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본색 - 가려진 진실, 드러난 욕망
양상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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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본색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본색이라는 말은 대개 부정적으로 쓰인다.

이제야 본색을 드러냈다는 식으로 쓰여 부정적인 의미를 보인다.

 

언론 본색은 어떤가?

마찬가지다. 부정적이다.

저자는 우리 언론이 자유와 방종이라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음을 간파하고 그 본색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앞 표지에 부제처럼 쓰여있는 말들이 그것을 보여준다.

 

가려진 진실, 드러난 욕망

자유와 방종의 두 얼굴

 

먼저 이런 말, 새겨두고 싶다.

 

언론인들은 언론이 전하는 진실에 관해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잘 모른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다


사람들이 말로는 언론을 향해 진실을 요구하지만, 실제로는 내 생각과 같은 뉴스를 기대하는 것이고 언론은 이를 의식하며 뉴스를 내놓는다

 

그런 언론,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언론은 왜 나아지지 않는가?

저자는 그런 우리 언론의 민낯을 소개하며 언론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기억해야 할 자료들

 

객관주의 저널리즘과 라쇼몽의 현실 뉴스의 본질은 왜곡’? (39쪽 이하)

 

원작인 소설을 영화화한 <라쇼몽>에서 같은 사건을 보고 난 후 사건 당사자와 증언의 증인이 각각 다르다는 사실을 통하여 객관적인 진실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모두가 속은 모니퇴르의 거짓 일화 (161쪽 이하)

 

<모니퇴르>라고 하니까 무언지 잘 모를 것 같지만. 나폴레옹이 엘바를 탈출하여 파리도 돌아오는데 그 과정을 보도하는 신문 중 <모니퇴르>지가 나폴레옹에 대한 호칭을 시각에 따라 달리 했다는 전설적(?)인 내용이다.

 

이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기사가 나온다.(나무위키)

 

============

39'식인귀(anthropophage)', 소굴에서 탈출

310"코르시카 산() 오우거(Corsican Ogre)", 주앙(Juan) ()에 상륙

311일 호랑이(tiger), 카르프에 나타나다

312일 괴물(monster), 그레노블에 야영

313일 폭군(tyrant), 벌써 리옹에 진입

318일 찬탈자(usurper), 수도 100km 지점에 출현

319일 보나파르트(Bonaparte) , 북으로 진격 중! 파리 입성은 절대 불가

320일 나폴레옹(Napoleon)[16], 내일 파리 도착 예정

321일 나폴레옹 황제(Emperor Napoleon), 퐁텐블로 궁에 도착하시다

322일 어제 폐하(his majesty)께옵서 충성스러운 신하들을 대동하시고 튈르리 궁전에 납시었다.

 

이후 모니퇴르는 프랑스 정부의 공식적인 기관지가 되었다가 후에 관보로 흡수된다.

=======

 

이런 사연을 기록한 다음, 이에 대해 이렇게 코멘트하고 있다.

 

[유명한 이야기지만 어디까지나 도시전설이다. 해외에서도 유명한 도시전설이라 실제로 당시 신문을 찾아봤는데 그런 내용은 없었다고 한다. 황제라는 표현이 꺼려지고 위험한 찬탈자처럼 다뤄진 부분은 많지만 저렇게 극적인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하며 리옹을 목전에 둔 이제르(Isère)주의 주도 그르노블(Grenoble)에 도착하면서부터 그는 최소한 대공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 이제야 알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 161쪽 이하를 읽어보시라.

 

그런데 <모니퇴르>가 했다는 기막힌 호칭의 변화, 그건 분명 사실이 아니지만, 그런 행동을 한 곳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언론이다.

 

전두환의 등장을 보도한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들이 바로 그런 경우다.

1980년 전두환이 등장했을 때의 언론 보도와 2021년 전두환의 사망을 보도한 언론을 비교해보면, 언론의 얼굴이 두 개인 것이 확실하다.

 

다음 사진은 1980823일자 조선일보.



 

날조된 <모니퇴르>의 일화는 비록 없는 사실이지만, 그런 행태는 현실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는 것, 그게 문제다.


우리가 그런 내막을 알 리가 있나?

 

이 책을 읽다보니, 일반인들은 참 순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밝혀 놓은 것들 중, 내막은 그런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 여지껏 그런 것들 관심이 없었으니 보일 리 없었다. 해서 이 책으로 이제야 그런 내막을 알게 된다.

 

기자실의 폐쇄 여부 (176)

노골적 당파성, 기울어진 운동장 (221)

정치인과의 노골적 유착 (239)

 

이밖에도 다양하고, 많은 것들이 내막, 흑막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런 게 가짜 뉴스였다니!

 

방관자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를 만들어낸 사건

 

뉴욕 타임스 편집장인 로젠탈은 이런 보도를 한 적이 있다.

196430여 명이 살인 사건의 현장을 목격했지만 경찰에 신고하거나 피해자를 도운 이가 한 명도 없었다는 보도를 주도했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심리학에서 방관자 효과라는 개념이 나오기도 했다. (204쪽)

 

사례를 실제 검색해보니, 이런 자료가 나오고 있다.

 

[키티 제노비스 사건

1964, 키티 제노비스(Kitty Genovese)가 뉴욕 시의 자기 집 근처에서 오전 330분 강도에게 살해당했다. 그녀가 격렬하게 저항을 했기에 강도와의 사투는 30분 이상 계속되었는데 주변의 40가구에서 그 소리를 들었으나, 어느 누구도 그녀를 구하려고 하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 그녀는 그대로 강도에게 살해당했다.-라고 타임지에 기사가 실렸고, 사람들은 키티 제노비스 사건을 방관자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다. 범인이 처음 키티 제노비스를 덮쳤을 때 주변에서 그 소리를 듣고 그녀를 내버려두라고 했고, 범인은 그 소리에 놀라 도망쳤다. 경찰에 신고한 사람도 있다. 키티 제노비스는 일어나 아파트 주민들이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로 들어갔고, 돌아온 범인이 그때 그녀를 덮쳐 죽였다.] (위키백과)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언론의 신뢰를 잃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181)

 

모든 진실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183) 

 

다시, 이 책은?

 

언론이 욕을 먹는다.

요즘 자주 듣는 말이다. 언론이 욕을 먹고 있다니.....

그 이유가 무언가 궁금했는데, 이 책을 살펴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이 책은 한겨레 신문사의 대표이사를 두 번 역임한 저자가 쓴

언론을 위한 고언이다. 쓴 약일수록 약효가 있으니,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누가?

일반 시민들도 언론 뉴스의 수용자라는 자격에서 읽어야 하지만, 더 확실하게 읽고 새겨할 사람들은 뉴스 제공자들이다. 다른 말로 언론!

 

저자는 그런 언론의 본색을 밝히고, 언론이 욕먹지 않을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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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재판관 - 헌법재판관 문형배 이야기
고은주 지음, 김우현 그림 / 문학세계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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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재판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다. 해서 동화처럼 잘 읽힌다.

등장인물은 헌법재판관 문형배, 그리고 그의 친구다.

 

화자는 헌법재판관 문형배의 어릴 적 친구, 친구의 눈으로 헌법재판관 문형배를 보여주고 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지금이란 언제를 말하는 것일까?

 

20254411.

그날 많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TV 앞에서 긴장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TV를 지켜보고 있었다.

 

TV 속에서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드디어 결정문 낭독이 시작되었다. (15)

이것을 시작으로 화자의 문형배에 관한 추억이 주마등처럼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그 시절, 느티나무 아래서 함께 책을 보면서, 느티나무 너머의 넓은 세상을 함께 꿈꾸었던 내 친구 형배........(20)

 

그렇게 시작한 회상이 대통령 탄핵심판 주문을 낭독하는 .....시점에 이른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탄핵사건이므로 선고 시각을 확인하겠습니다.

지금 시각은 오전 1122분입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95)

 

화자의 친구 형배가 그렇게 우리 현대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되는 데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 바로 김장하라는 분이다.

 

김장하 선생과 관련하여

 

남성당 한약방 알제? 내가 거기서 장학금을 받게 됐다.

2학년 새 학기부터 졸업할 때까지, 그 다음에 대학 가면, 대학도 졸업할 때까지 그냥 도와주신다고 했다. (58)


그들이 살아온 삶은 동화 같았다.

그런 동화 같은 삶을 살았던 문형배와 김장하..

물론 그들은 동화가 아닌 현실의 삶을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동화 같은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게 이 책이다.

 

그 분, 김장하의 생각 몇 가지

 

김장하 선생은 저에게 자유에 기초하여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며,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히 연결하는 것이 가능한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몸소 깨우쳐 주셨다. (90)

 

나는 이 사회의 것을 너에게 주었으니 갚으려거든 내가 아니라 이 사회에 갚아라. (90)

 

돈이라는 게 똥하고 똑 같아서 모아 놓으면 악취가 진동하는데 밭에 골고루 뿌려 놓으면 좋은 거름이 된다. (101)

 

다시, 이책은 - 왜 느티나무인가?

 

이 책의 제목은 느티나무 재판관이다.

그런데 왜 느티나무일까?

 

화자의 친구인 형배는 그렇게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서 한 획을 긋는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그 장면을 화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

동화 속의 내 친구는 이제 대통령 탄핵 심판 주문을 선고하려고 한다.

우리의 정치 현실은 동화가 아니어서 여기에 이르기까지 너무나도 힘든 시간들이 이어졌다. (93)

 

그 힘든 시간들을, 어른 김장하가 길을 열고 소년 형배가 그 길을 걸었다,

가난했던 시절, 느티나무 아래에서 시작된 정의,

그 길목에 책이 있었고 말없는 응원이 있었다. 이게 이 책의 요지다.

 

우리가 평소에 의식하지 않고 살았던 헌법은,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커다란 결정을 내려주기 위해 묵묵히 서 있는 커다란 나무 같다는 생각이 든다. (95)

 

헌법이라는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서 자유롭게 대화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모성 마을 입구의 오래된 느티나무를 자주 생각했다. (101)

 

느티나무를 보고 자란 문형배와 그의 친구, 실상은 우리 모두를 말하는 게 아닐까?

지금도 우리 곁에는 그런 친구들이 있다.

느티나무 같은 올곳은 재판관과 우리 국민을 지켜주는 느티나무 같은 헌법.

그런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국민이 모두 새기고 새기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의미가 있다. 그런 것을 다시 새기게 해준 이 책,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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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말을 걸 때 - 아트 스토리텔러와 함께하는 예술 인문학 산책
이수정 지음 / 리스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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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말을 걸 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 그림이 말을 걸 때는 미술품을 감상하면서 그 그림 속에서 들려오는 말을 듣는 책이다.

 

그런데 과연 그림이 말을 할까?

듣는 방법을 몰라서 그렇지 잘 들어보면 정말 들린다.

그림이 말하는 것이 그리고 그 그림의 작가가 그림을 통해서 하고자 했던 말이 들린다.

어떻게?

 

저자가 했던 (말 듣는) 방법을 살펴보자.

 

검정이 말을 걸던 날 고야를 만났다. (20)

 

고야의 검은 그림 연작들은 그의 말년에 탄생한 작품으로 불안과 절망이 짙게 배어있다.

(.........)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나폴레옹 전쟁과 스페인 내전의 참상을 목격한 고야의 시선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젊은 시절 (.......)

 

저자는 고야의 그림을 보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어떤 말을 들었을까?

바로 이 것이다.

 

고야의 작품들은 삶의 본질이란 과거와 현재, 희망과 절망, 환희와 공허 사이를 끝없이 넘나드는 극적인 이야기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변화라는 피할 수 없는 전설이 놓여있다. (24)

 

고흐가 보내온 너무나 외로운 편지 (26)

 

우리는 보통 명화를 감상하며 조형적, 심미적 즐거움을 느낀다. 그러나 고흐의 그림 앞에서는 조금 다른 정서가 밀려온다. 화려한 색채와 거친 붓질은 그의 고단한 삶과 슬픔을 감추기 위한 노력처럼 보인다.

우리가 저마다 힘겨운 인생의 무게를 감내해야 할 때,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바라보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하늘을 올려다보는 고흐 옆에 조용히 서 있으면 그는 담담하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인생은 원래 그런 거야.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상처도, 별빛 아래 고요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모두 스쳐 지나가는 거야. 하지만 봐, 어둠 속에서도 별은 여전히 빛나고 있잖아. 그래서 괜찮아......괜찮아.’(31) 

 

이 책에서 30명의 화가, 50여점 그림을 만난다.

 

책 속에는 30명의 화가와 50여 점의 작품이 들어있다.

저자는 그런 그림들을 소개하며, 그 안에 들어있는 신화, 문학, 시대 배경과 연결되는 풍부한 예술 서사를 전해준다. 그야말로 대서사시(大 敍事詩).

 

224쪽에서 그림을 보고, 직접 말을 들어보자.

 

제목은 <아침이 가면 밤이 오겠지만 마음은 부서지는구나>인데, 작가는 월터 랭글리다.


그림을 살펴보자. 두 사람이 등장한다.

장소는 바닷가이고 뒤에 등대가 보인다.

뒤에 보이는 바다는 더할나위 없이 잔잔하다.



 

한 사람은 얼굴을 두 손에 묻고 있다. 무엇을 하고 있는 중인가?

아무래도 울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 옆의 나이 든 여자는 옆에서 울고 있는 여자의 등에 손을 얹고 있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니 두 사람 사이에 오고 갔을 목소리가 들리는가?

들린다. 분명하게 들린다. 숨죽여 우는 여인의 목소리도, 또한 그 여자의 슬픔을 함께 하는 다른 여인의 목소리도 들린다. 해서 그림이 말을 하는 것이다.

 

전함 테메레르의 마지막 항해 (240)

영국의 국민화가 윌리엄 터너의 작품이다.




이 그림은 또한 영화 <007 스카이폴>에서도 소개된 바 있으니 찾아볼 일이다.

 

붓을 들고 폭풍 속으로 걸어 들어간 터너가 우리에게 속삭인다.

폭풍을 두려워하지 말고, 온몸으로 통과하라. 비로소 그때 그대의 삶 또한 한 폭의 그림이 될 수 있다.’ (247) 

 

다빈치의 손길도 만날 수 있다.

 

토비아스와 천사 (233)

베로키오의 그림이다.


베로키오 하면 잘 모르겠지만, 다빈치가 피렌체에 와서 그의 공방에서 그림을 배웠다,

따라서 다빈치의 스승인 셈이다.

 

여기에서 다빈치의 솜씨를 볼 수 있다.

토비아스가 들고 있는 물고기가 다빈치가 그린 것이라 한다.





다빈치는 워낙 과작이어서 그의 작품은 모두 다 알 수 있고, 그러니 다 보았는데, 이 그림에서 그의 솜씨를 다시 볼 수 있으니 의미가 있다,

 

이런 것도 알게 된다.

 

극단 미추의 이름 뜻 :

 

극단 미추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고, 관련 기사도 자주 보았는데 그 이름의 뜻은 모르고 있었다. 여기서 그 뜻을 듣게 된다.

 

도올 김용옥이 지은 이름으로, 미추(美醜). 즉 아름다움()과 추함()이 서로를 비추며 함께 존재해야만 진정한 예술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았다한다. (21)

 

다시, 이 책은?

 

이렇게 저자의 입을 빌려 우리는 그림이 전해주는 말을 듣는다.

그건 왜 그런 것일까? 어찌 그게 가능한 것인가?

저자의 이런 마음, 태도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쓸모에 관한 생각.

 

인간이 먹고 사는데 도움을 주지도 않고, 뚜렷한 쓸모도 없어 보이는 미술이 어째서 이토록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존재해 왔을까?

이것은 미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음악, 문학, 연극과 같은 예술 등 역시 우리들의 생존과는 무관해 보이는 예술들도 언제나 우리 곁에 존해해왔다. (19)

 

우리 곁에 한결같이 존재해 왔던 예술들이, 실제는 말을 건네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우리가 듣지 못하고 있으니, 그림들이 그저 숨죽이고 있었던 게다.

이제라도 듣게 되었으니, 이제 그림들은 우리에게 즐겁게 말을 건넬 것이다.


그런 기쁨을 쓸모없이 여겼던 것들에게서 받는다.

그러니 어쩌면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야말로, 우리 삶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쓸모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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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화폐전쟁 - 달러 패권 100년의 사이클과 위안화의 도전
조경엽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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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화폐전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해외로 여행을 갈 때 일단 우리 돈을 외국돈으로 바꾼다.

물론 요즘에야 카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얼마 정도는 외국돈으로 바꾸어 가는 게 기본이다.

그러면 어느 나라 돈으로 바꿔갈까?

베트남 돈? 필리핀 돈? 아닐 것이다.

대개의 경우는 일단 미국 달러로 바꾸고 현지화도 얼마 바꾸어 갈 것이다.

왜 달러를?

그건 달러가 세계 어느 나라나 통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중국이 등장한다.

미국과 중국이 지금 한 판 승부를 벌일 판이다.

실물 경제는 물론이고, 금융면에서도 그러한데, 지금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알아야 할 용어, 개념들이 많다.

 

그래서 이 책은 공부가 필수적이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낱말이 나오면, 검색 등을 통해서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 설명이 이해가 되니까 말이다.

 

매그니피센트 7(9)

딥시크 (9)

에스크로 서비스 (28)'

등등


나같은 경제 문외한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책이다.

그런 용어들 천지삐까리다.

 

위안화는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소위 중국의 금융패권 전략

 

그걸 살펴보는 이 책의 목차를 알아보자,

 

===================

프롤로그. 시진핑의 중국몽, 위안화는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까

 

1부 코앞까지 온 위안화의 현실

1장 디지털 선점 전략

2장 세계로 나가는 위안화

3장 달러 패권 전략을 따라 하는 위안화 전략

 

2부 위안화 영토 넓히기

4장 서방 주도 국제 질서의 재편 전략, 브릭스

5장 경제에 안보를 더해 끈끈해진, 국제협의체

 

3부 미국의 압박 vs. 중국의 도전

6장 미국의 견제와 봉쇄전략

7장 중국의 지구전

 

에필로그. 금융 패권으로 이동하는 미중 전쟁

==================

 

이렇게 전체 목차를 한 눈에 살펴보니, 지금 미국과 중국이 어떤 전쟁을 치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 두 나라는 지금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아예 드러내놓고 남들이 다 보라고 하면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가 간 통화스와프, 해외 직거래시장 개설, 그리고 국경간 결제망이 바로 그것이다.

 

통화스와프와 직거래시장은 중국이 상대국 중앙은행과 협정을 맺어 운영하는 방식이다.

통화스와프가 중국 측에서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성격이라면,

직거래시장은 중국이 상대국에 요청하여 개설되는 특징을 갖는다

화스와프를 체결한 나라들은 주로 위안화를 차입하여 활용하는 반면, 직거래시장은 아직 개설된 국가가 많지 않고 거래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지도를 통해서 살펴보면, 그 실상을 여실히 알 수 있다.


세계 지도로 보는 중국과 통화스와프 체결 국가



세계 지도로 보는 위안화 직거래 개설 국가



이런 글에는 밑줄을 그어보자.

 

20241월부터 9월까지의 서울 원/위안 직거래 시장 거래 규모는 263,000만 달러로, 지난 10년간 평균 2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자국 밖에 개설한 위안화 직거래 시장중에서 서울은 싱가포르, 영국, 홍콩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55)

 

이어서 이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과 중국 간 무역 규모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위안화 결제가 증가하고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을 확대함에 따라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55)

 

이제는 모든 것이 변했다. 아니 변한다.

 

이 책의 결론이다.


우방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관세 폭탄을 퍼붓는 트럼프와 곧바로 되받아치는 시진핑 사이에서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230)

 

이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현실이다.

과연 그렇게 싸우고 있는 두 나라, 총만 쓰지 않을뿐이지 그 전투는 살벌하다.

문제는 그 여파가 언제 우리에게 닥칠지 모른다는 사실, 물론 정부와 경제 관련자들은 그걸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을 그저 속담으로 치부하면 안되니까 말이다.

 

다시, 이 책은?

 

낯설다, 모든 것이 낯설다. 새롭다는 차원이 아니라 낯설다, 해서 모르겠다.

당최 무슨 말을 하는지, 단어조차 생경한 것들이 등장한다.

게다가 그런 것들이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인다, 변한다. 해서 조준할 겨를조차 주지 않는다. 그러니 정말 어렵지 않은가?

 

요즘 정세를, 요즘 세계 경제를 논하는 게 아니다.

단지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살펴보는 게, 그렇게 어려울 줄이야.

 

이 책은 그래서 공부하는 책이다. 정성을 다하여 밑줄 긋고, 여기저기 자료 찾아보면서 읽어야하는 공부하는 책이다. 그래서 의미와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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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 - 오심과 권력, 그리고 인간을 심판한 법의 역사
김웅 지음 / 지베르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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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과연 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

 

그는 재판을 받았다, 그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래서 독배를 마시고 죽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든다. 우리가 알기론 그를 철학자로 알고 있는데, 철학자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재판을 받았단 말인가?

 

이 책은 그런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다. 설명 끝에 그 재판이 오심이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소크라테스를 죽게 한 재판이 어처구니 없는 오심(誤審)’이었다니!

 

그런데 우리 인류 역사상 그런 오심은 소크라테스 재판이 처음이었던가?

아니다.

저자는 그런 오심이 그전부터 있었음을 밝힌다.

함무라비 법전 서문에 이런 것이 있다.

약자들이 강자에게서 상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14)

 

그리고 페르시아의 왕 캄비세스 때는 이런 일이 있었다.


캄비세스는 재판관 시삼네스가 부패했다는 이유로 그의 살가죽을 벗겨 의자를 만들게 했다. 그리고 시삼네스 아들 오이네우스에게 그 의자에 앉아 재판을 하게 했다. (15)

 

시삼네스가 부패했다니 그가 한 재판이 오심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인류 역사에서 오심이 이루어진 사례들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오심과 권력, 그리고 인간을 심판한 법의 역사>이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다시 생각한다.

 

그의 죄목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신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이고, 젊은이를 타락시켰으며, 세대간의 갈등을 부추겼다고 고발을 당했다.

 

여기서 무신론자라는 게 고발의 이유었다니, 그 안에 어떤 사연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

당시 무신론자라면 사람들은 잠재적인 흉악범으로 보았다. 신을 믿지 않으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사후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아 어떤 범죄도 저지를 수 있다고 믿었다. (18)

 

이런 논리가 가당키나 할까, 라는 생각은 그후 인간의 이성이 깨어난 다음에나 나온 것이고 당시는 그랬다는 것이다.

 

그런 재판의 과정을 이 책에서 잘 살펴볼 수 있다. (22쪽에서부터 35쪽까지)

 

마녀사냥과 재판

 

인류 역사상 희한한 재판이 있었다.

바로 마녀재판.

이 책에서 그 마녀재판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잘 살펴볼 수 있는데 몇 가지 기록해둔다.

 

마녀재판은 전적으로 로마 가톨릭의 책임이다.

마녀재판의 시초는 13세기 교황 그레고리우스 9세가 도입한 이단 심문제도다.

교회는 십자군 원정 실패, 교회의 부패, 간음, 살인 등 자신들의 실정과 죄악을 덮기 위해 마녀재판을 조장했다.

 

1486년에 이런 책이 나왔다.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

이 책에는 마녀를 판별하는 법, 검문하고 체포하여 고문하는 법,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이는 법까지 들어있다.


그런데 여기 이상한 대목이 있다.

바로 마녀의 능력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마녀는 인간의 모든 고통과 악운의 원인인데, 마녀는 아이를 잡아먹거나 악마에게 바치고, 폭풍과 악천후을 부르며 사람과 가축을 불임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그렇게 능력이 있는 마녀라면, 사람에게 잡힐 리가 없는데.......하는 생각은 왜 하지 않았을까?

설령 사람에게 잡힌다 해도 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면 재판장을 바람에 날려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면 사람들이 오히려 능력자로 숭배했을 것인데?

 

이런 마녀재판은 사람의 이성을 완전히 초월한다. 지금으로보면 황당한 것이지만 인류의 역사에 그런 무지몽매한 시기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그런 마녀사냥은 비단 과거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 문제다

현대에서도 마녀사냥은 일어난다. 그 사례가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다.

어떤 일일까?

이 책 chapter 11 <마녀재판은 진행형>을 참고하시라. (161쪽 이하)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이 책 곳곳에 우리가 새겨야할 게 많다.

현재의 재판이 어떻게 만들어졌나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대목들이다.

그걸 일일이 소개할 수 없는 게 아쉽다.

 

예수의 재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대중의 요구로 결론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 ) 

정의보다는 그냥 무고한 한 명을 죽이는 것이 이득이다. (43)

 

대중은 쉽게 판단하고, 즉시 분노하며, 전심전력으로 맹렬하게 공격한다. 남을 공격하고 혐오하는 것이 정의라고 오판하기 때문이다. (46)

 

형사소송법이 경직적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대중과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정의라고 확신하는 대중보다 더 파괴적인 괴물은 없다. 이들과 싸우기 위해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미란다 원칙, 불소급의 원칙, 유추해석 금지 원칙 등을 새겨넣은 것이다. (46)

 

결국 어떤 사람, 어떤 신분에 수사권을 맡기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누구든 막강한 힘을 손에 쥐면 그것을 휘두르게 된다. 그걸 막는 것은 개인의 도덕성이 아니다. 오직 절차와 제도뿐이다. 그래서 절차적 정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102~103)

 

다시, 이 책은?

 

인류 역사를 이런 식으로, 재판과 오심, 그런 과정을 통하여 정의를 구현하려는 과정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현재 우리나라, 아니 이 지구상의 모든 나라에서 법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그런 과정에서 과연 정의가 실현되고 있는지를 성찰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다.


해서 이런 말은 특히 기억해두고 싶다.

 

인간이 정의를 알 수 있다면 미란다 원칙이니 적법절차니 하는 것도 불필요하다. 하지만 인간은 정의를 알 수 없다. 그래서 문제다. 그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그래서 인간은 형사사법제도를 만들었다. 형사사법제도는 인간은 부조리하고 감정적이며 부정확하다라는 깨달음 위에 세워진 것이다. 우리는 진실을 알 수 없고, 감정과 분노에 따라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기에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말도록 여러 가지 견제 장치를 둬야 한다. 그 견제 장치가 바로 적법절차이다. 그래서 검사가 지키는 정의는 실체적 정의가 아니라 절차적 정의이다.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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