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스즈키 아키라 지음, 양지영 옮김 / 성안당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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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세계사

 

이 책에서 말하는 <그림>은 화가들이 그린 그림이 아니다.

대개의 경우 지도 또는 도표를 그려놓고, 그 지도 또는 도표에서 나라간의 관계, 역사의 변천 등을 기록해놓는 식으로, 왼쪽 면에서 설명하는 부분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오른쪽 면에 만들어 놓은 그림이다. 그러니 왼쪽과 오른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편집으로 이해가 훨씬 빨라지는 이점이 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알렉산더 대왕이 어디까지 진출했는가 알아보자,

 

왼쪽 면에서 저자는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에 대한 설명을 해 놓고 있다. (52)



 

알렉산더 대왕은 기원전 330년에는 페르시아군과 격전을 벌이고 마침내 페르시아 제국을 멸망시킨다. 그런 다음에 동방으로 원정을 나선다. 그 동방원정에서 알렉산더 대왕이 어디까지 진출했는가는 오른쪽 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대왕은 바빌론에서 페르세폴리스, 사마르칸트, 등 인도까지 진출한 모습을 그 그림에서 알 수 있다. 그림을 보면, 알렉산더 대왕의 진로와 영토까지 잘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니 왼쪽 면의 설명을 오른쪽 면에서 직접 눈으로 보면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음 르네상스가 전개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르네상스는 어찌보면 십자군 원정의 역사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내용을 오른쪽 그림에서 금방 캐치할 수 있다.

그다음에 저자는 르네상스의 발상지인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촉진, 자극, 초빙, 이주 등으로 아주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짚어주는 도표를 만들어 놓았다.



 

그러니 피렌체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역사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다. 해서 일본 역사가 많이 들어있다.

일본인이 쓴 책이니 양해가 되는 사항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전제가 있어 일본인이 자국의 역사를 어떻게 대외적으로 설명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것도 이 책을 읽는 하나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다. ,

47번 항목 아시아에서 절대주의 국가의 가능성

48, 외국 무역과 국내 시장의 육성을 억제한 막부

62, 외압에 일본이 선택한 메이지 유신이라는 길

 

위의 항목들은 그런대로 읽을 수 있으나, 다음 항목은 어떨까?

 

72, 어쩔 수 없이 내건 대동아 공영권 건설의 슬로건 (156, 157)

 

여기 설명 중에 이런 대목이 보인다.

만주 사변에 관한 기술이다.

 

사건의 진상은 일본이 미국 자본과 만주 철도의 공동 경영을 거부하고, 일본의 단독 경영을 선언했다는 이유로 구미 열강 플러스 1’이라는 국제 정치 판도에서 플러스 1, 즉 일본이 제외되고 적국으로 쫓겨났다는 점이다. (156)

 

72번 항목의 타이틀에 들어있는 어쩔 수 없이라는 말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그게 궁금하다.

이런 기술에 대해서 편집자의 부연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그런 몇 가지 점을 제외하고는 세계사의 큰 틀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특히 이 책에서 <10 장 혼미를 타개하는 길>이라는 타이틀 하에 기술된 다음 3개의 장은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83, 시장 경제 제도를 도입해 세계의 공장으로 달러를 벌었지만, 지금은?

84, ‘미국 퍼스트로 전후 체제의 재편성을 노린다

85, EU 탈퇴는 영국 몰락의 시작인가?

 

83장은 중국, 84장은 미국, 그리고 85장은 영국의 현재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특히 현재의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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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태양의 저주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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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태양의 저주

 

기후 위기, 이미 시작되었다.

이번 여름을 지나면서 그것을 느낀 사람이 많으리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예전의 지구가 아니라는 것, 몸으로 겪고 있다.

그런 기후 위기가 지속되어서 2056년쯤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 소설은 시점을 2056년으로 빨리 감아돌려,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예상해 보고 있다.

 

무대는 우리나라 서울 그리고 부산이다.

주인공은 박기범 박사, AI 전문가다.

그는 부인인 영희가 미국에 있기에 미국으로 가려고 한다.

미국으로 가려면 밖으로 나가 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살고 있는 아파트가 폐쇄되고, 그뿐만 아니라 공항도 폐쇄되어 비행기가 오르내릴 수 없게 된 판국이다.

 

그런 문제가 첫 장부터 펼쳐진다.

따라서 이 소설은 주인공 박기범의 한국 탈출기라 할 수 있다.

 

위기 탈출, 함께 해야만

 

그런 일을 돕기 위하여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건 당연한 일이다. 주인공 한 명이어서는 될 일이 아무것도 없으니, 자연히 몇 명 그룹이 지어지고, 그렇게 일이 진행된다.

 

호모 사피엔스가 왜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는지? 바로 무리를 지었기 때문이다. (75)

 

저자는 이 말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인간의 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그래서 이 소설의 차례 타이틀을 보면, 그런 저자의 의도가 드러난다.

 

1. 뜨거운 세상

2. 출발 혹은 탈출

3. 혼자가 아닌 함께

4. 떠날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모인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데, 맨 처음에는 보통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던 사람들이 알고보니 한가락 했던 사람들이고, 그래서 비행기를 타기까지 험난한 여정에 각각 한몫씩을 해내는 것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캐릭터들이다.

 

보안요원 한국항공 민항기 조종사 김승만

폐인 - 게이머, 마크툽 김지섭

노인 전 국방부 장관 정창수

아이 엄마와 아이 서울중앙병원 흉부외과 전문의 안정화.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요?

 

전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진행이 되면서, 어느 나라치고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가 없다.

미국도 한국도 마찬가지다. 나라마다 더 나은 곳으로 가기 위한 난민들이 몰려들어 온세계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한국도 정부요인들이 미국으로 가기 위한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그런 가운데 기후 때문에 고온 현상으로 사람들이 생명은 유지한 채, 뇌기능은 점점 잃어 결국은 좀비처럼 되어가는 것이다.

 

이부분에 대하여는 대통령에게 질병관리청장이 보고하는 내용에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가는 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는데, 그 부분이 결코 과장이 아닌 것 같이 실감나게 그려지고 있다. 아찔한 내용이지만, 기후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큰 경각심을 주고 있으니, 잘 새겨 읽을 부분이라 하겠다. (273)

 

그래서 결국 박기범 박사 일행은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일본으로 배를 타고 건너가 일본에서 비행기로 미국으로 가는 방법을 택하고, 배를 타기 위해 부산으로 떠나게 된다.

 

소설의 진행,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 김정금의 전작인 은하수의 저주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는 각각 드라마, 영화로 제작되는 과정에 있다 한다. 그런 저자 소개를 읽고나서 이 소설을 읽으니, 그럴만도 하겠다는 강한 심증이 든다.

 

이 소설을 예로 들면, 영화는 이렇게 진행이 될 것이다.

한 쪽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이 상황에 대처하는 장면이 시시각각으로 펼쳐진다. 널따란 회의장에 대통령 이하 관계자들이 모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대처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다.

다른 한 쪽에서는 박기범 박사와 그 일행들이 서울 아파트를 탈출하여 일본행 배를 타기 위해 부산으로 가는 장면이 펼쳐진다. 여기서 영화 <부산행>의 장면들이 오버랩된다.

 

그런 과정에서 그려지는 장면 장면이 긴박한 장면의 연속이기 때문에 정말 영화 관계자들이 혹할만도 하게 보인다.

 

인간에 대하여

 

우리는 코로나 보건 위기를 몇 년 동안 몸으로, 전체 삶으로 경험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를 성찰할 수 있었는데, 저자는 그런 성찰을 여기에서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속성이란 말이죠. 타인과 연결되기를 원합니다. 혼자 고립된 상황에선 정상적으로 살 수 없어요.” (230)


인간은 원래 모순덩어리잖습니까.” (231)

 

인간은 로봇과는 달리 자신의 생존이 위협받게 되면 공격성을 드러내는 법이오.” (234)

 

더하여 사람은 겉모습 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주인공 곁에 모여들어 무리를 이루는 사람들을 보면 좋은 사례가 된다. 사람들은 각기 쓸모가 있는 법이다. 나중에야 박기범도 그런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런 대단한 사람을 몰라봤군.” (165)

 

인공지능에 관하여

 

폴리의 뇌라고 할 수 있는 AI뿐만 아니라 어떻게생각하지 못 할뿐더러 다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읽거나 유추하지도 못한다. (80)

 

폴리는 추론은 못하지만 기출 변형 문제는 곧잘 푼다. ‘얼마나 많은 사람’, 바이러스‘, ’감염을 조합하여 검색했을 것이다. (103)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에서 기후 위기를 둘러싸고 진행되는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간다. 그러나 거기에 대처하는 인간의 대응은 굼뜨고 서툴다. 분초를 다퉈가며 거기에 대응해도 모자랄 판인데. 거의 속수무책이다.


그런 사태의 엄중함에 비하면, 지금 우리는 어떤 마음일지, 어떤 자세로 기후 위기를 대하고 있는지 이 책은 엄중하게 묻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을 단지 소설로 읽을 게 아니라, 지금부터 30년후에 이 지구, 우리나라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를 집약해 놓은 기후 위기 대응 리포트라 생각하고 읽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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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와 난징의 독립운동가들 - 사진과 인물로 보는
장위안칭 지음, 박지민 옮김 / 공명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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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와 난징의 독립운동가들

 

우리나라의 헌법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 모든 법의 근간이 되는 법은 헌법이다. 그런 헌법, 모든 법의 으뜸인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따라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우리나라 헌법을 부정하는 자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어디에 있었나?

 

상하이 (1919~1932)

항저우 (1932~1935)

자싱 (1935)

전장 (1935)

난징 (1935~1937)

창사 (1937~1938)

광저우 (1938)

류저우 (1938~1939)

구이양 (1939)

치장 (1939~1940)

충칭 (1940~1945)

서울 (1945~1948)

 

이게 <나무위키>에서 찾아낸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연도별 위치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중국의 상해(상하이)에서 시작하여 서울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면서, 우리나라의 법통을 이어온 것이다.

 

난징에서의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김구

 

그런데 그 중 난징에서의 행적은 어떠한지, 그 자세한 기록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김구 주석의 행적을 난징에서 살펴본 책이다.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일어난 사건을 소개하면서 이 책은 시작한다.

홍커우 공원에서 윤봉길 의사가 일본의 천장절 기념식에 모였던 일본인들을 향해 폭탄을 투척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일본인 다수가 사망하고 크게 다쳐 당시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그 중에 부상당한 한 명이 그후 일본이 항복하면서 194592, 미국의 미주리 호에서 항복식을 거행했는데, 항복 문서에 서명한 사람이다.  바로 당시 일본 외무대신 시게미츠 마모루다. 그에 관해서 흥미로운 기록이 있어 여기 옮겨본다.

 

그는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나타났는데 훙커우 공원 의거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의 항복을 보도하는 1945년 당시의 미국 뉴스에서도 시게미츠의 등장 장면에서 "몇 년 전 상하이에서 한국인 애국자에 의해 부상을 입고 의족을 달았다"고 직접 언급된다(나무위키)

 

윤봉길 의사의 폭탄 투척 사건을 지휘한 사람이 바로 김구다.

그런 사건이 있은 후 일본은 김구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었고, 이를 피해 김구는 몸을 숨기고, 잠행에 들어간다. 상하이에서 더 이상 있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후 김구는 자싱으로 몸을 옮겼고 대한민국임시정부도 항저우, 자싱과 전장을 거쳐 193511월 난징으로 옮겼다. 김구 역시 1937년 난징에서 철수할 때까지 2년간 난징에서 머물렀다.

 

이 책은 그런 김구의 행적을 살펴보면서, 그를 도와준 사람들, 그리고 당시 중국의 지도자였던 장개석(장제스)을 만난 일들, 그간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김구의 행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하여 저자는 이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장제스와 김구의 만남은 국민정부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협력해서 항일투쟁을 전개한 중요한 상징이다. (132)

 

김구, 난징을 떠나다.

 

김구가 난징을 떠나게 된 것은 일본이 난징을 폭격하는 사건이 생긴 후이다.

일본은 중국 침략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어 난징을 폭격하기 시작했는데, 평화롭게 살아가던 중국의 도시에 비행기로 폭격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이 그런 나라다.

 

난징에 일본군이 폭격을 한 날, 김구가 살던 집이 폭격을 당했다.

김구는 <백범일지>에 폭격으로 집의 천장이 무너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212)

이제 김구는 난징을 떠난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역시 난징을 떠나 창사로 이전한다.

 

그후 난징에 벌어진 일본의 무차별 살육사건을 난징 대학살이라 부른다.

이 사건은 일본의 잔악상을 여실히 보여준, 인류의 큰 비극이다. 중국은 난징에 기념관을 세우고 이를 잊지 않고 있다.

 

일본이 패망한 후에

 

1945114일 장제스는 충칭의 국민당 강당에서 다과회를 열어 귀국하는 김구 일행을 환송했다. (165)

 

장제스 주석과 쑹메이렁 여사가 먼저 일어나 중국과 한국의 국운이 번창하기를 축원하는 치사를 했다. (166)

 

이런 일도 있었다..

 

<택시 운전사>의 주인공에 필적하는 인물이 있다.

조지 애시모어 피치(1883-1989)

1938221, 선교사 존 마지가 찍은 난징대학살을 기록한 필름 네 통을 옷소매에 숨겨 상하이로 가서 인화한다. (61)

 

김구 부상을 당하다.

1938년의 일이다. 일본 밀정인 이운환이 김구 등을 향해 권총을 난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 김구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의사들은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치료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렇게 4시간 동안이나 방치되었으나, 그때에도 아직 살아있는 것을 본 의사들이 치료를 해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했다. (115)

 

다시. 이 책은?

 

일본의 강점기에 고국을 떠나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애국지사들, 어떤 분들은 다만 행적 기록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대접도 못받고 구천을 떠도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가?

김구 주석은 그나마 여러 기록들이 있어 대우를 받는가 했는데, 요즘 심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 자칫 그 이름에 억지 먹칠을 가할까 두렵다.

 

그래서 이 책의 가치는 크다.

저자는 난징에서의 김구 행적을 여러 자료를 비교하면서 살펴서, 날짜 하나 장소 하나 놓치지 않고 바로 잡아가면서, 또한 사진 자료들을 통해  김구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중국인이다. 중국인인 저자가 김구에 대한 존경심으로 고된 작업을 거쳐 이런 책을 발간하는데,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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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복
리샤르 콜라스 지음, 이주영 옮김 / 예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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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복

 

이 책은 소설이다.

마치 실제 인물의 전기 같은, 아니 그런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할, 그런 내용을 담은 소설이다.

해서 읽어가면서 내내 실존인물인지 궁금해서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았지만, 아직까지?

 

주인공 이름은 에밀 몽루아, 진짜 이름은 볼프강 모리스 폰 슈페너.

아버지는 독일인, 어머니는 프랑스인이다.

 

그가 경험한 세상의 역사 경험은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만하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 같은 상황이라 표현하면 어떨까?)

독일에서 영국의 폭격을 경험하고, 다시 베를린에 진주한 소련군을 만나고, 프랑스로 도망쳐 잠입, 신분을 프랑스인으로 바꾸고 살아간다.

그러다가 종군기자의 신분으로 한국전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다시 일본으로.

 

그러니까 세계 2차 대전과 한국전쟁을 한꺼번에 겪은 유일무이(?) 한 인물인 것이다,

그런데 소설 속 장치가 너무나 정교하게 되어있어, 마치 실제 그런 인물이 실제 활동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니. 그게 작가의 역량이 아닌가 싶다.

 

독일과 프랑스의 혼혈로 태어난 그는 독일에서 살아가면서 전쟁의 와중에 휩쓸려 들어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인연을 만나게 된다. 그런 인연들은 그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며, 그의 운명을 바꾸며 주인공을 주인공다운 인간으로 성장시켜간다.

 

작가가 마련하여 그에게 선사한 사람들 귀한 인연들

 

아버지 : 의사, 나치 독일의 군인이기도 하다. 아우슈비츠에서 인간실험을 한다.

어머니 : 프랑스인, 피아니스트.

프랑스인 에밀 : 유대인 수용소에서 데려온 아이

일본인 겐소쿠 : 아버지의 의과 대학 동기, 일본에서 마루타 실험에 참가한 경력이 있다.

프랑스인 클레베, 앙주 : 베를린에서 탈출할 당시 만난 프랑스인.

일본인 기자 J.T : 종군기자. 한때 731부대에서 마루타 관리 담당 (소위)

한국인 선희 : 마루타 출신, 주인공의 아내가 된다.

 

이런 인연들이 얽히면서 주인공을 인물로 만들어가는데, 주인공의 이런 회고가 마음에 와 닿는다.

 

살다보면 인생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만남이 있습니다. 가장 안 좋은 방향으로 인생에 영향을 준 만남은 .......(314)

그에게 그런 안 좋은 만남도 있지만 좋은 만남이 더 많았다. 그게 이 소설을 어찌보면 흐믓한 심정으로 읽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이번에 만나는 사람은 또 어떻게 우리 주인공을 도와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읽게 만들어준다.

 

이런 것 알게 된다.

 

냉전이란 용어를 처음 쓴 사람은?

조지 오웰 (295)

 

중국이 깨어나면 세계가 떨 것이다. 누가 한 말일까?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한 말이다. (318)

 

유럽은 도시를 재탈환하는 전투를 할 때 대성당이나 역사 유적지를 파괴하는 것이 싫어서 무의미한 시가전을 하며 시간을 낭비한다.

반면 미국은 아군의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해서 적군을 전부 쓸어버리는 전략을 사용한다. (322)

 

과연 이게 사실일까, 궁금해진다.

 

전쟁 상황에서 이런 모습도

 

베를린 사람들은 평소처럼 규칙을 따르며 생활했고 타고난 담담함과 특유의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다.

베를린은 공습으로 끔찍하게 파괴되었지만 공공 서비스는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독일 제국 라디오 방송도 평소처럼 클래식 음악 공연 실황을 방송했고, 뉴스와 일기 예보를 내보냈다. (177)

 

공습을 피해 지하실로 들어가 몸을 숨기는 장면에서...

소련군이 어디까지 진격해 올지 알 수 없어 불안했다. 라디오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187)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총사령관으로 여러 전쟁터를 직접 누빈 외할아버지는 전쟁이 얼마나 비정하고 부조리한 살육인지 깨달았습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외할아버지가 딸에게 독일어를 공부시키기로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런 끔찍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상대 나라의 언어를 완벽하게 익혀 사고방식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32)

 

우리가 타락하는 것은 욕망이 너무 커서야. 우리는 무엇인가를 알고 싶다는 마음이 아니라 무엇이 되고 싶다는 욕망에 집중하느라 너무나 많은 시간을 낭비해. (151)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세상에서, 연민 없이 차가운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경직된 이데올로기의 세상에서, 에밀은 살아갈 이유가 사랑에 있다고 생각했다. (238)


다시, 이 책은? - 작가가 짚어내고 있는 것들

 

어쩌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작가의 취재력에 먼저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더하여 생각할 점 몇 가지 적어둔다.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덕목이 무엇일까?

그런 덕목은 또 언제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전쟁에서는 그런 덕목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사치에 해당하는 것일까?

 

저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난 주인공 에밀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의 부모의 모습에서 그런 것을 지니고 살아가기 위한 조건을 보여준다.

 

그 사회의 지도자급 지위에 맞는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일을 할 것.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일이 나중에 어떻게 평가받는가 하는 점도 꼭 살펴야 한다.

그런 점을 저자는 주인공의 가냘픈 인생 위에 얹어 놓았다.

아버지는 의사로서 승승장구하지만 아우슈비츠에서의 그의 행적은 아들인 에밀에게 커다란 올무로 남게 된다. 그게 결국 이 책의 제목이 된다.

 

또한 한국전쟁을 취재하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통해서 또한 인간이 그런 덕목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깨닫게 해주고 있다.

 

사족 - 소설 속 울려나오는 음악들

 

볼프강의 어머니는 피아니스트다. 해서 음악이 이 소설에서 흘러나온다.

소설의 줄거리를 따라 읽어가면서, 이야기에 따라 등장하는 음악들이 마치 BGM처럼 들리는 듯하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런 점도 이 책의 매력이 될 듯하다.

참고가 되리라 생각하여 색인을 만들어 보았다.

 

에메랑스 폰 슈페너 : 볼프강의 어머니다. 피아니스트

에메랑스 드 그라브 (결혼 전 이름)

 

엘리제를 위하여 (32)

슈베르트 가곡 (34)

멘델스존의 이중창 OP.63

<내 사랑을 한 마디에 실어> (37)

멘델스존, 슈베르트, 바그너, 구스타브 홀스트 (38)

<초심자들을 위한 작은 피아노 소나타> (41)

Mozart Piano Sonata 16C장조 K.545 중에서 1악장. Allegro(초보자를 위한 소나타)

 

쇼팽 피아노 소나타 (51)

모차르트 레퀴엠 (54)

바흐 칸타타 (63)

프랑스 가수 샤를 트로네 (67)

<당신의 말을 잊어요>, <기쁨이 없어요>, <>, <노래하는 광인> (67)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04, 143)

일본의 바이올리니스트 스와 나지코 (124)

바이올린 스트라다바리우스 125

지휘 한스 크나퍼츠부슈 (125) - 실존인물이다.

베토벤 바이올린 콘체르토 (180)

연주자 게르하르트 타슈너 (180)

지휘자 로베르트 헤거 (181)

바그너 <신들의 황혼> (181)

쇼팽의 <녹턴> (190)

바흐 <아리오소> (190, 258, 394)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 <로미오와 줄리엣>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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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 아일랜드
김유진 지음 / 한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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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 아일랜드

 

점점 짙어진다.

소설에서 풍겨나는 향이 읽어갈수록 진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 이거 2권으로 넘어가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몰입이 된다. 물론 이야기의 배경에 은은히 풍겨오던 향이 점점 짙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주인공인 다린, 귤에서 따온 이름이란다. 만다린.

엄마가 임신했을 때 귤을 하도 많이 찾아서 아빠가 다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단다. (94)

다린이의 엄마, 아빠.

그리고 다린이와 함께 센트 아일랜드 인턴 시험에 응시하는 꿈의 소년, 소녀들.

김로라, 유지나, 천일랑.

 

그렇게 모인 소년 소녀들이 센트 아일랜드라는 회사의 인턴 시험에 응시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통하여, 그들의 꿈이 어떻게 영글어가는지 보여주고 있다.

 

좋다.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 말로는, 주인공 다린에게 꿈을 주입했다는데, 그게 통했다.

주인공 다린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모습도, 소설속에서 잘 그려지고 있다.

 

밑줄 긋고 새겨볼 글들 특히 향에 대하여

 

공간을 디렉팅하는 게 향 연구의 정점이 아닐까. (43)

 

차갑게 얼어붙은 흙 내음이 흘러나왔다. 눈 내리는 겨울 숲의 냄새였다. (109)

 

모든 공간에는 향이 있고, 그 공간을 구성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통해 그 향은 더욱 풍부해진다. (130)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 냄새, 뜨끈하게 달궈진 솥 밥의 향이었다. (184)

 

신기하게도 위의 글을 읽을 때마다 마치 그 향이 책 속에서 우러나와 후각에 감지되는 기분을 느꼈다, 그만큼 몰입이 되었다는 것이리라.

 

이 소설에 들어있는 비밀 하나.

 

그렇게 무난하게, 그리고 평범하게 소년 소녀들의 꿈이야기로 끝날 줄 알았던 이 소설, 뜻밖의 비밀이 숨어있다. 실상 이건 스포일러에 해당하지만, 이 소설의 후속편을 기대하는 나의 바람을 표현하기 위해선 그걸 밝힐 수밖에 없다는 것, 양해해주시라.

 

다린의 엄마 한주혜가 뜻밖에도 센트 아일랜드와 관련이 있다.

엄마는 센트 아일랜드에서 중책을 맡았었는데.. 그만 사고로 인해 부득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것,

그런데 그 사고의 배후에 센트 아일랜드의 창업주 김회장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 마지막 장에 밝혀진다. 그리고 이제 3개월 후 드디어 우리의 주인공 다린이 인턴으로 센트 아일랜드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렇다면, 나같은 평범한 독자들은 당연히 기대한다.

다린이 센트 아일랜드에 들어가 갖은 역경을 무릅쓰고 김회장의 비밀과 엄마의 억울한 사고에 얽힌 비밀을 밝혀내고, 엄마가 다시 그곳에서 일하는 ...

 

엄마의 경우, 이런 복선을 저자는 깔아놓았다.

사고가 났지만 그래서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일하려고 했으면 할 수 있었을 거야. 볼 수 없어도 얼마든지 아이디어를 내고, 업무를 지시하고, 결재하는 것은 가능’(321) 했다는 것을 굳이 밝혀놓는 저자의 마음, 독자는 응원한다.

 

그러니 이제 후속편을 써서, 다린의 꿈을 더욱 더 풍성하게 열매 맺게 해주시라.

그럴 때 지금도 풍겨오는 향, 툴레향은 더욱 더 짙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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