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오페라 렉처 사이언스 KAOS 13
임명신 외 지음 / 반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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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와 외계행성부터 운석충돌로 인한 지구멸망 시나리오, 별과 은하의 일생, 그리고 외계생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천문학 분야에 대해 각 분야의 국내전문가들로부터 강연을 듣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다. 카오스재단에서 강연을 묶어 펴내는 렉처 사이언스 시리즈를 이 책까지 두 권 읽었는데, 첫 번째로 읽은 <기원, 궁극의 질문들>보다는 좀 더 만듦새가 좋다. 그림과 본문이 따로 노는 것은 많이 해소됐으며 오타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천문학은 낭만적인 사람이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이른바 '산업'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천문학 연구의 수준이 한 나라의 철학과 국력을 나타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이전의 아무런 존재감이 없던 수준에서 벗어나 근래에는 천문학 연구에도 많은 기여를 하는 듯 싶다. 


이 책은 나름 전문적이며 최근의 연구 성과까지 보여준다. 하지만 넓은 분야를 간단히 소개하는 개관이기 때문에 이 책에 참여한 저자들이 각자 펴내는 좀 더 상세한 책이 있다면 읽고 싶다. 


다음은 이석영 교수가 쓴 에필로그에서 가져왔다. 


  얼마 전 TV에서 재밌는 장면을 봤습니다. 어린아이에게 사랑이 뭐냐고 물었더니 주저 없이 "갑자기 꼭 껴안아 주고 싶은 거"라고 답했습니다. 그 장면이 너무 귀여워서 여러 번 되돌려 봤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보다 몇 배 넘게 산 그 아이의 엄마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뭐라고 답을 할까요? 아마 잠시 머뭇하다 "잘 모르겠어" 하고 답할 것 같습니다. 아이의 엄마가 그 아이보다 정말 몰라서 모르는 걸까요? 살면서 배우는 것은 결국 큰 의미가 없는 걸까요? 우리가 과거에 모르던 것까지 이제는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고, 그건 아는 것 못지않게 값진 겁니다. 우리 인류는 앞으로 많은 것을 알게 됨과 동시에 더 많은 모르는 것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261~262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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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가능성computability'에 대한 Turing과 Church의 접근 방법을 길게 논의한 후 펜로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Like so many other mathematical ideas, especially the more profoundly beautiful and fundamental ones, the idea of computability seems to have a kind of Platonic reality of its own. It is this mysterious question of the Platonic reality of mathematical concepts generally that we must turn to in the next two Chapters. (p.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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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 will always be stray air molecules and stray photons ricocheting off qubits, causing them to lose their quantumness and decohere into normal bits. This can be corrected but, for each qubit, this error correction requires anything from 10 to 100 qubits. A conventional computer develops an error--a 0 flipping to a 1 or vice versa--about once every trillion trillion operations. However, a quantum computer develops an error about once every thousand operations. This is a crippling rate and it is not yet certain that such error correction can, in practice, outpace the accumulation of errors.

  Currently, the record-holding quantum computer, announced by IBM in November 2021, has 120 qubits. This is almost double the number of the previous record-holder that was built by Google. However, the number of qubits being quoted is deceptive since only a small portion of qubits are useable for calculations, while the rest are needed simply to correct the errors accumulating in those qubits. (p.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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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The One Thing You Need to Know>인 원서의 부제가 미국 아마존에서는 ‘21 Key Scientific Concepts of the 21st Century’인데 실제 책에는 ‘The Simple Way to Understand the Most Important Ideas in Science’라고 적혀 있다. 길어서 외우기 어렵다. 책 제목 자체도 길다. 


국역판 읽으며 오역으로 의심됐던 것들을 원서와 대조해 본다. 밑줄은 이상한 부분을 나타낸다. 


아인슈타인은 아무리 빨리 달려가도 따라잡을 수 없는 전자기파는 바다에서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는 파도처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118 페이지)


원문: If it were possible to catch up and ride alongside such an electromagnetic wave, reasoned Einstein, it would appear unmoving, like a wave on a frozen sea. (p. 109-110)


‘만약 이러한 전자기파를 따라잡아 타고갈 수 있다면 마치 얼어붙은 바다 위의 파도처럼 정지해 보일 것이라고 아인슈타인은 생각했다.’가 더 올바르다. 


철길 옆에 서 있는 관찰자에게는 수직 방향의 위아래로 움직이는 레이저 광선이 상당히 다르게 보일 것이다. 빛이 천장을 향해서 날아가는 동안에 기차는 앞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빛은 예상보다 더 뒤쪽 천장에 도달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빛이 다시 바닥으로 되돌아올 때도 기차는 앞으로 움직일 것이고, 따라서 빛은 레이저가 있는 곳보다 더 뒤쪽에 도달하게 된다. 결국 관찰자는 빛이 직선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지 않고 더 긴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하게 된다. (120 페이지)


이 부분은 읽으며 번역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는데, 원문을 보면 원문 자체가 이상하다. 


원문: From your vantage point, standing beside the track, you do not see the laser go up and down vertically but something quite different. While the light is in flight towards the ceiling, the train travels forward. The light therefore strikes the ceiling further back along the train than might be expected. Similarly, as the light is in flight back down to the floor, the train travels further forward, so the light strikes the floor further back from the laser. (p. 111)


빛은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며 기차와 함께 이동한다. 기차는 움직이지만 빛은 제자리에서 왔다 갔다 해서 천장 더 뒤쪽에 도달하는 것처럼 철길 옆에 서 있는 관찰자에게 보이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이다. 다음처럼 수정하는 것이 좋겠다. 


철길 옆에 서 있는 관찰자에게는 수직 방향의 위아래로 움직이는 레이저 광선이 상당히 다르게 보일 것이다. 빛이 천장을 향해서 날아가며 기차와 함께 앞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빛은 더 앞쪽에서 천장에 도달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빛이 다시 바닥으로 되돌아올 때도 기차는 앞으로 움직일 것이고, 따라서 빛은 더욱 앞쪽에서 레이저가 있는 곳에 도달하게 된다. 결국 관찰자는 빛이 직선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지 않고 더 긴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하게 된다.


러시아의 물리학자 이고르 노비코프는 1988년 소비에트 우주 정거장에 머물다가 지구로 돌아온 승무원들로부터 그런 사실을 확인했다. 1년 동안 초속 8킬로미터의 속도로 궤도를 돌았던 그들의 시계는 매초마다 100분의 1초씩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122~123 페이지)


초속 8킬로미터가 우리 기준으로 보면 빠르지만 빛의 속력과 비교해보면 미약하기 그지 없다. 그런데 시계가 ‘매초마다’ 100분의 1초씩 느리게 움직인다고 번역돼 있다. 상대성이론의 효과가 너무 크다. 가령 이렇게 1시간을 보내면 3600초 곱하기 100분의 1초, 즉 36초만큼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것이다! 1년의 시간을 이렇게 보내면 여기에 또 24 곱하기 365를 해야 한다! 


원문: The Russian physicist Igor Novikov observed that, when the crew of the Soviet Salyut space station returned to Earth in 1988 after orbiting for a year at 8 kilometers a second, they stepped into the future by one hundredth of a second. (p. 113)


“they stepped into the future by one hundredth of a second”가 해당하는 원문이다. 승무원들이 지구로 돌아왔을 때 100분의 1초만큼 미래로 갔다는 것이다. 이들의 시계가 100분의 1초만큼 느리게 가서 우리보다 100분의 1초만큼 나이를 덜 먹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100분의 1초만큼 미래로 간 것이다. 원문에는 “매초마다”라는 엄청난 효과를 야기하는 말이 없다. “1년 동안 초속 8킬로미터의 속도로 궤도를 돌았던 그들의 시계는 100분의 1초만큼 느리게 갔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주선이 1g(지구 표면에서의 평균 중력가속도[980cm/s2]/역주)의 힘으로 가속되고 있다면, 비행사의 두 발은 지구 표면에 서 있을 때와 똑같이 선실 바닥에 붙어 있게 된다. (141 페이지)


원문: … the spacecraft is accelerating at 1 g so his feet are pinned to the floor of the cabin, exactly as they would be if he were standing on the surface of the Earth. (p. 128)


“1g의 힘”이라는 어색한 말이 원문에는 없다. 1g는 가속도이지 힘이 아니다.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은 “전자는 한곳에 쌓여서 테이블과 같은 단단한 고체를 만들지는 못한다”라고 말했다. (171 페이지)


원문: ‘It is the fact that electrons cannot get on top of each other that makes tables and everything else solid,’ said the American physicist Richard Feynman. (p. 154)


올바른 번역은 다음과 같다: “전자들이 한 곳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로 인해 테이블과 다른 모든 것들이 단단하게 된다”고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은 말했다. 전자가 배타원리를 만족한다는 사실로 인해 물체의 단단함이 생겨남을 얘기하는 문장이다. 


그런 꿈은 한 가지 문제 때문에 무산되고 말았다. 양자 전기동력학quantum electrodynamics의 방정식이 무너지면서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예측을 쏟아냈던 것이다. 물리학자들이 그러한 무한대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는 했으나, 이 구제책은 힘 매개체가 질량이 없을 때에만 성립했다. 그러나 약력이 질량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었다. (205 페이지)


원문: But it was crushed by one problem. Quantum electrodynamics was plagued with instances where the equations blew up, making predictions that were utterly nonsensical. Although physicists found a way to tame these infinities, it worked only if the force carriers were massless. But in the case of the weak force, it was known this could not be the case. (pp. 186-187)


먼저, “방정식이 무너진다”에 해당하는 원문은 “the equations blew up”이다. 여기서 ‘blow up’이라는 것은 무한대로 발산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양자 전기동력학의 방정식이 무한대로 발산하며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예측을…”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그러면 그 다음에 나오는 “무한대의 문제”와 잘 이어진다. 두 번째로, “약력이 질량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에 해당하는 원문은 “this could not be the case.”인데, 앞을 보면 “the force carriers were massless.”와 연결된다. “약력이 질량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가 아니라 “약력의 매개체가 질량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로 해야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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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5-04-27 2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덕환 교수가 번역한 책을 읽으면 오역 한 두 개 나오더라고요. 까치 출판사는 과학 도서를 출판하면 이 교수에게 주로 번역을 맡던데, 저는 노승영 번역자가 맡았으면 어떨까, 싶어요. 노승영 번역자는 본인이 직접 정오표를 만들어서 개인 홈페이지를 공개하거든요.

blueyonder 2025-04-28 10:23   좋아요 0 | URL
제가 위에 적은 것들은 물리 관점에서 보면 이상한 부분입니다. 역자가 화학 전공이셔서 가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노승영 번역자 책은 <세계 그 자체>를 읽어봤는데 큰 문제 없이 깔끔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케플러[우주망원경]가 발견한 많은 외계행성은 지구와 해왕성 크기 사이의 행성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통계적인 연구를 수행해보면 태양과 비슷한 별 주위의 생존구간에 지구와 같은 행성이 존재할 확률이 50% 정도로 굉장히 높습니다. 즉 태양과 같은 별의 절반은 생존 구간에 지구와 같은 행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73 페이지)

외계행성의 모성 중 약 절반이 쌍성계에 해당될 정도로 많습니다. (78 페이지) 


  ... 외계행성계는 우리 태양계의 모습과 달리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관측으로 발견한 행성이나 행성계의 개수는 아직 너무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관측하고 있는 테스[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 TESS] 미션이 수천 개의 행성을 추가 발견해 좀 더 분명한 분포 특성을 알 수 있게 해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78~79 페이지)

그런데 [가시광선을 내보내지 않는 원시행성형성원반을 관측하는] 전파관측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분해능, 즉 관측했을 때 구분할 수 있는 각의 크기는 관측 파장에 비례하고 관측하는 망원경 크기에 반비례합니다. 전파는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굉장히 길어서 가시광선에서 얻는 해상도를 얻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큰 망원경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mm 전파 파장에서 0.1각초, 약 1도의 3만 6,000분의 1에 해당되는 작은 각의 크기를 분해할 수 있는 망원경을 얻기 위해서는 2km에 해당하는 큰 망원경이 필요합니다. 이런 망원경을 건설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대신 작은 망원경을 2km 거리로 떨어뜨려 놓고 동시에 관측하면 2km 망원경이 주는 분해능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간섭계'라고 합니다. (8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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