따른 정치 개혁을 하나씩 시행해나간다.

 

즉 궁밖에 있으면서 왕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궁안에서는 다른 사람이 광해 대신 왕이 되어 개혁적 조치를 해나간다는 설정, 그리고... 이하는 생략.


다시, 이 책은?

 

우리가 바라는 왕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현재로 돌아와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작가는 조선 시대 광해군의 시대를 빌려서, 현대의 리더상을 그려내고 있다.


독자들은 실제 역사와 작가가 만들어낸 소설 속의 역사, 그리고 그것을 다시 현대로 끌고와서 우리의 바람을 살펴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어가는 재미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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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를 만나다 - 구토 나는 세상, 혐오의 시대
백숭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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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를 만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르트르를 만나다라는 책이다.

책 제목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사르트르를 만났다.

만나서 그를 알게 되었다.

 

사르트르, 전에는 모르던 사람이다. 알지 못하던 철학자다.

뭐 알기는 했다. 이런 정도로.

시몬 드 보부아르와 계약결혼을 했다든가, 그가 했다는 유명한 말 몇 마디 듣기는 했다.

가령 인간은 내던져진 존재, 말도 어렵지 피투(被投)라니. 그리고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말. 하여튼 어렵고 그저 안개 속에 있는 듯, 그것도 저 멀리에 보일락말락했던 철학자였는데, 이 책으로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그간 들었던, 그래서 알고 있었던 것들보다 더 정확한 그의 모습과 발언의 참된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저자는 그 어려운 철학, 그 중에서도 더 어려운 사르트르를 아주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내가 사르트르를 제대로 만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것은 저자의 바탕에는 이런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철학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역사, 다른 인물, 이슈, 시사 문제, 사회 문화

그래서 저자는 철학을 쉬운 말로, 일상적인 표현으로,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문학, 음악, 영화 등을 통해서 쉽게 접근하도록 한다. (15)



 

저자의 이런 다짐대로 이 책에는 사르트르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관련된 소설, , 음악과 영화 등 수많은 장치가 녹아들어 있다. 해서 사르트르에 올라가는 등산길이 재미있고, 즐겁기만 하다.

 

이런 것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그래서 사르트르에 대하여 제법 많이 알게 되었다. 이런 것들.

 

사르트르는 유독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없다는데, 이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한국전쟁은 남한의 북침으로 발발했다는 프랑스 공산당의 거짓 주장에 속아 한동안 북한을 두둔했던 사르트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겠지. (50)


부조리란?

지금까지 부조리라는 말을 문자적 의미, 이치에 맞지 아니하거나 도리에 어긋남. 또는 그런 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말에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조리란 세상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38)

 

그런 설명을 듣자, 이게 뭐지 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그 문장을 새겨보게 되었고, 결국 위키백과의 도움을 받아, 이런 개념인 것을 알게 되었다.

 

[부조리 不條理 absurdism) 위키백과

부조리(不條理, 영어: absurdism)는 불합리·배리(背理모순·불가해(不可解) 등을 뜻하는 단어로서, 철학에서는 '의미를 전혀 찾을 수 없는 것'을 뜻한다.

원래는 조리에 맞지 않는 것이라는 논리적 의미만을 표시하는 말이었으나, 합리주의 철학의 한계 속에서 등장한 실존주의 철학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용어가 되었다. 알베르 카뮈는 부조리라는 개념을 철학적으로 의미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런 설명도 의미있다.


사르트르는 흡연자였다. 그는 평생 담배를 끊으려고 노력했다.

그가 흡연과 관련해서 한 말에 이런 말이 있다.

흡연은 전유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이다. (203)

 

이런 말 읽었으면, 예전같았으면 두말할 필요없이 패스했다.

, 멋진 말이구먼, 흡연은 전유적이라..... 멋져!

그랬을 것을 이번에는 달랐다. 그 말을 설명한 것이 마음에 와 닿는 것이었다.

 

그것을 이 책에서는 청년 p와 신사와의 대화를 통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네요.

(흡사, 나의 경우를 말하는 듯하다. 해서 더 관심을 갖고 읽게 된다.)

: 사르트르는 담배를 파괴적인 행위라고 말하고 있어. 그 파괴적인 행위를 통해 담배를 소유한다고 봤지

: 담배를 소유한다고요?

: 그의 말은 단지 담배 한 갑을 주머니에 갖고 있다는 의미가 아냐. 담배를 피우는 행위 자체가 소유의 본질, 즉 모든 소유 욕망의 동기를 가장 추상적인 형태로 보여준다고 봤어. 담배 연기가 코를 타고 폐로 들어가 분해(파괴)되면서 내 몸의 일부가 되는 거야. 이를 사르트르는 결정화라고 불렀지. (205)

 

내가 담배를 피운다면 이 말이 더 잘 이해되었겠지만, 피우지 않아도 이해가 된다.

결정화라는 용어도 그럴 듯하게 들린다. 이게 바로 담배 하나도 놓치지 않고 철학으로 설명하려고 하는 철학자들의 철저한 직업의식(?) 아닐까.

하여튼,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나로 하여금 사르트르를 친근하게 만나도록 한 것이다.

 

특이한 이 책의 서술 구조

 

저자는 사르트르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특이한 서술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바로 대화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처럼 사르트르를 모르는 사람 (청년 P)와 사르트르를 잘 아는 신사를 배치하여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앞서 인용하면서 소개한 바와 같다.

 

해서 나같은 사람은 청년 p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나의 마음을 거기에 담아놓고, 말한 다음에 신사가 뭐라 대답하는지를 고대하면서 읽게 되는 것이다.

 

그 대화중에 앞에, 앞에 소개한 것처럼 소설, 음악, 영화 등을 인용하면서 설명의 도구로 사용하니,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사르트르의 발언중 사랑하는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저자는 이를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아고의 이간질에 빠져 아내 데스데모나를 오해한 오셀로와 비슷하지. 결국 오셀로는 아내의 불륜을 의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다 자살하고 말잖아. ‘사랑하는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사르트르의 말을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멋대로 심판하지 말라는 거야. (247)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우리는 눈으로 신체를 제일 먼저 훑지. 몸을 바라보는 거야. 사르트르는 이렇게 신체les corps를 바라보는 시선이 타자를 소유하도록 이끈다고 말했어. 그다음 우리는 시선으로 타자를 흡수하지. ‘, 이 사람은 이렇고 이런 사람이구나. 저 사람은 저렇고 저런 사람이구나.’ 

그걸 두고 사르트르는 이렇게 말했어. “타자의 시선이 세상을 통과하여 나에게 엄습한다라고. (95-96)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바로 이 말이다.

 

소수의 전문가만 전유(專有)해온 지식의 무게감을 최소화한다. (15)

 

그래서인지 사르트르에게 다가가는 내 발걸음이 무척 가벼워졌다.

사르트르, 이제는 더 더 알고 싶은 철학자가 되었다.

이런 가르침도 이제는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사족 : 사르트르의 가르침 사르트르 어록

 

나는 존재하도록 던져졌다.”

혼자 있을 때 외롭다면 나쁜 친구만 사귀고 있는 것이다.”

타인은 지옥이다.”

말은 장전된 총이다.”

타자의 시선이 나를 엄습한다.”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다.”

선택하지 않는 것, 그것 또한 선택이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인간은 날마다 발명되어야 한다.”

불통은 모든 폭력의 근원이다.”

흡연은 파괴적인 소유 행위다.”

우리는 자유를 그만둘 자유가 없다.”

죽은 자로 있는 것은 산 자의 먹잇감이 되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판단하지 마라.”

신은 인간의 고독이다.”

참여는 행동이지 말이 아니다.”

 

이상 인용한 글은 모두 사르트르의 가르침이다.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깊은 가르침을 담고 있다. 저자는 그런 가르침을 독자들이 잘 이해하도록 청년 P와 신사의 대화를 통해 그 뜻을 헤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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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 창작은 삶의 격랑에 맞서는 가장 우아한 방법이다
마이클 페피엇 지음, 정미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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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을 읽다가 문득 저자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찾아보았다.

 

저자는 마이클 페피엇 (Michael Peppiatt)

<세계적인 미술사가이자 전기 작가, 큐레이터이며 현대미술 분야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60여 년간 동시대 예술가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교류하며 평전, 인터뷰집, 칼럼, 전시회 카탈로그 등 수많은 글을 썼고

프랜시스 베이컨, 알베르토 자코메티, 크리스티안 샤드, 다도, 아리스티드 마욜을 비롯해 여러 작가의 전시회를 큐레이팅 했다.>

 

, 그래서 그랬구나. 저자는 60여 년간 동시대 예술가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교류했다는 것, 그래서 예술가들에 대해 그렇게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었기에 이 책에서 그런 것들이 잘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프랜시스 베이컨, 알베르토 자코메티, 크리스티안 샤드, 다도, 아리스티드 마욜과는 각별한 사연이 있다, 그들의 작품 전시회를 큐레이팅한 것,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이 책을 통해 여실히 알 수 있다.

 

시작하는 글, 고흐

 

고흐에 대해서는 이런 말이 돋보인다.

 

예술가들의 삶을 조명하는 책을 여는 글이라면 빈센트 반 고흐에게 바치는 헌사만 한 선택도 없지 않을까? 내가 깊은 관심을 가져온 그 모든 예술가 중에서 반 고흐는 특히나 남다른 감흥을 일으킨다. (27)

 

맞다, 나 개인적으로도 예술가 중에서 언제나 반 고흐의 삶과 작품을 선두로 꼽고 있었으니 말이다.

 

여기에 실려있는 27개 꼭지의 글은 다, 글을 쓰게 되는 사연이 있는데,

 

저자는 글의 초입에 그 사연을 밝혀놓았다. 그러니 독자들은 그것을 유의해 읽고 본문을 읽으면 글에 담겨 있는 사연들을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5번째 글은 <피카소: 예술가가 세상에 자신을 보여주는 방식>인데, 글의 서두에 이렇게 이글을 쓰게 된 배경을 밝히고 있다.

 

온라인 남성복 쇼핑몰 미스터 포터에서 피카소의 패션 스타일을 주제로 자사의 잡지에 실을 에세이를 써 달라고 의뢰해 왔을 때 나는 글의 주제로는 너무 경박한 얘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90)

 

그러니까 여기에 실린 피카소 이야기는 그의 작품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피카소가 입고 다니는 옷을 주제로 한 패션 이야기인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

 

고흐가 피아노를 배우려고 했었다.


고흐는 폭넓은 독서를 이어가는 한편 음악의 하모니에 들라크루아아 색채 이론을 결부시키기 위해 피아노 치는 법을 배우려고도 했다. (37)

 

고흐가 피아노와 관련되는 것으로는 가셰 박사의 딸 마르그리트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 남아있는데, 고흐에게 피아노는 단순히 그림의 대상이 아니라, 그렇게 치는 것을 배우려 했다는 것, 이 책으로 알게 된다.

 

아리스티드 마욜,

 

(케슬러와 마욜) 두 사람이 대영박물관에 간 이유는 (.........) 마욜은  조각과 미술 전반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며, 이 답사를 깨달음의 순간이라고 밝혔다. (60)

 

피에르 보나르, 오브리 비어즐리,

 

저자에게 이 두 명의 예술가는 아주 의미있다.

저자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피에르 보나르와 오브리 비어즐리에 대한 에세이는 그 뒤에 실린 잡지에 실리게 되는 다수의 예술 및 문학관련 기사를 쓰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71)

 

피에르 보나르, 그는 대단한 끈기를 발휘해 예술 세계를 꾸준히 변화시키고 발전시켰다. 지칠 줄 모르는 열의로 작품의 주제를 가다듬고 또 가다듬으며 여지가 생겼다 하면 언제든 살짝 새로운 변화를 부여하려 했다. (78)

 

그런 결과 이런 일도 있었다.


뤽상부르 박물관에서 친구 뷔야르에게 경비원의 주의를 딴 데로 돌려달라고 부탁하고 물감을 꺼내 수년 동안 그 박물관에 걸려있던 자신의 그림을 재빨리 손 본 일도 있었다. (78)

 

반 고흐와 베이컨

 

반 고흐의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베이컨이 침대 머릿맡에 두고 반복해서 읽은 몇 안되는 책 중 하나였다. 베이컨은 반 고흐의 작품을 매우 존중했을뿐만 아니라 그가 쓴 편지에 담긴 자유롭고 다채로운 생각과 깊이 있는 통찰력에 매료되었다. (353)

 

고흐의 편지를 엮은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이 베이컨이 그토록 애지중지한 책이였다니, 다시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있다는 것 다시 확인한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저자의 친구가) 예전에 했던 말 중 기억난다며 소개한 글이다.

그는 매일 아침 아주 이른 시간마다 좋아하는 고대 그리스나 로마 시대 작가의 글을 원어로 읽는 것으로 하루를 열고 있다. 그리고 나면 그날을 어떤 사람도 자신의 하루를 망치지 못한다고 한다. (7)

 

나도 그랬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다.

 

그의 작업실에서 거의 하루 종일을 보냈던 일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그와 길게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가르침을 얻기도 했지만, 예술가의 작업실은 그 자체로 예술가에 대한 많은 것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공간과 빛, 완성되었거나 아직 미완성인 작품들, 예비 스케치, 사방에 흩어진 붓과 도구들, (마치 조리 전의 식재료처럼) 테이블과 바닥에 놓인 이런저런 재료들. 작업실을 나와서는 같은 건물의 또 다른 층에 있는 서재로 향했다. 이 인상적인 서재도 작업실 못지않게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 주었다. 타피에스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탐독하는 열정적인 독서가일 뿐만 아니라 동양 철학과 현대 물리학 같은 겉보기에는 전혀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이기도 했다. (322)

 

이 글에서 그는 안토니 타피에스이다.

화가의 작업실과 서재에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저자가 안토니의 작업실과 서재에서 얻었을 영감이 문득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이 책, 27개의 에세이에 화가를 담아놓았다.

 

반 고흐를 필두로 하여 저자는 이 책에서 베이컨, 자코메티, 호안 미로, 앙리 미쇼 등 20여명의 예술가를 소개하고 있다.

 

그 이름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빈센트 반 고흐, 아리스티드 마욜, 피에르 보나르, 오브리 비어즐리,

피카소, 호안 미로, 소냐 들로네, 크리스티안 샤드

도라 마르, 앨리스 벨로니리월드, 존 리처드슨,

앙리 미쇼, 장 뒤퓌페,

브르통에서부터 베케트까지:

자코메티, 발튀스, 살바도르 달리:

니콜라 드 스탈, 조란 무시치, 다도

안토니 타피에스, 프랜시스 베이컨,

베이컨과 자코메티, 루치안 프로이트, 레이먼드 메이슨, R. B. 키타이.

 

안타깝게도 이 중 태반이 모르는 사람이다. 부끄럽지만, 그래서 이 책은 의미있다.

몰랐던 사람을 알게 되었고, 이 책으로 점점 예술가들을 친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가 사랑했던 예술가들, 이 책을 읽고 난 많은 독자들은 저자의 뒤를 이어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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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산맥 한 달 여행 - 유네스코가 절경으로 꼽은 캐나다로키 15일 미국로키 15일
김춘석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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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산맥 한 달 여행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로키 마운틴, 즉 로키 산맥을 종주하면서, 저자가 보여주는 대로 군데 군데 들르는 도시마다 그 곳의 역사와 문화까지 섭렵하면서, 로키를 감상하는 것이다.

 

철저한 기록 정신

 

저자는 친구들과 같이 로키 산맥을 다니며, 철저한 기록 정신을 발휘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여정을 기록해 놓고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숙소를 출발하여 레이크 루이스 나들목을 조금 지나니 밴쿠버로 가는 캐나다 횡단 고속도로와 93번 도로의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분기점이 보여 오른쪽으로 나가 북쪽으로 올라갔다. (127)

 

이 글에서는 위치 정보가 드러난다.

 

선왑타 폭포를 보고 나서 재스퍼로 돌아가는 도로를 20여분 달리니 애서배스카 폭포 입구가 나왔다. (149)

 

따라서 20여분이라는 시간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저자는 기록하고 있다,

 

최고급 차를 마시고 약 36만원을 계산하여 엄청나게 비싸다고 생각하였으나. 일생에 한번은 마셔볼 만한 가치가 있었댜. (87)

 

가격 정보도 제공된다.

 

이곳은 사방이 만년설 산으로 둘러싸인 해발 1,330의 고개로 캐나다 횡단 철도와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교통의 요지이며 글레이셔 국립공원 등산, 스키 여행의 출발지라고 한다. (91)

 

이 호수는 자연과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주차장에서 왕복 22Km를 걷거나 공원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여야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109)

 

거리정보도 제공되고 있으니, 여행 목적지가 이런 곳이라면 참고할 만 하다.

 

이름의 유래도 또한 들을만 하다.

 

페이토 호수는 캐나다 로키에서 가장 높은 해발 1,860m에 있는 호수로 그 이름은 이 지역의 사냥꾼이자 가이드였던 빌 페이토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132)

 

이런 자료도 의미있다

 

레이크 루이스 역은 1965년에 개봉한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주인공 유리 지바고가 여자 친구 라라와 헤어지는 장면을 촬영한 장소로 유명해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79)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눈으로 보는 책이 아니다.

일단 눈을 감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음미하는 책이다.

그런데 물론 눈을 감기 전에 이 책을 몇 쪽은 넘겨봐야 한다. 그리고 그 중 몇 장의 사진을 눈에 넣고, 그 다음에 음미하는 것이다.

그런 책, 이 책은 로키 마운틴을 감상하는 것이다.



   (요호 국립공원의 히든 레이크)


또하나 있다, 이 책의 용도

저저는 워낙 기록에 철저하다.

대체 어떻게 다닌 곳들을 그리 세세하게 기억하고 기록할 수 있었는지, 위에 예를 들었던 수많은 정보들, 저자의 철저한 기록 정신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그러니 그런 정보를 토대로 하여 앞으로 로키 산맥을 다녀오고 싶은 독자들은 좋은 참고자료를 하나 곁에 비치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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