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처럼 여행하기
전규태 지음 / 열림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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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하나는 익숙한 여럿을 일깨워준다

 

여행을 떠난다.

전규태, 한국 문학의 대문호라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는 그가 여행을 했다는 책을 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죽음을 앞에 두고 한 여행이다.

 

그는 삼 개월 시한부 인생이라는 췌장암 선고를 받는다. 의사가 말하기를, 차라리 좋아하는 여행을 하면 객사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조언을 한다.

그런 조언을 듣고 드디어 여행을 떠나, 그 길이 십여 년간 계속되었다.

( 25쪽에 의하면 주치의 말대로 새로운 인연을 찾아 떠난지 벌써 스무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여행길에서 그는 생명이 어떻게 죽음을 이기는지, 마음이 어떻게 몸을 지배하는지를 체험한다. 그 기록이 바로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의 인생역정이 안타깝다.

 

말못할 사정까지 더해져, 정처 없이 떠돌아 호주에 정착하여 십여 년을 칩거하다가, 잠시 귀국한 사이에 호주에 있는 재산이 소실되었다니, 엎친데 덮친 격이다. 그런 상황에서 여행을 하면서 그 아픔 - 육신과 마음 -을 감내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이야기이니, 어찌 그 글이 범상하겠는가? 글마다 문장마다 그의 절심함이 묻어나서, 읽는 내내 마음이 짠했다.

 

그래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행의 시점이 어느 때인지, 그럴 말 못할 사정이 무엇인지, 때로는 앞에서 언급을 해 놓고는 뒤에 아무런 말도 없이 글이 끝나는 것들, 그래서 필자의 사정을 모른 채, 그저 막연하게 추측 - 짐작 - 으로 글을 이해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행을 하면서 또다른 자신을 만났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있다. 읽는 독자로서는 여행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서 여행으로 비유되는 인생의 삶이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어디로 가느냐?’는 여행철학을 어디에서 왔는가?’하는 인생 철학으로 마무리한다. 그러니 이 여행기는 그의 철학기행인 셈이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읽을 수 있다.

 

하나는 여행에서 느낀 감정들 - 느낌-을 기록한 여행기이다. 여행감()이라 할까? 아니면 여행감()을 기록한 것이라 할까? 1부에서 2부까지가 거기에 해당되는데, 여기에서 그는 여행의 구체적인 행선지나, 그 여행지의 풍경을 그리는 대신에 여행하면서 느끼는 생각을 기록하는 형태로 글을 쓴다. 그래서 어떤 경우는 여행의 목적지는 밝혔으나, 그래서 그 곳으로 가기는 하는데, 그 목적지가 글의 주가 아니기에, 언뜻 생각하면 글이 제대로 이어지거나 끝난 것 같지 않는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예컨대, 60 쪽 이하에 수록된 메리다의 밤이 미처 끝나지 않는 글 같은 경우이다.

또한 101 쪽 이하에 수록된 기차에 이르다에서는

 

시에나에서 아시시로 가고 있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데, 그 글에서는 아시시에 대한 정보라든가, 거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것을 말하는 대신에 가는 동안에 머릿 속에 떠오른 생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 여행기라기보다는 여행을 매개로 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한 것이다.

 

또 다른 것은 본격적인 여행기 성격을 띈 기록들이다.

이 책에서 제 3부가 거기에 해당되는데, 여기에서는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페루, 아라비아의 사막 어딘가를 여행한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서 건진 아포리즘

 

위에서 이 책의 내용을 분류하기를 여행감()과 여행기로 해 보았는데, 특기 전반부인 여행감()에서 그가 여행을 하면서 건져낸 생각들은 인생에 귀한 교훈으로 읽혀진다.

 

여행이란, 여행자에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다. 자기 안의 고독한 인간을 만나는 즐거움이다. (85)

 

발레리가 포착해 낸 것은 어느 고장에 사는 존재가 아닌 하나의 추상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여행자이제부터 일상의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여행자가 전혀 별도의 존재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110)

 

낯선 하나는 익숙한 여럿을 일깨워준다. (129)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하나만 꼽으라하면, 당연 이 문장이다. 여행을 하는 목적은 낯선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인데, 낯설음은 그냥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의 나를 던져버리고, 낯 선 곳에서 낯선 것을 보아야 비로소 자기 안의 낯선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낯설음이 내 안에 존재해 있는 수많은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보도록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그렇게 만드는 것이 여행이며, 또한 인생 그렇게 익숙한 것에 치지 않고 새롭게 바라보도록, 일깨워가며 살아야 한다는 것, 이 책에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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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 한국과 일본, 라면에 사활을 건 두 남자 이야기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김윤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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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역사, 한 권으로 맛보기

 

라면의 역사, 한 권으로 정리하기.’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그 쯤 되겠다.

우리가 즐겨 먹는 라면, 이 책의 표현에 의하면 대부분의 한국인이 생애 최초로 시도해 보는 요리’(255)인 라면이 어떻게 해서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는가를 기록한 책이다.

 

삼양라면의 고 전중윤 회장이 일본의 묘조 식품의 오쿠이 사장을 만나, 라면을 도입하게 되는 전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여기에서 전회장의 마음을 새기고 싶다,

625 동란 이후 우리 국민들이 배를 곯던 모습, 그래서 꿀꿀이죽에 목숨을 걸었던 모습, 그 모습을 보면서 전회장이 평생을 걸고 이루어야 할 일, ’건강하고 오래 살기 위하여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찾아내는일에 전생애를 걸어, 결국은 라면을 이 땅에 도입하며 주린 배를 채워주게 된 것이다.

 

그러한 노력은 결국 일본 묘조식품의 오쿠이 사장을 만나게 되는데, 그 자리가 지성이면 감천이다’, 라는 격언이 맞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오쿠이 사장을 전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그의 마음을 읽는다.

오쿠이 사장이 제시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두 라인 설치비용은 모두 합해서 천만엔, 환율로 계산하면 27천 달러에 구입......그리고 삼양식품이 독자적으로 생산이 가능할 때까지 기술 지원은 우리 묘조 식품이 책임을 지고 지도해드리겠습니다. 당연히 그건 무상 제공입니다.” (225)

 

아마 그런 조건은 전무후무한 것이리라.

그런 파격적인 조건에 의해 기계와 기술이 도입되었고, 그래서 생산된 라면이 공급되었을 때에 가격이 우리 돈으로 10원이었다. (264, 라면 가격의 변천사)

 

당시 커피 한잔에 35, 영화가 55, 담배는 가장 대중적인 것의 가격이 25원이었으니, 10원이라는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묘조 식품이 그렇게 파격적인 조건으로 제공하게 된 것을 바로 전회장의 마음을 오쿠이 사장이 읽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회장이 말한 바, 에도 시대 일본과 조선의 관계에 큰 역할을 한 아메노모리 호슈라는 사람의 ()과 신()의 교류’(214)가 이루어지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전회장이 한 달 가까이 일본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하네다 공항을 통해 귀국하기 위하여 비행장에 도착한 순간이 아닐까 한다.

그 때 오쿠이 사장의 비서가 헐레벌떡 달려와 편지 봉투 한 장을 내민다.

거기에는 영업기밀이라면서 보여주지 않고, 결코 알려줄 것 같지 않은 스프 배합표가 들어있었다.

오쿠이 사장이 전회장의 인격을 다시 한번 확인한 다음에. 그 인품을 믿고 건네준 것이다.

배고픈 서민들의 허기를 채워줄 수 있도록, 하라는 당부와 함께.

 

이 책을 쓴 저자는 일본인 무라야마 도시오이다. 일본인이 그가 일본과 한국 양국을 돌아보면서, 라면이 어떻게 일본에서 시작되었으며, 그것이 어떻게 해서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올게 되었는지를, 아주 담담하게 어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기록한 것이다. 음식의 역사를 아주 담백한 맛을 내도록 기록한 책, 라면의 기록으로는 아주 안성마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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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우리는 이기적일까 - 인문학으로 풀어보는 너, 나, 우리의 16가지 고민
송가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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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컨은 늘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발견된다.

 

리모컨은 늘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발견된다.

 

리모컨은 늘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발견된다.”

 

이 책 52쪽에 나온 말이다.

저자는 이 말을 이런 식으로 사용했다.

리모컨을 어디에 두었는지 깜빡하는 우리의 기억은 그래서 불완전하다, .

그런데 나에게는 이 말이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은리모컨이 아니라, ‘아예 잊어버려서 리모컨을 생각하지도 않게 되었는데, 바로 여기에서 발견한 기분으로 읽었다.

 

리모컨을 여기에서 발견하게 되다니!!

리모컨을 잃어버려서, 이제는 아예 잊고 살아왔는데, 여기에서 발견하다니!

 

그토록 읽고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던 철학적 개념들이 저자의 설명을 읽고 있노라니, 이게 그리 이렇게 쉬운 말이었던가? 나는 지금까지 그런 책들을 헛 읽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키르케고르의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 세가지

 

키르케고르에 의하면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심미적으로 살라가는 것, 윤리적으로 살아가는 것, 그리고 종교적으로 살아가는 것.

 

, 이것을 한번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 보자.

 

<심미적으로 사는 삶은 쾌락 속에서 사는 삶이다. 온갖 향락과 즐거움을 쫓는, 한번 쯤, 아니 여러번 살아보고픈 삶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사는 이들은 안정을 얻지 못하고 좌절 중이다. 늘 더 큰 쾌락을 추구하지만 심미적 쾌락을 얻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결국 이들은 심미적 삶에 절망하고 다른 삶을 살기를 원한다. 바로 윤리적으로 사는 삶이다.

이런 삶은 사회적 법규와 규칙을 엄격히 지키며 사는 삶이다. 한마디로 숨 막히고 답답한 삶이다. 알다시피 이렇게 사는 것도 쉽지 않다. 완벽한 규율을 따르기에는 우리는 너무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이런 절망을 계기로 윤리적으로 살던 이들은 다른 삶을 살려한다. 바로 종교에 귀의하는 삶이다.

종교적인 삶은 신에게 의존하며 사는 삶으로, 신에 대한 믿음을 통해 본래의 자신을 찾을 수 있다 믿으며 산다. >(61)

 

, 여기까지 읽으면서 키르케고르가 말한 바 세가지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그 순서와 과정을 그래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전에는 몇 번씩이라 읽었어도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탓인지, 아니면 나의 이해가 부족했던 탓인지, 세 가지 방법이 따로 겉돌기만 했었는데, 이 설명에 의하면 그 과정이 이해가 잘 되는 것이었다. 그러니 내가 잃어버렸던 리모컨, 그래서 아예 잊어버렸던 리모컨을 뜻밖의 장소에서 찾은 기분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거기까지 읽고 나니, 그래도 뭐가 부족했었다.

아니, 그렇게 심리적 삶에서 윤리적 삶으로, 그리고 다시 종교적 삶으로만, 그러니까 한 방향으로만 살아갈 수 있을까? 그 반대방향으로도 가는 경우도 있던데,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그 다음을 보니, 저자는 거기에 대한 대답도 이미 해 놓고 있었다.

<이 흐름은 일방적이 아니다. 다음 삶으로 도약한 후에도 이전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 대박 아이템을 보면서 다시 사업에 손을 대고, 토한 기억이 사라질 때쯤에는 그 메뉴를 다시 주문하는 것처럼. 그러므로 다음 삶으로의 도약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련이 남지않게 현재 삶에서 충분히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이다.>(62)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이전 삶에 미련이 남지 않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현실을 바꿀 것인가, 자신을 바꿀 것인가?

 

저자가 그런 식으로 결론 내린 것, 또하나 짚고 가자.

현실이 변했다라는 말의 진의는 자신의 현실이 변했다이다.(26)

 

조금 표현이 부자연스럽지만, 그 말의 의미는 이렇다.

우리는 대개 사회의 현실에 순응한다. 원하는 일을 찾기 보다는 자신을 원하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이게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현실이 바뀌면 어떤 일이 생길까?

내가 원하는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설령 실패하더리도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 얼마든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은 얼마든지 해 볼 수 있다. 그렇게 현실이 바뀌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렇게 현실이 바뀌면 우리 삶도 바꿔질까?

 

그렇게 생각하던 저자는 이런 생각에 당도한다.

원하는 일을 하는 이들은 현실이 바뀌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꾼 게 아닐까?”(25)

 

그래서 결론에 이르기를, 위와 같이, 즉 사회의 현실이 변하지 않아도 만약 우리 자신이 변한다면 우리의 현실이 분명 달라진다는 것이다.

 

인문학은 현실에 답을 주지 못하는 것일까?

 

저자는 인문학이 현실적인 삶에 답을 줄 수 있는 것이라 주장한다. 얼마든지 인문학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인문학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답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인문학은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고 있다. 물론 메시지를 쉽게 발견할 수는 없지만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를 알 수 있다.>(8)

 

그래서 여러 철학자의 이론도 우리의 삶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에 대한 훌륭한 실례를 앞서 살펴본 바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들의 고민을 인문학으로 풀어보고 있는데, 20대가 아닌 나로서도 이 책은 의미가 있게 읽혀진다. 살아보았는데, 저자가 이 책에서 하는 말들이 맞다. 희한한 일이지만 내 나이까지 안살아본 저자는, 마치 나보다 더 잘살고, 오래 산 것처럼 인생의 고민을 잘도 풀어나간다. 그것도 인문학으로! 인문학의 힘이 그렇게 세다. 그것, 분명하다. 그래서 저자가 인문학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 바뀌기를, 바라는 것,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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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 공포 편 - 검은 고양이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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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2 공포편

 

' 검은 고양이'만 알고 있었네

 

에드거 앨런 포를 책 읽는 사람치고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에드거 앨런 포의 명성은 다 들었고, 알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런데 마침 그의 저작집 소설 전집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만났는데, 그 면면을 살펴보니, 내가 알고 있던 그의 작품은 그저 몇 편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컨대, 그의 작품 검은 고양이말이다. 내가 왜 그 검은 고양이 이름을 네로라고 알고 있을까? 그의 책 공포편에서 검은 고양이를 읽다가 혼자 웃음을 지었다.

내가 그 고양이 이름을 네로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그 작품 속에서 검은 고양이 이름은?

플루토였다.(10) 그런데도 지금까지 고양이 이름을 그 긴 세월동안 한결같이 네로로 알고 있었으니! 아마 성탄절 즈음이 되면 울려 퍼지는 검은 고양이 라는 제목의 캐롤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여튼, 그렇게 그저 몇 작품만 읽고, 그렇게 알아오던 그의 작품을 이번에 다 섭렵하게 되어 여러 가지로 기뻤다.

 

먼저는 그의 작품의 진면목을 확인하게 되었으니 의미가 있다.

여기 2편에는 공포를 주제로 한 소설, 검은 고양이 등 17편이 실려 있다.

 

여기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 나에게만 해당되는지? -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예컨대, ‘생매장’, ‘모렐라같은 작품들은 처음 읽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은 그 주제가 공포이기 때문에, 내용들이 공포와 관련되는 이야기들이고, 그러한 공포로 인해 벌어지는 기기묘묘한 사건들을 기록해 놓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검은 고양이같은 경우, 마지막 반전에서 느끼는 그 오싹함이라니! 그런 감정들이 공포물을 읽고 느끼는 감정들일 게다. 그러나 포는 거기에 멈추지 않는다. 공포에 관련된 감정들을 포는 냉철하게 분석하여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생매장중 일부분이다.

<대규모 사상자를 낸 재앙의 보편성보다는 수많은 개인이 겪어야 했던 극심한 고통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불행, 이른바 궁극적인 비통함은 지극히 집중적이어서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 극한의 무시무시한 고통은 철저히 홀로 견뎌내는 것이지 집단이라고 해서 고통이 그 수만큼 나누어지는 것은 아니다.>(232)

 

모렐라중 이런 대목이 있다.

<나무 중에 소나무가 가장 오래 사는 나무이듯 감정 중에서 가장 오래 남는 그 슬픔 말이예요.> (259)

 

그런 포의 성찰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고통은 아무리 해도 개인적이다. 홀로 견딜 수밖에 없다. 또한 슬픔은 다른 감정, 예컨대 기쁨 같은 것보다 훨씬 오래 남는다.

 

공포에 대한 포의 결론

 

공포에 대한 에드거 앨런 포의 결론은 무엇일까?

공포는 잠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히 파괴될 것이다.” (252)

 

공포를 잠들게 하기 위하여, 포는 공포와 대면하고, 그 얼굴을 이 책에 담아 놓았다. 공포를 잠재우기 위하여 일단 이 책을 읽어보심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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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하기 마음치유 1
그레고리 L. 얀츠 & 앤 맥머리 지음, 이유선 옮김 / 은혜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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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조절하기

 

무례한 끼어들기 차량을 만난다면?

 

여기 이 책 30쪽에 여러가지 사례들이 예시되어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끼어들기에 대한 사례를 마음에 새기면서 읽어보았다,

내가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겪는 실제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단지 몇 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지나간 일로, 앞으로는 다시 볼 일이 없는 낯선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이 얼마나 쓸모없는 짓인가를 물론, 나는 잘 안다.>(34)

 

이 얼마나 사려깊은 생각인가? 참으로 백번 옳은 말이다. 그 순간에 지나가 버린, 그리고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에게 화를 내서 무엇이 유익할까?

 

그러나 그런 생각이 전부가 아니다. 저자의 말을 더 들어보자.

<이러한 일에 대한 합리적인 대처가 어떠해야 하는지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러한 순간이 또 닥친다면 화를 내지 않고 견디기가 힘들 것이다. 불쾌한 감정은 냉정한 판단보다 훨씬 길고 강한 여운이 되어 나를 오랫동안 괴롭히게 될 것이다.>(34)

 

이게 솔직한 감정이다. 저자의 그런 감정은 실제로 내가 겪는, 그래서 지나가는 차를 향해 화를 내는 내 모습이다. 욕이라도 한바탕 퍼부어주고, 그래서 나는 불쾌해지고, 그 감정이 하루 일과를 지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 <분노 조절하기>에서 제시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유익한 방책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경우, 이 책 원래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분노가 너를 조절하기 전에 분노를 조절해야하는 것이다.

 

그런 분노 조절을 말하기 위해 저자는 분노에 관한 모든 것을 정리해 놓았다.

 

분노의 개념

 

분노는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공세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과잉감정이다. (13)

 

분노의 문제점

 

투약이 단기간에만 효과가 있는 것처럼, 분노도 자주 사용할수록 거의 소용없게 된다. 자기 방어를 위해 끊임없이 분노를 표출하고, 그 분노의 강도가 점점 더 강해지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분노가 하루종일 당신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13) 

 

분노 조절이 필요한 이유

 

분노가 바르게 조절되었을 때, 분노는 그들의 삶에 효과적이었고, 정화시켰으며, 동기부여와 힘이 되었다,

그러나 분노 조절에 실패하게 되었을 때, 분노는 중독성을 가지게 되었으며 계속 지속되었고, 소외와 병든 심지어는 파괴적인 모습까지도 갖게 되었다.(15)

 

이 책은 특별히 여성용

 

특별히 이 책은 여자들을 위한 책이다.

 

본서의 관심은 여성들을 짓누르고 있는 분노와 그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 문제를 해명하고자 한다. 저자는 말하기를, 여자들의 영적, 육체적 관계적, 감정적 측면 모두에서 통찰력을 제공함으로 여성들의 분노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려고 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성에게 일어난 실제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으며, 그러한 사례들은 이 책이 단순히 이론 일변도가 아니라, 실제에 적용가능하며 구체적인 접근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방증이 된다.

 

새겨 두어야 할 말들

 

<나의 분노 목록은 이 땅에 존재하는 분노의 원천이라기보다는 나와 내 인격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24)

 

맞다. 내가 분노하는 것을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내가 사소한 일에 분노한다면, 나의 그릇이 그만큼 작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 분노가 생활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 한번쯤 읽어보면서, 자기의 속을 들여다 보는 기회로 삼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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