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에 사는 사람 - 관객과 예술가 사이에서 공연기획자로 산다는 것
이성모 지음 / 오르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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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에 사는 사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저자는 19년 동안 공연기획자로 살아온, 공연기획의 베테랑이다.

그가 공연기획의 알파와 오메가를 이 책에 담아놓았다.

 

저자의 손을 거쳐 무대 위에 올라간 작품들

 

먼저 저자의 손을 거쳐 무대에 올라간 작품들을 살펴보자.

이런 작품들이 저자의 손을 거쳤는데, 그 손이 몇 번이나 오고가고 했을까?

한두번이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 공연을 만들고 무대 위에 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기울였을까, 생각하면 그런 공연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보물> 70

<김정민 콘서트> 83

넌버벌 퍼포먼스 <펀치> 88

<국화꽃 향기> 119

<보도지침> 136

<인계점>156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167

<니시무라 유키에 콘서트> 184

<1976할란카운티> 211

 

기억해야할 용어들

 

이 책을 통해 많이 배운다.

공연 예술, 우리는 그저 무대 위에 올려진 것들만 보고말지만, 그 무대 뒤, 그리고 막전 막후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용어들도 기억해두자.

 

프레스콜과 프리뷰 (38)

프레스 콜 : 기자들을 불러 공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여주고, 관련 기사나 기대평의 노출을 직간접적으로 요청하는 행사.

프리뷰 :일종의 의견을 듣는 절차.

 

파이팅콜 (213)

공연시작 전에 배우과 스태프 들이 손을 모으고 파이팅을 외치는 시간.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 - 색인

 

작가 52

무대 감독 61

제작 감독 74

연출가 94

조명디자이너, 현장조명감독 116

무대디자이너 149

음향디자이너, 현장음향감독 161

작곡가, 음악감독 186

컴퍼니매니저 214

의상디자이너, 분장디자이너 224

소품디자이너 232

마케팅홍보팀 241

안무가 247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한 편의 공연을 위하여 수고하고 있다는 것, 알아두자

 

공연예술에 대한 우리들의 모습 또는 자세

 

내 ROTC  동기인 절친은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쿠팡플레이, 애플TV+까지 총 다섯 개의 OTT를 구독한다고 한다. 재밌는 게 너무 많다면서. 낙지볶음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며 아무런 의도 없이 이런 말을 했다. “이거 다 구독해도 한 달 구독료가 네 공연 티켓 한 장 값보다 저렴해.” (236)

 

이런 말을 듣는 공연 기획자의 마음은 어떨까?

아마 어디선가,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가 입체 서라운드 음향으로 들려올 것이다.

일껏, 실컷 애를 써서 만들어 무대에 올린 작품, 그런 작품에 비해........더 싸다니?

 

그런데 실상 우리들이 바로 그런 말, 네 공연 티켓 한 장 값보다 저렴해, 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 아닌가? 여기 지방에서는 더더욱 저렴하고, 시향에서는 어떻게해서든 지역사회에 문화 활동을 학장한다고 각종 할인 혜택을 주고 있는데,..... 그보다 더 싸다는 소리를 해대면? 그리고 공연을 외면하면?

 

나중에는 무대 예술을 찾아보려고 해도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런 안타까운 이야기가 이 책에 실려있다.

 

물론 전부가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포함해 공연기획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이 책을 읽으면, 무대 위에 올려지는 공연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또 그것을 만들기 위해 흘리는 땀의 의미를, 그리고 담뿍 담겨진 정성 또한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런 말을 한다.

 

책을 쓰기 전과 확실히 변화된 게 있다면 주변의 배우분들, 스태프분들, 관계사분들을 마주할 때의 감정이다. 한 분 한 분이 모두 보물같고 선물 같다. (249)

 

그말이 맞다. 이 책을 읽는 입장, 독자인 나로서도 그 말이 맞다,

이 책을 읽고나니 배우들, 스태프들, 관계자 모든 분들이 보물 같고 선물 같아서, 그분들에게 공연장에서는 보내지 못한 갈채와 성원을 이 리뷰에서나마 잔뜩 보내고 싶다. 이 책의 저자에게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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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 북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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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소설이다. 자전적 소설,

그렇다면 소설 속에 작가는 어떻게 얼마만큼 등장하는가, 그것을 먼저 알고 읽어야 한다.

 

작가가 이제 나이 50이 되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전집을 간행하기로 한다. (7)


그래서 지난 25년간 쓴 원고를 쭉 한번 훑어본다.

 

지난 세월에 발표한 작품과 일기 등도 해당이 된다.

해서 여러 가지 글들을 열거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다.

 

<미오노산>15, 23

<가을 모기> 15,

<열 여섯 살의 일기> 17, 20

<1다니도슈> 19

<2다니도슈> 19, 23

<유가시마에서의 추억> 19,34,42,43,51, 52,55,70,71

<이즈의 무희> 19, 43, 52

<애도의 시> 20, 21

<백골을 맞이하다> 20

<도손 시집> 22,

<시인이 되리> 22,

<오랜 뜰> 27,

<가난한 사람들> 33,

 

이렇게 작품 목록을 살펴보니, 어떤 맥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런 작품들이 실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작품인지 알아보기 위해 작가의 실제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이즈의 무희(伊豆踊子), 설국(雪国), 고도(古都), 천우학(千羽鶴)

산소리(), 여자라는 것(であること), 명인(名人)

이즈의 여로(伊豆), 무희(舞姫), 화장(化粧)

잠자는 미녀의 집, 소년(少年) (‘나무위키에 등장하는 작품 목록)

 

역시 나무위키에 있는 정보인데, <이즈의 무희>에 관한 내용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작가의 꿈을 꾸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로, 게이한 신보(京阪新報)에 자신의 단가를 올리면서부터이다. 일본문학의 흐름에서 반자연주의 문학의 한 학파로 유명한 신사조파에 들어가 이즈의 무희(伊豆踊子)라는 작품으로 등단하였다.

 

그렇게 자료들을 살펴보니, 이 책에 등장하는 <이즈의 무희>가 바로 작가가 데뷔한 작품이다.

그렇다면 그 두 작품 사이의 관계를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싶었다.

 

다음으로 1916918일부터 1917122일까지 쓴 일기가 있다. 열여덟 살에서 열아홉 살이 되던 1917년 무렵에 나는 중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유가시마에서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스물네 살 여름에 썼다. 이 이야기의 전반부를 스물여덟 살에 고쳐서 이즈의 무희라는 작품으로 완성했다. 후반부에는 중학 시절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썼던 소년을 향한 사랑의 추억이 적혀 있다. (19)

 

<소년> 속에 책 <소년>이 있다.

 

이번에 쓰는 <소년>은 소설다운 책이 되지 않는다 해도 역시 <유가시마에서의 추억>이 가진 원형을 되도록 그대로 살리고 싶다. (87)

 

중학 시절 일기, 고등학교 시절 작문으로 쓴 편지글, 대학 시절 <유가시마에서의 추억>, 이것들을 모두 <소년> 속에 모아놓고, 거기에 쉰 살이 된 지금의 언어를 더하고자 한다. (87)

 

재미있는 구조다. 소설 속에 이 소설이 어떻게 쓰여지고, 구성되었는가를 밝히고 있다. 그러니 독자들은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창작노트를 같이 읽는 셈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다시, 이 책은?

 

사실, 작가의 작품 <이즈의 무희>는 읽어보지 못했다.

해서 이 책에 실려있는 <이즈의 무희>와 정말 같은 내용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작가가 비록 이 소년이라는 소설 속에 그 작품의 창작 경위와 약간의 소설 내용을 실어 놓았다고 해서 과연 그 작품과 어느정도 같은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해설>에 보면 이런 대목이 등장한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미시마 유키오의 가면의 고백과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년을 거론하면서, 바로 그 부분을 짚어주고 있다.

 

세 작품 모두 작가 자신의 실제 유년과 사춘기 시절 고민이 정교하게 투영되어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작품 속 주인공 = 작품을 쓴 작가 '라는 환상을 품게 만든다. (177)

 

이 대목에서 무릎을 쳤다. 역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는 달라도 뭐가 다르구나 하는 탄복을 하게 된 것이다. 마치 소설을 자신의 유년 시절을 소재로 하여 쓴 것처럼 독자들을 착각하게 만들고, 그걸 웃으면서 지켜보는 작가, 관록 있는 작가로서의 여유가 느껴지지 않은가?

 

그러니, 독자들은 이 책 소설을 다 읽고, 거기에서 멈추면 안 된다.

<해설>의 끝까지 읽어보면, 이 소설의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참, 하나더, 이 리뷰 맨 처음에 썼던 것, 이 책은 자전적 소설이다,라는 말은 이제 취소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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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
송주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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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그림을 화가는 그리고, 일반인은 본다.

아니다. 화가도 설령 자기가 그린 그림일지라도 본다.

본다. 그러니 그림은 보는 것이다. 본다의 대상이 되는 게 그림이다.


그럼, 그림을 그저 보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아니다. 그저 보기만 해서는 안된다. 본다는 것에 더해서 무언가를 해야 제대로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을 본다. 그림은 보고 느껴야 한다. 그래야 한다.

보고 느낀다. 그런 말이 나오면 우리말로 음미한다가 저절로 따라나온다.

음미한다. 어떤 사물 또는 개념의 속 내용을 새겨서 느끼거나 생각하다,란 뜻이다.

 

그렇다면 음미하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이 책 안에 그 답이 들어있다.

 

우선 그 방법만 챙겨보자.

 

1부 개인 취향 존중 시대의 그림 감상법

2부 오래전 미술 다시 보기

3부 반전 있는 그림 보기

4부 근현대 미술 다시 보기

5부 동시대 미술 다시 보기

6부 그림 속 여자, 그림 그리는 여자

7부 내일을 위한 미술교육

 

이렇게 일곱 가지가 된다.

큰 카테고리로 분류했기에 얼른 감이 오지 않을 수 있다. 해서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조금더 자세히 알 수 있는데, 예컨대 1부의 세부 방법은 이렇다.

 

1. 스토리텔링으로 그림 보기

2. 형식과 내용으로 그림 보기

3. 무제 그림 보기

4. 개인 취향의 비밀

 

이제 그런 방법을 사용해서, 그림을 보고 느껴보자.

아니, 저자가 사용한 용어로 먹어보자, 얼마나 맛이 있는지.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 중 이말보다 더 적확한 말이 있을까?

 

그림을 본다는 것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에서 감상자 개인의 경험이 더해지는 과정이다. (16)


즉 감상자 개인의 경험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그것 역시 어떻게 하느냐의 방법론이 문제되는데, 저자는 김홍도의 <노상파안>이라는 작품을 예로 들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그림 속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핀다.

몇 가지 지식들을 덧붙여 정황을 파악한다.

그림 속 주인공의 스토리를 상상한다.

 

그렇게 방법을 제시한 저자는 이런 말로, 결론을 짓는다.


관련된 지식을 알고자 조사하고 학습하며 그 위에 개인의 상상력을 더할 때, 의미있는 개인의 취향이 완성된다. (20)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저자가 제시한 그림 맛있게 먹는 법을 따라해보자.

 

<형식과 내용으로 그림 보기> (22쪽 이하)

 

모든 예술 작품에는 반드시 형식과 내용이 있다.

형식은 작품을 이루는 외형, 윤곽, 형태나 구조를 말한다.

내용은 그 형태 사이로 배어나오는 생각, 정신, 이념이나 이야기를 이룬다.

작품 안에 담긴 형식과 내용은 철학적인 사고애 뿌리를 두고 있다.

 

여기서 감상하는 그림은?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 학당>이다.

 

예술 작품을 형식과 내용으로 나눠서 보는 것이 비평적 분석의 시작이다. 그렇게 형식과 내용을 구분하며 의미를 찾는 것이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이다. (31)

 

그러니 그림은 무조건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는 데는 반드시 그 전에 갖춰야 할 것들이 있는데, 이런 사전 지식과 정보, 그리고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제라는 그림 보기

 

여기 흥미로운 챕터가 있다. 바로 <무제 그림 보기>.


먼저 무제라는 제목에 대한 문외한인 나의 생각은?

나는 무제라는 제목을 보면서,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나서 제목을 붙일 수 없을 때, 다른 말로 하자면 그림 제목은 붙여야 하겠는데, 멋진 제목이 떠오르지 않으니, 감상자들에게 무언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좀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무언가 철학적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무제>라고 하는 줄 알았다.

 

여기서 저자의 이런 얘기도 나의 생각과 겹친다.

 

오래전 일곱 살이었던 딸과 함께 김환기의 작품 전시회를 찾은 적이 있었다. 아이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벽에 걸린 그림을 보는 모습을 신기해하면서 작품들 사이를 돌아다녔다. 한참을 제목 한 번, 그림 한 번 보던 아이는 [무제]라는 작품 앞에서 멈추어 또 한참을 바라보았다. “엄마, 무제가 뭐야?” “, 그건 제목 없음이라는 뜻이야.” (32)

 

나도 그런 생각이었다, 왜 제목이 없다는 거야? 무제라니?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과거에는 예술가의 사회적 신분과 지위가 허락하지 않아서 자신의 창작품에 제목이나 이름을 부여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의도적으로 이름을 정하지 않았다. (35)

 

여기에는 예술가, 즉 화가나 조각가의 지위에 관한 역사적인 변천 과정이 있다. 예술가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게 된 이후, 그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여기가 읽어볼 것, 바로 고흐의 그림 <신발>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철학 논쟁이다. (36- 40)

 

참고로, 저자는 <무졔>라는 제목의 그림을 다른 챕터에서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 역시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즈지스와프 벡신스키 <무제(Untitled)> (194)



 

이 책, 조금 어렵다. 신중하게 읽어야 한다.

 

그림을 해설하는 책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덤벼든 탓일까, 아니면 제목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일까?

이 책을 집어들 때는 조금 가볍게 생각하고, 그림을 보면서 가벼운 읽을 거리로 생각했던 나의 생각과는 다른, 아주 다른 책이다.

 

저자는 아주 철학적이다. 그림에서 철학을 꺼집어낸다.

곳곳에서 그림을 보면서, 철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깊이가 있다.

 

남원에서 시작된 춘향 영정에서 시작하여, 신디 셔먼과 니키 리, 그들이 던진 질문 나는 누구인가?” (205쪽 이하)

 

자기 인식을 위한 그림, 자화상에서 뽑아내는 이야기. (268쪽 이하)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진행이 된다. 해서 조금은 어렵지만, 그래도 그림이 점점 맛있어진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 이게 이 책의 매력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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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영 2025-03-11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진솔하고 핵심을 꿰뚫는 평... 놀랍고 감사합니다.
 
비상계엄
이용호 지음 / 삼사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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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소설은 픽션이다. 가공의 이야기다.

그러나 소설은 어디까지나 사람 사는 이야기이기에 거기에서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

그건 소설이 아니라 위인전이거나 혹은 SF 이거나, 그럴 것이다,

 

그런 견지에서 본다면, 이 소설집은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다시 말하면, 이 소설집에 실린 소설에서는 어딘가에 그런 사람 꼭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사람이 살아 움직이니 사람 냄새가 나는 것이다.

 

어딘가에 있는 그 사람

 

예컨대, <종태가 출마했다>에서 종태 같은 경우다.

이 소설에서 종태는 아예 그런 사람으로 묘사된다.

 

종태는 (..........) 문상객들의 화투판 한 옆에서 잔뜩 술에 취한 채 곤한 잠에 빠져있었다. 상가에는 꼭 있는 사람이다. 누가 청하거나 청하지 않거나 상가에 가면 항상 적당히 취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종태는 (.........) (233)

 

어딘가에 꼭 있는 사람, 있을법한 사람, 그래서 그 주인공에게 정감이 간다.

그런 사람이 불시에 소설 속에서 걸어나와 현실에 등장할 것 같은 생각이 그 소설을 읽는 내내 들었다. 그러니 인물 설정에 성공한 것이다,

 

그런 사람 또 있다.

<그 남자의 시대>에서 고사장이 그런 사람이다.

고사장은 돈을 떼어먹고 도망가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 인물이다.

아니 떼어먹은 게 아니다. 건설회사 사장이던 고사장이 옛날에 부도를 낸 적이 있다.

부도를 내고 잠적했는데, 부도 나기 전에 자금을 조달하느라 많은 사람들의 집을, 재산을 담보로 삼았던 것이다. <그 남자의 시대>의 화자인 도 그렇게 피해를 입은 사람이다.

 

고사장의 부탁에 거절 못하고 담보로 내어준 내 부모님의 집은 어떻게 할 것인가. 처가에서 할인해온 고사장의 당좌수표는 휴지조각이 될 것이며 잘나가는 오너에게 잘 보이고 한번 커보려 했던 젊은 날의 어리석은 나와 나의 가족과 내 부모님을 고통스럽게 할 것이었다. (186)


그런데 그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 과거에 손해끼친 것을 갚아주기 위해서일까?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당연한 일이지만, 고사장은 에게 용돈을 뜯어내기 위해 온 것이다. 그러니 이런 사람이 어디선가 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용케도 그런 인물들을 잘 찾아내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그렇다. 그게 소설인 것이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어떻게 보면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 그런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활동하고 다니니 독자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맞다. 맞아, 이런 사람 본 적 있다!

 

만나지 않으면 좋은?

 

그런데 이 소설집에서 생기지 않았으면, 그래서 그런 사람 없었으면 하는 사건과 인물이 있다.

바로 이 소설집의 표제작인 <비상계엄>이다. 그 소설의 주인공, ! 이런 주인공은 되기 싫다. 싫어, 하지만 어쩌랴! 이런 일이 과거에 있었는데!

 

<비상계엄>은 이런 얘기다.

비상계엄이 선포되었다. 나라는 순식간에 다른 나라가 되어버린다.

군인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하고 국회의원들은 군인들의 손에 의해 끌려나갔다. 그리고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 갑자기 불이 꺼졌다. 우리나라 실제 상황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소설 속의 야기다. 소설 속의 우리나라에서는 연이어 생각하기조차 싫은 상황이 펼쳐진다.

 

주인공 대중의 딸 은하는 행방불명이 되고 그 딸을 찾아다니느라 아내는 실성을 해버리고 대중은 생업을 포기한 채 딸을 찾아다니다가......

말 몇마디 입밖으로 한 죄 때문에 포고령 위반이란 죄목으로 잡혀들어간다.

 

어떤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이게 바로 소설의 힘이다. 가공의 사건을 독자들에게 보여주어 마음을 착잡하게 만드는 그게 바로 소설의 힘이다. 그런 일이 만일 생긴다면? 끔찍할 거라는 것을 보여주어 경계하는 것이다.

 

그런 일, 그런 사람, 우리 주변 어딘가에 있을지도, 생길 수도 있으니, 경계하자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저장의 눈은 매섭다. 한편으로는 온화하고, 자애스럽다.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그런데 그 자애스러운 눈 한켠에는 또 다른 시선이 있다, 생기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저 멀리를 내다본다. 마치 양우리를 지키는 목자처럼, 멀리 내다보고 생기지 말기를 바라는 그런 일이 있을까봐, 조그만 먹구름도 그려보여주는 것이다, 혹시라도 양떼들이 비에 젖을까 염려되어서.

 

이 소설집, 이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세상 풍경화다.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풍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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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는 쉬운 영어로 말한다
션 파블로 지음 / 길벗이지톡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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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는 쉬운 영어로 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영어, 언제부터 시작했던가?

요즘에야 어릴 때부터 시작한다지만, 과거, 그래 과거 한참 옛날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러니, 요즘 아이들 참 복도 많지, 물론 그것을 지금이야 모르겠지만!


나이 들어 다른 나라 말을 배워 그런지, 그게 귀와 입에 익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지금까지도

해서 항상 갈구해왔다. 어떻게 영어 좀 안되나, 좋은 방법 없을까, 하는 생각. 영어좀 제대로 해보자는 염원, 그게 소원이라면 소원이다.

 

이 책은 다른 게 아니라, 말을 쉽게 하자는 것이다. 네이티브 스피커들처럼.

네이티브는 말을 쉽게 한다는 것이다. 하기야 자기들 말이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부러운 건 사실이다. 말을 쉽게 한다. Speak simlple

 

그런데 책이 무려 500쪽이 넘는다

 

여기 나온 문장만 해도 번호가 500이니 거기에 몇을 곱해야하고,,, 하여튼 많다.

그러니 하루 이틀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길게 잡아야 한다

그렇다, 외국어는 길게 보고 길게 가야 한다. 마음 단단히 먹고 천천히 가보자.

 

말을 쉽게 하는데 분명 방법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방법을 다음과 같이 말해주고 있다. ,

 

문장 훈련

대화 연습

이어서 망각방지 장치가 따르고 있다.

 

문장 훈련은 이렇게 진행이 된다.

 

페이지를 잘 활용해서, 앞면에는 영어 문장을 제시하고, 그 다음 면을 넘겨 보면 우리말 해석이 제시되고 있다.


아래 사진처럼, 영어 문장이 제시된다. 



그 다음 페이지에 앞의 문장에 대한 우리말 해석이 있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우린 진짜 친해

그 사람 그건 인정해줘야 해. 알아줘야 해.

그 애 혼자서 이걸 다했어.

거 사람 곤란하게 하네.

 

그 다음 단계로 이제 대화 훈련이 시작된다.

 

문장 훈련을 마치고 나면, 그 문장을 가지고 대화 훈련이 이어진다.

그러니까 문장을 익힌 다음에 그 문장을 실제로 활용해보는 것이다,

 

이 때는 먼저 우리말이 제시된다.



 

그 다음 페이지에 우리말을 영어로 옮긴 문장이 표시된다.

 

(091)

What brings you here?

I’m here for a meeting.

 

(092)

Are you and Mark still friends?

Yeah, we’re tight. We hang out all the time.

 

우리말과 영어를 번갈아 가며 대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문장과 대화를 익히고 나면, 잊지 않도록 망각방지 장치가 이어진다.

망각 방지 장치는 더 철저하게 구성되어 있다.

 

세가지 단계가 있는데

Fill the Gap.

Write to win.

Speak to conquer!

 

이중 하나만 소개한다.



 

<Speak to conquer!>인데, 

위의 부분은  look at what to say.

그 아래는 Say it in English. 

그렇게 우리말을 영어로 바꿔보는 연습을 하면서,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일단 문장이 쉽다. 그야말로 simple 하다.

simple 하니까 쉽고, 쉬우니까 연습도 계속하게 된다.

그러다가 이건 꼭 외워야겠는데, 라고 생각되는 문장 발견하면 더더욱 더 연습을 해보는 거다.

 

그렇게 .이 책을 다 한 다음에는, 이것을 결코 책꽂이에 꽂아두지 말자

그저 손 닿는 곳에 두고 있다가, 틈만 나면 책을 펼쳐서 열어보고 연습해보는 거다

나는 이 책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 있다

그래서 자기 전에 한번 꼭 훑어보고 몇 개 문장을 외우곤 한다. 또 가끔씩은 무작위로 책을 펼친 다음에 거기를 반복해보기도 한다

문장이 simple하고 따라하는 방법도 simple 하다

그렇게 이 책으로 정진해서 영어, 꼭 네이티브처럼 해보고 싶다. 언젠가는 되겠지, 하는 생각을 이 책을 펼칠 때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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